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83
고사 때는 21등을 이었다고 했다. 시험 성적은 단번에 쉽게 올라가기가 힘들다. 평소
에 예습복습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도 카이란의 성적은 거의 만점이었
다. 그만큼 그의 기억력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기에서 지면 안되었다. 그래서 여차하면 돈으로 성적을 조
작하려고 했었다. 물론 자신의 성적이 아닌 카이란의 성적을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는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우선 첫 할 일은 모든 성적표를 보기로 했었다. 그래서 돈
으로 선생을 매수해서 답안지를 확인한 것 뿐이다.
그는 자신의 실력을 너무 과신한 결과였던 것일까? 다행히 돈을 사용해 조작할 필요가
없이 카이란의 OMR카드는 문제의 답을 첫줄부터 밀려 쓴 것이 보였다.
그 답안지를 봤을 때 얼마나 위안이 됐던가…. 혜미는 안도의 가슴을 내리쓸 수 있었
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이 OMR카드가 잘못됐다는 것을 본인에게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
탁했다. 가끔 이런 답지를 본다면 마음 착한 선생님들은 답지가 잘 못돼서 고쳐주거나
당사자를 불러서 직접 고치라고 전할 때가 있다. 그래서 그녀는 선생님에게 부탁한 것
이다. 그리고 며칠 후 연이어 다른 또 다른 과목에도 똑같은 실수를 한 것이 보였다.
두 번째 답안지를 보았을 때, 혜미는 좀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 있다고는 하지
만 시험지와 답안지의 번호를 확인도 않고 그냥 보다니… 그녀로써는 기가 막힐 만도
했다. 덕분에 이로써 자신이 이겼다는 것이 거의 결정 난 상황이라는 것을 느꼈다.
여담으로는 두 번째 답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을 않고 가만히 놔두었지만 인정도 없는
선생인지 아니면, 확인도 안 했는지 아무런 통보가 없어서 0점 처리가 된 것이다.
“후훗~”
마지막 시험 날 그는 자신이 이겼다고 당당히 위신을 떠는 모습은 그녀로 하여금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날 굳이 내색은 하지 않았다.
-딩동 딩동-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들렸다. 그래봐야 3학년에게는 지금까지 수업이 없는 관계로
바뀌는 광경은 없었다. 여전히 떠들고, 잠이나 청하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혜
미는 창밖을 보고 있는 시선을 떼며 어디로 갈 곳이 있는지 자리에 일어섰다. 그리고
곧장 교실 밖을 나갔다.
-턱!-
“아앗!”
어디를 가고 있는 도중, 어느 한 이가 아이들과 장난을 하는 도중 그녀의 가냘픈 어깨
를 치자 혜미는 놀람과 동시에 고통이 스며든 짤막한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털썩
뒤로 넘어졌다.
“아앗! 미, 미안!!”
혜미와 부딪친 그는, 자신과 부딪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허둥지둥 경황 한
모습으로 사과했다. 그리고 일으켜 세우기 위함인지 그녀의 윗 팔을 잡았다.
-두근!!-
“아, 아니…….”
갑자기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온 몸은 부스스 떨리며 더부룩하게 거부감
이 들었다. 그리고 닭살까지 일으켜졌다.
“괘, 괜찮은거야…?”
그는 조마조마했다. 하필 부딪친 사람이 혜미라니… 만약 그녀가 기분 나쁘기라도 한
다면 분명 자신에게 복수를 할 가능성도 많을 것 같아 불안에 휩싸였다.
혜미도 사미와 다를 바가 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물론 그녀는 복수
나 무슨 해코지 같은 것을 할 리가 만무하지만 그들은 집안에 의한 평가만 하지 절대
로 성격을 보지는 않는다. 결국 그도 혜미를 알고 있다. 완벽하게 아는 것이 아닌 그
의 집안만 알고 있는 거라 불안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
혜미는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아무 말이 나오질 않았다.
속이 울렁거렸고, 더부룩했다.
기분이 나빴다. 답답했다. 어디론가 시원한 공기를 쐬고 싶었다.
남자 기피증…. 확실한지는 자신 스스로도 모른다. 한순간에 남자가 자신에게 달라붙
으면 이런 반응이 보인다. 쉽게 말하자면 거부반응이라고 보면 된다. 오늘은 부딪친
아픔 때문인지 더욱 더부룩했다. 하지만 혜미는 마음을 추슬러 안정을 찾으려고 했다.
“여, 여어….”
혜미가 아무 말 없자 그는 여전히 안절부절못했다. 이러다가 정말 잘못되는 것은 아닌
가하는 불안감만 모락모락 피어났다. 하지만 다행히 그녀는 자신에게 미소를 곁들여
말했다.
