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76
“…….”
사미의 표정은 담담했다. 아무래도 예상을 하고 있었겠지. 나 역시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으니까 말야. 하지만 사미는 처음과 달리 이제는 그런 수선을 떠는 행동은 없었다
. 적응이라는 것인가? 아니면 같이 갈려는 마음이 있는 거였나? 흠‥ 모르겠다.
“어랏? 오늘은 너무 조용하네. 그렇다면 순순히 나와 가겠다는 것이지?”
종민이는 친근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그러자 사미는 그런
종민이의 표정을 비웃기라도 한 듯 빙긋 웃으면서 나의 팔에 팔짱을 꼈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당신하고 같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은 제 옆에 있는 하나와
같이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그만 가주시겠어요.”
역시 이렇게 되는 것인가? 난 이제부터 이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또다시 말싸움이 날
테고 잘하면 종민이의 최고의 방법, 완력으로 끌고 가기도 있으니 사미가 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렇다면 하나까지 끼어서 같이 놀면 되겠네. 나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말야
, 같이 다녀도 상관없잖아? 그리고 어제 말대로 락카페(Rockcafe)가 뭐고 뭐하는 곳인
지 보여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뒤로 빼면 안되지.”
종민이는 사미의 말에 아랑곳없는지 대수롭게 보지 않고 여전히 빙긋 웃음진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락카페라… 아직 18살인 우리들에게는 들어가기에 무리인
곳이다. 그런데도 그런 곳을 간다니… 양아치 티를 내는구나 종민아.
“흥! 그것은 당신이 일방적으로 약속한 것이지 제가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은 없군
요.”
“어이어이, 그러지 말라고. 이러면 내가 무안해지잖아.”
전혀 무안하게 보이지 않은 표정이다. 무안한 놈이 지금까지 그런 행동도 보이는 것은
뭔지… 잘도 저런 뻔뻔한 말도 하는군.
“당신에게 무안한 마음이 있기는 있군요. 언제나 웃음 짓는 가면밖에 보지 않아서 그
런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런 마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당연하지, 나도 인간인데 그런 마음이 있지 않겠어?”
“그런가요? 그렇게만 알고 있겠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와주시겠어요? 전 오늘 하나와
데이트를 즐기고 싶으니까 가주시겠어요. 당신이 있으면 좋은 기분 다 망쳐버릴 것만
같으니 되도록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군요.”
“그냥 같이 지내자고. 며칠간 같이 시간을 보낸 사이인데 그렇게 매정하게 말할 것 까
지는 없잖아? 그리고 괜히 좋으면서 그러지 말라고. 다 보이니까.”
“좋으면서 그러지 말라고요? 애석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주세요. 몇 번 놀아줬더니 이제
대 놓고 말을 꺼내는군요. 전 제 감정에 충실한 편입니다. 일부러 속이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당신이 좋으면 전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받아들였겠지요. 그러니 멋
대로 착각하는 버릇은 고쳐주세요.”
“에이 거짓말은… 괜히 내빼지 말라고. 너, 나를 좋아하고 있잖아. 그 마음 알고 있으
니까 그렇게 내빼지 말라고. 이 넓으신 아량으로 너를 보살펴 줄 테니까 말야.”
“…….”
아주 짤막하게 침묵이 찾아왔다. 아마도 황당해서 그런지 갑자기 할 말을 잃은 사미의
표정이었다. 그리고 약간 시간이 흐르자 사미는 큰 웃음을 내뱉었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오랜만에 들어본다고 생각된다. 사미의 저 엄청난 폐활량 웃음소리를 듣는다면 누구라
도 놀라기 마련이다. 눈앞에 있는 종민이는 그 웃음소리를 처음 들어봤다는 증거가 되
듯 종민이는 움찔 놀란 기색을 보였다.
“좋아한다고요? 제가요? 당신을?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발언
이군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처음에 말했다시피 저에겐 사모하는 분이 계십
니다. 그것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하는군요. 사모하는 사람을 놔두고 제가 당신같은 분
을 좋아할 것 같습니까? 천만예요! 제 눈이 멀더라도 전 당신같은 사람 쳐다도 보지
않고 코방귀도 안 뀔 것이네요. 완전히 저를 가벼운 여자로 보시는군요. 아니, 모든
여성이 그렇게 가볍게 보니 그렇게 보는 것은 당연지사인가요? 착각은 자유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군요.”
“그래? 그럼 왜 지금까지 나와 다닌 거지? 나를 싫어한다면 넌 억지로라도 내 곁에 빠
져나갈 수가 있었어. 하지만 넌 그러지 않고 고분고분 나의 말을 들었지. 그게 좋아하
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행동은 뭐였지?”
종민이가 피식 웃는다. 그런 말을 들었는데도 어떻게 저런 미소가 나올 수 있는지…
성격도 이상하다. 아니,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믿고 있는 건가?
