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11
니 역시 집 안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민지는 조심스레 혜미의 눈치
를 살폈다.(사실 이거 쓴 놈이 혜미는 고3이라는 것을 잊은 상태고, 수능 날이 언제
라는 것도 잊은 상태라 억지로 끼어 맞춘 것이다 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
을 밝혀둔다.)
“후훗…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
살풋이 웃으면서 혜미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은요?”
혜미는 가볍게 대답했다.
“후훗∼ 이미 전, S대 수시로 합격 된 상태예요. 그러니 수능같은 것을 볼 필요는 없
죠.”
그렇다! 혜미는 이미 수시로 대학에 합격 된 상태라 수학능력 시험을 볼 필요 없었다
. 머리 좋고, 공부 잘하고, 채색겸비까지 모두 갖추었는데 누가 대학에서 부르지 않
을까? 더군다나 보통이 아닌 엄청난 미인이기까지도 하는데…. 그녀정도면 추천 입학
도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아마도 그녀를 놓친다면 국가적까진 아니더라도 대학교 손
실이 클 것이다.
“헤… 그런 거였나요.”
“네, 그런 거지요.”
대충 수긍하는 민지를 향해 혜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기서 하나가 나서서 태클을
걸었다.
“하지만 혜미 언닌 제가 알기론 전교에서 20등 정도로 알고 있는데…. 그거 가지고는
S대 수시 입학은 힘들지 않나요?”
대학은 총 F대학이 있고, E대학이 있고, D대학이 있고, C대학이 있고, B대학이 있고,
A대학이 있고, S대학이라는 것이 있다. 순서대로 좋지 않은 곳부터 최고 좋은 대학으
로 분류한 것이다. 그러면 맨 끝에 S대학이 나왔으니 혜미가 합격한 곳은 최고 명문
대라는 것만 알아두도록 참고하자. 뭐? 세상에 그런 대학이 어디 있냐고? 고유명사를
말하라고? 픽션에서 무슨 세세한 것을 따지려고 그러나….
하나가 알고 있기론 혜미는 전교 1등이 아니다. 그렇다고 10등도 아닌, 지난번에 14
등을 한 것으로 기억했다. 지지난번 시험 때는 23등을 했으니 평균적으로 20등정도로
잡은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지지난번 시험 성적을 하나가 알고 있는지는 미스터리다
.
어쨌든, 전교 10등 안에 든다면 모를까… S대학쯤에 수시로 합격하려면 최소한 그 정
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자고로 혜미의 성적으론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후훗∼”
혜미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한마디만 했다.
“눈 앞에 있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에요.”
“…….”
여기서 단번에 그 의미의 파악을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으리라…. 다들 그녀의 말에
고개를 연신 끄덕였고, 대략 짐작이라도 했는지 하나는 ‘역시’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팔짱을 낀 상태로 다른 이들과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 이제부터 선배를 볼 수 있는 날은 이번 겨울방학까지네요.”
아쉽다면 아쉽다고 해야 하나…. 언제부턴가 이런 멤버로 집에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
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이중에 혜미가 빠진다고 하니 뭔가 기분이 착잡해졌다.
“후훗! 아쉬워하니 기분 좋네요.”
기분 좋은 듯이 웃으면서 혜미는 카이란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졸업식은 언제예요?”
하나가 질문하자 뭔가 중요한 것을 알았다는 마냥 모두의 시선은 그녀에게로 쏠렸다.
그리고 천천히 혜미에게로 시선이 돌려졌다. 당사자인 혜미는 담담히 미소를 유지하
면서 손가락을 세어보며 계산하기 시작했다. 모든 계산을 끝마친 혜미는 다시금 빙긋
미소를 그리며 태연약자하게 말했다.
“오늘이네요.”
뜨어!! 하는 표정이 되더니만….
“똘마니 밟아욧!!!”
운전수의 목을 조르며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지도 방금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말했다.
“아∼ 그리고 보니 나도 오늘이네.”
인적이 드문 도로인지 차선은 중앙선 하나밖에 없는 1차선 도로였다. 산악지역이라
길은 상당히 험했고, 가파른 경사까지 있어서 자칫 내리막에서 사고라도 나면 대형
사고는 물론이고 바로 즉사 원샷 원빵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다.
-부아아앙!!-
그런 도로에서 불티나게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쾌주 하고있는 자동차 한 대가 있었
다. 최소한의 속도가 80Km이상은 가까이 달리는 상태였다. 그 정도 속도라면 가드레
일이 부딪쳐도 가속에 의해서 뚫고 지나칠 수 있었다.
