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18
“크오오옷!”
“덤벼!!”
결국 카이란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놈들은 ‘이놈 잘 걸렸다’ 라는 식으로 서로가 빙긋
웃으며 투지를 불사른다.
“…….”
싸움하는 짓도 이렇게 허락 맞고 해서야…… 거참 재미없는 반이라고 카이란은 느껴
졌다.
카이란이야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이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무리도 아니었다. 시간이
지난 만큼 이미 반 아이들도 카이란에 대해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있었다. 처음엔
그의 눈치를 살피면서 지냈지만 카이란은 그런 깐깐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 만 건드리지 않으면 된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렇게 생활하면 된다는 것을 인식했건만 그래도 이놈들은 2학년때만으로도 반 교실
에서 싸움 좀 한 놈들이라 사사로운 것만으로도 금방 열을 내었다. 덕분에 툭하면 일
어나는 것이 싸움이었다. 가히 일주일에 5번 정도 일어날 때도 있고, 하루에 2번 이
상도 한 적 있는 반이었다. 문제아 반도 가히 이것만큼은 아니리라 라고 생각 할 정
도로 무척 싸움이 잦기도 했다.
카이란도 싸움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애들이 싸움을 하면 재미있게 구경하
기도 하고, 가끔 무기 쓰는 것을 방지 삼아 심심풀이 삼아 심판(?)까지 봐주기도 했
다. 싸움은 등등하게 하는 것이지 한 놈은 무기, 한 놈은 주먹이면 그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참견한다고 말한 것이지만, 사실… 그의 본심은 분명 무기를 쓴다
면 일방적으로 싸움이 금방 끝나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려고 참견을 한
것이란 걸 그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현실에서 그런 짓을 하다간 장난 까냐! 라
는 말과 함께 다굴신공으로 열라게 밟힐 테지만 여기에선 그 누구하나 카이란에게 거
역을 할 수 없으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들은 참아야 했다.
어쨌든, 이유야 어떻든 카이란도 애들이 싸움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카이란이 깨어 있을 경우다. 아시다시피 카이란은 굉장한 잠보다. 예
전의 비해 많이 괜찮아진 그였지만 여전히 아침잠은 많은 편이다. 3600년의 버릇을
단 1년 만에 고쳐지기란 어려울 테니까 당연하다. 그래서 아직까지 보충 잠을 학교에
서 보낼 때가 많았다.
그는 기분 좋게 잠을 잤었었다. 그런 날에 어느 두 놈이 싸움을 벌인 것이었다. 싸움
이라면 신경에 거슬리는 욕들과, 사물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 의성어들이 귀에 들어온
다는 것이다. 기분 좋게 잠을 청하고 있었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 누구라도 기분 좋
게 잠을 자고 있으면 폭발 할 것이고, 카이란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놈 두 놈은
엄청나게 터졌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 그 정도쯤이야 카이란은 참을 수 있었는데, 그 다
음이 문제였다.
또 다른날 또다시 어떤 두놈이 싸움을 시작했다. 정말 지지리도 싸움을 많이 하는 반
이고, 여전히 서열이나 따졌다. 물론, 카이란이 서열1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으니
배제한다. 어쨌든, 한창 싸우는 도중 둘 중에 어느 한 놈이 빗자루를 들어 버린 것이
고, 그것을 상대편에게 던져 버렸다. 한 실력 자부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그 놈은 잽
싸게 피해 버렸고, 날아가 버린 빗자루는 자고 있던 카이란의 뒷통수에 꽂혀버린 것
이었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잠자는 용의 X털… 아니, 수면에 들어간 드래곤의 X털을 뽑은
격과 마찬가지! 그 뒤 그 싸우는 놈들은 가히 중환자 실로 가야 할 정도로 카이란에
게 엄청 맞았다는 전설. 그 일이 생긴 뒤 아이들은 카이란 앞에서 싸움을 벌일 때 꼭
그의 허락을 맞고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딩동 딩동-
“젠장! 너 운 좋은 줄 알아!! 다음 쉬는 시간에 보자!!”
“흥! 내가 할 말을!! 너야말로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뒤꽁무니나 내빼지 말지!!”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그만 1회전이 끝난 종소리가 울렸다. 그래서 서로 치고 박고
한 덕분에 그들의 얼굴은 조금씩 멍이 들어 있었고, 각자 씩씩거리며 자신들의 자리
로 돌아갔다. 구경하고 있던 아이들도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이번 과목을
가르칠 선생님이 들어왔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의심하나 없이 수업은
자연스럽게 거행되었다.