“아~ 그것 말인가요? 그것 때문에 착각을 하다니… 아니, 그럴 만도 하겠군요. 물론
당신 곁에서는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지만 일부러 그렇지 않았습니다. 쉽게 말해 즐
기고 싶었지요. 이런 기회는 다시는 없을 것 같았거든요. 당신도 아시다시피 전 젊은
이들의 세계를 모르는 소녀라는 것을 잘 알 거예요. 당신이 데려갔던 모든 곳, 저에게
는 생소하게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덕분에 즐거웠어요. 하지만 그것 뿐이에요
. 뭘 바라는 건가요? 당신이 나를 데리고 다녔으니 제가 당신에게 좋은 감정이 생길거
라는 기대를 하는 것인가요? 전 당신을 이용해 먹은 것 밖에 없습니다. 나도 평범한
여성들이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무척 궁금했으니까요.”
사미는 고혹한 미소를 그렸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고분고분 말을 듣는 이유는 그것이 다예요. 꼭 모든 여자가 당신을 좋아해 줄 거라는
착각은 버리시고 사세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 당신을 이용한 것 뿐입니다. 지금
까지 저를 위해 애써준 것 수고했어요.”
사미의 말에 의해 지난번에 내가 한 말이 생각났다. 아마도 사미는 나의 말을 들은 뒤
로부터 종민이와 같이 지낸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지금까지 나의 뻔한 행동에 일부
러 속아주는 척 하며 종민이와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이 나온다.
그나저나 역시 사미 독한 성격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잘생긴 것도 모자라 매너까
지 좋으면 어느 여자든 쉽게 마음을 줄 수 있는 확률이 높은데 그저 즐기기만 했다니
… 사미는 정말 일편단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뭐야? 그럼 나를 이용한 거라고? 너 말야 너무한 것 아냐? 나를 꼭 물건 취급하다니!
”
“아~ 맞아, 당신도 인간이었지요. 언제나 웃음진 가면 뒤에는 음흉한 생각들로 가득
찬 썩은 동.물.로 밖에 보이질 않아서… 깜빡 당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망각해버렸군요
. 인간쓰레기를 동물로 취급해 준 것 만도 영광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군요. 가
능한 물건으로 취급하고 싶었지만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라 그렇게 불러 드린 것 입니
다.”
상당히 굴욕적인 발언이다. 그것도 동물로 밖에 라는 말이 상당히 그 말은 강조를 했
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종민이가 여자를 밝히는 것은 나도 잘 아나, 여타 작
업 들어가는 여자에게는 착하고 매너 좋고 멋진 남자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쉽게 표현
하자면 코꿴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종민이가 작업을 완성(?)하기 전에 꿰뚫은 말투
로 사미에게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사미가 그 만큼 관찰을 잘했다고 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종민이의 본심을 알았을까?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왜요? 기분 나쁘나요? 하지만 사실이라고 생각되는군요.”
“…….”
종민이의 미소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 때든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스러움을
보였는데, 지금은 그런 웃음는 다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그에게 있어서는 처음 겪
는 심한 모욕이라고 본다.
종민이에게 있어서 여자란 심심풀이 재미있는 도구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여자의
적이라고 해도 과언도 아니다. 하지만 당해보지 않으면 모두 종민이가 매너좋고 잘생
긴 놈으로 기억되지, 자신이 당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다. 그래서 나쁜놈이라
는 것을 그 누구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도리어 자신을 썩은 동물 취급을 하니 자존
심이 안 상하겠는가? 그러니 지금 그에게는 여유스러운 미소는커녕 점점 일그러지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뭐야? 너 말야 말이면 단줄 알아? 이게 예뻐서 봐주려고 했는데, 보자보자 하니까 못
하는 말이 없잖아!”
“…….”
점점 험악하게 분위기가 삭막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난 지금 그런 분위기가 이상하
게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고요한 길목,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용했
다. 승용차 2대도 쉽게 다닐 수 있는 커다란 길목인데 사람 한 명 보이지도 않는다.
꼭 폭풍전야(暴風前夜)를 연상케 무섭도록 너무나도 고요했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모두 같은 말이네요. 설마 그런 기본적인 상식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리고 할 말 못할 말 걸려내는 재주는 저에겐 부여되지 않았군
요. 그러니 저에겐 못하는 말은 없습니다.”
“이게! 정말 보자보자 하니까!!”
종민이는 손을 들었다. 한 대 후려칠 기색인 것 같다. 하지만 종민이는 손만 들었지
그 다음 행동은 할 수가 없었다.
