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03
그녀들은 얼굴이 붉어진 채로 버럭 호통을 쳤다. 표정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사실인
가 보다. 어쩐지 이상하다고 했다. 일주일 이상이나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초보
자 코스라는 것이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설마 얘네들이 이렇게 둔할 줄이야.
오늘 하루, 짜증이 나지 않기를 카이란은 무사히 빌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3시가 훌쩍 넘어갔다. 아침 먹자마자 스키를 탔었으니, 슬슬
허기가 고파질 때였다.
“어이, 이제 그만 타고 밥 먹으러 가자.”
카이란은 그녀들을 향해 그렇게 말을 했다. 스키에 전념하고 있던 그녀들은 그의
말에 놀란 표정을 그렸다.
“어머? 벌서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벌써 3시라니… 정말 시간 빨리 가네.”
느낌은 12시도 안됐을 줄 알았는데, 벌써 3시였다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녀
들은 스키 배우느라 전념하고 있었다.
“그런 말 들으니, 갑자기 배가 고파지려고 하네.”
배를 문지르며 민지가 말을 했다. 방금 전만 해도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시간이
얼마만큼 흘렀다는 것을 자각하자 이상하게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설화도 배고파요.”
“그럼, 뒤늦게라도 식사하러 갈까요?”
모두가 허기를 느낀 듯 하니 혜미가 선뜻 권유했다.
“네!”
“예에!”
생각할 자시고도 없이 이들은 큰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은 곧 식당으로 발걸
음을 옮겼다.
“그런데 너희들 왜 이렇게 스키를 못 타는거야? 가르쳐 주는 입장을 생각해 달라고
.”
그녀들에게 스키를 가르쳐 주면서 한두번 겪은 고뇌가 아니었다. 이미 혜미에게 들
은 바가 있어서 대충 감수하려고 했지만 이것은 한계의 정도를 넘어섰었다.
“아이참! 너무해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요. 저도 잘 타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잘 되질 않는 것 뿐이에요. 절대로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니
너무 나무라 주지 말아주세요. 솔직히 저도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어요.”
창피한 듯 사미는 얼굴을 붉히며 카이란을 책망했다. 그건 카이란도 잘 안다. 노력
하는 모습이 눈에 훤히 들어오니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알긴 아나 보네.”
사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그나마 자신 스스로가 둔하다
는 것을 인정을 하나 보다. 카이란은 하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이 말 꼬랑지.”
“왜?”
시비조였지만 하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평상시 같았으면 무척 띠껍게 대답
할 텐데 뭔가 찔리는 것이 있는지 그녀는 아무런 토를 달지 않았다.
“넌 왜 이렇게 경사진 곳을 내려가질 못하는 거냐? 좀 자신감 좀 갖아라. 그렇게
소심해서야 어떻게 하냐.”
하나는 경사진 곳을 잘 내려가질 못했다. 스키타는데 경사진 곳을 못내려 간다면
말 다했을 것이고, 만약 여기에 온 것이 사미의 돈이 아닌 하나 자신의 돈이었다면
그냥 돈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 다했을 것이다.
“낸들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냐! 나라고 멋지게 내려가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다고!
!”
“그럼 왜 못 내려가는데?”
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장작 행동은 왜 그런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뭐든
마음먹기만 하면 어떤 것이든 모두 하기 나름일 텐데….
“…아무래도 무섭단 말야….”
창피한 듯 얼굴을 붉히는 하나는 수줍은 듯이 대답했다. 카이란은 아하 하는 표정
으로 씩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보였다.
“아아∼ 그렇지… 넌, 고.소.공.포.증.이 있으니까.”
울컥! 그러지 않아도 사람이 찔리는 구석을 그렇게 웃으면서 말하다니! 그것도 강
조까지 하면서!! 하나는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하여튼 너라는 녀석은… 사람을 염장 지르는데 뭔가가 있다니까.”
투덜투덜 거리며 하나는 휙하고 그의 얼굴을 외면했다. 스키를 타는데 있어, 그녀
에게 있어 치명적인 거라면 아마도 고소공포증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하나는 집에
돌아갈 때까지 초보자 코스를 벗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나저나 민지, 네 실력을 보면 적어도 중급 코스까지 갈 수 있는 실력인데… 왜
그런 곳에서 놀고 있는 거야?”
