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02
“꺄악!!”
“멋져!!”
“구려!!”
“별로다!”
“쟤 뭐니!?”
“짱이야!!”
“사랑해욧!!”
“별로네!”
…시간은 어느덧 쥐도 새도 모르게 흘렀다.
이게 갑자기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한다면 저 위의 것들이 일주일이 흘렀다
는 의미가 담긴 대사들이다.
이게 뭔 웃다가 사레들어 죽는소리냐고? 우선 설명을 들어봐라! 순서를 차례대로
말한다면 맨 위에 효과음은 스키장이니 만큼 여러 인간들이 스키를 타는 소리다.
그리고 밑부터는 스키 타는 인간들의 꽥꽥지르는 환성소리다. 일일이 구차하게 여
러 설명하는 것 보단 간단 명료한 시간의 흐름 대사들이다. 쉽게 말한다면 언제나
그저그런 평상시의 일상으로 특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세월의 흐름은 빠르지 않는가!
-사각-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뿐히 눈위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다지 큰 소리도 아닌데도
인간들의 시선은 절로 그쪽으로 향해졌다. 그리고 연이어 이런 탄성이 터졌다.
“우와!”
“휘익!!”
“예쁜데…!?”
짙은 보라색 머리가 바람에 의해 챨량챨량 나풀거리자 하얀색 눈과 조합이 잘 어울
려진 옅은 보라색 머리 빛깔이 인간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고운 선으로 그려져
있는 수려한 외모도 한몫 거들고 있어 한번 쳐다보면 쉽게 헤어나오질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 둘러보며 걱정이 가득한 음성으로 혼자서 중얼거렸다. 마치
중요한 것을 찾는 마냥 그녀의 얼굴을 수심이 가득했다.
“헤이! 아름다운 아가씨!”
준수한 외모를 지닌 어느 청년이 느끼한 목소리로 부르자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
렸다. 그리고 주위에 여성이라면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알자 자신에게 손가락을 가
리키며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 말인가요?”
준수한 외모를 지닌 청년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몇 번 끄덕인다. 그리고
청년은 그녀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여기서 아름다운 아가씨가 그쪽밖에 더 있나요?”
목소리도 느끼하지만 내용도 만만치 않게 느끼했다. 하지만 느끼함의 대명사인데도
이상하게 여성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대부분 그런 말을 듣노라면 ‘어머! 고마워요’
라는 감사의 말이라든가 ‘하긴, 그렇군요’라는 마치 당연하다 듯이 도도한 입장을
보일텐데 이상하게 아무런 무반응이라니…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청년은 당황했다.
“…어, 어쨌든 혹시 시간 괜찮으신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차 한잔 대접
하고 싶군요. 혹시 스키도 탈 줄 모르신다면 제가 가르쳐 줄까도 합니다. 아! 물론
공짜로 가르쳐 드립니다.”
다시 자세를 추스르며 애초에 접근했던 목적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청년은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멀리서도 눈이 부시에 아름다웠는데 가까이서 이렇게 보니 더욱 아
름다웠다. 다만 요즘 아가씨들답지 않게 복장이 이상스럽게 신기했다. 추위도 타지
않는지 굉장히 얇은 옷에 삼국시대 여성들이나 입고 있을 법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 디자인이라면 굉장히 이상하다고 눈초리를 받겠지만 그 누구도 이상하다는 생
각은 하지 않았다. 외모와 옷이 잘 매치가 잘 되어 이상하다고 느껴지지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은 며칠전의 4명의 여성들 외 처음이었다. 물론 그때도
이렇게 접근했었지만 대답조차 받지 못한 쓰라린 기억이 있던 날이라 그는 기억하
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일… 어디서 많이 봤을 것이다. 준수한 외모를 지닌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예전에 사미에게 접근해서 대답조차 받지 못한 헌팅맨2였으니까. 그런데 왜 1이 아
닌 2냐고? 엿장수 맘이니까.
“그런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지금 제가 굉장히 바쁘거든요. 그
래서 당신의 부탁을 거절하겠습니다.”
예의있게 허리까지 깊숙이 숙이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헌팅맨2는 이런 식으로
예의있게 거절할 줄 몰랐지만 어쩠든, 예상했던 대답이라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런가요?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바쁘신가요? 괜찮다면 그 바쁨을 조금이라도 저
에게 줄 수가 없는지… 힘 닿는데까지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정말이지 느끼! 느끼!! 느끼였다!!! 그녀는 그의 말에 반색했다.
“정말인지요? 감사 드립니다. 그렇다면 감히 부탁 좀 하겠습니다.”