-부아앙!!-
느닷없이 검은 승용차 3대 정도가 우리들을 향해 들이닥쳤다. 순식간에 검은 승용차 3
대는 우리들을 에워싸며 한쪽으로 몰아붙였다. 그리고 차 문이 열리며 건장한 사내 3-
4명들이 각각 차 밖으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진사미 아가씨가 되십니까? 이거 반갑습니다. 역시 소문처럼 무척 아름답군요. 전혀
진거만의 딸로 보이질 않는군요. 큭큭…”
뾰족하게 각진 턱에 매서운 눈매를 가진 호리호리한 남자가 사미를 보자마자 이죽거렸
다. 코 중앙에는 일자로 칼에 의한 상흔(傷痕)이 있어 더욱 사내의 인상을 매섭게 증
폭시켰다. 난 흠칫 몸이 부슬부슬 떨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이 상황이 무섭
기 시작한 것이다.
“사, 사미야….”
사미를 불러보았지만 사미도 나와 별반 다를 것도 없이 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공포에
짓든 표정을 보였다.
“이런 식으로 초대를 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저도 웬만해서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당신 아버지가 정말로 일을 크게 벌리니 저로써는 어쩔 수가 없더군요.
그러니 함께 동행해 주셔야 겠군요.”
호리호리 생긴 남자가 말했다. 그러자 사미는 뒷걸음질을 쳤지만 우리 바로 뒤에는 담
으로 가로 막혀 있어서 더 이상 나아가질 못했다.
“싫어… 싫어…!”
사미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마도 이 상황에 대한 증세라고 생각했다.
“사미야!!”
난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불렀다. 그러자 사미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사미의 흔들리는 눈은 어느새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갔고, 서서히 겁에 질리던 표정이
아닌, 뭔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바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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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Subject
[연재] 236.이세계 드래곤 [24] 9.이해할 수가 없어!
(236) 이세계 드래곤 [24] 9.이해할 수가 없어!
《사미의 시점》
검은 자동차 3대가 우리를 덮쳤었다. 난 이 상황에 대해 짐작이 가는 것이 있었다. 바
로 아버지라는 인간 때문이다.
왜 나를 가지고 이러는 것일까? 나를 납치해봐야 아버지는 눈썹하나 꿈틀 않는다. 조
직을 위해서라면 딸도 버리는 인간이라는 것을 왜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 싫다고! 난
이제 이런 일 싫다고!
“싫어… 싫어…!”
싫다! 싫어! 이제 됐잖아! 난 좀 보통 애들처럼 지내고 싶다고! 왜 이러는 것이야!?
도대체 왜!! 왜냐고!! 어째서 다들 나를 못살게 구는 거지? 왜 아버지 일을 나에게만
갖고 이러는 거야? 난 평범한 여자 애들처럼 지내지 못하는 권리라도 있는 거야? 왜
아버지 때문에 내가 이렇게 당해야 하냐고!?
난 속으로 울부짖으며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이런 현실을 쉽게 받아들고 싶지 않았
기 때문이다. 그러자 내 귀에 하나의 떨리는 음성이 들어왔다.
“사미야!!”
난 하나를 보았다. 걱정이 깃 든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사귄 나의
하나뿐인 친구가 나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었다. 백성님이 없는 지금, 나 때문에 하나
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난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이놈들은 나를 데리고가서 아버지에게 협박을 가할 속셈이다. 물론 아버지가
나 때문에 흔들리는 일은 없을 테지만 어차피 이놈들에게 그 말이 먹힐 리가 전무했다
. 하지만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그래서 하나를 위해서라면 내가 희생해야 한다.
난 결정했다. 내가 무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뒷 문제고 나중에 생각
해도 된다. 지금의 문제는 내가 희생해서 하나를 무사히 집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
“다, 당신들 누구세요? 왜 우리들에게 이러는 거죠!?”
그들에게 한발자국 다가가 뭐라고 말할 찰나 그때 갑자기 종민이가 나섰다. 그래도 꼴
에 남자라고 용기는 가상해 보인다. 하지만 겁이 짓든 목소리와 몸이 사시나무 떨리는
광경을 본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개그나 다름없었다.
“우하하하핫!!”
“하하하핫!!”
종민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그들은 대소했다. 그리고 코에 상흔이 있는 남자는 이죽거
리는 표정으로 종민이에게 다가갔다.
“네놈이 사미의 남자친구냐? 크크큭! 소문에 의하면 정말 무섭도록 강하다고 하던데…
, 이상하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군. 한방이면 나가떨어질 것 같은 허약한 놈
이 지금까지 우리 부하를 어떻게 개떡으로 만들었는지 의아하군. 무슨 요행인지 모르
지만 그것도 오늘로써 끝이다. 얘들아!!”
“네! 형님!!”
“사미 남자친구란다. 지금까지 애들의 복수를 해 줘야겠지? 정중하게 곱게 모셔서 알
아서 처치해라.”
