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20
“아… 안녕하세요!”
“허허… 그려그려…….”
그녀들은 꾸벅 인사를 건네자 노인네는 손을 들며 반가움을 표했다.
“허허허… 오늘은 새로운 아가씨가 보이네?”
저번 그 날일 뒤로 그들은 노인네와 친해진 상태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카이란, 사미
, 아리아, 민지, 하나 이렇게만 봤었는데 지금은 늘 보던 멤버가 아닌, 다른 한 명이
보인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진 혜미라고 합니다.”
새로운 아가씨라는 말에 자신을 지칭하는 것을 알고, 혜미는 앞으로 나서서 정중하게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허허… 얼굴도 천사인데 몸가짐까지도 예의가 똑바른 아가씨네. 저쪽에 있는 아가씨
와 많이 닮았는데, 혹시 자매인가?”
쌍둥이라고 할 정도로 그 둘은 정말로 닮아있으니 노인네는 그녀들이 서로 자매라는
느낌을 받았다.
“네, 그렇습니다.”
“품위를 보나 몸가짐을 보나 이쪽 아가씨가 언니인가 보군.”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에 노인네는 혜미가 언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
다. 혜미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담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너무해요, 할아버지! 제가 동생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런 말을 하시는가 보면, 제가
어린아이처럼 보인다는 말인가요?”
옆에서 혜미의 팔짱을 끼며 사미가 뾰로퉁 한 말투로 나섰다. 얼른 그녀 말 맞다나
노인네의 그 말은 사미는 장녀의 느낌이 아닌, 막내딸의 느낌이 난다는 의미였다.
“허허허허… 이런이런, 내가 말을 실수했군. 미안하군, 미안허이.”
너털웃음을 내뱉으며 노인네는 사과를 건넸다.
“자자… 여기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지.”
“네.”
그들은 움막집 안으로 들어갔다. 안들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각자 자리에 앉았고,
노인네는 그녀들에게 차를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
각자 차를 받고 모두 한 모금씩 들이켰다.
“차의 향기가 참 좋네요.”
“허허허….”
혜미는 눈을 감고 차의 향을 음미했다.
“강하기도 하고 약하기도 하는 은은한 향에 마시고 난 후에도 계속 떫은맛이 감칠나
는 차라… 이 차는 아무래도 다즐링(Darjeeling)이군요.”
차의 향과 맛을 음미해보고 단번에 정체를 알고만 혜미였다.
“오호… 맛만 보고도 그것을 단번에 알다니 상당히 해박한 아가씨군먼. 허허허허허…
.”
“아니요, 그런 것은 아니고, 좀 우연찮게 먹어본 적이 있었기에 알 수 있던 것입니다
.”
“겸양 떨 것 없어요. 그래 어떤가, 느낌이?”
“상당히 맛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차는 어린잎으로 수확했던 퍼스트 플러쉬(First
flush)군요. 인도의 북동지방의 차에 일년에 3번밖에 수학을 못해서 상당히 구하기
힘든 차로 알고 있는데…….”
말끝을 흐리면서 혜미는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컵을 보며 약간 어이없다는 의미의 웃
음을 짓고 다시 말을 이었다.
“이런 고급 차를 볼품 없는 종이컵이라니… 좀 어이가 없네요. 후훗!”
그녀가 알기론 이 차는 상당히 보기 힘든 차로 알고 있다. 이런 고급 차를 유명한 찻
집도 아니고, 고급 찻잔도 아닌, 단순히 꽃을 수확하는 곳에 종이컵에다가 먹다니…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어이없어 할 광경이다.
“허허‥ 그런가? 예전에 어떻게 우연찮게 향이 좋아서 구한 차인데… 고급 차인줄 몰
랐구먼. 아마도 주인이 가격을 잘 못 알고 줬었나 보구먼. 허허허허….”
이게 얼마짜리 차인데… 그녀가 알기론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는 5, 6월에 수확하는
세컨드 플러쉬(Second flush), 우기인 10월 이후에 수확하는 아텀널(Autumnal)보다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아마도 이 차를 팔았던 가게 주인은 뒤늦게
잘못 받았다는 것을 알고 통곡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 참 좋은 곳 같아요. 아름답고, 따뜻한 기운도 느껴지고요.”
