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89
아본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인터폰에 보이는 것은 딸랑 코와 입이 전부다. 눈
이라도 보이면 알아보련만…….
(249) 이세계 드래곤 [27]3.눈을 떠보니…….
“왔어요, 언니?”
“응! 안녕 민지야.”
문을 열고 아리아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민지가 인사를 건넸고, 바로 아리아도 인
사를 건넸다.
“늦었네요, 죄송해요.”
그리고 대뜸 아리아는 이 한마디를 꺼냈다. 하나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늦었
다? 왜 늦는 것이지? 무슨 시간 약속한 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아니에요. 늦지 않았아요.”
아리아의 이상한 말에 사미도 그에 맞게 대꾸를 한다. 덕분에 하나의 머리 위에는
물음표가 하나 자리잡았다.
“뭐가 늦었어요?”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그녀만이 아닌가를 가르쳐 주듯, 민지가 늦었다는 말에 의아
함을 보이며 물어 보았다.
“으응∼ 그런 것이 있어. 그쵸, 아리아양?”
더욱 알 수 없는 아리송한 답변만 할 뿐, 사미는 빙긋 웃음 지으며 아리아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렇죠. 나중에 우리가 모두를 데리고 스…….”
“우아아아앗!! 저, 저기 날개 달린 자동차가!!”
사미가 당황하며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는 곳에 손가락 질 하며 큰소리를 친다. 무
슨 바보인줄 아나? 날개 달린 자동차?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딧어? 세상에 요즘 시대
그런 말에 속을 바보가‥ 어디… 있…….
“어디어디!? 사미 언니! 어디!? 나 그런 자동차 한번 보고 싶었어!”
여기 바보가 한 명 존재했다. 민지가 이렇게 바보였던가? 아니면 누구누구를 닮아
가는 것인가?(예전에 어떤 바보가 UFO에 속은 한 종족이 있었죠.-5권 참조-)
“…….”
사미 역시 어이없다는 얼굴로 민지를 바라본다. 이런 말, 자신 스스로도 어이가 없
을 정도라 황당한데 거기에 속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더욱 황당했다. 스스로 바보
멍청이! 라고 비관하게 여길 만큼 생각 없이 모르고 뱉은 말이라서 오히려 자신의
무덤을 판 줄 알았는데…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
민지가 침묵을 유지한 채 가만히 사미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줄줄…-
불쌍하게 여겨질 정도로 비참하게 눈물을 흘린다. 아마도 자신 스스로가 바보처럼
그런 말에 속았다는 것을 자각한 모양이다. 어찌 좀 불쌍하다.
“쯧쯧,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는 거야. 그러니 울지마, 민지야.”
아리아가 민지 곁으로 가서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위로해준다. 이런 상황에는 아
무래도 그 아픔을 잘 알고 경험해 봤던 이가 더 좋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동병상
련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
-쿵쿵‥-
누군가가 위층에서 계단을 밟고 내려오는 소리가 그녀들의 귀에 들어왔다. 모두 시
선은 그쪽으로 쏠렸다.
“후아아암∼!”
입가세 손을 갖대 댄 채 하품과 동시에 기지개를 피며 계단에 내려오는 한 인물…
볼 것 없는 평범한 외모지만 몸매만큼은 잘 다부진 사내였다. 다만, 펑퍼짐 한 옷
을 입고 있어서인지 빈약하기 그지없이 보였다. 또한 평이한 외모도 그 한몫 거드
니 강한 인상이라곤 눈곱만치도 찾을 수가 없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잖아.”
다름 아닌 그는 위층 자기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카이란이었다. 카이란은 잠에
서 깨어나자마자 아래층으로 내려온 것이다. 그다지 시끄럽게 한 것은 아니지만 대
사없이 그냥 내려오는 것은 썰렁 그 자체니까 그냥 한 말이다. 원래 이런 타이밍에
누군가가 대사를 내뱉으며 등장하는 것이 좋으니까. 하핫!
“일어나셨어요.”
사미가 그를 보자마자 인사를 건넸다.
“‥으응…, 하이…….”
덩달아 카이란도 흐리멍덩 게슴츠레한 눈으로 인사를 건넨다.
“완전 잠보가 따로 없네. 굉장하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래 잘 수 있냐? 머리 안
아프냐? 그리고 도대체 몇 시에 잔 거야?”
질문은 한 개만, 그리고 천천히…. 하나는 카이란을 보자마자 잠을 오래 잘 수 있
는 비결을 묻기 시작했다. 카이란은 여전히 흐리멍덩한 눈으로 하나를 본다. 그리
고 입을 열었다.
“…이제 일어났냐? 고소공포증 말꼬랑지?”
“시끄럿! 일어나긴 뭘 일어나!?