혜미에게 들은 바로는 민지를 제외하고는 성격 인내심을 실험 할 거라고 했었다.
그 말대로 민지는 스키를 무척 잘 탔었다. 지금 그녀의 실력으로는 중급코스로 가
도 전혀 밀리지 않는 실력이다. 굳이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데 계속 여기에 있다
는 것이 그에게 있어 이상했다.
“음, 그냥이라고나 할까나….”
으흥∼ 하는 얼굴로 민지는 샐쭉한 미소와 함께 카이란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흠칫
불길한 미소라고 머릿속에 경고가 울렸다.
“왜?”
“말 그대로야. 함께 놀러 왔는데 혼자서 논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짓이잖아.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은 친구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고! 바보에! 멍청이에! 똘아이
에! 원수야! 원수!! 난 그런 케이스가 아니니라서 언니들과 같이 있는 것 뿐이야.”
지금까지 그 모든 욕이 자신에게 향한다는 것을 안 카이란은 뜨끔거렸다. 욕 하나
하나에 비수가 가슴에 박히는 쓰라린 기분을 맛보았다.
“그, 그래…?”
씨‥씰룩… 카이란은 안면의 미소를 억지로 그리며 어떻게든 웃어 보였다.
“어이쿠! 화장실 화장실!!”
30대 중분의 남자가 급한 듯이 생식기를 부여잡은 채로 화장실로 뛰어가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엄청 급한지 모양세가 상당히 꼴불견이었다.
“으잉!! 뭐야!”
화장실에 도착하자마자 남자는 경악성이 담긴 비명을 내질렀다. 카이란의 일행들은
왜 그러지냐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웬 느닷없이 철거야!!?”
화장실 건물 앞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건 철거한다는 푯말이었다. 그것도
오늘부터 사용이 금하기로 되어 있는 화장실이었다.
“으윽!! 배에 힘을 주는 바람에 조금 찔끔 했다!! 으아아아아!!!”
오줌을 찔끔 싸기라도 했는지 남자는 허둥지둥 자신의 생식기를 다시 부여잡은 채
건물 안쪽으로 부랴랴 뛰어갔다. 카이란과 곁에 있는 그녀들은 그 광경에 피식 웃
음이 새어나왔다.
“그나저나 이 화장실은 웬 느닷없이 철거래? 모습을 보아하니 멀쩡한 건물인데 말
야.”
지금까지 잘 이용했던 화장실이었는데 느닷없는 푯말에 철거라는 말에 카이란은 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렇다고 외형도 더럽거나 헐은 것도 아니고, 아직 새 건물처
럼 깔끔하기만 했다. 이건 어딜 보나 명백히 자금 낭비였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그녀들도 잘 모르는 듯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소문을 듣기로는 이상한 괴현상을 봤다는 일 때문에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혜미는 뭔가를 알고 있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들의 시선은 혜미에게로 향했다.
“괴현상이요?”
“네, 괴현상이요. 아마도 정확히 일주일 약간 전이었을 거예요. 그때부터 사람들이
이곳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귀신? 웬 느닷없이 귀신이야?”
귀신이라는 말에 사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응. 어이없겠지만 소문에 의한 그런 걸로 알고 있어. 목격자가 한 명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한 명이 아닌 여러명이라고 하더라고. 덕분에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서 스
키장 측에서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어.”
“무슨 괴현상을 봐서 그런건데요?”
이번엔 하나가 물었다. 철거까지 갈 정도면 엄청난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에서 붉은 빛이 일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무슨 이상한 목소리도 들렸다고
하고요.”
“붉은 빛과 무슨 목소리요?”
“네‥ 저도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는데, 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다 그렇
다고 하더라고요. 목소리는 으스스한 목소리도 아닌, 무슨 기합소리 비슷한 거라고
하더군요. 그런 소리가 들리고 빛도 일렁거리자마자 사람들은 뭐가 일어났는지 안
으로 들어가봤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고 해요. 이상하게 정체를 전혀 알 수
없니 사람들의 입가에는 그냥 귀신이라고 단정지어 버렸고, 어느순간 순식간에 소
문이 이렇게 흘러버렸죠. 스키장 측에선 이 일로 인해 나중에 전국적으로 소문이
퍼지면 낭패를 당할 확률이 높아 결국 철거하기로 결정을 내린 걸로 들었어요.”
“흐음… 거참 이상한 일이네요.”