남자는 크게 웃었다.
“하핫! 뭘요! 당연히 어려울 때 도우는 것이 인지상정 아닙니까? 그래서 무엇을 부
탁하고 싶은신 가요?”
이런 여성이 부탁하는 거라면 어떤 거라도 들어줄 수 있다. 그리고 부탁이라고 해
봐야 이런 곳에서는 뻔히 뭐를 찾아 달라고 부탁밖에 더 있겠는가? 헌팅맨2는 오늘
이야말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를 찾고 있어서요.”
헌팅맨2의 두 눈은 크게 떠졌다. 일행을 찾고 있다는 말도 되었다.
“남자인가요? 여성인가요?”
문제는 성별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 좌우 될테니, 남자는 대답을 기다렸다.
“물론, 여자입니다.”
“예쁜가요?”
“물론입니다. 아주 귀엽고 예쁘지요.”
오옷! 일행, 여성, 게다가 예쁘기까지! 최고의 조건이 따로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도 일행(헌팅맨1, 3)이 있어서 혼자 성공한다면 조금 미안한 감이 있었는데,
마침 앞에 있는 여성에게도 일행이 있다고 하니 더없이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런가요!? 잘됐군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헌팅맨2는 가슴까지 탕탕치며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여성은 눈이 부시게 확 얼
굴이 밝아졌다.
“정말이신지요!?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제.딸.을 함께 찾아 주시겠다고 하니! 너무
나 감사드립니다!”
크, 클럭! 따, 딸?
혹시나 잘못 들은건 아닌지 헌팅맨2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저, 저기 죄송하지만 딸이라뇨…?”
딱 봐도 20대 초반으로 밖에 보이질 않아 애 있는 아줌마라고 생각 할 수 없었다.
잘 못 들은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눈앞에 있는 여성은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가슴에 두 팔을 얹으며 두 눈을 꼬옥 감았다.
“제가 지금 바쁜 이유는 제 딸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전 딸아이가 모습이
보이질 않아 이렇게 찾으러 나선 것이지요. 하지만 막상 이렇게 나오니 아녀자 혼
자서 이 넓은 곳을 어떤 수로 다 뒤질지 막막하게 되더군요. 정말로 눈앞이 아찔했
답니다. 혹시 영원히 아이를 찾지 못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서서 불안에 떨었지
요. 하지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듯이 컴컴한 어두운 곳에 밝은 빛 한줄기가
저에게 구원이 뻗치더군요!”
감았던 눈을 뜨며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예쁜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
었다.
“이렇게 스스로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니 정말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정말 감사 드
립니다. 이 은혜 꼭 잊지 않겠습니다.”
그녀는 무척 감사하단 표정으로 그녀는 헌팅맨2를 바라보았다.
“…….”
하지만… 헌팅맨2가 서 있던 그곳엔 이미 공허한 빈자리만이 보였다. 혼자 외로이
남겨진 그녀 곁엔 차가운 바람 한 점이 지나쳤다.
처음 스키 타러 온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어느 초급코스. 미숙한 실력으로 어렵
게 중심을 잡거나 조심스럽게 경사진 곳을 내려오고 있었다.
초급코스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스키철에 휴가철까지 섞이니 많은 인파가 이
곳 스키장에 몰린 탓에 초급코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타거나 배우고 있었다.
전문 강사에게 배우는 인간도 있었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서로가 서로에게 지탱하
며 즐겁게 타는 인간들도 보였다.
“꺄아! 이거 너무 힘들어!”
즐거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초급 스키장 어느 한 곳에 유난히 많은 인간들의 시
선을 끌고 있는 무리들이 있었다. 범상치 않은 외모 군단으로 하나하나 조각한 것
같이 예쁜이들이었다. 그리고 종류도 다양했다.
“그래도 잘 타는 걸.”
양갈래로 머리를 묶고 있는 귀여운 아이.
“후훗! 그래도 나보다 더 잘타는 것 같은데. 힘네.”
눈부시고 아름다운 금발 머리가 유난히 눈부시게 하는 아름다운 여성.
“오호호홋! 앞으로도 점점 더 잘 탈 수 있을 거야.”
짙은 흑발 머리에 도도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미모의 여성.
“후훗! 그래도 즐거운가 보네요.”
비슷한 외모지만 아름다운 미소가 잘 어울린 부드러운 여성.
“네!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요!”
앙증맞고 깜찍하고 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살인적인 미모를 자랑하는 어린 꼬마 아
이.
