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87
“이제 어떻게 할까요?”
카이란의 질문이었다.
“아무래도… 집에 가야겠죠?”
그녀의 대답은 바로 나왔다. 시각은 11시정도. 늦은 시간이니까. 카이란은 공감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그럼 집에 갈까요?”
“네, 그렇게 해요.”
이브날은 그렇게 막을 내리듯 그들은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좀 걷고 싶었는지 그들은
바로 버스를 타지 않고 걷기만 했다.
“그나저나 사미 때문에 큰일이네요.”
“왜요?”
“오후에 나올 때 애가 기운이 없었거든요. 뭐랄까 자포자기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막
상 이브날이 다가오니 그런 것 같아요.”
확실히 사미가 기운이 없다는 것은 카이란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미뿐만 아니
라 아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두 이브날 때문에 그런 것이리라. 이브날은 연인들의
날이라고 불리우는데 장작 자신들은 좋아하는 남자와 같이 지내지 못하니 기운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그전에 혜미에게 들어서 같이 보내지 못한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날이 오니까 자연적으로 기운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니
지금 그녀들에게는 최악의 이브날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하하하하∼ 뭐, 조만간 기운을 차리겠죠. 그런데 선배…,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네, 괜찮아요.”
“남자 기피증이라고 했는데 어째서 나만 괜찮은 것이죠?”
남자 기피증이라면 남자가 접근하는 것을 꺼려하거나 만지면 불쾌감이나 치솟는 그런
증상을 말한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으로도 혜미는 즐겁다는 듯이 자신에게 달라붙었지
않는가? 아니, 예전 바닷가 갔을 때 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싫어하는 기색 하나
도 없이 말이다. 카이란은 그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졌었다.
“…글쎄요… 저도 그것을 알고 싶어요. 왜 백성군에게만 괜찮은지를…….”
혜미는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역시 모르는 답이었다. 어째서 백성이는 괜찮은 것일까?
지난 여름 바닷가에서 폭주족들에게 둘러싸였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외간남자에게 안
겨보았다. 참으로 따스했다. 남자의 품안이 이렇게 부드럽게 따스한지는 처음으로 느
껴본 것이다. 언제나 더부룩했던 기분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기분이라니…
그녀로써는 처음 느껴본 동시에 이상했었다.
한 남자를 좋아했고, 그 남자를 살해한 그녀… 그런 일이 벌어진 뒤로부터 그녀는 외
간남자가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그녀는 남자로부터 점점 멀리하게 되었
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많은 아이들에 자신에게 고백을 했었다. 배경 때문에 접근하는 아
이들도 많았지만 애초에 배경을 모르는 상태로 접근하는 아이들도 적지않게 많은 것이
다. 그런 아이들은 사미의 중학교 시절처럼 무턱대고 사귀자 라고 고백하는 아이들이
었다.
하지만 외로움을 해방되기 위해 모든 남자를 승낙했던 사미와 다르게 그녀는 그런 고
백을 모두 거절했다. 평범한 친구로 지내자고 하는 고백조차도 모두 거절했던 것이었
다. 그일 때문에 그런 줄 알고 있겠지만 이미 그 일에 대한 것은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담담해졌었다. 그렇다면 외롭지가 않아서? 그것도 아니었다. 친구 하나 없는 그녀인데
무엇이 외롭지 않겠는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치도 잊은 적이 없
었다.
다름 아닌 그 일이 벌어진 뒤로부터 ‘기피증’ 이라는 생겼기 때문이다. 남자가 자신을
덮쳤다는 공포감과 좋아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경험에 의한 증세인 것 같았다. 그
래서 몸이 먼저 반응이 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처음 카이란을 만났을 땐 뭔가 달랐다. 아무런 거부 반응도 없었다. 신기했다.
그 사람과의 일 이후에 다른 남자가 붙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이.
“흐음….”
그녀도 모른다고 하니 카이란은 이상했다. 꼭 혜미가 자신의 가슴팍에서 울고 있을 때
, 느꼈던 고통과 연관이 있을 것은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
지만 솟구치는 느낌은 그렇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그들은 집에 도착하였다.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집에 도착한 시각은 12시가 아직 안된 시각이었다. 방안에는 어두컴컴했다.
“아무도 없나?”
“그런가 본데요.”
불도 켜져 있지 않고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우선 마루에 불을 키고 카이란은 혜
미와 함께 자신의 방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불이 확 켜지면서 폭죽 터트
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파방방방파방!!-
“메리 크리스마∼스!!!”
