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99
“설화는 열 살이에요. 열 살.”
손가락 10개를 모두 펼치며 설화는 귀엽게 웃어 보였다. 그런 말을 당했는데도 용
케 그런 표정을 그릴 수 있나보다. 하지만 많아봐야 8살 정도로 생각했는데 10살이
라니…, 설화는 동안 캐릭이었다.
“10살이라….”
덕분에 이것으로 설화는 확실하게 적은 아니라는 것이 100%판명되었지만 설녀라는
종족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영재가 아닌 이상 열 살이면
그리 많은 것을 알 나이는 아니다. 오히려 공부하기 싫어서 이리핑계 저리핑계 대
면서 말썽부릴 시기인 것이다.
“왜 사는 곳을 가르쳐 주면 안 된다는 것이지?”
궁금한 것을 뒤로하고 우선은 집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기본적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설화는 쭈빗쭈빗 검지끼리 콕콕 찌르며 우물쭈물 대답했다.
“‥저, 저기… 설화는 잘 모르겠어요. 설화는 인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엄마가 그러면… 안 된다고 했어요. 만약… 어디선가 인간과 친하게 되더라도 집만
큼은 발을 들여놓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러니‥ 설화는 절대로… 오빠, 언니들을
집에 데리고 갈 수가 없어요.”
대충 카이란은 왜 인간들을 집에 들여다 놓으면 안 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딱
보면 인간과 다름없는 외모지만 속은 인간이 아니다. 이곳은 인간 외 타 종족이 없
는 세계다. 설사 모르는 종족이 있더라도 이곳에는 그런 말이 한번이라도 알려져
있지 않으니 아마도 엄청 극소수일 것이다. 그러니 타 종족이 발견된다면 이곳에서
는 크나큰 뉴스거리가 되어서 화재가 된다.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이곳에서
인간과 다르다는 점 하나 때문에 그 뒤 설화와 설화 부모는 인간에게 실험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의료 기술을 높이기 위한 실험일 수도 있고, 전쟁 기술을 한 차
원 높이려는 실험일 수도 있다. 둘 다 어쨌거나, 설녀들에게는 최악의 사태라는 것
만은 확실히 치닫는다.
그래서 설화의 부모는 설화에게 절대로 인간들에게 자신이 사는 집을 가르쳐 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 한 것일 거다. 하지만 그는 그거에 대해서 상관이 없을 것 같
았다. 그래서 카이란은 가볍게 웃음까지 흘리며 설화에게 말했다.
“괜찮아. 우리는 인간이 아니니까, 괜찮을 거야.”
그렇다! 그는 인간이 아닌 것이다. 설화 말로는 인간을 데리고 오면 안 된다고 했
으니 분명 인간 외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그래도 안 되요. 아무리 언니, 오빠들이 인간이 아니라고 해도 데려가면 안
되요.”
하지만 설화는 인간이 아니라도 해도 안 된다고 얘기한다.
“안 되는 것이 어딧어?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되게 하라’ 라는 말도 넌 모르냐? 그
러니 나에겐 안 되는 것이란 없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카이란이 아니기에 말도 안 되는 이론을 펼치며 막무가내 어
떻게든 설화네 집에 가려고 했다.
“…저, 정말 안되요. 만약 데려가는 순간, 전 엄마한테 눈 녹을 때까지 맞아요. 그
러니 언니 오빠들을 데려갈 수 없어요.”
눈 녹을 때까지 맞다니… 정말 그렇게 된다면 무척 오래도 맞는다. 하지만 그거야
말로 진정한 오리지널 아동 학대가 아닌가?
“나하고는 상관없어. 그건 네 알 바잖아.”
아동학대든 동물학대든… 심지어 요괴학대든 카이란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어
떻게든 설화의 집을 찾아간다는 목적밖에 없으니 그런 것에 신경을 쓸 그가 아니었
다.
“으아아앙! 싫어요! 가기 싫어요! 엄마에게 혼난단 말이에요!! 으아아앙!!”
결국 또다시 눈물을 터뜨린 설화였다.
“이 망할 꼬맹이 또 우네!? 차리리 필살기로 해라 필살기!”
말하자면 필살기다. 그것도 울트라 초 하이 필살기. 아이에겐 더없이 최고의 효력
을 자랑하지.
“으아아아앙!! 어쨌든, 전 못 가요! 엄마에게 혼난단 말이에요!! 으아아아아앙!!!
엄마가 인간들과 데려오지 말라고 했단 말이에요!!”
그 말에 무섭게 버럭 반박했다.
“인간들이 아니라니깐!!”