“그러게요.”
“네, 너무 이상한 일이에요.”
그녀들은 의문에 깃든 의미로 고개를 끄덕인다.
스키장은 손님을 끌어들이는 기업이다. 소문이란 순식간에 퍼지기 마련과 엉뚱하게
엄청 과장되어서 퍼진다. ‘100원을 빌려줬다’에서 1000원을 빚졌다 라고 말이 바뀔
수 있는 것이 소문이다. 완전 상반되는 말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소한
일(사소한 일이 아닐 수도…)에서 타개 할 수 없을 정도고 이상하게 번지면 막대한
손해를 보기 마련이고, 자칫 문닫을 위치까지 올 수도 있다(물론 말이 그렇다는 것
이지 그런 확률은 희박하다).
여하튼 스키장 측에선 이런 일로 인해 손님이 줄어둘 수 있어서 소문의 근거지를
없애버리는 것이 당연한 대책이었다. 아무리 인건비, 자금 낭비라고 해도 미래를
위한다면 그다지 아까운 투자가 아니다.
“혹시 백성님은 뭘 알고 계시는 것 있나요?”
지금까지 잠자코 듣기만 하고 있던 카이란에게 사미가 뭐라도 좀 알고 있는지 질문
했다.
“흐응‥? 난 잘 모르겠는데?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카이란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대답했다.
“그래요?”
“응.”
언뜻 보기에는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대답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내심 찔
리는 구석이 있었다.
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의 근원이자 범인은 사실 카이란이었다. 범인인 녀석이 이
렇게 아무런 껄끄럼없이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는 3600년 허송 세월을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로 철면피 신공을 발휘하여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 일주일 약간 지났을 때였을 거다. 상황을 말한다면 프로 뺨치는 스키실력인
데도 불구하고 외모가 모자르다는 이유만으로 인간들의 열광이 미미하자 이것은 드
래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폴리모프로 외형을 바꾼 일이 있었다.
그때 외형을 바꿀만한 장소를 찾은 곳은 화장실이었다. 드래곤 자존심의 사후(?)가
걸린 일이었으니 그때 보이는 것은 그저 몸만 숨길 수 있는 곳이면 상관없다고 생
각했다. 그러니 변기실 안에 누가 있던 바깥에 누가 있든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폴리모프를 시행해 버렸다.
붉은 빛이 일렁거린 것은 카이란의 속성상 보인 것이었다. 드래곤은 마법을 사용할
때 각 속성상 빛이 띈다. 레드 드래곤은 붉은 색, 그린 드래곤은 녹색, 블랙 드래
곤은 검은 색, 이런 식으로 드래곤은 각 속성마다 다르다.
그렇다면 화장실 안에서 들리는 기합같은 목소리는 뭐란 말인가? 여기까지 설명했
으니 이미 눈치 챘겠지만 당연히 그것은 카이란의 기합소리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때 카이란은 대체 무엇을 생각했었는지 여느 때와 다르게 변신을 시도했다. 다름
아닌 이상한 말을 내뱉은 것이다. 그가 내뱉은 말은 다름 아닌…….
‘변신!!’
…이 한 단어였다. 주위 인간들은 카이란의 이 목소리를 들은 것이고, 너무 짧아서
자세하게 듣지 못한 것이다.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사소한 일 때문에 이곳 화장실은
덕분에 폐쇄까지 갔다는 얘기다.
‘사소한 일이라니!! 드래곤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면 생사가 달린 100명의 인간보다
더한 일이다!’
…라고 카이란은 주장 할 수 있겠지만… 그건 ‘니 생각이고’ 라고 대답할 수 있다.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긴 그가 살던 세계가 아니고, 지금은 철저히 자
신의 정체를 밝히고 있으니, 그가 주장하려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헛소리’ 된다.
“이런 으스스한 일…, 설화는 무서워요.”
설화는 자신의 몸을 감싸면서 부르르 떨었다. 역시 10살 박이 꼬마답게 이런 얘기
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후훗! 설화야 무서워하지마…. 만약 그런 못된 귀신이 나타난다면 언니가 지켜줄
테니까. 대낮에 귀신이 나타나는가보면 분명 그 귀신은 뇌가 반쪽 밖에 없는 반뇌
아 일 테고 멍청한 귀신일거야. 그런 멍청한 귀신 따위가 설화를 괴롭히다니! 그럴
수야없지! 만약 네 앞에 나타난다면 이 언니가 무적 절권도로 주먹한방에 골로 가
게 만들어 줄테니까, 너무 무서워하지마.”