헛소리하는 카이란에게 하나는 바락 성질을 부렸다. 그리고 ‘흥’ 하며 무시를 해
버린다. 정말이지 좋게 보고 싶어도 툭하면 시비니 좋게 보고 싶어도 안 봐진다.
덕분에 기분이 나빠졌다.
“오빠 잘 잤어? 흘쩍….”
흘쩍…? 카이란은 민지의 이 훌쩍이는 소리에 흐리멍덩 게슴츠레했던 눈이 번쩍 떠
졌다. 그리고 눈썹이 휘날리게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며 민지를 보았다.
“왜, 왜 울어? 누가 때렸어? 왜 우는거야? 말해봐!?”
민지가 울었다는 것을 안 카이란이 버럭 화내자 사미, 하나, 아리아는 당황하는 기
색을 보였다.
“아, 아냐… 그런 것 때문에 운 것 아니야….”
자신 때문에 오빠가 버럭 화를 내자 재빨리 말렸다. 민지의 말에 카이란은 풀어진
얼굴로 시선을 다시 민지에게 돌렸다.
“그럼 왜 울었던거야?”
“…….”
그건 차마 입으로 말 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말하겠는가? 요즘 시대 3살 박이 어
린 아이도 속지 않는 바보같은 말에 속아서 울었다는 것을… 차마 말 할 수가 없다
.
“왜 말하지 않는 거야?”
자기보호를 위해 민지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다.
“어머 일어났니? 잘됐구나. 점심은 같이 먹을 수가 있어서.”
주방에서 혜미와 같이 점심을 차리던 어머니가 나오며 다행이라는 얼굴로 카이란에
게 말을 했다.
“…….”
점심은 같이 먹을 수가 있어서 잘됐다라… 그렇다면 잠 때문에 점심도 같이 먹지
않는 다는 뜻? 도대체 언제까지 잔다는 말인 거야? 하나는 어머니의 말에 카이란이
그만큼 오래 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새삼스레지만 정말로 잠보라는 것을 느꼈
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낀 것도 있다.
‘이거 쓴 놈이나 백성이나 완전 똑같은 놈이네.’
…클럭!! 찔린다.
“백성군 일어났네요. 잘 잤어요?”
“하아암∼! ‥아뇨… 별로 못 잤어요. 아직 수면이 모자라요.”
그의 표정을 보니 정말로 잠이 모자란 모습이었다. 그를 많이 본 혜미, 사미, 아리
아, 민지는 잠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하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 말에 하나는 어이가 없어했다.
‘그럼 얼마만큼 더 자야 성이 찬다는 거야!?’
혼자 생각한 그 말에 답변이라도 해 주듯, 카이란은 말했다.
“아직 10시간 정도 수면이 필요해… 하암!”
“…….”
괴물인가? 아님 잠 못자서 죽은 귀신이라도 달라붙은 건가…? 하나를 제외하고 모
두 이해한 상태였다. 어떻게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거지? 하나는 머리가 아파왔다
.
“모두 밥 먹어요.”
“넷!”
어머니의 말에 모두 대답과 동시에 쫄래쫄래 주방으로 향한다.
‘그래, 밥이나 먹자.’
이런 패거리랑 다닌 뒤로부터 하나는 기본적인 개념을 잊을 것 같았다.
“잘먹겠습니다!”
.
.
.
“잘먹었습니다!”
혜미와 어머니가 만든 푸짐한 점심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그들은 거실로 나와 어
머니가 준비해둔 과일로 후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제 없는 얘깃거리로 시간
을 보내고 있었다.
-부르르릉!-
언제부턴가 밖에서 자동차 소리로 소란스럽게 시끄러웠다. 짜증이 절로 날 정도로
그지없었다.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신경질을 부리며 밖 창가를 보면서 입을 연 첫 타자는 카이란이었다. 정말이지 너
무나 시끄러워 하나도 인상을 찡그리며 카이란이 바라보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커튼이 쳐져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았지만 희미한 윤곽으로 거대한 트레일러
차가 몇 대 오가는 것이 보였다.
-딩동!-
“얼래? 누구지?”
모일 사람은 이미 이곳에 다 모인 상태로 더 이상 올 사람이 없는데 총인종 소리가
나자 민지는 의아하게 생각한 동시에 인터폰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작은 화면의 액
정을 들여다보니 검은 정장에 덩치가 큰 떡대의 모습이 보였다.
“네, 누구세요?”
우선 인터폰을 받아서 누구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상대방은 정중한 어투로 스피
커폰에 입을 가까이 대고 말했다.
“네!? …아‥, 네…. 지금 열어 드리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문을 여는 버튼을 누르려고 하자 그 떡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아…, 네…….”
-딸깍…-
민지는 수화기를 제자리에 놔두었다.
“누구야?”
다시 자신들에게 자리를 옮기는 민지를 향해 사미가 질문했다. 민지는 사미를 쳐다
보며 입을 열었다.