“하여튼, 안돼요! 설화는 집에 가면 안 된다고요!! 으아아아앙!! 그러니 설화 이대
로 놔주세요!”
“…….”
감수성을 자극해 마음이 약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 카이란의 “…….”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가 누구인가? 왕 철면피에 뭐든 목적을 위해서라
면 억지로 성사시키는 그다. 그러니 마음 약해질 카이란이 절.대(강조!) 아니다.
카이란은 무언가 이상했기 때문에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언뜻 엄마의 매가 무서워
서 우는 것 보단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이
란은 의심의 눈초로 설화를 빤히 응시하며 물었다.
“너 말야… 사실은 그것말고 다른 이유가 있지?”
뜨끔! 설화는 갑자기 울다 말고 어깨가 움찔했다. 뭔가 찔리는 것이 있다는 표현이
었다. 카이란은 어깨가 움찔거린 그녀의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의심
의 눈초리를 뿜어내며 설화를 보았다.
“흐음∼ 역시 애는 애인가? 그렇게 금방 드러내는가 보면은…….”
감 잡았다는 모습으로 카이란은 짙게 씩 웃었다.
“아, 아니에요! 설화는 그것말고 다른 이유가 없어요!!”
애써 부정을 하지만 이미 카이란에게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걸로 간주하고 있
었다. 그래서 입가에 있는 비릿한 조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래? 그렇다면 왜 안 된다는 거지?”
“그, 그건 설화도 잘 몰라요. 엄마가 무조건 안 된다고만 했어요. 그러니 설화는
엄마 말씀 잘 들어야 해요.”
“오호∼ 그래? 한마디로 말하자면 착한 아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가보군.”
“네…, 설화는 착한 설녀예요. 그러니 엄마말씀 잘 들어요. 그래야 나중에 큰설녀
가 될 수 있데요.”
큰설녀? 큰인물라는 말의 설녀 변환식인가 보다.
“그럼, 내가 혼나지 않게 잘 말 할 테니, 꼬맹이 넌 그냥 안내만 해줘. 처음부터
네가 잘못이 없다고 하면 괜찮을 것 아냐. 애초에 난 인간도 아니고, 처음부터 너
를 만나자마자 이상한 기운을 느껴서 이곳까지 왔다고 하면 너그러이 용서해주지
않겠냐. 설마 그 정도도 용서하지 않는 치졸한 부모는 아니겠지? 만약 그렇다면 내
가 네 부모를 혼내주겠다. 이래봐도 3600년이나 먹은 웜급 드래곤이다. 충분히 네
부모를 혼낼 자격은 있으니 염려 마라.”
누가 뭐래도 드래곤이다. 그것도 100년 200년 먹은 드래곤이 아닌, 3600년이나 세
월을 살아온 그다. 그만큼 근엄함이 묻어 있다. 다소 나이 값을 못하는 것이 문제
이긴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거론될 것이 아니니 문제될게 없다(사실 문제가 좀 많
을 수도). 인간계의 신이라고 불리는 드래곤에게 감히 대적하거나 말대꾸하는 간
큰종족이 존재할까? 최소한 사망으로 사죄 받으리.
“‥하, 하지만… 설화는….”
“하지만이 뭐야? 하지만이? 뭐가 또 불만인데? 네가 걱정하는 것은 매맞는 거라며?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확실하게 내가 모든 것을 책임져 줄 테니, 넌 안내만 해.”
“하지만….”
그런 말을 했는데도 설화의 입에서는 또다시 똑같은 말이 뿜어져 나왔다. 카이란은
빙긋 웃었다.
“너도 느꼈다시피 나에겐 굉장한 힘이 흐르고 있다. 그래서 나를 처음 보자마자 울
었던 것이겠고. 너 정도가 나의 힘을 느꼈는데 네 부모도 못 느낄 것 같아? 무디지
않는다면 그럴리는 전무하겠지. 그러니 우리를 본다면 오히려 맞이하지 않겠어?”
인간이라면 말이 틀려지겠지만 거대한 힘이 흐르고 있는 카이란과 부드러운 기운이
흐르고 있는 아리아, 비슷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는 정령들과 같이 간다면 인간과
자신이외 다른 종족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고. 동료 의식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설화는….”
울먹울먹 설화는 또다시 똑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다.
“또 하지만 이냐? 내가 그 정도까지 말했는데도 계속 하지만이면… 그것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으로 생각되는걸?”
“으아아앙!!!”
설화는 울음을 터뜨렸다. 정말 잘도 운다. 오늘 하루에 의해서 눈물샘이 마르지 않
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으아아아앙!! 설화는 집에 가면 안 되요!! 으아아아앙!!! 설화는 아직 인간세계에
서 구경할 것이 너무 많단 말이에요!! 으아아아앙!!!”