“아… 괘, 괜찮아요. 그러니….”
혜미는 그가 잡은 팔을 살며시 떼며 스스로 일어났다. 하지만 또다시 그는 일어서는
그녀를 부축하려고 했다.
-샥!!-
하지만 혜미는 손을 뻗으려는 그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민망해진 그는 머쓱한 표정
으로 그 손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평상시처럼 웃으면서 그녀는 허리를 숙이고 인사를 건네놓고 그의 곁을 빠져나왔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상당히 마음이 언짢다는 것을 가르쳐 주듯 눈썹이 찡그러져 있
었다. 그녀는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샤아아…-
물을 틀며 그녀는 얼굴을 적셨다. 영하를 육박하는 차가운 물이었지만 그래도 기분 나
쁜 느낌이 조금이나마 씻기는 듯했다.
남자기피증인지 아니면 혐오증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애초에 처음부터 이런 증상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그 일 때문이겠지…….”
남자가 붙으면 이런 증상은 왜 이런지 자신 스스로는 자세히 모르지만 조금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그때부터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니까….
시간은 거슬러 어느덧 12월 23일. 다음 날이면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날이다.
이브(Eve)날 이면 대부분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왜 이브가 그런 날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이브날이란 단지 크리스마스
전야(前夜)를 가리킨다. 그렇기에 연인들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
하다. 그런데도 언제부턴가 이브날은 그런 날로 번영된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시
간대가 밤이라서 그런 것일까? 감미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시간대는 밤일 테니 그
럴 확률도 높고, 그것을 더해 특별한 날이니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 날은 연인들의 날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딩동 딩동-
마지막 수업 종소리가 울렸다. 담임은 대충 종례를 거치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카이
란은 가방을 챙겨 일행들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보니, 내일이네요.”
혜미는 잠칫 뭔가 겁에 질린 말투로 혼자서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하지만 카이란은 그
것을 느끼지 못했는지,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은지, 아무런 생각 없이 고개를 끄떡이
며 가볍게 대꾸했다.
“네, 내일이에요. 혜미 선배가 조건을 내세운 날이요.”
그녀는 카이란을 보았다.
“그럼 내일 보는 건가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죠?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그런데, 언니 하필 24일, 내일 만나는 거예요? 꼭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아요.”
민지가 끼여들었다.
“미안해요, 민지양. 그것은 가르쳐 드릴수가 없네요.”
전에 사미가 물어봤던 거랑 비슷한 것이라 혜미는 민지에게도 그 이유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민지가 아니기에 그녀는 계속 혜미를 보챘다.
“에잉~ 너무해요. 좀 가르쳐 주시지. 가르쳐 줘요, 언니이~”
“미안해요, 민지양. 이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잉~ 너무해요, 너무해. 조금만 가르쳐 줘요. 언니이~ 가르쳐 줘요~”
여기서 끝낼 민지가 아니기에 민지는 혜미의 팔을 붙잡으며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덕
분에 혜미는 조금 난처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혜미는 말 할 수가 없었다. 아니
, 말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곤란하기만 했다.
“…….”
여기서 일행들은 혜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라면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쉽
게 얼버무리거나 웃음 속에 피어나는 무언의 압력으로 단번에 일축해버릴텐데, 저렇게
당황하는 기색이라니… 확실히 의아하고 이상할 만도 했다.
“사미야, 언니가 아무래도 말하기 힘든 것 같아. 그러니 그것은 나중에 오빠에게 물어
보는 것이 어때? 백성님이야 언니를 만나고 볼일을 본 후 집에 올 것 아냐. 그러니 그
때 물어보고, 지금은 꼭 참고 지내렴.”
마저 못해 사미가 나서서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민지를 달랬다.
“웅~ 어쩔 수 없네요. 나중에 오빠에게 물어봐야지.”
아쉬움을 뒤로하며 민지는 나중에 오빠에게 듣기로 마음을 먹고 쉽게 사미의 말을 들
었다. 안 가르쳐주면 가르쳐 줄 때까지 고문을 하겠다는 의지의 눈빛으로 샐쭉 카이란
을 빙긋 웃으면서 쳐다보았다. 이때 카이란은 흠칫 소름이 전신을 감싸 돌았다.
“…….”
그녀의 대답을 들은 사미는 언니인 혜미를 쳐다보았고, 혜미는 어색한 미소로 살짝 고
개를 끄덕였다. 언니답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뭔가 사정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무 말 하지 않았다.