이런 것이 카이란의 이곳 반 일상사라고 할 수 있었다.(역시 문제아 반 맞다)
-딩동 딩동-
마지막 수업 종소리가 교내에 크게 울려 퍼졌다.
“자! 종례 시간이에요.”
“와와!”
“휙휙! 선생님 예뻐요!!”
종치자마자 예쁜 미모의 선생 채연이가 아이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교실에 들어
왔다.
“자자! 앉아요, 앉아. 오늘 종례는 말 할 것 별로 없어요. 모두들 내일이 모의 고사
라는 것은 알고 있죠? 모두 수능 잘 보라는 시험이니 너무 귀찮다는 생각은 하지 마
세요. 그리고 앞으로 중간고사도 한달 밖에 안 남았으니 내신 올리려면 열심히 하세
요.”
“네!!”
아이들은 채연이가 만족할 정도로 크게 대답했다.
“후훗!”
그런 씩씩한 대답을 들은 채연이는 흐뭇해했다. 처음 이 반을 왔을 땐 정말 맡고 싶
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생각 외로 말썽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카이란이 평정했으
니), 싸움도 많지 않았고(카이란이 평정했으니), 지저분하지도 않았고(카이란이 평정
했으니), 반항도 없었고(카이란이 평정했으니), 어쨌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카
이란이 평정했으니)
‘역시 내 미모는 사람까지 변하게 만드는구나.’
덕분에 그녀는 자화자찬과 함께 자아도취 착각에 빠져버렸다.(카이란이 평정했으니)
그녀는 박수를 짝짝 두 번 치며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자! 그럼 이걸로 오늘의 종례는 끝입니다. 자 반장.”
채연이는 시선을 돌려 카이란에게 옮기자 카이란은 슬금슬금 일어났다. 임시 반장이
었던 카이란은 정식 반장이 되어 버렸다. 진짜로 반장 선거를 할 때 어떨 결에 후보
로 선출되어 버렸고, 그의 카리스마 때문인지 가히 만장일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득표수를 차지해 당선되었다.
“차려! 경례!”
“감사합니다!”
크게 제식 구령호구를 외치자 아이들은 한결같이 크게 대답한 후, 우르르 교실 밖을
빠져나갔다.
카이란도 덩달아 아이들과 비슷하게 교실 밖을 빠져나갔고, 문 앞에는 반짝반짝 아름
다운 목걸이가 유난히 눈길을 끌고 있는 여성들, 사미와 아리아, 하나가 카이란을 기
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들과 합류를 하고 교문 앞에서 민지까지 만나서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
다. 물론, 혜미는 없었다. 가끔 오전 수업만 있을 땐 일부러 한성 고등학교까지 와서
함께 돌아가긴 하지만 그런 일은 극히 드물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는 경우다.
“이제 겉옷을 벗을 때가 온 것 같아요.”
손을 뻗으며 사미는 날씨의 기온을 체감했다. 카이란도 동감을 한다는 표정으로 고개
를 끄덕였다.
“응‥ 그렇긴 하네.”
봄이 와서 그런지 슬슬 동복만 입어도 괜찮을 시기가 찾아왔다. 궂게 닫혀있던 꽃망
울은 무도 활짝 열어졌고, 따뜻한 봄 햇살을 체감할 정도로 날씨는 풍요로웠다. 하늘
을 날고 있는 새들도 봄이 온 것에 기쁨이 서려 있는지 다들 기분 좋다는 듯이 짹짹
거리며 천공을 활보하고 다녔다.
“헤헷! 백성님….”
어울리지 않게 실실 웃는 표정을 쪼개며 아리아가 카이란 곁으로 다가온다. 그는 왜
아리아가 그런 표정으로 다가오는지 잘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 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최근 아리아가 그런 표정으로 다가오는 것은 딱 한가지 밖에 없었다. 그래서 무슨 말
을 할지 이미 알고 있기에 어렵게 생각 할 필요도 없이 쉽게 부탁을 들어줬다. 그는
다른 일행들을 둘러보며 의사를 물었다.
“너희들은 어때? 같이 갈 꺼야?”
“음… 전 괜찮아요. 저도 그.곳.이 마음에 들거든요.”
“나도 괜찮아.”
사미와 하나는 괜찮다는 의사를 보였다.
“와아! 고마워요! 사미양, 하나양.”
같이 간다고 하니 뛸 듯 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아리아다.
“그럼 갈까.”
그들은 그.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1시간정도면 절대로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금 그들은 곧바로 집으로 향하는 길이 아닌, 대략 1시간정도 더
소비하는 길목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까 아리아가 가고 싶어하던 곳과, 그
녀 외 다른 이들도 마음에 들어 하는 곳으로 가기 때문이다.
