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88
닌 자동문인데……. 사미네 집은 대단하다는 이 한마디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굉
장하다.
“어서 오십시오! 하나아가씨!”
우렁찬 목소리들이 지축을 뒤흔들 듯이 크게 울렸다. 덕분에 고막이 괴로울 정도로
고통이 스며들었다.
“‥네, 네….”
어색한 몸동작으로 하나는 그들 사이를 헤쳐나갔다. 만날 올 때마다 이러니… 이런
대환영은 아마도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거다. 아니, 이런 인간들이 자신을 어떻게
말하거나 대하든 평생 익숙해지기 힘들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하나는 곧장
바로 사미네 방으로 향하려고 했다.
“여어! 이거 하나양 아니십니까?”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하나는 고개
를 옆으로 돌렸다. 시야에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촉촉하게 젖은 머릿결 위에 수
건이 얹혀져 있는 사내가 보였다. 막 샤워를 끝내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땀에 젖은
모습인지 쉽게 분간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끈거리는 땀 냄새가 악취를 뿜
듯 코의 신경을 자극하자 목욕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은 만날 운동만 하면서 사나?’
그렇다! 하나가 이 남자를 볼때마다 꼭 이 남자는 저런 꼴이었다. 사미네 집을 그렇
게 자주 온 것은 아니지만 매번 이 남자와 마주치면 꼭 이런 모양새로 만나기만 하니
하는 이 남자는 24시간을 운동으로 보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볼 때마다 저러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여튼 귀찮아….’
노골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은근슬쩍 이 남자를 싫어하는 눈치를 보이는 듯이 하나는
인상을 찡긋 구겼다. 그 표정을 봤는지 안 봤는지 눈앞에 있는 사내는 그저 담담히
크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하핫! 이거 오늘 참 운이 좋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하나양을 만나니까요.”
오싹∼ 오싹∼ 닭살! 닭살! 느끼‥ 느끼‥ 있는 소름, 없는 소름이 다 돋았다. 더 이
상 돋을 대도 없을 정도로…… 하나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사미를 보러 오셨나요? 다행이네요! 지금 사미 방 안에 있을 겁니다.”
당연한 것 아냐! 지금 사미가 불러서 온 것이지 그냥 왔겠어!?
“저, 저기… 땀 냄새가 심하네요. 좀 샤워라도 하고 좀 오세요. 정말 지독해서 같이
있질 못하겠어요.”
하나는 코를 막으며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찌보면 상당히 모욕을 주는 어투
이자 행동이었다. 그런 행동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앞에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크게 호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핫! 이거 정말 죄송합니다. 이거 막 운동하고 나온 상태라 좀 심할 겁니다. 하지
만 이것이 바로 남자의 향기 아닙니까!? 그저 남자에게는 이런 냄새가 풍기는 구나
라고 생각해 주세요. 하핫!”
그것이 하루 이틀이면 말을 하지 않는다. 뭐가 남자의 냄새야!? 이게 남자의 냄새면
평생 결혼 같은 것 안하고 만다! 그리고 그 냄새도 정도것 하라고! 완전 시궁창이 냄
새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나는 꾹꾹 눌러 어렵사리 삼켰다.
“알았으니… 이만 저는 사미에게 갈게요. 그럼…….”
쌀쌀 맞게 하나는 홱하게 고개를 돌리며 재빨리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상
대방에 대한 예의를 무시한 경향이었지만 그녀에겐 상관이 없었다. 차라리 그가 화를
내서 더 이상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그럼 좋은 시간 보내요. 나중에 뵐 때 이런 냄새 안 나게 할게요. 하핫!”
현관문 뒤에서 하나의 행동에 아랑곳하지 않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볼 때마다
저런 꼴이었는데 과연 바뀔까? 정답은 아니다 라고 생각했기에 하나는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러버리며 신발을 벗었다.
만날 운동으로 인해 땀 냄새를 푹푹 풍기는 남자. 키는 180정도에 덩치는 산만하고
온몸이 단단한 근육으로 이루어져있는 건장한 사내이다. 덩치가 좀 오바지만 이 정도
면 그리 나쁜 조건이 아니라서 싫어할 마다 없지만 그녀에게는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존재했다. 바로…….
‘흥! 난 사미와 다르게 얼굴을 좀 따지는 편이라고!’
하나는 얼굴 인상을 찡그리며 코웃음과 함께 속으로 큰소리를 질렀다. 문제란 바로
그 사내의 외모는 거의 최악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아주 추악할 정도로 못생
겼다는 것에 있었다.