“언니, 심부름 받고 왔다고 하는데요? 무슨 부탁을 했었어요?”
“아…. 왔나보네, 언니.”
“응.”
민지의 말에 대답 않고 혜미를 바라보며 싱긋 웃음을 짓자, 덩달아 혜미도 뭔가 의
미가 담긴 미소를 그렸다. 그리고 사미는 소파에 일어나며 크게 웃음 짓고 느닷없
이 이런 말을 내뱉는다.
“자! 백성님 우리 여행을 가요!”
그 한마디에 카이란, 하나, 민지는 얼빠진 표정을 그렸다.
..
(250) 이세계 드래곤 [27]4.눈을 떠보니…….
랄라라∼ 샬라샬라∼ 하면서 즐거운 얘기를 하는 도중 어느 한 이가 ‘나 내일 가출한
다’ 라는 말을 한다면 친구들이 얼마나 황당할까? 조금 뭔가 어긋나긴 하지만, 생각
을 해 봐라! 지금까지 그런 쪽과는 전혀 무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느닷없는 그
런 얘기! 당황하고도 충분히 남는다.
“…….”
다들 황당해 하는 표정. 그중 아리아는 전혀 당황하는 빛이 없었다. 아마도 이 사실
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보다. 그리고 혜미도…. 오직 카이란, 민지, 하나만이 놀란
표정이었다.
“가, 갑자기 그런 말이 어딧어!?”
하나가 그 말에 반박했다.
“원래 여행이라는 것은 애초에 계획을 짜고 가는 것보단, 갑자기 정해서 가는 것이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거야. 그러니 바로바로 결정하는 것이 좋지.”
하지만 이것은 해도해도 너무 할 정도로 빠른 결정에다가, 무엇보다 아리아, 혜미,
사미는 애초에 미리 계획을 잡아 놓은 것 같다. 하나는 그것을 느꼈다.
“헤에… 여행이라… 저는 좋아요! 이런 따분한 방학을 보내는 것 보단 어디 여행을
가는 것이 좋죠!”
민지는 찬성의 의사를 보낸다.
“요! 잘 생각했어! 민지야!”
“그럼 백성군은요?”
혜미가 카이란을 보면서 질문을 던졌다. 카이란은 솔직 담백으로 이 한마디만 건넨다
.
“귀찮아요.”
단번에 거절의 의사였다. 하지만 아무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혜미는 이런 말, 예
상했다는 얼굴로 여전히 눈가에 웃음을 유지한 채 빤히 카이란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
었다. 그리고 카이란은 말을 덧붙였다.
“놀러가서 시간 보내는 것보단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그리 가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영원히 자라. 그게 너의 숙명이다.’
카이란의 그 말에 하나는 이 말이 목구멍 속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간신히 입을 꾹 다
물며 새어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래요? 후훗! 역시 백성군 답네요.”
“그렇죠. 저 답죠. 그러니 이 여행 저 빠질게요. 그럼 전 잠이나 자러….”
또자냐?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잠이 많은 녀석이라 하나는 기가 막혔다. 하지만
이대로 혜미 언니가 가만히 있을 생각? 물론 지금 이시기에 느닷없는 여행은 어이가
없지만 이대로 그냥 넘어가기엔 혜미답지 않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혜미는 입가에 미소와 함께 방긋 입을 열었다.
“저에게 들어줄 부탁…, 아직 두 가지 남았죠?”
“클럭!”
역시!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의 거절했던 말에 전혀 당황하는 빛이 안보이더니,
이런 속셈이 있었을 줄이야. 애초에 3가지의 부탁, 뭔가 꿍꿍이가 있었던 것이 아닐
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것까지 치밀하게 준비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으으∼.”
카이란은 신음을 내질렀다. 계약은 계약. 어쩔 수 없는 약속이라 가지 않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후훗! 그럼 결정 된 거네요.”
“어쩔 수 없잖아요. 약속인데.”
“저기 어머님은 어떻게 하실 예정이세요? 시간이 괜찮다면 같이 가시는 것도 좋을 듯
한데요. 같이 가시겠어요?”
어머니를 쳐다보며 혜미가 여쭈어본다.
“호호홋… 그럴까?”
“그래요! 어머님! 같이 갔다와요. 저희들도 어머님과 같이 가는 것이 좋으니까요.”
덩달아 사미도 부추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나? 어른이 한 명이라도 끼어있으면 자
유를 구애받게 되어 있다.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혈기가 왕성한 젊은
이들인데 그런 것을 원할까? 결론은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예의상 물
어본 말일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을 한 사람이 혜미이니만큼 그런 예의는 없을 것
같다.
“호홋! 말을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왜요?”
“그냥요. 차라리 아이들 없을 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낮잠을 청하는 것이 좋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