사미, 아리아, 민지, 아버지, 어머니였다. 그들은 카이란을 이곳에서 기다렸고, 윗층
에 올라오자마자 폭죽을 터트린 것이다.
“얼래? 다들 여기에 있었어?”
“응! 여기 있었어! 우리가 오빠와 혜미 언니가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린 줄 알아!? 어
쨌든 늦지 않고 와줘서 다행이야. 헤헷!”
“뭐가 늦지 않았다는 거야?”
뭐를 말하고 있는 건지 카이란은 민지의 말을 이해 못했지만 옆에 있는 혜미는 그 뜻
을 알아채며 웃음을 내뱉었다.
“후훗! 정말로 우리가 늦었으면 큰일 날뻔 했군요. 다행이에요.”
“역시 혜미 언니는 내가 무엇을 말하는고 있는지 눈치 하나 빠른단 말야. 그에 비해
오빠는 아직도 멀었어. 이구∼!”
민지는 한심하다는 듯이 카이란을 노려보았다.
이에 황당한 카이란은 뭔 얘기를 하는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
리고 앞에 놓여져 있는 진주성찬은 무엇이지? 왜 이런 곳에다가 이렇게 차린 것인가?
카이란은 이유를 알지 못해 다시금 말을 하려고 할 때, 혜미가 그를 저지하며 손목에
있는 시계를 보여주었다.
“아!”
카이란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랬군, 그랬었어. 확실히 늦었으면 큰일날 뻔했다. 크리
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이다. 지금시각은 12시 정각, 그러니 오늘은 이브날이
아닌 크리스마스날이다. 그러니 지금 이 시간부터 가족들과 보내는 날이다.
“백성님 재미있게 놀다오셨어요? 혜미 언니도요?”
“아아∼! 재미있게 놀았지. 그렇죠 선배?”
카이란은 방긋 눈웃음으로 혜미를 보았다. 그녀역시 카이란의 얼굴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아리아를 보면서 말했다.
“후훗! 네, 재미있었어요, 아리아양.”
“아아∼ 부럽네요. 그래도 재미있게 노셨다면 다행이네요. 오늘 사미양과 함께 이렇게
음식을 차렸어요. 그러니 마음껏 드시고 함께 즐겨요. 오늘은 그러는 날이잖아요.”
아리아는 빙긋 웃음 지었다.
“좋았겠네? 저런 미인과 데이트를 즐겨서 말이다.”
하나였다. 그녀도 카이란네 집에 있었다. 카이란은 피식 웃었다.
“당연히, 좋았지. 누구처럼 고소공포증도 없고, 말 꼬랑지도 아니니까 말야.”
“그거랑, 그거랑 뭔 상관이야!! 흥!!”
비꼬는 카이란의 말에 하나는 바락 성을 내며 고개를 홱 돌렸다. 그 반응에 카이란은
재미있어 하는 표정을 그렸다. 그리고 옆에 사미가 쫄래쫄래 하나 곁에 섰다. 혜미는
그녀를 보자마자 말했다.
“후훗! 괜찮은 것 같네 사미야. 내가 나갈 때만으로도 기운이 없어서 걱정했었는데….
”
사미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뭐, 어쩔 수 없잖아. 약속은 약속이니까 말야. 사실 내 기분으로는 꼭 언니와 백성님
에게 배신을 당한 느낌이야. 뭐,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아리아양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야. 하지만 그래도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하지 않겠어? 배신을 당했어도 난
백성님과 언니를 아주아주 좋아해. 그러니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이 즐겨서 기쁘게 해주
고 싶어. 그러니 난 언니와 백성님을 위해 이런 것을 준비한 것 뿐이야.”
혜미는 부드러운 미소로 사미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 고마워.”
“자자∼ 틀어박힌 재미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제부터 파티 시작이에요!! 그러니 즐겨요
!”
민지는 그 둘 사이를 끼면서 외쳤다. 그리고 파티는 시작되었다.
‘가만…?’
카이란의 시야는 사미를 쫓았다. 활짝 웃는 얼굴로 하나, 아리아와 정답게 얘기하는
광경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 한구절이 떠올랐다.
‘배신을 당했어도 난 백성님과 언니를 아주아주 좋아해. 그러니 오늘 같은 날에는 같
이 즐겨서 기쁘게 해주고 싶어.’
