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01
“무슨 대화를 그렇게 하면서 와요?”
다른 일행들 쪽으로 도착하자마자 사미가 가까이 다가오며 물어본다.
“그냥… 아무 얘기나.”
지금까지 아리아와 대화한 그런 얘기 할 수는 없으니 대충 말을 둘러댄다.
“그래요? 그런데 왜이렇게 천천히 오는거예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어.”
“어쨌든, 백성님 우리 같이 스키 타요.”
사미가 카이란의 팔짱을 끼면서 재촉한다. 하지만 카이란은 여기에서 중대한 고민
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야… 이런 초급중에 초초하급 코스에서 놀기에는 내 실력이 아깝단 말이
야.”
그렇다! 카이란은 스키실력이 상당하다 못해 대단하다! 이 스키장에 있는 최고 어
려운 코스조차도 카이란은 쉽게 내려올 수 있다. 어렵고도 어려운 난코스에서 실력
을 마음껏 뽐어내서 모든 여성의 이목을 어필하지 못할망정 오히려 망신살이 뻗치
려는 짓이라니!? 이것은 아까운 재능을 낭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런 곳에서 논다
는 것 자체가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백성군 실력이 어떤데요?”
혜미가 나서서 물었다. 생각해보니, 그녀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
을 카이란은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폴리모프로 모습까지 숨긴 채 스키를 탔었으니
, 더더욱 그녀들이 볼 리가 만무했다.
“저야… 물론 프로 뺨치는 실력이죠!”
치켜든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당연하다는 듯이 큰소리 친다. 거의 사실
은 사실이다. 마법을 사용해서 사기치는 것이지만, 내면이야 어쩠든, 모습은 프로
뺨치는 실력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절반은 진짜 실력이고.
“아하하하하하!!”
“오호호호호호호!!”
“후훗!”
그 말에 아리아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래도 그 말에 믿을만한
신빙성도 없고, 하루만에 스키실력이 그렇게 좋아질 리가 없으니 아무도 믿지 않는
다는 증거였다.
“푸하하하!! 오빠 정말 웃겼어!! 프로 뺨치는 실력이라니!! 오빠는 스키가 무슨 애
들 장난인줄 아나봐!”
“그래요, 백성군. 너무 웃겼어요. 아무리 백성군이 운동신경이 좋다고 해도 교본만
가지고는 스키를 하루만에 그 정도까지 배우기는 힘들어요. 빨리 배워봐야 백성군
실력이면 초급과 중급사이의 중간정도가 한계일 거예요.”
높은 경사각에 올라가서 내려온다는 것은 웬만한 실력이나 대담한 배짱이 아니고서
야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자
동차와 오토바이로 같은 50키로 체험하면 무섭지 않겠지만 발이 거의 지면에 닿은
채 50키로를 체험한다면 오금이 지릴 정도로 무섭다. 그리고 체감속도가 몸으로 느
껴지기 때문에 공포심까지 자극까지 시킨다. 그러니 대충 쉽게 배우거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쳇! 아무리 믿기 힘든거라고 해도 그렇게 웃다니. 이거 정말 너무 한데요.”
가슴에 팔짱을 끼며 카이란은 볼멘소리를 내었다. 설마 그렇게 웃을거란 것을 상상
치 못한 것이다.
“어머? 백성님 삐치셨나봐요. 에이∼ 소심하시기는요.”
카이란의 볼을 코옥 찌르며 사미는 닭살의 극치인 애교가 깃든 콧소리를 내었다.
이때 주위에 있는 구경꾼들은 닭살이 돋아서 그대로 사망&기절을 하거나 부러움에
더불어 피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미 언니! 저 오빠 놔두고 그냥 우리끼리 놀아요. 설화 스키라는 것 계속 타고
싶은데 혼자서는 못 타겠어요.”
어느새 다가간 설화가 사미의 바지끄덩이를 잡고 조른다. 사미의 시선은 자연적으
로 그녀에게로 향했고, 보기좋은 표정으로 타이른다.
“그래도, 같이 놀아야지 재미있지. 혼자서 따로 놀면 뭐가 재미있겠니? 분명 백성
님도 혼자서 놀면 심심해 할거야.”
나르의 기질이 있는 카이란에게 과연 심심함이 있을지… 혼자서 원맨쇼나 하지 않
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심심하긴요! 분명 저 오빠 혼자서 이상한 놀이 할 거예요. 혼자서 북을 친다든가,
혼자서 드럼을 친다든가…, 분명 멋지다 라는 시선을 받기 위해 스키 실력 뿜어내
면서 괴상한 짓만 할걸요.”