1주 전 만해도 언니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안색이 어두워져만 가
는 것을 사미는 계속 보았다.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그저 빙긋 웃기만 할 뿐 어떠한 말
도 꺼내지 않았다. 무엇이 언니를 우울하게 만드는지 궁금했지만 직접 가르쳐 주질 않
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유를 듣고 싶지 않다. 빨리 언니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니까….
그리고 하루가 지나 크리스마스이브 날이 왔다.
——————————————————————————-
음.. 짜증이 나는 군요.
벌써 이것만 며칠째 잡고 있는 건지..
정말 글이 풀리지 않고 시간만 가는 군요.
또한 팔까지 다쳤으니.. 글쓰기가 힘들어 지는 군요.
완결까지는 앞으로 2-3권 정도 남았는데 앞으로가 막막할 것 같네요..-ㅁ-;;
빨리 이번 분량을 끝낸 뒤 좀 어디라도 갔다 와야 겠네요.
성봉님의 작품 ‘사신’이 완결되었더군요.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완결이 됐으니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더군요…^^ 수고하셧습니다.
아~ 군림천하 7권을 사야 하는데.. 사신 사올때 깜빡 잊었군요..;;
궁금한데.. 보지를 못하니..;;
만화책 4만원 어치 살건 다 샀으면서 어떻게 소설책은 잊을 수 있었는지..ㅡ.ㅡ;;
클럭..;;
이번 9권에서는 혜미의 과거가 들어갈 겁니다. 외전이지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예전처럼 책으로 오리지날로 들어갈까 생각중입니다.
아니면 삭제 하루 전에 올리기만 할까 생각중이고요.
클럭..;; 과연 혜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다음 편에 나옵니다.
아니 다다음 편에 나오는가..ㅡㅁㅡ;;
뭐, 어떻게 되겠죠.
멜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의나 멜은[email protected] 입니다.
그럼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p.s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소망을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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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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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43.이세계 드래곤 [26] 2.당연히 크리스마스! 하지만…
(243) 이세계 드래곤 [26] 2.당연히 크리스마스! 하지만….
이브다! 크리스마스이브! 이날의 효용덕분인지 거리에는 연인들로 가득 메웠고, 눈꼴
시인 장면도 많이 연출되고 있었다. 덕분에 솔로인 인간에게는 분노 게이지가 솟아날
정도로 괴로움을 만끽해야만 하는 그런 날이다.
“흐음….”
학교 끝나자마자 카이란은 혜미와 약속을 잡은 장소로 갔다. 그 둘의 약속을 알고 있
는 상태라서 그런지 사미와 아리아는 오늘 카이란네 들리지 않고 바로 사미네 집으로
향했다. 그렇기에 카이란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혜미가 잡
은 약속 장소를 늦지 않고 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너무 빨리 온 것인가? 아직 작은 바늘은 5시를 가리키고 있지 않았다. 약속 시
간은 정각 5시였다. 그렇기에 카이란은 가만히 멀뚱멀뚱 눈꼴시게 하는 연인들의 모습
들이나 보고 있었다.
-웅성 웅성-
갑자기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웅성웅성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카이란도 시
선을 돌려 웅성거리는 쪽으로 두었다. 그러자 웅성거리는 원인을 알 수가 있었다.
아름다운 광경을 본다면 누구라도 시선을 흘끔 보는 것이 인간들의 특징이자 버릇이다
. 못 오르는 나무도 아쉬움과 여운이 깃든 채 계속 쳐다보듯이 그것과 비슷하게 아름
다운 것이 존재한다면 한번이라도 더 보고 뚜렷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흘끔 흘끔 보는
것이다.
윤기 난 흑발머리가 찰랑찰랑 아름답게 흔들거리며 안면의 미소가 사람을 녹여버리게
만드는 어느 한 소녀. 지금 그 소녀는 이곳에 있는 모든 젊은 남자들에게 집중되고 있
었다. 연인이든 솔로이든 꼭 두 번 이상 뒤를 돌아보게 만들 정도는 그녀의 이목구비
가 수려하게 아름다웠다.
“와∼! 세상에 저런 미녀가 존재했다니!! 천우신조의 기회로 하루 데이트를 할 수 있
었더라면 소원이 없겠다! 우와!”
“저런 슈퍼 울트라 초 미녀라니!!! 감탄 감탄!! 아아∼ 아름다워라∼.”
“오오! 멋져 뷰우티폴!! 따봉! 저런 여자가 내 애인이었다면!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일
텐데!”
“아아∼!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 저런 여성이 이 세상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았으니! 사진 한 장 찍어 놓은 것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기를 안 가지고 온
것이 한이 되는 구나!!!”