드디어 진짜 이유를 실토하는 설화였다. 카이란은 이미 다른 이유가 있을거란 것을
알았기에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었다.
“그래, 집에 가면 안 되는 이유가 뭔데?”
“설화는 가출한 거란 말이에요!!! 그래서 금방 들어가면 안 되요!! 으아아아앙!!!
설화는 엄마에게 눈 녹을 때까지 맞을 수 있단 말이에요!!! 으아아아앙!!!!”
“…….”
이래나 저래나 맞는 이유는 확실했다. 하지만 겨우 10살인 녀석이 가출이라니… 그
말에 그들은 모두 나사 빠진 표정으로 어이없어 했다.
..
(262) 이세계 드래곤 [28] 12.스키장에서 생긴 일.
하얀빛을 뿜어내는 훤한 눈밭. 사이좋게 오순도순 한 연인들. 가끔 보이는 날다람
쥐들. 깔끔한 푸른색에 하얀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상쾌한 날씨…… 등등등 어떠한
수식어를 갖다 붙일 정도로 이 모든 광경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그중 유난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어느 한 꼬마 아이가 보인다. 대략 나이는
8살로 보였고, 한번쯤 납치를 하고 싶을 정도로 살인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아이였
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과 잘 어울리게 그 꼬마 주위에는 상당한 미녀들이 따르고
있었다. 총 5명이었는데, 하나같이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게
그 어떤 미녀보다 굉장한 미모를 자랑했다.
그녀들 주위에 있는 구경꾼(?)들은 하나같이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뿜어내고 있
었다. 하지만 아무도 쉽사리 접근하지는 않았다. 한번쯤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
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으나, 그저 평범한 미녀라면 상관없지만 저런 엄청난 미
녀들이라면 조금 부담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예쁠수록 자존심이 강하다고 하니,
무척 자존심까지 쌔게 보여 더더욱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흠….”
하지만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그 무엇보다 접근하기 힘든 이유는 다른 것이 있었
다. 바로…….
“백성님!! 뭐해요!? 빨리 와요!!”
“지금 뭐 하는 건가요!? 왜 거기서 가만히 있어요!?”
…그녀들 주위에 남자 한 명이 존재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 남자의 부러움과 질
투에 의해 구경꾼들은 설음의 눈물을 흘린다.
“크윽!! 죽고 싶다.”
“젠장, 세상은 불공평해.”
“크흐흑! 젠장이야.”
“어머니! 왜 저를 이렇게 태어나게 해 주셨나요!! 외모를 이렇게 잘생기게 만든 바
람에 저 아름다운 여성들이 저에게 접근하지 않잖아요!! 어머니! 왜 저를!! 하필…
!!”
주위 눈총이 무척 따가웠다. 바로 윗대사를 내뱉은 엑스트라의 주위에 있는 인간들
은 자신들이 신고 있는 스키를 벗으며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어 살기가 피우기 시
작했다. 그리고 일격필살! ‘다구리엔 장사 없다!’ 라는 검법을 펼쳤다. 그 후 그
엑스트라를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남자가 있다는 그런 연유로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 화제의 5인방 여인들의 정체는
모두 옛날 5분전부터 눈치 챘듯이 사미, 아리아, 민지, 혜미, 하나였고, 꼬마는 설
화였다. 모든 인간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으로 설음의 눈물까지 흘린 요주의 인
물은 카이란이었다.
“헤헤헷! 언니 이거 꽤 어려워요.”
안면에 밝은 웃음이 가득 찬 귀여운 소녀 설화. 그녀들은 지금 설화 때문에 초급중
의 초급에서 스키를 타면서 놀고 있었다. 그중 카이란은 그런 설화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참나 어이없는 꼬마녀석… 어떻게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가출이나 하다니
….”
어쩐지 애초에 어떻게든 집에 가기 싫다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그
녀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렸다.
“내가 가출했을 때 나이는 300년 이상이나 흘렀었어. 그런데 10살밖에 안된 녀석이
벌써부터 그런 짓이라니… 미래가 훤히 보인다, 보여.”
집을 가출한 소녀 설화. 어쩐지 카이란이 말하는 투는 설화가 자신보다 빨리 가출
을 했다는 점에서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백성님 뭐하시는 거예요?”
아리아가 어설픈 스키 실력으로 다가온다. 초급중의 상초급코스인데도 아직 익숙해
지지 않았는지 엉덩이를 뒤로 내뺀 어정쩡한 상태였다.
“그냥, 저 꼬마 녀석보고 있었지.”
