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25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카이란은 선뜻 이해 할 수 없게 아리송한 대답을 내놓자 그녀
들은 고개를 갸웃 했다.
“그래요? 그렇다면… 앞으로 사람 걱.정.시.키.지.말.고, 행.동.해.요.”
활짝 웃는 얼굴 뒤편에 무언가 알 수 없는 분노의 오로라가 펼쳐져 있었고, 부드러운
음성에도 불구하고 글자 하나하나가 무게까지 실려 찌릿찌릿 박혀오니 상당히 아프다
.
“아… 네…….”
유난히 그 웃는 얼굴이 상당히 무섭게 느껴지니 절로 어깨가 움찔 해 졌다. 이거 화
난 거 아냐?
“그나저나 이제부터 그 할아버지는 괜찮겠지?”
이제 카이란에 대한 얘기는 끝내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린 하나였다.
“뭐, 괜찮지 않겠어? 그렇게 당했는데 오겠어? 그 놈들도 이제 그곳에 다시는 안 올
테니까 걱정 없겠지.”
사미가 호언장담하듯 대답한다.
“그렇겠죠? 그나저나 그 할아버지 상당히 불쌍한 것 같아요. 모든 가족을 다 잃다니
….”
이야기를 모두 들어서 느낀 것은 노인네가 무척 가엽다는 거였다. 모든 가족을 여의
고 지금 혼자밖에 없으니 그렇게 느끼는 것은 무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괜찮겠지. 그곳에서 행복을 다시 찾았다고 했잖아. 다행히 행복하다고
하니 잘된 것 아니겠어?”
하나가 그렇게 말하자 아리아는 그 말이 일리가 있는지 빙긋 미소를 곁들여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하나 말대로 모든 것이 잘 된 것 아니겠어.”
“그러게… 그리고 보니 우리들 아니었다면 그 할아버지 정말 큰일날 뻔했어. 다행히
백성이와 그 똘마니들이 있었기에 다행이지…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영락없이 당했
다는 거잖아.”
만약 지금 이 자리에 자신들이 아닌, 일반 평범한 인간들이 그 할아버지와 친해졌더
라면 분명 그들은 도움은커녕 오히려 짐이 되거나 협박에 이용되는 도구로 될 터이니
노인네는 꽃밭을 잃거나 땅을 팔았을 것이다. 그것을 하나는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
다.
역시 힘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었다. 약자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강자한테는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위치를 보든 어디를 보든 약자는 강자한테 이길 수 없다. 약육
강식(弱肉强食) 사회 속에 파묻히면 뼈져리게 느끼게 되는 성어(成語)다. 아니, 어딜
가든 느끼게 해 주는 말이다. 이것이 세상의 진리니까.
“훗… 그나저나 언니는 어떻게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거야?”
사미는 고개를 돌리며 뒤에 있는 혜미에게 시선을 던져 물었다. 아무래도 그런 사실
을 미리 알고 있었으니 궁금했었나 보다.
“아……, 아무래도 우리 집도 그런 일을 조금은 하잖니…. 그래서 주위에 있는 사람
들에게 들어서 안 것 뿐이야.”
“그런가? 왜 난 그런 얘기 못 들었지?”
“후훗! 네가 안 물어 봐서 그런 것이지.”
“그런가?”
“응. 그런 거야.”
다른 무언가 숨기고 있는 사실을 모른 채 대략 일리가 있는 말이라 사미는 대충 수궁
하고 다시 앞을 보았다. 거짓말이 쓰며들어 있는 대답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럼, 그런 일 다시는 없을 거니 다행이네.”
“그러게. 정말 다행인 것 같아.”