배신을 당했어도 기쁘게 해주고 싶다? 삐친게 아니고 기쁘게 해 주고 싶었다? 그렇다
면 입장을 바꿔본다면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어도 마음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불현듯이 여러 가지의 생각들이 떠올랐다. 카이란은 생각을 정리하자마자 혜미를 찾았
다. 혜미는 민지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선배….”
카이란의 부름에 혜미는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대답했다.
“왜요? 백성군.”
카이란은 생각했던 말을 그녀에게 말했다.
“선배는 그 사람이 죽기 직전에 무슨 말을 했을까 라는 것 생각해 본적 있나요?”
느닷없이 그가 그런 말을 꺼내자 혜미는 좀 놀랐다. 하지만 그의 대답에 고개를 저으
며 대답은 했다.
“…왜 그런 것을 물어보는 거죠?”
혜미는 그런 것을 물어보는 저의를 물었다. 그러자 카이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글쎄요… 그가 나쁜인간 같지가 않아서요. 하필 그는 윤간을 하려고 할 때 맨 처음
나서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왜 권총을 바지춤에 넣고 있었을까요? 바보처럼 덮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짓궂은 장난으로 천천히 즐길 수 있었는데 말이죠. 그는 분명 일
부러 권총을 보여준 거 같아요. 그때도 겨울이니 추운 날씨였으니 잠바를 입고 있을
테고 자연스럽게 동료들 몰래 권총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선배는 그것
을 발견했고, 그것을 꺼내들지마자 그는 천천히 뒤로 물러섰죠. 그는 선배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희생한 거예요. 그러니… 분명 그도……”
“그도요…?”
“…선배를 좋아했을 거예요. 그러니 죽으면서 하는 말은 아마도 ‘도망쳐‥’가 아니었
을까 라고 생각돼요.”
그 말이 끝으로 혜미는 또다시 눈물 한줄기가 그어졌다.
“…흑‥흑… 고마워요, 백성군. 고마워요. 오늘 크리스마스의 최고의 선물 같아요.”
그녀가 눈물을 흘리자 카이란은 난감해 하는 표정을 그렸다. 갑자기 울어버리는 혜미
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까 처럼 안아줄 수 없는 노릇이
었다.
“에엑!!? 오빠가 혜미 언니 울렸다!!”
이 광경을 본 민지가 소리쳤다. 그러자 우르르 몰려드는 일행들….
“정말이네!? 백성님 이게 뭔일이에요!? 왜 갑자기 언니가 우는 거예요? 혹시 언니에게
나쁜 짓이라도 한 거예요!? 그런거죠!? 어떻게 그런 짓을!!!”
“맞아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죠!? 백성님 너무 실망이에요!?”
“흐웅∼ 아무래도 백성이 혜미 언니에게 뭔가 나쁜 짓을 하려고 했나보지? 하여튼 남
자는 늑대라고 하더니만 딱 너를 가리키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쁜 짓
을 하려고 하다니!!”
“흠∼ 이 아비는 백성에게 실망했다. 어떻게 가냐린 여성을 울리다니. 세상에서 제일
못된 사내가 뭔지 아니? 바로 여자아이를 울리는 짓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짓이란다.”
“그렇구나, 백성아. 이렇게 주위에 아리아와 사미를 놔두고 다른 여자를 건드리다니…
엄마는 네게 실망이 크구나. 얼른 사과하거라.”
각각 한마디씩 내뱉었다. 어이어이… 이거 점점 자신이 나쁜 놈으로 몰락되고 있었다.
이것은 정말 억울했다.
“어, 억울해! 나,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선배 이거 해명 좀 해 줘요. 정말 너무하잖
아요.”
그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혜미를 보았다. 그녀라면 당연히 이 난관을 구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굉장한 착각이었으니…
“흑∼ 백성군 정말 너무해요. 저에게 그런 짓을 해 놓고 억울하다고 해명해 달라니…
흑! 백성군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너무하네요. 흑흑∼”
혜미는 슬픈 듯이 흐느끼며 비관의 여주인공 행세를 뿜어냈다. 설마 이렇게 돌변할 줄
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라는 느낌이 이런 것이리라.
“나, 난 정말 억울해!!”
카이란은 억울하다는 포효로 절규했지만 하나같이 불신이 가득한 눈빛만 보여줄 뿐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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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졸렵습니다.
바쁩니다. 바뻐..
아마도.. 며칠간 업이 없을 것 입니다..-ㅁ-;;
왜냐고요? 이걸로 9권 분량이 끝이거든요..-ㅁ-;;
그러니.. 좀 어디서 요양좀 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외전을 쓰고.. 요양을 해야 하는것이 문제랄까요..-ㅁ-;;
클럭..