혜미가 주위 풍경을 둘러보며 감상을 내뱉었다. 활짝 핀 꽃들이 찰랑찰랑 봄 내음을
풍기며 한줄기의 수채화를 보는 것처럼 이곳은 굉장히 아름다웠다. 혜미도 이곳에 참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노인네에게 시선을 돌리며 혜미는 입을 열었다.
“어르신은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 건가요?”
“…….”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일행들은 어벙벙 할 수밖에 없었다. 노인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도 참! 당연히 일하시러 이곳에 오시는 거잖아. 그렇지 않다면 이곳에 왜 오시
겠어?”
어이없는 웃음을 흘리며 사미가 장난이 지나쳤다는 의미로 혜미의 어깨를 탁탁 쳤다.
그리고 다른 일행들도 장난이었구나 라는 듯이 웃었다.
“허허허허허허!!”
갑자기 노인네는 크게 웃었다. 일행들은 시선이 일제히 노인네에게로 향했다.
“그렇군. 이쪽 아가씨는 상당히 해박한 아가씨야. 이런이런… 그런데 눈치가 상당히
빠르구려. 이곳에 온 것도 처음인 것 같은데 말야. 그것을 단번에 파악하다니… 상당
한 아가씨군 그래.”
방금 전 혜미의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노인네는 유쾌하게 껄껄걸
웃지만 그 웃음 뒤엔 상당히 씁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것은 혜미 밖에 눈치 채지
못했다. 노인네는 웃음을 멈추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혜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그냥 노인네의 추억이라고 말해주면 안되겠나?”
추억… 노인네에겐 그것이 전부였다.
“아…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괜한 말을 꺼내서 오히려 제가 굉장히 죄송한 걸요.”
무척 난감하게 죄송하다는 표정으로 혜미는 양팔을 저었다. 괜한 말을 꺼내 노인네
씁쓸한 기분을 느끼게 해서 혜미는 무척 미안한 감이 감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냥 모른 척 하고 있을 걸, 뒤늦게 후회했다.
“무슨 소리예요?”
무슨 얘기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 마저 못해 하나가 나섰다. 그것은 하나뿐만 아니라,
사미, 아리아, 민지역시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카이란도 무슨 대화인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허허허… 그냥 나중에 천천히 알게 되는 것이니 성급하게 굴 필요가 없네.”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며 노인네는 다른 이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 더 궁금한걸요. 좀 가르쳐 주세요.”
민지까지 애원하며 그렇게 나섰다.
“맞아요. 가르쳐 주시면 안되나요?”
그렇게 말하니 노인네는 좀
“사미야.”
사미까지 나서자 혜미는 그녀를 불렀다. 시선이 자신에게로 온 혜미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말라는 행동을 보였다.
“…….”
궁금은 했지만 혜미의 일침 때문인지 결국 그들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허허허허… 미안허이. 지금은 그냥 그럴려니 하고 이해해 주면 고마우이. 그리고 나
중에 알게 될 테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게.”
“…….”
그렇게까지 말하니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나중을 기약했다. 대체 뭔 일이기에 그런 것
일까? 그런 말을 들은 상태인데도 주위를 둘러봐도 특별히 이상한 점을 찾기 힘들었
다. 어떻게 혜미는 이상한 점을 바로 찾을 수 있었는지 그들에겐 궁금증만 더했다.
..
(282) 이세계 드래곤 [31] 4.인간이란.
-딩동 딩동-
며칠이 지난 방과후. 교실에선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시원하게 들렸다. 그와 동시
에 담임 선생인 채연이가 들어와서 종례를 시작했고, 대충 고3이라면 내신이 중요하
다는 것을 강조하며 시험이 앞으로 3주도 안 남았다고 신신 당부로 곧장 집으로 가서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만하고 끝내었다.
교실 밖에서 사미와 아리아를 만나고, 교문앞 나무앞에선 민지를 만났다. 그리고 오
늘도 오전 수업만 했었는지 혜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험이 별로 안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담임 선생님의 신신 당부도 무시하며 오늘도 여
전히 그들은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그린벨트 지역으로 향했다. 여전히 이곳은 아름
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뭐가 문제 있는 걸까나? 언니 지금은 좀 가르쳐 주면 안되?”
주위 경치를 구경하면서 사미가 혜미에게 그때 그 얘기에 대해 물어본다.
“미안하다 사미야. 나중에 알게 되니까, 그때 가서 알아도 늦지 않아. 그러니 말 할
수가 없어.”
“흐음….”