그 소녀가 지나갈 때마다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감탄 어린 음성들…. 남자들은 그 소
녀의 아름다운 흥취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퍽! 퍽!! 퍽!!! 퍽!!!!-
“파혼이야!”
“이혼이야!!”
“도장찍어!!!”
“위자료 내놔!!!!”
그리고 연이어 꼭 이런 음성들이 옆에 붙어 있었다. 오늘 같은 날에는 입조심 해야 하
는 날이라는 것을 남자들이 망각했나 보다. 그리고 수많은 여인들이 피눈물과 함께 질
투와 분노를 가득 담은 눈길로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애꿎은 소녀에게로 향했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고 했던가? 예쁜 것도 죄가 대듯 길거리를 걸어도 주위에는 많
은 불행을 심어주기 때문인지 수많은 연인들의 질투와 분노와 저주까지 퍼붓는 바람에
미인에게는 그런 말이 붙는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모든 남자들에게 시선을 한껏 받는 그 소녀는 활
짝 웃음 띤 얼굴로 총총히 걸어갔다. 거리의 연인들&솔로들은 그 여성을 유심히 관찰
했다. 점점 어느 한 남자에게 접근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고, 그들은 눈을 돌려 그
여성이 가고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들은 하
나같이 이런 생각을 품었다.
‘아니겠지! 설마 저런 남자에게!!’
통합된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거야말로 평범한 외모의 극치를 보여주는 남자인데 설마
저런 여자가 가겠는가? 절대로 아니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주위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가득한 적막이 생겼다. 다들 하나같이 옆에 아리따운 애
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그녀에게로 집중되어 있었다. 그런 와중 점점 그녀는
자신들이 아니겠지 라는 남자에게 천천히 접근하는 광경이 눈에 보이자 그들의 안색은
점점 이상하게 변하고 있었다. 계속‥ 계속 설마라는 심정으로 유심히 쳐다보았지만
그녀의 얼굴은 활짝 웃는 얼굴로 그 남자에게 다가가고 있었고, 이윽고 가슴을 도려내
는 한마디가 그들의 귓가를 후벼팠으니….
“어머!? 백성군 먼저 도착했네요.”
이 말이 그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와도 같았다. 어떻게 이럴수가! 어떻게 이럴수
가!! 저런 평이한 남자에게 저런 미인이!! 이것은 꿈이 아니라면 믿기 힘든 광경이었
다. 특히나 오늘 같은 날에는 말이다.
모든 이목을 집중시킨 소녀는 다름아닌 혜미였다. 혜미는 카이란을 나오라고 한 장소
로 향하고 있는 도중이었고, 점점 시야에서는 그가 보이자 그녀는 방긋 웃는 얼굴로
말을 건 것이다.
“어∼ 왔네…….”
카이란도 다가오는 혜미를 향해 평상시처럼 그녀를 맞이하려고 했지만 느닷없이 뇌리
에는 장난기 하나가 스쳐갔다. 카이란은 이 모든 상황을 파악한 상태였다. 하긴 그럴
만도 하겠다.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 봐도 그렇게 잘난 얼굴도 아니고, 멋진 모습도 아
니다. 그러니 주위에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은
부정하면 안 되는 법. 카이란은 뭔가 꿍꿍이가 있는 표정을 그리며 친근감이 가득한
어조로 방긋 웃는 혜미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아∼ 왔어? 뭐, 집에 있어봐야 할 일이 없어서 이렇게 빨리 오게 되었어. 그나저나
혜미, 오늘따라 너무 예쁘네. 나의 파트너로써 상대하기 더 활 나위 없이 최고.”
웬 갑자기 반말? 그녀는 갑자기 그렇게 말하는 카이란이 의아했지만…, 그녀가 누구인
가 사미 언니인 혜미이다. 전교 14등은 기본이오, 뭐든 올 ‘수’로 장식하는 만능소녀
후지사키 시오리…는 아니고, 진혜미이다. 그러니 순식간에 혜미는 그가 왜 이런지를
데이터로 파악했고, 이유를 알자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후훗∼! 그래? 자기도 괜찮네. 이렇게 멋지게 나올 줄은 몰랐는걸? 아무튼 멋져. 그
러니 자기 나 오늘 맛난 거 많이 사줄 거지? 나 오늘 맛있는거 많이 먹고 싶어. 그렇
게 해줄 거라고 믿어 자.기.야.”
“하핫! 그래? 나야 뭐, 원래 한 멋 하잖아. 그리고 당연히 많이 사줘야지. 염려놓아
내가 오늘 네 원하는 것 팍팍팍 모두 전부 All 다 사줄게! 하하하하하∼!”
“후훗! 역시 자기 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