지금 가고 있는 곳은 모두가 마음에 들어 하는 곳이다. 심지어 카이란까지 말이다.
그래서 카이란은 단번에 그녀의 의도를 알고 바로 응낙해줬었다.
길은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도시 중앙가가 아닌, 외각쪽으로 빠진다는 증거였다. 그
러지 않아도 외각쪽인 지역에서 더더욱 외각 쪽으로 빠진 덕분에 마치 시골길을 연상
케 그린벨트 지역까지 오게 되었다.
“화아!”
활짝 기분좋은 표정을 그리며 아리아는 양팔을 벌려 앞으로 달려나갔다. 사미는 웃음
지었다.
“아리아양은 꼭 여기 오면 어린아이 같군요.”
“그러게… 요즘 초등학생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데 말야. 꼭 6살 박이 어린아이 같아
.”
하나도 그녀의 말에 동조하지 웃음을 그렸다.
“헤헤∼ 그, 그렇게 보이나요?”
쫑긋 혀를 살짝 내밀며 아리아는 열없게 웃어 보이며 오른쪽 볼을 긁적였다.
“하지만 그게 아리아 언니답잖아요.”
“응! 그건 맞긴 맞아.”
“그렇지, 아리아를 보고있자면 마치 때묻지 않은 순진무구(純眞無垢)한 처녀의 모습
을 보는 것 같으니까. 행실을 보나, 말투를 보나 그리고 왠지 모르게 이곳풍경과 잘
어울린 저 아름다운 외모를 보나, 아리아는 딱 그거야.”
“맞아! 맞아!”
아리아의 대해 그렇게 평가하자 그녀는 부끄러운지 양 볼이 붉게 물들었다.
“아이참∼ 놀리시지 말아요. 너무 하잖아요.”
“놀리는 것 아냐. 당연한 거니까. 그렇지 않아?”
하나가 모두에게 물어보자 다같이 긍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여기가 좋긴 좋지만, 유난히 아리아양은 이곳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이
유 가르쳐 줄 수 없을까요?”
왜 이곳을 좋아하는지 사미는 아리아에게 이유를 물었다. 아리아는 부드럽게 웃어 보
이며 이곳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그린벨트 지역이다.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을 막는 지역. 이곳 풍
경은 온통 아름다운 꽃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때마침 지금 시기는 딱 봄이다. 꽃망울
을 활짝 터뜨려 한창 아름다움을 뿜어낼 시기가 온 것이다.
아름다운 꽃들과 잘 어울려진 집들… 마치 환상 속에 빠진 것 같이 거리가 예쁘게 꾸
며져 있었다. 이곳은 그린벨트 지역이자 꽃을 재배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아직 다 벗기지 않는 비닐하우스가 보이기도 했다. 이곳은 꽃이 무척이나 많았고, 주
위에는 온통 봄꽃으로만 이루어져있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부드러운 꽃들의 정기로
가득했다.
“…좋아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나지막하게 아리아는 사미의 질문에 대답했다.
처음 이곳을 찾은 곳은 아리아였다. 엘프들은 자연의 정기가 풍만한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감이 있다. 자신이 있던 곳과 떨어진 장소였지만 무언가 포근한 정기의 흐름
을 느껴서 이곳으로 올 수 있던 것이었다. 아름다운 장관, 꽃들의 세상… 그리고 포
근한 대지의 기운, 아리아가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
래서 방과후에 모두와 같이 이곳으로 왔었고, 모두들 만족해하는 표정을 보니 절로
기분이 좋았다.
그 뒤 그들은 이곳이 마음에 들었는지 자주 오게 되어 버렸고, 가히 일주에 3-4번은
기본으로 왔었다.
그들은 한동안 이곳을 돌아다니며 답답한 기분을 풀었다. 그녀들도 이곳이 좋지만 카
이란도 만만치 않게 이곳을 좋아했다. 싸움을 좋아하고 성격이 불같은 드래곤에겐 좀
어울리지 않는 장소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왜 이곳을 좋아하는지는 자신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카이란은 아직까지 분주하게
북적거리며 번화하는 이곳 도시 생활 때문이라는 것을. 그래서인지 한적하고 평화롭
게만 보이는 이곳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니 좋은 것 뿐이었다. 아리아야 원래 정체
가 엘프니 이곳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생들 또 왔는감?”
“아‥ 네 안녕하세요.”
꾸벅… 아리아는 반갑다는 표정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허허! 참으로 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구먼.”