“에구! 설화 요 깜찍이 너무 귀여워 죽겠어.”
그리고 그저 예쁘다에 속하고 있는 평범한 여성.
이렇게 6명의 여성으로 구성되어 미모 집합체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는 무리들이
었다. 유난히 미모들이 빼어나서 인간들의 시선이 끊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난 왜 여기에 있는 것이지?”
회의를 느끼는 말투로 혼자서 중얼거리는 어느 한 남자. 너무나도 평이하다 못해
너무 평범하게 생겨서 김이 다 빠졌다. 하지만 그 평이하다 못해 너무 평범한 남자
는 그 미녀들 무리 속에 있었으니… 주위의 인간들은 손수건 같은 것을 쥐어뜯으며
탄식했다.
“젠장! 빌어먹을!!”
“어찌하여 신은 저에게 이런 시련을 내리시렵니까!!?”
“이것은 시련이다! 시련! 나는 저놈에게 놀아나는 악의 구렁텅이에서 저 미녀들을
구해야 만 하는 시련인 것이다!! 분명 그녀들은 도움을 청하고 있을 것이야! ‘살려
줘요! 도와줘요! 나를 구원해 줘요!’ 라는 외침이 나에겐 들리는 구나!!”
“저런 빌어먹을 녀석!! 세상에 둘도 없는 저런 미녀들을 모두 저녀석이 차지하다니
!! 내 저주를 퍼부으리라!!”
…등등등 이런 욕 이제 너무 지겨워져 더 이상 쓰기가 싫어진다. 어쩠든, 당연 당
빠로 이미 옛날 50년전에 눈치 챘겠지만 그 미녀군단과 평이하다 못해 평범한 남자
는 카이란과 그의 그녀들이었다. 엑스트라들은 이 불공평한 광경에 온통 카이란의
대한 욕으로 도배하고 있었다.
“참으라고!!”
-질질!-
이때 카이란이 성큼성큼 엑스트라에게 다가가는 것을, 하나는 또다시 허리를 붙잡
으며 말려야만 했다.
..
(265) 이세계 드래곤 [28] 15.스키장에서 생긴 일.
“그나저나 내가 왜 이쪽에 있는 것이지?”
아까 했던 말을 다시 한번 의문을 품은 채 중얼거린다. 자신의 실력을 본다면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으니 의문을 가질 만도 했다.
“모르죠.”
왜 그가 여기에 있는지는 알 리가 없으니 사미는 고개를 저었다.
“에이! 그러지 마시고, 오늘은 만큼은 우리들과 함께 즐겨요.”
그동안 이곳에 와서 사미는 카이란과 함께 시간을 같이 보낸적이 손꼽아 정도였다.
많은 실력차이의 의해서 카이란은 언제나 상급-실력이 향상됐음- 코스로 향했기 때
문이다. 아직 사미의 실력은 초급 코스를 겨우 넘긴 상태다. 사미뿐만 아니라 다른
그녀들도 대부분 그렇다. 그래서 사미는 카이란과 함께 즐기고 싶어서 애교를 부리
며 안겨 붙었다.
“어이, 그렇게 안겨도, 안 돼.”
그런 행동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매정하게 거절했다. 그리고 질책 어린 눈빛
으로 그녀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여기에 있어봐야 할 일이 없다고. 여긴 너무 수준이 맞질 않아. 나에겐 갓난
아기 수준이라고. 재미라는 것이 있겠어?”
카이란의 실력은 지금 상급코스를 그저 무리 없이 내려갈 수 있는 실력. 그런 실력
을 가진 상태로 초급코스를 내려간다는 것은 정신적인 괴로움에 시달려서 미쳐버릴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리듬게임 DDR을 베리 하드(Very Hard) 논스톱 믹스(Nonstop
Mix)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지(Easy)모드로 전환한다면 굉장한 난이도의
의해서 코피에 머리까지 터지며 전의를 잃을 것이다.
카이란은 덧붙였다.
“그리고, 요즘 난 보드(Board) 타는 거에 재미를 붙였단 말야. 시작한지 별로 되지
않아 이제 중급 코스야. 오늘 안에 중급 코스 이상을 넘길 예정이라 어떻게든 실력
을 키울건데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란 말이야? 그렇게는 못하지.”