다름 아닌 그는 진거만의 아들이자 사미와 혜미의 오빠인 거한이다.
거한이는 아리아가 카이란의 제2의 여자친구라는 것을 알고 곧 포기를 했다. 조직이
라면 당연히 여자가 많이 따를 것이다 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거한이는 제외다. 물론
여자도 많이 따른다. 하지만 거한이만 제외되는 이유는 바로 최고의 미녀인 두 여동
생에 의해서다. 집 주위에 그런 미녀 2명이 있는데 다른 여자들이 성이 차질 않아 현
재 거한이는 솔로라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이것도 이유가 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말한다면 돈에 눈이 멀은 여자들을 제외하고는 여자들도 못생긴 거
한이의 얼굴 때문에 마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이러한 이유에 거한가 여자를 보는 시각은 천공과도 같았다. 그리고 아리아
를 만났다. 지금까지 본 여자중에 최고로 꼽히는 미모! 어찌 거한이가 가만히 놔두겠
는가!? 당연히 치근덕, 집적, 추근… 등등 온갖 만행(?)을 저지른 그였다. 뭐, 결국
은 아리아를 포기했지만 그녀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외모지만 그에게는 아리아에게
차인 충격에 의해 다소 눈이 낮아졌다. 그래서 지금 그의 눈에는 하나가 무척 예쁘게
보이고 있고, 아리아에게 했던 행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아리아는 외모는 비중을 두지 않지만 사모하고 있는 종족(?)-카이란-이 있기에 거한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거한이가 누구인가? 사모하는 종족이 누구인지를 보지 않는
이상 끝까지 매달리는 악착같은 놈이다. 생긴 것부터 봐라! 그럴 것 같게 보이지 않
는가? 어쨌든 그런 놈이다. 그러한 행동 덕분에 인간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 아리아도
거한이를 무척 싫어했다.
그런 그녀의 비해 하나는 외모에 비중이 높은 사람이다. 그러니 거한이가 찝쩍거리는
모습이 좋기만 하겠는가? 그냥 싫어할 만도 못해 혐오하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하나
는 일부러 보라는 듯이 무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만이는 그런 것에 아랑곳 않고 여전히 집적거리는 것이 문제랄까? 하나는
그것이 정말 의아했다. 기분 나쁘지도 않은가?
여하튼 거한이는 3권 뒤로 한번도 나오지 못한 비운의 캐릭터도 모자라 여전히 엑스
트라에 바보 취급받고 있는 캐릭터다. 에구 불쌍한 것…….
집 안으로 들어온 하나는 곧 사미의 방을 찾았다. 새삼스럽게 말할 것도 없지만 정원
도 대단하지만 집 안도 굉장히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집안이 한국에 존재하는지…
정말 보면 볼수록 감회가 새로웠다.
-똑똑-
하나는 사미의 방 앞에서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문이 딸깍 열렸다.
“어! 왔어?”
문을 열자마자 시야에 보이는 것은 환하게 웃는 사미의 얼굴이었다. 여신같이 아름다
운 미소를 보는 듯했지만 지금 하나에게는 순간 그 얼굴을 보자 불현듯이 왠지 모를
등에 식은땀 한줄기가 그어졌다.
(248) 이세계 드래곤 [27] 2.눈을 떠보니…….
“뭐야? 이 난장판은?”
사미의 방 안으로 들어가니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여러 옷들이 여기저기 난장판을
이루고 있는 거였다. 이거 무슨 피난 가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심하게 어질러
져있는지 하나는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아∼ 그런게 있어.”
생긋∼! 오늘따라 유난히 사미의 미소가 아름답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는 것인
가? 덩달아 자신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아, 아니… 변태인가? 자신이 그
런 것을 느끼게? 그리고 지금 그런 기분을 느낄 때는 아니지. 웃고 있는 표정 뒤에
무언가 이상한 흉모의 냄새가 난다.
“그럼 갈까?”
잉? 어딜? 하나는 대충 아무 곳에 걸터앉으려고 할 때 사미가 그렇게 말하자 어정
쩡한 자세에서 그녀의 얼굴을 멍하니 보았다. 그리고 미처 말하기도 전에 사미는
여행용 큰 가방을 질질 끌고 가며 먼저 자신의 방을 빠져나왔다.
“자, 잠깐….”
오자마자 나가다니… 그리고 어딜 가는 거지? 그 가방은 또 뭐고? 어디 놀러갈 예
정인가? 어쩠든, 하나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 사미가 나가자마자 바로 건너방에서
문이 딸깍 열리며 그 안에서는 혜미가 불쑥 나왔다.