그 일로부터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혜미의 입은 꿋꿋하게 닫아있으니 사미는
고개를 갸웃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졸라서 가르쳐 달라기도 그렇고 하니, 사
미로서는 답답하기만 했지만 언젠가는 알 일이라고 하니 그때까지 참기로 결정했다.
“어이! 영감! 얌전히 말하는 것 들으라니깐! 왜 안 듣고 지랄이야!! 우리들 뚜껑 열
리는 것 보고 싶은 거야!! 이곳을 모두 엎어서야 듣겠어!?”
“!!?”
노인네의 꽃밭에 다다를 때쯤, 건장한 중년의 남자의 으름장을 놓는 목소리가 들렸다
. 그들은 솔깃할 수밖에 없었고, 어느 곳에서 들리는지 찾았다.
“좋게 말할 때 듣는 게 좋아. 그러면 영감 재미없을 테니 말야.”
목소리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노인네의 꽃밭쪽에서 난 것이었다. 노인네의 꽃밭 근처
에는 검은 봉고차 한 대가 놓여져 있는 상태로, 덩치가 우락부락 건장한 남자 9-10명
정도가 보였고, 각각 무섭게 보이는 각목을 들고 있거나,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 한눈에 딱 봐도 그들은 어느 조직의 일원 들 같았고,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노인네를 협박하고 있는 광경이었다.
“가만히 국가에서 주는 연금이나 받아먹으면서 편안한 노후생활이나 할 것이지 왜 이
런 쓸데없는 짓을 하면서 얼마 남지 않는 생명을 단축시키는 건데!?”
“쓴맛을 보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우리가 하는 얘기 듣는 게 좋을 걸. 그래야 영감도
좋고, 우리도 좋으니까 말야.”
“…….”
그런 협박에도 불구하고 노인네는 대답이 없었다.
“왜! 대답이 없어!? 앙!? 좋게 말할 때 서명하란 말야!! 기어이 이 꽃밭을 망가뜨리
는 광경을 보고 싶다는 거야, 뭐야?”
움컥 노인네의 멱살을 움켜쥐어 잡으며 어떤 종이 쪼가리를 들었다.
“어쩜 저럴수가! 저거 정말 너무 한 거 아냐!!?”
해도해도 너무 할 광경이라 민지는 분노를 느끼며 성큼 성큼 그들 앞으로 다가가며
다짜고짜 손가락질을 했다.
“어이! 당신들 뭐 하는 거예요!? 노인을 공경하지 못할망정! 힘없는 사람한테 너무
한 것 아니에요!?”
“앙!?”
무섭게 쓰리 바락 인상을 팍 쓰며 느닷없이 나타난 민지를 노려본다.
“윽!”
보기만 해도 어린아이가 울어버릴 것 같은 무서운 얼굴 때문인지 민지는 지레 겁먹고
, 뒤로 한발자국 물러서진다.
“거기 정말 너무 하잖아요!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좀 심한 행동 아닌가요!?”
민지가 물러가고 다음타자 사미가 나섰다.
“맞아요! 맞아! 너무해요! 너무!”
그리고 하나가 나섰다. 건장한 사내들은 눈썹이 꿈틀 움직이며 일제히 카이란과 그녀
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꼬마야 어른들의 일 방해말고, 집에 가서 엄마 젖이나 빨고 있어라.”
“푸하하하핫! 그래그래! 얼른 엄마한테 젖이나 달라고 그래.”
건장한 사내들은 그들을 보면서 크게 이죽거렸다. 상당히 무시를 당한 느낌이 오자
사미와 하나와 민지는 화로 인해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뭐예요!? 말 다했어요!?”
“당신들 말 실수 한 줄 알아!!”
“맞아! 맞아!!”
그녀들의 외침은 무섭기는커녕 마치 항의하는 목소리로 들릴 뿐이니 건장한 사내들은
씨익 웃기만 할 뿐 그 말들을 무시하며 다시 노인네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이 영감! 얌전히 우리말 듣는게 어때? 보아하니 저쪽에 있는 꼬마들과 연관 있는
것 같은데 말야. 제법… 아니, 엄청나게 반반한 여자들만 있어. 요즘 들어 영계가 끌
리던데 이참에 좀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야.”
보아하니 영감과 저들과 서로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을 느낀 건장한 사내들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저들을 연루시켜 이용하려고 했다. 마침 얼굴도 굉장히 반반하고도 하니
꽤나 군침도 돌았고, 이것은 단순한 협박이 아닌, 진심이 내포되어 있었다.