어디에도 없는 북을 갑자기 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고, 드럼도 무리다. 하지만 마
지막 말은 어찌보면 정곡이기에 뜨끔하는 느낌으로 가슴에 비수가 스며드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오호호호호호…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네.”
사미가 재미있다는 듯이 듣기 좋은 목소리로 웃으면서 부정을 한다. 확률적으로나
어딜 보나 분명 그럴 가능성이 무척 높은데, 어찌 사미는 변호를 하는 것일까? 무
슨 근거로 그런 짓을 할거란 것을 확신하는지 설화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사미를
올려보았다. 사미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으면서 의문을 풀어줬다.
“호홋! 왜냐면, 백성님은 무엇을 해도 딱 시선을 끌만한 외모가 못되잖니.”
“…….”
쉽게 말해 그런 짓도 하려면 외모가 되야 한다는 거다. 사미에게조차 이런 말을 들
으니 현재 외모에 대해 비통함이 느껴진다. 악의는 없다고 하지만 듣는 이의 입장
에서 서 본다면 은근히 기분이 상할 것이다. 그래서 카이란의 미간이 꿈틀 움직였
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런 표정을 보지 못했다. 설화는 납득했다는 표정으로 손을
탁하고 쳤다.
“아!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하지만 언니들은 잘 모르나 보네요.”
“뭘?”
“사실은 저 오빠 외모 바꿀…… 읍!!”
“어머나! 오늘따라 스키타기 좋은 날씨네요. 그렇지 않아요? 후훗!”
설마했지만, 그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설화가 폴리모프로 외모를 변한다는 말을 하
려는 것을 카이란은 화들짝 재빨리 입을 틀어막았고, 아리아는 화재를 딴곳으로 돌
리기 시작했다. 척척 호흡이 잘 맞았다.
“아리아양 갑자기 왜 그러세요?”
“그러게. 그리고 오빠는 또 왜 그래?”
하지만 현실이란 냉정한 법! 소설이나 만화에서는 대부분 그럴싸하게 넘어가겠지만
갑자기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건 의심을 사는 짓과 마찬가지! 오히려 더욱 이상하
게 보는 눈초리로 역효과만 일으켰다.
“아하하핫! 그게 말야…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나 욕하는 것 같기에! 입을 틀어
막은 거야! 마, 맞지 아리아!?”
“네, 네! 맞아요! 그런 거예요!”
의심을 샀지만(그들 시각엔 의심 할 것도 없지만…)그래도 쉽게 얼버무릴 수가 있
었다. 카이란은 빙긋 활짝 웃는 표정으로 설화를 보았다.
‘이놈의 꼬맹이! 너 죽고 샵냐!!? 저승길 한번 구경 시켜줘!?’
겉은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럴싸하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설화는 콧방귀를 뀌었다.
‘흥! 왜 떫어요? 약속 없던 걸로 해도 괜찮은가요!?’
라는 눈빛으로 설화는 대답하고 있었다. 표정은 귀엽고, 깜찍하고, 발랄하게 웃고
있었지만 속에 내포된 눈빛은 협박 그 자체였다. 카이란의 표정은 똥씹은 표정으로
변했다.
‘요 꼬맹이!! 크윽!!’
그런 협박을 할 줄이야! 하지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주먹에는 보! 가위에는 바
위!
‘그럼 나도 그 약속 없어도 되겠네? 그렇게 된다면 너 역시 장난이 아닐텐데….’
설화는 그 약속이 생각났는지 파르르 눈이 가늘게 떠지며 노려보았다. 확실히 자신
도 불리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른스럽지 못하게 그런 협박을 하다니!!’
‘사돈난말 하지 마라.’
둘은 서로 으르렁거렸다. 눈빛만 교환했는데도 어떻게 회화가 되는지 신기할 따름
이다.
“오호호호호!”
“하하하하하!”
갑자기 서로 웃음을 내뱉었다. 패자의 웃음인지 승자의 웃음인지 해석 불가능이다.
다만 어떻게 들으나 들리는 느낌으로는 서로 사랑스럽다는 해맑은 웃음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유일하게 웃고 있는 눈빛만큼은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후훗! 백성군하고 설화양은 정말 사이가 좋은가봐요. 저렇게 서로 사랑스럽게 웃
고 있을 정도면요.”
“그렇지?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와! 둘이 언제 저렇게 친해졌는지.”
