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08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운디네는 자신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걸 알고 싶어하는 거였나요?”
운디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아∼ 그렇구나 라는 표정으로 유키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답했다.
“글쎄요… 왜 그런 것일까요.”
인내심을 실험하는 대답이었다. 운디네야 무슨 대답을 하든 무표정한 표정으로 일
관하겠지만, 생각하고 있는 감정을 뚜렷하게 표출하는 실프는 똥십은 표정이 되어
버렸다.
“그럴 리가 있겠어요. 전 물어본 말에 대답 한 것 뿐이에요.”
문제는 그 대답이 전혀 쓸모 없다는 것이었다. 운디네는 미약한 한숨을 내쉬었다.
운디네는 체념했다. 그녀가 말하고 있는 말은 한치도 거짓이 없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응에 기대 못한 대답을 해서 죄송하네요.”
순순히 그녀는 사과를 건넸다. 분명 그녀들의 대답은 이런 것이 아닐거란 것을 알
고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사과를 건넨 운디네였다. 유키에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런데…….”
유키에는 실프와 운디네를 보면서 더 말 할게 있다는 듯이 덧붙였다. 운디네와 실
프의 시선은 자연적으로 그녀에게로 향했다.
“당신들이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이런 힘이 느껴지는 것 때문인가요?”
운디네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지 당신과 비슷한 기운을 지니고 있어서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유키에는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
쪽 눈썹이 찡그러졌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운디네와 실프가 의아하게 생각할
때쯤 유키에는 입을 열었다.
“왜 저만 이상하게 여기시는 지요?”
갑자기 뜻 모를 말을 내뱉자 운디네와 실프는 고개를 갸웃 할 수 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예요. 왜 저만 당신들과 똑같은 냄새가 난다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여기
시는지… 전 그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운디네의 단언하는 설명에 유키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 또박또박 뚜렷하
게 말했다.
“아니요, 당신들말고 또 있습니다. 바로 당신들의 주인인 검은머리 소년이요..”
무슨 소리냐는 듯이 운디네와 실프는 유키에의 얼굴을 응시했다.
“제가 앞서 말했다 시피… 그 소년의 힘을 쉽게 느낄 수 있던 것은 저와 똑같은 냄
새가 났었기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도 육신이 있는 존재입니다. 그런데도 그
당신들과 비슷한 기운을 지니고 있어요. 그것도 상당한 힘을요.”
“어째서 그렇게 분류가 되는 것이죠? 육신이 있고 당신과 똑같은 기운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죠?”
운디네는 아차 싶었는지 더 이상 내뱉지 못하고 말꼬리가 흐려졌다. 결정적인 모순
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유키에는 빙긋 웃었다.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겠죠. 맞습니다, 당신 말이… 그 소년은 인간이 아니
지요. 하지만 알아두세요. 저 역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애초에 당신이 주장하고 있던 것은 이런 힘을 지니고 있는 존재는 꼭 육신이 없다
는 거였습니다. 마치 자신들 외 이런 힘을 쓸 리가 없다는 식으로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주인에겐 육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각 못하신 것 같네요. 4대 원소라고 했
나요? 과연 4대 원소라는 것은 누가 정했었는지요? 원소의 종류는 100가지가 넘습
니다. 4대 원소라는 것은 그저 당신들만의 한정된 종류에 불과 합니다.”
유키에는 오른손 팔을 들어 올려 빠르게 반원을 그렸다. 그러자 그녀 주위에서 갑
자기 억센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의 힘은 느껴지지 않아
뭐든지 날려버리는 힘은 없었다. 그저… 빠른 속도로 눈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 뿐
이었다.
“제 힘은 이거입니다. 바로 눈이지요. 저는 눈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
습니다.”
다시 오른손을 올려 반원을 그리자 억센 눈보라는 감쪽같이 모습을 감추었다.
“눈도 원소입니다. 수, 풍, 지, 화는 단지 4대 원소에 불과한 것, 그중 당신네들이
존재하지 않는 설(雪)의 속성을 저희가 지니고 있는 것 뿐입니다.”
“육신이 있다고 자연의 속성을 지니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아마도 당신네들이
모르는 존재가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운디네와 실프는 아무런 말도 꺼내질 못했다. 틀린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자
신들은 그저 한쪽으로 치우친 고립된 생각에 얽매여 있는 것 뿐이었다.