이제 그 노인네는 계속 꽃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또다시 방해하는 인간들은 다시
막으면 그만이었다. 지금 그들에겐 충분하게 그런 힘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
문에 남은 여생을 그 꽃밭에서 보내게 해 줄 수 있었다는 것이 그녀들에겐 큰 기쁨이
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했지만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분명 그
녀의 말은 일리가 있었지만, 사실 그것은 아니었다. 3일전 대화 때 혜미는 그놈들이
왜 노인네에게 온 이유를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내용 중 혜미와 노인네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또다른 무언가를 놔두고 있다는 것을 그녀들은 간과하고 만 것이다. 지
금까지 노인의 얘기만 듣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치중한 나머지 그만 혜미가 무
엇을 말했는지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쉬운 거면 얼마나 좋겠니…….”
모두들 그렇게 환한 웃음으로 그곳으로 향했지만 언제 유일하게 약간 처지게 걷고 있
던 혜미가 씁쓸한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서서히 4월 달을 접고 5월 달이 열렸다. 아무것도 한 것도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중
간고사의 시작과 함께 어느덧 금방 끝나버렸다. 날씨는 점점 따스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며 슬슬 봄의 시기가 접을 때가 온 것 같았다.
‘젠장…!’
투덜투덜 카이란은 온갖 인상을 찌푸렸다. 마치 심히 불쾌하단 의미보단 불만이 많다
는 의미가 높았다. 그런 것 때문인지 반 아이들은 카이란 근처에 가질 못했고, 기분
이 풀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심정이었다. 덕분에 그의 반 답지 않게 무척
한산하듯 조용하기 그지없었고, 중간 고사가 끝났다는 기분조차도 만끽하지 못한 상
태였다. 늘 일어나는 일이라고 불리는 흔한(?) 서열싸움도 요 며칠 일어나질 않았다.
카이란은 왜 지금 기분이 좋질 않는 것일까? 혹시 시간이 흐른 그 사이에 사미와 아
리아나 혜미에게 버림이라도 받은 건가? 아니면 민지가 엄청 삐쳐서 화라도 난 것일
까? 타당있는 이유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그가 불만이 많다는 이유는
딱 한가지 밖에 없었다.
‘그 놈 정말 드래곤이긴 한 거야?’
다른 아닌 그가 이렇게 기분 나빠한 이유는 한가지 밖에 없다. 요 몇 달이 지났는데
도 아직 그 수수께끼의 적한테 아무런 움직임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날 카이란
이 무단 침입했을 때 무슨 이유 때문에 안 왔는지는 상관없었다. 3일간의 시간을 허
비했지만 어쨌든, 자신과 비슷한 동류의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수확이 없는 것
은 아니었으니까. 또한 그것 뿐만은 아니었다.
무단 침입을 하고 난 뒤, 카이란은 다시 똑같은 일루션 마법을 걸어두고 나왔다. 그
렇게 가만히 놔두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인간의 눈도 있고 하니,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나온 것은 아니다. 카이란이 그렇게 화를 낸 이유는 다름 아닌, 벽에
다가 무언가를 적고 왔었다. 그것도 상당히 도발성이 들어가는 발언으로 말이다.
드래곤의 자존심이 상당하다. 그것이 신경에 거슬리는 도발이라면 말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카이란은 그런 도발을 벽에다가 낙서를 하고 온 상태이기 때문에 분명 일주도
가지 않아서 수수께끼의 적은 자신의 앞에 나타날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아
닌 1달이나 지난 상태인데도 아무런 움직임도 없으니 참으로 어이없기까지 했다. 과
연 드래곤이 맞는지 의심할 정도였으니….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짹짹-
하늘은 맑디맑았다. 서서히 여름으로 탈바꿈을 하는 시기가 찾아올 정도로 맑은 날씨
를 자랑했다.