“넷! 형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똘마니들은 클클거리는 웃음과 함께 종민이에게 다가갔다. 이에
종민이는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며 점차 다가오는 덩치가 큰 거한들의 의해 뒤로 물
러섰지만 바로 뒤에는 떡하니 담벼락이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당황하는
꼴만 보였다.
“아니…, 저, 전‥ 사, 사미의 남자 치, 친구가 아니…….”
종민이는 나의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뒤늦게 말하려고 했지만, 그들은 그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윽박 지르며 그를 질질끌고 갔다.
“시끄러워!! 어디서 뒤로 내빼려고 해!!”
“이런 10Bird끼를 봤나!? 지 살겠다고 감히 여친을 버려!? 너 같은 새끼는 (삐리리)하
게 맞아야해!!”
“씨-다리 놈!! 졸라 재수 없게 얼굴도 (삐리리)하게 반반하네! 난 그런 놈이 제일 싫
어! 넌 죽을 준비 해! 새꺄!! 얼굴만 집중적으로 밟아주마! 크하하하하하!!”
“썩을 새끼 우리 동료들의 복수다!!”
질질 끌려가는 종민이는 발악하며 소리쳤다.
“아니! 전 사미 남자 친구가 아니에요! 죄송해요!! 살려 주세요!! 전 아무 잘 못 없어
요! 제발요!! 으아아아아아아악!!”
종민이는 그들에게 으슥한 골목으로 끌려가자 뒤늦게 비명이 크게 울려 퍼졌다. 졸지
에 멋지게 나서서 백성님으로 오인 받아 반 이상 죽는 결과가 초래하게 되었다.
덕분에 구세주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이곳 주민 사람들은 창가에 무슨 일이 있는지 확
인을 했지만 앞에 상흔이 그어져 있는 호리호리한 사람에 의해 다들 집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런, 텐8!! 다들 대가리 안 들어가 Baby들아!? 만약 경찰에 연락만 하면 이곳에 있
는 놈들 다 반쯤 죽여버릴테니 알아서 하라고!!”
이 말 덕분에 경찰에 연락할 확률은 극히 적었다.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서 협박이란
특허효험이 있다. 특히 앞에 있는 놈은 조직이다. 한다면 하는 성질이라는 것을 잘 알
기에 사람들은 보복이 두려워 아무 짓도 하지 못한다. 예전 신문에서 깡패 2명이서 한
여자를 성폭행 하는 광경을 주민 사람들 모두 봤으면서 모르는 체 했다고 한다. 심지
어 경찰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쉽다. 협박이 두려워 그것을 모르
는 체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그 여자는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는 보도가 실렸다.
인간들이란 그렇게 단순한 동물이다. 자신에게 오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모르는 체 하는 동물이 바로 인간인 것이다.
“큭큭! 그럼 사미 아가씨 가실까요? 아마 우리 회장님께서 무척 좋아하실 겁니다. 그
리고 그쪽 아가씨도…”
그는 다시 재수없게 히죽 웃으면서 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난 마음을 정했으니 앞으
로 한발자국 다가갔다.
“가겠다. 그런데 이 애는 무관하니 놔줘라. 단지 우리 반 동창일 뿐이다. 우연찮게 길
에서 만난 것 밖에 없으니 손대지 말아! 그렇게 하겠다면 네 말대로 하겠다. 만약 그
렇지 않다면 네놈을 필히 용서치 않겠다!”
난 일부러 기세를 높여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야 그들도 조금 주눅이 들어 기가
죽을 테니.
“사미야….”
하나는 나를 불렀다. 하지만 난 뒤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지키기 힘들 것 같군요. 이미 이 아가씨가 우리의 얼굴들을 봤군요.
만일 신고를 한다면 우리가 곤란해집니다. 이것은 명백히 유괴이니 자칫 우리쪽에서
피해를 입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닥쳐! 무관하다면 무관하다! 나만 잡아가도 되는 것 아닌가!? 웬 말이 그렇게 많아!?
사내새끼가 아녀자 두 명 잡아가면 그게 크나큰 자랑거리라도 되는 건가!!? 그러니 무
관한 이 아이는 놔둬! 어차피 네놈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그런 것쯤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어! 그런 짭새들이 무섭다면 차라리 이런 일을 벌이지 말던가!! 이 병신 같
은 새끼들아!”
“하지만…….”
“시끄러! 사내새끼가 진짜 쫑알쫑알 시끄럽구나!! 더 이상 닥치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내가 직접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 지금 당장 피를 보고 싶지 않다면 얼른 약속해!!”
“…….”
그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짙은 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큭큭! 좋습니다. 과연 진거만의 딸답군요. 약속합니다. 당신 친구에게는 머리카락 한
가닥도 손대지 않겠습니다.”
그는 흔쾌 승낙했다. 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앞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