마음 같았으면 버럭! 아니야! 라고 큰소리로 부정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이 좋은 약일 수도 있으니 그들은 잠자코 있었다. 속이야 어쩠든, 겉은 그렇게
보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어쨌든, 난 이런 곳에서 놀 수 있는 레벨이 아니니까, 다른 곳으로 갈게.”
다시 한번 자신들을 보고 그렇게 말하자, 그녀들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깨
를 으쓱했다.
“어쩔 수 없네요. 어디에 계실 건데요?”
“저쪽 위에 있는 중급 코스와 상급 코스 사이에 있을 거야.”
아무리 운동신경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한계라는 것이 존재하니, 아직까진 카이
란에게는 상급코스는 무리였다. 지금 현재도 조금 마법을 의지하면서 타고 있는 상
태라 완전한 중상급 실력이 아니었다. 물론, 모든 것을 마법에 의지하면 최상급 코
스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세계 프로의 실력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것은 기구를 이용해서 몸으로 즐기는 레포츠지 마법을 이용해서 즐기면 무슨 재미
이겠는가? 마법을 처음 경험해본 자면 당연히 재미를 느끼겠지만 이미 마법에 대해
이골이 난 그에게는 재미라는 것이 있을 턱이 없다.
“와! 의외로 오빠 어려운 코스로 가네?”
꽤 높은 레벨이기에 놀랍다는 듯이 민지가 감탄을 터뜨린다.
“당연하지! 몸으로 체험해서 익히는 것만큼은 나에겐 식은 죽 먹기! 그런 이 오빠
가 중급 코스 이상은 당연하지 않겠어!?”
“허이구! 그러셔? 오빠 아주 잘났수다.”
카이란은 샐쭉 가볍게 웃었다.
“그렇지 오빠 잘났지. 이제 알았냐?”
“그나저나 백성군 실력이 상당하네요. 스키 오늘 처음 탄 것 아닌가요?”
처음치고는 너무나도 실력이 좋다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유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모 만화의 말처럼… 스키도 한나절만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한나절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급 코스 이상을 갔다는 것은, 이미 몇 번
타본 경험자라는 답밖에 나오질 않는다.
“오늘 스키 처음 탄 것 맞는걸요.”
속이는 것도 없으니 솔직할 수 밖에 없지만… 카이란은 있는 솔직히 대답했다. 하
지만 그것이 더욱 혜미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아도 스키를
그렇게 빨리 배운다는 것은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혹시 가르쳐 주는 사람이라도 있었나요?”
옆에 도움을 주는 강사나 잘 타는 인간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빨리 배울 확률이라도
높았다. 하지만 카이란의 입에서는 뜻밖의 대답이 흘러나와 깜짝 놀라게 했다.
“아니요, 아무도 없었어요. 아까 여기에 오면서 교본을 본게 다예요.”
교본만 가지고 중급 이상코스를 탄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랑 다름없었다. 이런 일로
거짓말 할 위인이 아니기에 혜미는 그의 말을 전부 믿었다.
“와! 정말로 대단하네요! 어떻게 교본만 가지고 중급 이상이나 오다니!”
그의 일행들이니 이런 말을 믿어 줄 수 있는 거지, 만약 이런 순진한 자들이 아니
라면 분명히 지랄 옆차기 Dog 발광 떠는 소리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믿겠
는가? 스키 교본만 가지고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헤헤! 뭐, 보통이죠.”
칭찬하는 소리가 듣기 좋은지 카이란은 실실 웃음을 쪼갰다. 그러자 여기서 느닷없
이 설화가 염장을 지른다.
“다 뻥이에요! 뻥! 언니들 그런 것을 믿는 것 아니겠죠?”
카이란은 으득 무서운 눈초리로 설화를 째려본다. 하지만 표정 관리에 들어갔는지
얼굴은 활짝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하하핫! 요놈의 꼬마 정말 귀여운 소리를 하는 구나! 너무 귀여워서 이런 짓을 하
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설화의 한쪽 볼을 쭈욱 당겼다. 약하게가 아닌 웬만한 힘을 준
상태였다. 그런 짓이 유일한 분노의 표출이리라.
“우∼ 아우!”
설화는 당기고 있는 볼때기가 아픈지 바둥바둥 허우적거렸다. 그리고 자신도 뭐라
도 복수를 하려고 했지만 10살의 비애이자 8살의 덩치를 가진 설화에게는 아무것도
손에 닿지 않았다. 결국 아무런 복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쉽게 포
기하진 않았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설화는 어떻게든 한방이라도 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
다. 카이란도 맞지 않기 위해 요리조리 몸을 움직이며 거리차를 유지했다. 서로가
필사적이었다. 보이지 않는 사투였다.