다행히 이른 아침이라는 점과 인적이 드문 곳이라서 거의 혼자 독주하고 있는 상태라
추돌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극히 적었지만 보는 사람의 입자에선 상당히 욕 나오거나
(저런 속도로 다닌다고 ‘미친놈’이라는 소리나 하는 타입) 가슴 졸이는 조마조마한(
사고날까봐 ‘노심초사’하는 타입) 심정을 느낄 것이었다.
“하아암∼!”
상당히 느긋하게 하품이나 하는 운전자였으니… 부딪쳐서 사망에 이를 위험을 안고
다니는 모습이 아니었다.
“역시…… 오락실에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니셜Z를 열심히 했더니 굉장히 졸렵네
. 지금 몇 키로로 달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어제 저녁부터 오락실에 죽치고 않아서 밤샘으로 이니셜Z를 열심히 하고 온 운전자.
덕분에 비몽사몽 상태로 무작정 달리고만 있어서 자신이 지금 어느정도의 속도인지를
자각 못한 상태였다.
“으으… 역시 혼자 레이스를 한다는 것은 지겨운 것이야.”
그러면서 천천히 그는 차의 스피드를 죽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몽사몽의 의
해서인지 속도는 상당했다. 이정표와 아스팔트 위에 40이라는 규정속도 안내가 휙휙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을 정도였다. 속도 위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는 도로라면
최소한 8만원권 딱지가 날아오리라…….
“그나저나 이 지역 애들도 나의 상대가 되질 않는군. 이래선 게임이 되는지… 대부분
소수점대가 아닌 몇 초대로 이겨버리니 나 원…. 나중에 원정 게임 땐 싱거워서 하품
이나 하겠…… 응?”
백미러에서 뭔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두 개의 헤드라이트가 비치
는 것을 보아하니 자동차라는 것을 판명 할 수 있었다.
“뭐지? 투스인가? 아니면 튜브인가?”
옅은 아침 안개의 의해 무슨 차인지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상당히 빠르게 다가오
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큭!!”
어떤 차인지 모르지만 백미러에 비치는 헤어라이트가 거슬려 상당히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마치 그에겐 ‘재수없어! 엑셀도 밟을 줄 모르는 녀석, 깝치지 말고 빨리
짜져!’ 라는 식으로 조롱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도 굉장히 근접한 상태에서 자
신을 압박하고 있으니 그렇게 해석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고, 마치 도전이라도 거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오디오 스피커에선 자신이 제일 즐겨 듣고, 좋아하는 ‘No one sleep in tokyo
‘ 라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이 정도면 상대하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
했다.
그는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중얼거리며 씩 짙은 미소를 그렸다.
“그래! 좋다! 코너진입에 빠져나오면 백미러에서 사라져주게 만들지.”
그러지 않아도 지금까지 한바탕 게임을 하고 온 이몸! 그리고 비몽사몽…… 판단력이
흐려지기 일쑤리라.
엄청난 손놀림으로 기어를 변경하며 힘껏 엑셀을 밟기 시작했다.
-부아아아앙!!-
어둠의 루트로 개조한 100마력 엔진의 위력! 엔진 배기구에선 스파크를 튀기는 동시
에 광활한 소음을 내지르며 산슭 깊숙한 곳까지 퍼졌다.
“엇!!?”
하지만 개조한 차인데도 불구하고 그는 쉽게 정체불명의 차에게 어이없게 추월을 당
하고 말았다. 그것도 아무것도 시도도 못한 상태에서 허무하게 말이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이 부릅뜨게 떠졌지만 더욱 경악한 것은 정체불명의 차의 정체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저것은!! 밴(Van)이잖아!!!”
차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승합차와 다름없는 밴이었다. 세상에 마상에… 일반 스포츠카
… 아니, 일반 승용차도 아닌 승합차라니!! 겨우 저따위 차에게 당했다는 것에 분노
가 치솟았다.
“저런 승합차로 떼어놓질 못하고 추월 당하다니… 지금 나쁜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
가!? 젠장 빌어먹을 녀석!!! 웃기지 마라!!”
그는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난 이니셜Z 넘버2(투)닷!!”
20미터 남짓… 완만한 커브길 다음엔 굉장한 깊게 파인 코너링이 보였다. 어림잡아서
속도를 50정도로 줄여서 천천히 진입해야만 하는 길이었지만 앞차는 속도를 전혀 줄
맘이 없는지 여전히 빠른 돌진하고있었다.