사람 좋게 웃으면서 그들을 받아주는 이…, 대충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노인네였
다. 꽃을 재배하는 사람인지 간편한 작업복을 착용한 상태였다.
“오늘도 여전히 그런 복장으로 꽃을 가꾸시네요.”
사미가 말했다. 이들은 이 노인네와 처음 대면을 가진 상태가 아니었다. 이미 이곳에
몇 번을 와본 그들이기에 몇 번 얘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던 것이다.
이 노인네는 이 꽃을 재배하는 인간이다. 하지만 아리아는 여기 이 노인이 가꾸는 꽃
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이곳은 다른 곳보다 꽃의 정기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정기가
높다는 것은 그 만큼 꽃을 잘 가꾸고 정성을 쏟는다는 의미도 된다. 그래서 이곳에
올 때마다 이 노인네와 마주치게 되었고, 지금 오늘도 만날 수 있던 것이다.
“그나저나 계속 그렇게 꽃을 가꾸시면 피곤하지 않으세요?”
“그다지 힘들지 않아, 이런 예쁜 꽃들을 보면 그런 것 느껴지지도 않는걸.”
사미가 다시 그렇게 묻자 노인네는 허허허 웃으면서 평온한 표정으로 자신이 재배하
고 있는 꽃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보니 그렇게 서 있지 말고,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 어떻겠나?”
이곳 꽃밭 가장자리에 조그만 한 움막집이 보였다. 이곳에서만 사용할 용도로 만든
집 같았다.
“에, 차요?”
“에구… 이놈의 주책… 늙었긴 늙었구먼.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을 이런 누
추한 곳에 앉히려 하다니… 미안허이, 그냥 못들은 걸로 해줘.”
노인은 자책하며 자신의 머리통을 통통 두드렸다. 이런 곳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갈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아리아는 방긋 웃으면서 노인에게 말했다.
“아니요, 초대해 주신다면 저희야 감사해야겠죠. 그리고 더럽다니요. 무슨 소리를 하
시는 건가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요.”
그렇게 말하고 흘끔 아리아는 다른 일행들을 보면서 물었다.
“어때요?”
“난, 괜찮아.”
“나도.”
일행들은 모두 괜찮다는 의견이 나오자 아리아는 다시 노인네에게 시선을 돌려 빙긋
웃음 지었다.
“자∼ 이렇습니다.”
“허허허∼ 거참 마음씨도 고운 아가씨구먼.”
너털한 웃음을 터뜨리며 노인네는 기분 좋은 표정을 그렸다. 요즘 아가씨치곤 상당히
예의가 바르고 착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럼 누추하지만 들어와요.”
“네.”
일행들은 꽃밭을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갔다. 움막집이라 입구란 것은 없었다. 안에는
조금 넓은 소파가 마련되어 있었고, 가운데에는 난로가 놓여져 있었다. 화제를 방지
하기 위함인지 투박한 석유 난로가 아닌, 단순히 전기 난로였다. 위에는 금색 주전자
가 놓여져 있었고, 안에 물이 가득 들은 상태로 주전자 입 쪽에는 하얀 김이 모락모
락 피어나고 있었다.
비교적 안은 지저분하진 않고,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였다. 다만 이곳 자체가 낡았기
때문인지 대충 보면 지저분한 느낌이 감돌았다.
“누추하지만 여기 앉아요.”
“네, 고맙습니다.”
큰 소파에는 아리아와 사미, 하나가 앉았다. 그리고 남은 민지와 카이란은 노인네가
마련해준 조그만 한 의자에 앉았다.
“자… 여기 한잔씩 들어요.”
노인네는 종이컵으로 뜨거운 차를 일행들에게 내주었다.
“감사합니다.”
은은한 향기가 향긋하게 코끝에 감돌았다
“와! 향이 좋네요.”
“음! 맛도 있는데요.”
저마다 한 모금씩 마신 그들은 감상을 내뱉었다.
“허허허… 그런가? 그저 별 볼일 없는 차인데 그렇게 칭찬해 주니 송구스럽구먼. 어
쨌든, 많이 있으니 많이 드시게.”
“네, 감사히 먹겠습니다.”
그들은 차의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희가 올 때마다 이곳에 만날 계시던데… 혹시 하루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오시는 건가요?”
사미가 마시던 차를 무릎 위쪽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허허‥ 뭐, 그런 셈이지.”
“헤에… 힘들지 않아요?”
민지가 물었다. 나이가 70대 중반이면 이런 일을 하기엔 굉장히 힘들 것이다. 자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