“역시 둘이 너무 친한 것 같아.”
“갑자기 부러워지는걸.”
“저렇게 웃으면서 장난하는 모습이라니… 대체 언제 저렇게 친해진거지?”
…글쎄, 친한 것이 아니라니깐.
(264) 이세계 드래곤 [28] 14.스키장에서 생긴 일.
“그럼, 난 저쪽에 있는 중급과 상급코스 사이로 간다.”
물은 질문에 대답했으니 이제 슬슬 자신도 스키를 타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급할 때 어떻게 연락해요!?”
사미가 멀어져가는 카이란에게 그렇게 물어본다. 언제나 계획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 인생살이이니 언제 어디서나 뭐가 터질지 모른다. 그럴 때 있어서 비상연락은
필수조건인데 그에겐 요즘 세상, 없어서는 왕따나 세상 살기 힘든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소지하고 있는 순간 구세대라고 놀림받을 수 있는 한물 간 삐삐
조차 가지고 있지 않아 그 어떤 연락할 만한 것이 없었다.
“내가 알아서 갈게! 그런 것이라면 염려 놓고!”
요즘시대의 필수품이 없어도 카이란에게는 정령인 실프가 있기에 언제 어디서나 위
급상황이 터지더라도 바로 연락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그런 걱정 쓸데없는 기우
이기에 대충 손을 흔들며 카이란은 리프트쪽으로 향했다.
-덜컹-
리프트에 몸을 실자 살짝 앞뒤로 덜컹거렸다. 그리고 리프트는 목적지를 향해서 계
속 움직이고 있었다.
‘사미 언니와 그런 식으로 약속은 했었지만 대가없이 이런 호의를 받는다는 건 엄
마가 나쁜 아이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했어요. 설화는 착한 아이가 될 거라서 이렇
게 지내게 해준 대신 오빠와 언니는 우리집을 안내해 드릴게요.’
일방적으로 사미와 그런 약속을 하고 난 후 설화는 카이란에게 그런 말을 나중에
내뱉었다. 원래 목적이 그녀의 집에 간다는 것이니 그때 카이란은 아무런 토도 달
지 않고 좋다고 했었다. 하지만 조건 없는 호의를 받는다는 것 때문에 그런 말을
내뱉은게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 대신 한가지 조건을 더 걸어도 되요?’
그러면 그렇지. 어쩐지 쉽게 그런 말을 내뱉은 거라 생각했다. 설화는 갑자기 느닷
없이 한가지 조건은 내세웠다. 무슨 조건인지 알 수 없으니 우선은 들어보고 들어
줄 수 있는 부탁이면 들어줄 생각이었다. 집 한 채를 사달라, 이곳에 있는 눈 모두
먹어라 라는 이상하고 터무니없는 것이면 집이고 뭐고 즉시 한대(한대? 물론 수십
대) 패 줘서 콜로 기각할 예정이었다.
‘쉬운 거예요. 엄마를 만나면 설화는 진짜로 눈 녹을 때까지 맞을 거예요. 우리 엄
마, 정말 무섭거든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우리 집에 가면 설화를 안 맞게 해 주
면 되요.’
그녀가 뒤늦게 자신의 집에 데려가겠다는 한 이유는 자신의 대한 변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애라서 솔직함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지능이 딸린 것인지 속셈이
훤히 드러나 있는 음모라서 카이란은 실소가 터져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분명 여기서 이들과 같이 보낸다면 적어도 일주일 정도 함께 지낼 것이다. 같이 지
내자고 권유하는 것 자체도 오바적으로 정상적인 소유에 벗어났는데, 지내는 것은
오죽할까.
아이의 시간으로는 일주일이면 굉장히 큰 시간이다. 가출한 상태에서 일주일이나
넘어서 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아마도 죽음의 문턱에 들어서는 느낌과 비슷할 것
이다. 그러니 설화에게는 자신의 신변에 방어를 해줄 구원자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구원자는 카이란으로 낙찰됐다.
그 속을 알고 있기에 좀 찜찜했지만 어차피 애초의 약속에도 저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으니 생각할 자시고도 없이 기꺼이 들어주겠다고 응낙했다.
“생각해보니 내 조건 그대로잖아.”
애초에 그대로 카이란이 내민 조건이 그대로 행해진 것 뿐이었다. 그런데 왜 손해
본 느낌이 나는 것인지 카이란은 알쏭달쏭했다.
그런 생각을 한 사이 리프트는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한 상태였고, 이미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고 했다. 카이란은 재빨리 내렸다.
-촤악!!-
“뜨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