“아, 언니. 준비 끝냈어?”
혜미언니도 같이 갈 예정인가? 방안에서 나온 혜미의 손에는 사미와 똑같게 여행용
큰 가방을 질질 끌고 왔다. 그들이 나온 것을 보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건장한 사내
한명이 다가왔고,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혜미는 빙긋 웃으
면서 질질 끌고 온 가방을 그 사내에게 건네었다.
“이거 부탁해요.”
“네, 아가씨.”
“이것도요.”
사미역시 그 가방을 건넸다. 도대체 어딜 갈 예정인 거지? 것도 혜미 언니랑 같이
말이다. 방에 들어가니 여행용 가방을 챙긴 상태이질 않나. 그리고 그 짐을 똘마니
들에게 맡기질 않나. 그럴바엔 왜 자신을 불렀는지 하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럼, 언니 가요.”
“그래, 사미야.”
무언가 의미가 깃든 미소가 교차하며 그 둘은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리고 사미는 좀 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하나를 쳐다보았다.
“가자, 하나야.”
“…….”
“왜 그래 하나야?”
하나의 얼굴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본 사미가 질문한다. 비로써 하나는 지금 어
디를 갈지 질문했다.
“지금 어디를 가는 건데?”
그녀의 질문에 사미는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명쾌 발랄한 어조로 대답한다.
“당연히 백.성.님.네 집이지.”
“…….”
어이가 없어 황당무리하다. 백성이네 가면서 저 정체불명의 여행용 가방은 뭔지 모
르겠다. 다른 사람이 보면 꼭 어디 여행가는 줄 알겠다.
하나와 혜미, 사미는 곧 카이란네로 향했다. 물론 걸어서 갈리는 없다. 그녀의 집
이 평범한 집도 아니고, 평범한 부자도 아닌데, 왜 걸어가겠는가? 당연히 비행기나
헬기로 갈 수가 있지만 이 평범한 한국 땅에 그런 교통 수단을 이용하다가는 저격
당하기 알맞으니 최고급 자가용을 타고 갔다. 그리고 어느덧 카이란네 도착.
-딩동!-
문 옆에 달려있는 초인벨을 누르며 그녀들은 안에서 대답이 있을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그 사이 하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
새삼스레 또 다시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집도 무척 굉장하다. 사미네 집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지만 백성이네 집은 한번쯤 이곳에서 살고 싶을 정도로 이상적인 경관이
다. 쉽게 표현한다면 TV나 영화 속에서 자주 나오는 부자집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미네 집은 규모가 크고 집이라기 보단 거의 성에 가깝다는 느낌이 강해 백성이네
집처럼 한번쯤 살고 싶다 라는 느낌은 강하지 않고, 그저 ‘크다’ ‘대단하다’ 라는
감탄사만 나오는 정도다.
누구인지 딱 봐도 알 수 있게 발랄한 어조에 15-6세 정도되는 앳된 목소리의 소유
자였다. 카이란 집에서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딱 한사람, 민지밖에 없
다. 대개 ‘누구세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 정상이지만 이집은 부자집이고 요즘 인
터폰에 화면 액정 안 달린 집안은 없을 것이니 민지는 단번에 상대가 누구인지 알
았다.
“응, 나왔어.”
초인벨 스피커에서 나오는 민지의 목소리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띠잉!-
말 끝나기 무섭게 기계음이 한번 들리고 문이 살짝 열려졌다. 그녀들은 문을 밀고
카이란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와요! 언니들!”
현관문 앞에서 민지가 그녀들을 맞이했다.
“백성님은?”
사미가 오자마자 민지에게 물어보는 것은 카이란을 찾는 거였다. 그런 덕분인지 민
지는 살짝 피친 표정을 그리며 투정썩인 말투로 말했다.
“칫! 언니 너무해요. 내 인사보단 오빠를 먼저 찾다니. 민지 서러워요.”
“아∼ 미안 미안. 그냥, 백성님이 계시는지 안 계시는지 알고 싶어서 그런 것 뿐이
야. 설마 이 언니가 민지를 무시하겠니?”
“헤헷! 오빠는 위층에 있어요. 그런데 아직 꿈 속에서 놀고 있어요.”
“…….”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직 잔다는 것이지? 벌써 1시가 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자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잠을 오래 잘 수 있는지
신기했다. 사미와 혜미는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후훗! 백성군답네.”