카이란도 불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드래곤이다. 자신들처럼 혼령으로 이루어져 있
지 않고, 육신이 있는 존재다. 자연의 속성을 지닌 존재는 자신들뿐만 아니라는 것
을 왜 진작에 눈치채지 못했을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이것도 쉽게 답이 나왔
다.
드래곤은 모든 종족과의 비교 자체가 되지 못할 정도로 만능을 자랑하는 존재이니
그런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었다.
운디네와 실프와 유키가 그런 대화를 하고 있을 무렵의 같은 시각 카이란과 혜미가
있는 곳, 카이란은 느닷없이 재채기를 한다.
“엣취!!”
더럽게 콧물이 쭉 흘러나왔다.
“어랏?”
이, 이건 감기…? 어째서?
그런 일이 지난뒤 다다음날…. 왜 다다음 날이냐고? 훗! 저 윗대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다음날은 카이란이 감기에 걸려서 그런 것이다. 감기 걸리면 걸린 것이지
왜 다다음 날이야? 마법은 봉이야? 마법은 그런 단순한 병도 치료 못한데? 라고 딴
지를 걸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말하자면 약속대로 혜미가 하루종일 그를 간호했기 때문이다. 치료 마법 시전하는
데 누가 있든 없든 무슨 상관이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불 속성상 마법을 사용
하면 그의 몸에는 붉은 빛이 일렁이기 때문에 안되었다. 그렇다면 혼자 있는 틈을
타서 마법으로 치료하면 될 것 아니냐는 물음이 올 수 있다. 그 물음에 이렇게 답
한다.
혜미는 그가 아프기 시작했을 때부터 절대로 혼자 둔 적이 없었다는 것을…….
심지어 화장실조차 가지 않은 그녀였다. 그녀는 초인이라도 되는 것일까? 화장실도
가지 않게. 어쨌든, 그런 연유가 존재했기에 다다음 날이라고 밝히는 거다.
뭐…, 사실 카이란이 납득이 갈 정도로 일리는 있는 핑계를 이용해서 혼자 있게 하
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한번쯤은 병간호를 받고 싶었는지 카이란은 그런 핑계
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하튼 다다음날…, 시간은 다시 저녁으로 흘러갔다. 일행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카이란은 자신의 방으로 곧 향했다.
“그래…?”
카아란 곁에는 운디네와 실프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어제 유키에와 대화했던
내용을 모두 들려준 상태였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군.”
카이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자신도 운디네와 다를바 없는 생각을 지니
고 있던 거였다.
“뭐, 그런게 아니겠어. 내가 예전에 말 했었잖아. 이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
가 굉장히 많다고. 이것도 그런 것의 한가지 아니겠어.”
며칠전에 자신이 말한 말을 그대로 반영하며 카이란은 너털한 웃음을 내뱉었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는데 장작 멀리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지금 그들에게 저 말이야
말로 적절한 딱 어울린 표현이었다. 카이란 역시 실프의 말을 동감한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나저나… 그거에 대한 것은 대충 알아냈으니 다음 얘기로 넘어가지.”
그녀들에게 정령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제 알았다. 이제 그거에 대한 얘기는
끝났으니 다음 것으로 넘어갈 때가 됐다. 얼핏 카이란에게는 지금 이 얘기보단 다
음 얘기가 더 기대가 서린 표정이었다.
표정을 보면 지금까지 그녀들의 정체는 관심도 없었다는 표정이라 실프는 입살을
찌푸렸다.
“뭐, 그렇게 보이나? 어쨌든, 다음 얘기나 가르쳐 줘.”
사실 카이란에겐 설녀들의 정체는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이미 마음속으론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지녔기 때문인지 그녀들이 정령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
이 크게 이상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카이란이 관심이 있든 없든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운디네는 특유의 냉한 표정을 유
지하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그 다음 부분을 회상하기 시
작했다.
유키에에게 운디네는 정중하게 물었다. 다소 실례가 되는 질문일 거라는 생각때문
이었다.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 대답해 드려야겠지요. 네, 괜찮습니다. ”
비밀 같은 숨길만한 것이 없는지 유키에는 가볍게 대답했다. 운디네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녀에게 물었다.
카이란이 알고 싶어하는 질문. 유키에는 다소 의외의 질문이라는 표정으로 운디네
의 차가운 얼굴을 보았다.