여전히 바쁜 나머지.. 퇴고를 안했습니다.
워낙에 졸려서 반쯤 감겨져 있는 눈으로 적어기때문에..
오타와 비문이 많을 것 같네요.
그걸 발견시.. 멜이나 리플로 가르쳐 주심 감사하겠습니다.
멜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의나 멜은 [email protected] 입니다.
그럼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247) 이세계 드래곤 [27] 1.눈을 떠보니…….
눈을 떠보니……, 새 하얀 천장이 보였다…. 잠을 오랫동안 잤었는지 쉽게 눈이 떠지
지 않았고, 눈이 무척 아팠다. 그래서 뚜렷한 윤곽이 잡히지 않아, 보이는 것은 새
하얀 천장이 전부였다.
“…….”
처음 이곳이 천국은 아닐까 라는 의심이 솟구쳤지만 아팠던 눈은 천천히 제 활력을
찾아가며 윤곽이 서서히 잡히기 시작하자 동공을 좌우로 굴러보니…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천장 중앙에 고풍스런 모양세로 만들어져 있는 커다란 프로펠러 선풍
기가 멈춰진 채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광경이 처음 보였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둘러보니… 여러 가지 장식품이나 옷장 같은 가구들이 보였다. 보아하니
이곳은 어느 건물 안인 것 같았다.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잘 몰랐다. 이곳은 대체 어디인가?
그리고 왜 이런 곳에 쓰러져 있는가? 설마 납치라도 당한 것인가? 그녀는 가만히 생
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카이란의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인지 어느덧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흘
렀다. 역시 방학답게(?) 시간개념과 날짜 개념이 사라진 느낌이다.
주하나… 그녀는 오늘도 할 일 없이 방안에서 뒹굴뒹굴 놀기만 했다. 뭐, 그녀 자신
도 예상했던 일이다. 언제나 방학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뒹굴 노는 것이 그녀
의 일상이었으니까.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해도 괜찮겠지만 집에서 부모님들이 반대
를 하고 있어서 만날 이렇게 놀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하나 이유가 있다면 귀찮아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이유를 말한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은 학교 가는 것만도 벅차다 라는 고유생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후
자가 아닌가 싶다. 그러한 생활 덕분에 시간&날짜 개념이 사라진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어쩠든… 이래나 저래나 할 일 없는 평상시의 일상. 1월 1일, 신정에 무엇을 했는지
조차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무료하게 황금과도 비싼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가끔
하는 일이라면 늦잠자는 것은 기본이오 밖에서 바람쐬기나 쇼핑(용돈이 있을 때만…)
, 사미네 가서 놀기가 그녀의 일과전부였다. 숙제야… 뭐, 당연히 햇볕은 쨍쨍 모래
알을 반짝∼ 마른하늘에 벼락치기로 원 샷으로 끝낼 수가 있으니 문제가 될 것 없었
다. 그리고 그녀의 학교는 방학숙제가 많지 않아 방학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
다.
이것이 하나가 보내는 방학생활의 전부다.
그 날도 평상시와 다름없게 사미네 집으로 향했다. 물론 아무런 이유와 목적은 가지
고 있지 않다. 어느 때와 같게 자신이 심심해서 사미네 집에 가거나 사미가 자신을
부르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는 사미가 불러서 그녀의 집으로 향한 것이다.
-딩동!-
사미네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칙칙한 스피커음으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
렸다.
굵은 목소리의 남자였다. 생전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조금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무
뚝뚝하고 냉혈적인 무게감있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에는 이제 익숙해 졌다는 듯
이 스피커에 입을 가까이 대며 별반 다른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미 친구 하나거든요. 사미가 불러서 왔어요.”
아가씨라는 호칭을 들으니 하나는 뭔가 이상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거리에서 듣는 ‘
아가씨’와 여기 이 사람들에게서 듣는 ‘아가씨’ 라는 말의 의미가 달라서 그런 것 일
거다. 그리고 어느 거리에 가든 움푹 쫄 정도로 험악하게 생긴 외모의 소유자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는데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인지 하나는 이들 입
에서 흘러나오는 ‘아가씨’라는 단어는 몇 번이고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부우우웅∼-
기계음이 흘러나오며 천천히 거대한 문이 열린다. 몇 번을 봐도 신기함이 가시지 않
는 문. 자신의 키에 2.5배정도 높은 문이 열리니 신기하지 않겠는가? 것도 수동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