“그러게요, 언니. 뭐, 저도 이 시간에 깨어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
여기서 이해를 할 수 없는 인간이 유일하게 자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저렇게 잠을
오래 자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다니…. 어찌 이런 자신의 사고 방식이 고리타분한
것 같이 느껴진다.
민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짝 웃으면서 카이란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르쳐 줬다.
어찌보면 민지도 대단하다. 아니, 단순하다. 저 말만으로도 삐친 것이 풀어지니까
말이다.
“어머? 왔어요?”
안방에 있던 어머니가 나오며 그녀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허리를 깍듯이 숙이며 사미와 하나, 혜미도 덩달아 인사를 건넸다.
“마침 잘 됐네요. 슬슬 점심을 먹을까했는데, 늦게 오지 않아 다행이에요.”
시간을 보니 어느덧 1시가 넘어갔다. 어머니의 말을 들어서인지 갑자기 허기가 들
었다.
“그럼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혜미가 나서서 그렇게 말하자 어머니는 화사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요? 혜미양이 도와주면 저야 고맙죠. 혜미양이 하는 음식은 언제 먹어도 맛있
으니까요.”
“후훗, 과찬입니다.”
“과찬이라뇨? 전 사실을 말할 것 뿐인걸요. 정말로 혜미양이 만든 음식은 정말로
맛있어요. 저도 한때는 미래를 위해 요리 학원까지 다녀서 요리사 자격증까지 획득
한 상태인데, 이상하게 혜미양의 맛은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칭찬 저에게는 너무 과분해요. 오히려 전 어머님의 요리 실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는 걸요. 그래서 언제 한번 어머님께 한수 배우려고 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미천한 제 실력이 부끄럽습니다.”
“어머나, 겸손도 하셔라. 하지만 사람은 때론 스스로 인정해야 할 것도 있어요. 그
렇지 않다면 오히려 그것은 상대방을 배려한 것이 아니고 욕이 될 수 있거든요.”
“후훗! 그런가요? 제가 듣기로는 어머님이 저를 욕하는 것 같아요. 전 정말로 어머
님의 요리 실력에 감탄해서 한동안 음식에 대한 실의에 빠질 정도였는데, 욕이라뇨
? 그럴 리가 없습니다. 전 사실을 말한 것 뿐이거든요.”
“호홋! 고마워요. 이런 어줍잖은 실력을 그렇게 높게 평가하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
요.”
“어줍잖은 실력이라뇨? 그런 실력이면 어느 요리사 못지않는 엄청난 실력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저도 이참에 어머님께 요
리나 좀 배울까요?”
“호홋! 전 오늘 혜미양에게 요리를 배워둘까 했는데…. 이거 먼저 선수를 뺐긴 기
분이네요.”
“후훗! 그런가요? 제가 먼저 말하길 다행이네요. 그런데 오늘은 무슨 요리를 만들
까요? 아무래도… (쫑알 쫑알… 음식 얘기 음식 얘기……).”
“쫑알쫑알…(어머니).”
“쫑알쫑알…(혜미).”
“쫑알*2(어머니).”
“쫑알*2(혜미).”
무슨 말들이 그렇게 많이 오가는지 혜미와 어머니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그렇게
유유히 주방안으로 사라졌다.
“…….”
마루에 가만히 그 둘을 지켜보고 있던 사미가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
위에 있는 하나, 민지는 사미를 보고 있었고. 사미도 점심 만드는 것을 도와주려고
했었다. 도대체 언니는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라는 말을 왜 한 것일까? ‘저희’란
인칭대명사로 ‘우리’의 겸양하는 말이다. 쉽게 말해 한 명이 아닌 주위나 단체 여
럿을 말하는 의미다. 그러니 저희라는 말 안에는 자신도 들어가 있을 텐데 언니는
왜 혼자 도와주러 주방에 가는 것일까? 덕분에 사미는 멍하니 그 둘의 대화만 보기
만 했다.
-딩동!-
멍하니 그들을 보고 있을 때 인터폰에서 소리가 났다. 민지가 이 소리를 듣자마자
조그만한 인터폰 액정을 들여다보았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에 인터폰 액
정에서까지 그 생기를 잃지 않는 금발 머릿결. 뚜렷한 이목구비에 보는 이마다 한
번쯤은 뒤를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수려한 외모. 어떠한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모
자란 외모의 소유자 아리아가 눈앞에 있는 인터폰에 얼굴을 가까이 갖다대고 있었
다.
“얼래? 누구지?”
…하지만 장작 얼굴이 너무 가까이 들이미는 것이 문제랄까. 덕분에 민지가 못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