아리아도 똑같이 설화에게 시선이 가진다.
“왜요? 아까 그렇게 정한 것이 후회되세요?”
아리아의 질문에 카이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젖으며 대답했다.
“아니, 그다지. 어차피 나중에 알 것인데 그렇게 조급하게 할 필요가 없으니까.”
시간이 남아도는 드래곤이니 무슨 일이든 조급해 할 것은 없다. 빌린 돈을 못 갚아
서 누군가에게 시달리거나, 누군가가 생명을 위협받아 쫓기는 상황이 아니리면(카
이란이 이런 일을 겪기는커녕 오히려 그런 짓을 벌일 확률이 더 높다) 굳이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하긴요. 그렇지요. 그러니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얼굴 인상 좀 푸세요. 어차피 며
칠만 보내면 되는데 뭐하러 그런 것을 생각하시는 거예요.”
카이란의 팔짱을 끼면서 아리아는 억지로 일행들이 있는 쪽으로 끌어들였다. 마저
못한 표정으로 카이란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뭐야? 가출!?”
“…네, 흑… 설화는 가출했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안 되요.”
그렇겠지 가출했는데 집에 들어가면 어찌되겠나…. 초전박살로 깨질 확률이 120%를
넘어서서 최소한 사망이다.
“그래, 집을 나간 이유가 뭔데?”
집을 나갔다면 분명 이유는 존재할 것이니 카이란은 그것을 물어본다.
“없어요.”
정말 간단 명료한 이유다. 그것을 믿는다면 정말 바보나 다름없다.
“없는 것이 어딧어!? 빨랑 못 불어?”
“으아아아! 정말 없단 말이에요!! 전 그냥… 인간세계가 궁금해서 나온 것 뿐이란
말이에요!! 으아아앙!!”
“…….”
그걸로 가출 사유가 되긴 하다. 그런데 아리아가 갑자기 설화 앞으로 나서서 미세
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설화의 어깨를 툭툭 친다.
“원래 다 그래. 궁금하면 그런 식으로 다 하기 마련이니까.”
동변상련이라는 말이 이때만큼 어울리는 것은 없다. 아리아도 설화와 비슷하게 13
살 때 인간세계가 어떤 곳인지 궁금함을 못 참아 가출했던 일이 있다. 그러니 아리
아는 설화의 마음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서 따뜻한 시선으로 아득한 추억을 되새
기며 감회어린 표정으로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10살주제 벌써 가출이라니… 참나 어이가 없다.”
카이란도 머나먼 옛날옛날 옛적에 인간세계가 궁금해서 가출한 했던 철부지 드래곤
일 때도 있었다. 지금도 거기서 거기지만, 어쨌든 그런 아득한 추억이 있기 때문에
그는 설화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카이란은 이해는커녕 어이없기만
했다. 지가 뭔데 10살에 가출을 하는지 자신은 300년이 넘어서야 가출을 했었는데
… 누군 10살, 13살, 누군 100살이 넘어서라니… 뭔가 불공평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이란은 불만이 많다는 표정으로 투덜투덜거렸다.
“헤헷! 아리아 언니가 그렇게 말해주니, 설화 안심이 되요.”
투덜투덜거린 카이란의 말은 무시하고, 설화는 아리아의 말에만 반응을 보였다.
속이 좁다며 투덜거리는 실프의 비해 운디네는 그런 카이란의 말을 이해한다는 식
으로 말을 했다. 하지만 운디네의 말도 은근슬쩍 해석해보면 바보취급하는 말이었
다. 마치 그에게 있는 거라면 자존심 이것 하나밖에 없다는 말로 들리니까.
-찌릿!-
그것을 느꼈기에 카이란은 실프와 운디네에게 무섭게 째려보았다. 감히 주인을 욕
하다니… 너희가 그러고도 하인인지… 아무래도 하인 교육 잘못시킨 것 같다. 아니
, 이건 교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녀들이 타락한 것 같았다. 순진했
던 그녀들의 모습이 이제 보기 힘들었다.
“시끄럽고, 어이 꼬마.”
모든 만사를 제쳐두고 이제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카이란은 설화를 불렀다.
설화는 찌릿 무서운 눈빛으로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새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요? 도.마.뱀 아.저.씨?”
엄청 강조한 그녀의 대답소리였다.
설화라고 자신의 이름을 아까부터 밝혔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꼬마라고 하니 설화
는 그대로 앙갚음을 해주었다. 하지만 드래곤에게 저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종족
이나 인간은 아마도 전 세계 통틀어 설화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민지도 그렇게 말
할 수 있겠지만 정체를 모르니 제외된다.
“‥이… 이… 꼬마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