스키 탄지 일주일이 흐르자 카이란은 금방 실증이 났었다. 거의 모든 것을 마스터
했다고 할 수 있었으니 타는 재미가 반감되었던 것이다. 사실 그의 끈기에 일주일
이면 오래 간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스키에 실증이 난 카이란은 색다로운 것을 찾고 있었다. 그때 때마침 보드
로 멋진 포즈와 함께 빠른 속도로 상급 코스를 내려오는 이가 있었으니…, 그의 눈
동자는 크게 떠졌다. 그리고 기쁨이 묻어난 표정으로 얼굴은 생글생글 웃었다. 그
뒤 카이란은 스키 타는 일은 그만두고 보드로 전업했다.
며칠 되지 않았지만 보드도 색다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스키보다 더 스피드 감이
느껴졌고, 여러 묘기를 부릴 수 있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오히려 스키보다 보드
가 더 적성에 맞을 정도였다.
“어머나? 어쩐지, 백성군 스키 장비를 차지 않고 있다 했더니 그걸로 바꿨군요. 보
드도 확실히 재미있죠. 저도 재미있게 배웠어요. 스키와 전적으로 틀릴테니 조심해
야 해요. 그래봐야 백성군한테는 2-3일이면 상급 코스로 가겠지만요.”
“…….”
대체 이 인간은 언제 어디서 이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일까? 모르는 것과 안 배운 것
이 없는 혜미라 가끔은 그녀의 머릿속을 한번 헤집고 싶어졌다. 혹시 가끔 인간의
탈을 쓴 타 종족이 아닐까는 의심이 들었다. 외형은 19살이지만 속은 1000년 묵은
여우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구미호가 되는 것인가? 그래서 해볼 수만 있다면 농담
이 아닌 진짜로 하고 싶었다.
“헤에! 그래서 그거 열심히 타고 있으니 우리를 내버려두겠다는 거야?”
민지가 말했다. 은근히 압박을 가하는 느낌이 들자 카이란은 흠칫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그, 그런데 왜?”
“아니, 그냥. 요즘 들어 오빠가 우리하고 놀아주지 않아서 서운해서 말이지. 난 오
빠와 같이 있고 싶고, 같이 지내고 싶고, 같이 즐기고 싶은데‥ 오빠는 그것을 부
응해 주지 않아서 요즘 좀 우울하거든. 평생 이대로 따로 논다는 생각을 하니까,
이상하게 은근슬쩍 슬슬 화가 나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냥 그렇다고.”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것은 민지 때문이었나? 아무렇지 않게 그저 그냥 그렇게 말
하고 있었지만 여기서 같이 있어주지 않으면 나 삐칠거야! 라는 눈빛으로 은근슬쩍
협박을 가하고 있었다.
카이란은 삐질 땀을 흘렀다. 이대로 간다면 이제부터 민지의 괴롭힘이 시작될 거다
. 그것을 감수하고 그냥 보드를 탈 것인가? 민지가 삐친다는 것을 막을 것이냐? 카
이란은 생사(?)의 기로(?)에 섰지만 오래 생각하지 않고 대답이 나왔다.
“참나, 알았어. 오늘은 같이 있어 줄게.”
오늘은 그녀들과 같이 보내기로 결정했다. 물론 민지의 협박이 무서워서 그런 말
내뱉은 것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민지 말대로 요 며칠 간 밥 먹
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따로 놀았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곳에 온 이유는 함께 즐
기러 온 것이지, 개인 플레이 하러 온 것은 아니다. 그러니 계속 혼자서 논다는 것
은 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그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을 했다.
“정말요? 요즘 그러지 않아도 혼자서 지내시는 것 같아서 저희들 쓸쓸했어요.”
사미가 기뻐하는 표정으로 달싹 카이란에게 안겨 붙었다.
“그럼, 오늘 하루는 너희들 스키나 가르쳐 줄까?”
초보코스에서 함께 타는 것 보단, 차라리 여기에서 그녀들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어머나… 그렇게 해 주신다니 저로써는 굉장히 환영할 일이고 감사할 따름이네요.
”
혜미가 웃으면서 그가 한 말에 반가워한다. 카이란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표정으로 의아해했다. 혜미는 빙긋 웃으면서 그의 표정
에 답해줬다.
“그렇게 의아해 할 필요 없어요. 말 그대로니까요. 민지를 제외하고는 얘네들 가르
쳐 보면 자연적으로 알게 될 걸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걱정이 앞서네요. 과연
백성군 성격으로 잘 버틸지… 한계를 느껴 화낼 것 같은데 부디 잘 참아주셨으면
해요.”
혜미는 카이란에게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녀들이 너
무 못 탄다는 말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인내심 한계를 시험할 정도라고 한다면
얼마나 못 타는지 상상이 갔다.
“어, 언니!!”
“혜미 언니 너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