하나가 설화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위로했고, 다른 한쪽손은 그녀를 지켜주겠다는
다짐을 옆볼 수 있게 투지의 주먹을 꽉 지었다. 언뜻 말을 풀이하면 저 모든 욕은
카이란에게 향하는 것이라… 은근슬쩍 카이란은 저 말들이 귀에 거슬렸다.
“그래, 설화야 걱정하지마… 분명 하나 말대로 그런 귀신일테니까, 그렇게 무서워
하지 않아도 돼.”
사미가 부추긴다.
“맞아! 나도 동감이야! 그런 멍청한 귀신이 설화를 노리게 할 순 없지!”
민지까지 가세한다. 그리고 혜미와 아리아도 가세했다.
“후훗!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힘이 될지 않될지 모르지만 어쩠든, 나타난다면 저도
지켜드릴게요. 그러면 우리는 귀신 퇴치인들이 되는 건가요?”
“그렇게 되네요. 이렇게 되니 왠지 우리들 앞에 그 멍청한 귀신이 나타났으면 하는
기대가 서리네요.”
“호호호!”
“후훗!”
그렇게 그녀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식당을 향했다. 카이란은 저 모든 소리가 자
신에게로 향하는 것이니 울적했다. 하나 혼자만 그렇게 말했더라면 덜 했을 텐데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이라는 마냥 저렇게 말하니 울적할 만도 했다.
..
(266) 이세계 드래곤 [28] 16.스키장에서 생긴 일.
고급스럽고 호화스런 고급 호텔 식당 안. 때늦은 점심이라 한산했다. 카이란의 일
행들은 대충 아무 자리를 잡은 채 음식을 주문했고, 10분쯤 흐르자 음식을 나열했
다.
“화아!!”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눈앞에 펼쳐지자 설화는 감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포크로
대충 아무 음식을 콕 찍어 한 입 배어먹었다.
“음!! 맛있쪄!”
눈을 찡긋 감은 채 설화는 음식 맛을 음미했다. 여기 생활한지 일주일이 흘렀는데
도 이런 음식은 먹어도 먹어도 감회가 새로웠고, 질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설화에
게는 이 시간이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후훗! 많이 먹어요.”
깜찍하고 앙증맞은 표정으로 맛을 음미하고 있던 설화를 향해 혜미가 살풋 미소를
흘리며 권했다.
“설화는 이런 음식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아서 좋아요. 잘 먹을게요.”
주문한 음식은 10인분이 넘었다. 대충 양을 따진다면 건장한 어른 남자가 8명이서
먹어도 남길 수 있는 양이었다. 엄청난 양인데도 그녀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
저와 포크와 나이프를 든 모습은 마치 이런 것 쯤이야 기별에 간도 가지 않을 거라
는 모습으로 대범하게 보였다.
구경꾼들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라서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라
는 의심을 샀지만 그런 것쯤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가르쳐 주듯 음식 찌꺼기조
차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웠다.
“크윽! 저게 인간들이야?”
“우엑! 넘어 올 것 같아.”
“외형은 꽃인데 속은 엄청난 돼지들이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많은 양을 깨끗이 비울 줄은 생각지도 못한 표정
들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것은 ‘사기다’ 라고 할 정도로 사람들은 의심을 샀다
. 이런 식성을 가지고 있는 그녀들인데 어찌 몸매는 모델 뺨치는지… 위장이 2차원
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믿기 힘들었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가벼운 디저트를 처리하고(이때 구경꾼들은 다시금 경악을 금
치 못했다고 한다) 식당에 나왔다.
“이제부터 뭘 할 까요?”
“당연히 스키 타는 것 아니겠어.”
혜미가 다음 예정을 뭘로 할지 물었지만 물어볼 필요도 없다는 듯이 대답은 쉽게
나왔다. 스키장에 왔으니 당연히 스키타는 일 밖에 없을거니 물어보나마나 라고 생
각 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고급 호텔이다. 온수 풀장이나, 헬스장이나, 골프같은
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굳이 스키장에 왔어도 스키만 탈 필요가 없다. 그래서 혜미
는 선뜻 물어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