-드륵드륵!!-
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그는 기어를 저단으로 바꾸며 풀 브레이킹을 시도하자 차의 가
속력의 의해서 뒷바퀴가 그립을 잃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이제 저 놈 뒈졌구나 라고 생각할 때 쯤… 신기하게 차는 헤어핀에 의해 가드레일에
부딪치지 않…….
-쾅!!-
“크아아아아악!!! 어째서!!! 게임에선 그대로 드리프트가 돼서 빠져나가던데!! 어째
서!!!”
은게 아니라… 그대로 부딪쳐서 생각대로 추락하고 뒈져버렸다. 역시 잠결에 뭐든 하
면 좋지 않고, 자나깨나 안전운전 명심하자. 게임과 현실을 혼동하지 말자 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교훈이었다.
————————————-
집에 도착하자마자 민지를 반기는 것은 부모님의 노발대발한 잔소리였다. 자신 졸업
식도 잊은 채 놀고 왔으니 그럴 만도 했다. 연락하고 싶어도 연락할 방도조차 없으니
(아직도 그들은 그 흔한 핸드폰 하나 없는 상태다) 부모님들은 노심초사를 겪어야만
했고, 그 마음이 모두 분노로 번졌었다. 덕분에 그들은 귀가 따갑도록 잔소리를 들어
야만 했고, 즐겁게 놀러 갔다온 표정은 눈 씻고 찾기 힘들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 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입구에는 앞 뒤 1
00미터 전부터 졸업 축하 꽃을 판매하는 거리 상인들을 줄을 이었고, 학교 안에는 축
하하러 온 학부모들이나 하객들로 가득 메운 상태였다.
이곳 학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붙어있는 학교라 졸업식도 같이 거행한 덕분에 모든
전교생이 몰려 있는 것과 방불케 강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온 덕분에
학교 안에는 그야말로 하객들로 천지를 이루고 있었다.
다행히 졸업식은 늦지 않았다. 아침 일찍 거행하지 않고, 대략 9시 반쯤에 시작한 덕
분인지 지금은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교장선생의 연설이 이어지고 있었다. 혜미와 민
지는 각각 자신의 반이 모여 있는 곳을 향해 줄을 섰다. 교장 선생의 말씀이 끝난 뒤
대표 졸업장 수여를 한 뒤 졸업생들은 마지막 교과를 제창했다.
[흰 뫼의 높고도 굳은 뜻으로한가름의 맑고도 깊은 맘으로
우리는 배우리 쉬임 없이
참되고 착하고 고이 사는 길
배워서 조국에 빛을 더하리
한성∼ 한성∼ 무궁하도록
삼천리 강산에 빛을 더하리]
참으로 교가가 유치 뽕짝이 따로 없었다. 어째서 이렇게 밖에 못 만드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졸업식은 허전할 정도로 싱거웠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아쉬움의 의해서 눈물을 흘렸
던 철없던 초등학생 시절 때처럼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은 하품
을 해대며 언제 끝나나 라는 식으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고등학교 마지막 날
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이 감정기복들이 없었다.
카이란은 부모님과 함께 민지의 졸업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중학생들이 몰려 있는 쪽
에 있었다. 모든 절차를 끝낸 지금 졸업생들은 모두 담임지시에 따라 교실로 이동한
상태였고, 그들 역시 교실 복도쪽으로 걸음을 옮긴 상태였다.
아리아와 사미는 카이란 곁에 없었다. 언제나 찰거머리 같이 붙어 다니던 사미와 아
리아였지만 오늘은 민지의 졸업이자 혜미의 졸업이기 때문에 그녀들은 혜미가 있는
곳으로 간 상태였다. 거만이와 거한이는 그녀들이 어떻게 되든 그다지 상관 않는 주
의라서 졸업식이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을 예상한 배려였다. 물론, 사미야 가족의 일원
이니 당연한 행동이겠지만 아리아는 친구로서 배려로 같이 가준 것이다. 그리고 덤으
로 집에 가봐야 할 일 없는 하나도 같이 있었다.
“아랏? 저는 왔어요. 저를 빼먹으면 안되죠.”
…방긋 웃으면서 말하는 이 여인. 아무도 안 왔을 거라고 생각했던 가족 중, 효연이
가 왔다는 것이 예상 밖이랄까.
“당연히 우리 가족 중 혜미 졸업식인데 안 올 리가 없잖아요.”
잊어버린 독자가 있을 까봐 말하지만 효연이는 거만이의 부인이자 사미, 혜미의 모(
母)가 되는 인간이다.