“킥킥킥! 맞아, 맞아! 죄 없는 저들이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 좋게 말할 때
여기에 사인을 하는 게 좋을걸.”
그들이 내민 종이는 아무래도 무슨 계약서 같았다. 대충 보아서 땅을 포기하는 그런
계약서의 일부분인 것 같았다.
“으으으….”
마침내 노인네는 굳게 다문 입을 열며 신음성을 내질렀다. 저들이 있으니 이제는 가
만히 버티기만 하는 도리도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큭큭큭큭….”
씨익 그들은 비릿한 조소가 입가에 걸렸다.
“아니! 뭐예요!? 우리를 무슨 봉으로 아나본데요! 정말 큰코다칠 거예요!!”
자신들이 도구로 취급당해서 노인네를 협박하니 기분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사미는
양팔에 허리를 잡은 채 크게 소리쳤다.
“큭큭큭! 꼬마야… 거기서 얌전히 있어라. 나중에 너희들을 써야 할지 모르니 말야.
큭큭큭큭….”
그런 다부지게 말한 사미의 협박(?)하는 모습은 그들의 눈엔 귀엽게만 비칠 뿐이라,
더더욱 보기 싫은 조소가 입가에서 놀고 있었다.
“얘들아! 도망가거라! 나는 괜찮으니까, 너희들은 도망가!”
이윽고 노인네는 그들에게 도망가라고 소리쳤다. 그래야지 저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
히 이 일을 타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이런이런… 그렇게 할 수야 없지.”
눈짓을 스윽 하자 남은 건장한 사내들은 카이란의 주위를 에워쌌다. 도망가더라도 한
두 명만 잡으면 됐기에 뒤까지 막지는 않았다.
“흥! 이게 무슨 짓인가요!!?”
오히려 그런 광경에 콧방귀를 뀌며 사미는 전혀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의외
의 모습이라 건장한 사내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어차피 그들은 여자 다섯에 남자
하나밖에 없으니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여겼다.
“이 덩치만 큰 바보들아!! 차라리 고추 떼버려라! 떼러벼!! 치사하게 남자새끼가 되
어 가지고 연약한 아녀자들을 이용하려고 그래!? 이런 병신 쪼가리에 덩치만 큰 바보
들! 덩치가 아깝다 덩치가!! 차라리 이제부터 호모새끼나 계집애라고 이름 바꿔라!
그러면 내가 이해해 줄 테니까 말야!”
그런 그들의 행동에 분노가 치솟았는지 느닷없이 하나는 위풍당당 위세 있게 일갈하
기 시작한다. 덕분에 건장한 사내들은 얼굴 살이 일그러지며 상당히 자존심에 금이
가지는 표정들을 그려내기 시작했고, 하나의 외침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이 바보에 멍청함에! 하나하나 구제 불능의 찌끄러기 얼뜨기 같은 놈들아!! 그런 노
인네를 괴롭히는 그 똥씹은 낯짝이나 한번 구경하자! 그래야 나중에 사내자식들 중에
이런 인간 말종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상당히 모욕적인 말을 내뱉은 그녀! 참으로 멋있게 보였지만…….
“어이어이… 그런 말을 내뱉으려면, 좀 앞으로 나서서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 그래
서 내 뒤에서 내뱉어봐야 효험이 없다고.”
…빼꼼히 카이란의 등뒤에 숨어서 얼굴만 내민 채 소리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랄까?
“그래도 무서운걸….”
혀를 쏙 내밀며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는 듯이 카이란은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뒷머리를 긁적인다. 그나마 하나가 간덩이 붓게 그런 말을 내뱉을
수 있던 이유는 카이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그는 강하
다고 했다. 그것도 상당히 말이다. 대계 소문을 듣거나 사미의 말에 의하면 저런 놈
들 20명이 몰려와도 상처 하나 없이 말끔 깔끔하게 해치 울 수 있는 녀석이라고 했다
. 분명 그런 녀석이니 저들이 다 덤벼도 그가 해치울 수 있을 거란 확신으로 그렇게
신경이 거슬린 소리를 맘껏 내뱉을 수 있던 거였다.
참고로 말하자면 그가 있었기에 그런 말 한 것이지… 만약 그가 없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져도 그냥 모른 척 쌩까며 가던 길로 갈 평범한 여성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