동양적인 외모로 상당히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그녀다. 속셈만 있다면 백만장자를
잡는 것도 무리도 아니다. 누구라도 이 여성을 본다면 흠뻑 빠져버릴 정도라 독한
마음만 먹으면 무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게 하지 않고 외딴곳
에서 홀로 지내고 있으니 이상하게 여길만도 했다. 외모가 괴물처럼 생긴것도 아니
고, 그렇다고 못생긴 것도 아니고, 문둥병 같은 이상한 병에 걸린 것도 아니면서
그녀는 인간들과 교류를 끊고 있었다.
“흐음… 그거 말인가요.”
좀 꺼린다는 표정으로 유키에는 입살을 찌푸리며 오른쪽 볼을 긁적였다. 그녀의 표
정을 읽은 운디네는 다시 말했다.
“곤란한 것은 아니에요.”
확실히 그렇게 곤란하다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것이 운디네를 아리송하게 만들었다
.
“흐음… 밝힐 수 있는데 생각만큼 기대되는 대답이 아니라서요. 그리고 믿을지 안
믿을지도 알 수 없고요.
무슨 이유 때문이지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운디네는 대답을 원한다는 모습으로
침묵했다. 믿든 안믿는 우선은 들어봐야 하니까.
“원하시는 대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르쳐 드려야겠죠. 참고로 기대는 하지 마세
요. 그리고 절대 속이는 것도 아니에요.”
숨길 만한 것도 아니니 가르쳐 주지 못할 건 없었기에 유키에는 운디네가 질문했던
물음에 대답했다
“뭐?”
카이란은 눈이 크게 떠졌다. 잘못들은 거겠지 라는 표정으로 운디네를 보았다. 하
지만 운디네는 특유의 냉한표정을 일관하며 확인대답을 해줬다.
운디네의 성격상 농담할 위인은 아니라는 것은 카이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런 대답은 정말이지 해도해도 너무할 정도로 어이가 없던 거였다.
“참나… 단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니….”
어이가 없는 헛바람을 삼켰다. 지금까지 그것 때문에 괜한 생각을 한 것 같은 느낌
이 들었다. 손해까지 보는 기분도 느꼈다. 이것은 분명 그 뿐만 아니라 아리아도
같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녀도 그것을 알고 싶어했으니까.
실프는 팔짱을 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직접 들었던 자신도 어이없는 대답이
었는데 그것을 알고 싶어했던 카이란은 어떤 표정이 나올지 상상이 간다는 표정이
었다. 그리고 그 상상대로 표정이 일치됐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억울하네… 난 좀더 거창한 이유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
런데, 거짓말은 아니라는 것 확실해? 혹시 모르잖아. 말하기 꺼리는 거라도 속이고
있는 것일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의심이 섰다. 원래 진짜 이유는 말하기 힘든거라 대충 얼버무린 것일 수도
있다는 예상이 들은 것이다.
하지만 운디네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 다시 회상에 잠기며 그에게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운디네는 이채가 짙게 물들며 다시 물었다. 그런 대답을 믿으
라고 한다는 것은 거의 바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유키에는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고, 입가에는 그럴 줄 알았다는 의미로 옅은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기대되는 대답이 아닐거라고요. 저는 사실을 말한 거예요.
제가 왜 교류를 끊고 있는 이유는…….”
유키에는 또박또박 말했다.
“‘그 냥’ 입니다.”
(270) 이세계 드래곤 [28] 20.스키장에서 생긴 일.
인간들과 교류를 끊고 있는 이유가 단지 ‘그냥’ 이란다. 그런 이유… 운디네가 믿
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진실일 거란 것을 느꼈다. 웃고는 있었지만 장난기는 들어
가 있는 않는 천연적인 미소다. 절대 농담 따먹기 하자는 표정은 아니었다. 웃고
있는 표정이 진실을 말해 주고 있던 거였다.
실프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헤 입을 벌렸다. 이 얘기를 들으면 분명 카이란이 어
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갔다. 여전히 눈썹하나 바뀌지 않은 채 운디네는 다시 한
번 질문했다.
세상에는 그냥이라는 대답은 없다. 무언가 그런 생각을 들게 만든 단순한 이유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구체적인 거요? 굳이 말하자면 그럴싸하게 보여서 일까요.”
실프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