“오랜만에 뵙네요. 거만이 부인인 효연이라고 합니다. 2권 때 살짝 나왔었죠? 기억해
주시는 분 많을 거라 믿고, 감사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거참… 서술하는 곳에서 왜이리 나서는 거야? 좀 가만히 있으쇼.
“오호호호호홋!!”
뭐, 뭐지? 저 웃음은?
“얘들아…!”
-두두두두두!!-
“네, 사모님!”
“가서 조기 교육 좀 시켜라.”
“넷!! 사모님!!”
어이어이… 난 작가라고… 작가. 끄어어어어어어억!!(열라게 밟히고 절라게 밟히고 X
나게 밟혔던 작가 한모씨. 덤벼야할 상대를 잘 골라야 했다.)
크윽…! 예쁜 얼굴에 숨겨진 악랄한 본성이 있었을 줄이야… 아이구 허리야. 어쨌든
… 얘기는 계속 된다.
효연이는 거만이와 다르게 자기 자식들에게 애정을 주는 쪽으로 속한 편이었다. 그래
서 그녀는 오늘 혜미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온 것이다.
졸업식이 끝나니 졸업생들은 큰 꽃다발을 받으면서 기념 촬영에 열중하는 인간들이
많아졌다. 그중 카이란도 그들 분류로 속했다.
민지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1학년으로 올라간다. 물론 학교는 별반 다름없이
이곳 한성 고등학교로 진학된 상태였다. 그러니 어쩌면 그녀에게 있어 정든 학교 땅
을 떠난다는 느낌도 없으니 졸업식이라는 것이 의미 없을 수도 있어서 굳이 갈 필요
까진 없었다. 졸업식이란 말 그대로의 과정을 잘 맞췄다는 축하 의식에 불과하니까.
졸업장이야 나중에 친구나 선생님에게 받아도 되니까 말이다.
교실 안에선 담임이 아이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한 뒤 마지막 종례를 했다. 그리고 아
이들은 교실 밖을 빠져나오면서 각자 가족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갔다. 민지도 졸업
장을 카이란과 부모님에게 보이며 밖으로 나와 같이 합류했다.
그 시각 같은 장소 고등학교 건물. 민지와 별 반 다를 것이 없는 분위기로 왁자지껄
했다.
혜미는 밖으로 나오며 효연이와 사미, 하나, 아리아 있는 곳으로 향했다.
“축하해.”
“축하한다, 혜미야.”
“언니 축하해요.”
다가오는 혜미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며 꽃다발과 졸업통을 내밀었다.
“고마워요. 어머니, 그리고 모두들…,.”
꽃다발과 졸업통을 받으며 그런 그들을 향해서 혜미는 밝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잠깐, 거기 서 있어봐.”
사미가 손을 앞으로 내밀며 멈추라고 하자 혜미는 걸음을 멈칫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사미는 뒷걸음을 쳤고, 핸드백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꺼냈다.
“언니의 졸업하는 모습은 찍어야 하지 않겠어.”
졸업 날에 졸업장만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짓은 기억을 버리고 오는 짓과 똑같은 것
이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생에서 한번쯤 추억을 되
새기는 행동은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 되새기는 추억의 매체역할은 대부분
사진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니 이런 특별한 행사에서 사진을 찍어둬야 나중에 추억
을 되새길 수 있는 것이다.
“자! 치즈∼”
-찰칵!-
사미는 초점을 혜미에게 맞추고 찍었다.
“저기 하나양 부탁이 있는데… 사진 좀 찍어주면 안될까요? 사미와 같이 찍고 싶어서
그러거든요.”
“아! 그거라면 당연히 해드려야죠!”
하나는 흔쾌 혜미가 부탁하는 것을 들어주었다.
“고마워요.”
“고맙긴 뭐가 고마운 거예요? 안 그래도 그런 말하지 않고도, 제가 그 말하려고 그랬
는데요.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언니.”
그렇게 말하니 혜미는 기분 좋은 듯이 빙긋 웃음을 지었다.
“자∼ 여기 사진기….”
“응, 고마워.”
사미에게 사진기를 받자마자 그녀는 뒤로 한발자국 물러났고, 사미는 혜미에게 다가
갔다. 하나는 제자리에 쭈그려 앉으며 한쪽눈을 찡긋 감고서 카메라 들고 두 사람을
보았다. 하지만 금방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뭐 하는 거야? 자매 둘이서 나란히 서 있으면 어떡해? 친하게 보여야하지 않겠어?
무슨, 생판 모르는 남이라는 둥 그런 뻘쭘한 모습이라니!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