카이란과 그녀들은 여전히 노인네가 가꾸는 꽃밭에 자주 찾아갔다. 이제는 거의 하루
도 빠지지 않고, 만날만날 찾아갔다. 거의 질릴 정도로 엄청나게 말이다. 노인네도
이제는 그들이 안 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당연지사하게 여겼다. 그만큼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요 며칠은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고3수험생이다 보니 이번에 보는 중간고사
시험 때문에 공부에 전념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공부와 중간 고사
칠 동안은 가질 않았고, 이제 그 지겨운 시험도 끝났으니 그들은 방과후에 오랜만에
그곳으로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짹짹…-
시험이 끝나고 다음날 하늘은 맑디맑았다. 구름 한점 없는 아침해가 세상을 밝히자
참새들은 짹짹 좋은 날씨라고 이리저리 광고를 하면서 배회한다.
“오빠 빨리 일어나! 일어나란 말야!!!”
-퍼억!!!-
“꾸에에에에에엑!!!”
민지가 팔꿈치 찍기로 가격 당한 카이란의 희귀성 비명은 맑은 하늘 사이로 뻗쳐 나
가는 여느 때와 같은 아침 일경(一更)이었다.
“참나… 넌 오빠 죽이려고 작정을 했냐?”
“오빠가 안 일어나는 것을 어떡해?”
“그렇다고 팔꿈치로 이마빡을 때리냐? 보통 인간이었다면 즉사야 즉사.”
다름 아닌, 민지의 팔꿈치의 목표는 카이란의 이마였다. 그것도 그냥 찍었다면 상관
없겠지만 민지의 무게까지 싣고 직경 0.5미터를 도약한 채 찍은 상태였다. 그의 말대
로라면 보통 평범한 인간이라면 즉사 즉빵 사망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어찌보면 저
카이란의 대사…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광고해주는 대사였다.
“오빤 그 정도로 안 죽는 것을 아는 걸 뭐.”
당연하다는 듯이 민지는 팔짱을 끼며 그렇게 내뱉는다.
“…….”
보통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럼 내가 인간이 아닌 괴물이라는 거냐?’ 라는 대사를 내
뱉겠지만, 카이란은 민지 말 대로니 그런 말은 굳이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
그렇지 그 정도 파워 가지고는 이 끄떡 몸이 움찔이라도 할 것 같냐?’ 라는 듯이 미
약하게 고개만 끄덕였다. 어찌보면 민지는 자신의 오빠를 인간 취급 안 한다는 말도
해석되는데, 카이란은 그것을 해석 못했는가 보다. 뭐, 인간이 아닌건 맞는 말이긴
하지만….
-딩동 딩동-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교내에 아침 예비종이 울렸다.
“우왓! 늦었다. 그럼 나 먼저 교실에 들어간다.”
예비종이 울리자 민지는 얼른 자신의 반으로 향했다. 카이란은 대충 손을 흔들어 주
며 교실로 들어가는 민지의 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교실을 찾았다.
그리고 방과후… 이것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교실에서 사미와 아리아, 하나를 만나고
교문 밖에서 민지를 만났다. 그리고 오늘은 오전 수업밖에 없었는지 혜미가 오랜만에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그들은 오랜만에 곧장 집으로 향하지 않고, 노인네가 있는 그린벨트 지역으로
향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들은 그렇게 향했지만‥ 유난히…, 아니, 오
늘은 다른 일경을 보여주었다.
“뭐, 뭐야?”
“이게 어찌된 일이지?”
즐거운 발걸음으로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놀람과 경악을 담긴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무엇이 때문에 그들이 이렇게 놀라는 것일까? 그것은 다음 편에…
….
“어이 거기 빨리 못해!”
“작업이 늦어 작업이!!”
-우웅! 우웅!-
요란한 인력장비의 소리와… 인력복장을 한 인간들의 외침…….
따스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맑은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던 예쁜 꽃들의 모습은 사라지
고, 주위에는 폐허와 다름없게 온통 거름진 흙으로 뒤바뀐 채 거대한 인력기계장비들
이 그 위에 놀아나고 있는 광경이었다.
“무, 무슨 일이지? 이게 어찌된……!?”
그들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느닷없이 2주만에 이런 장관이 펼쳐져 있으니 누
가 황당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녀들은 당연히 지극히 정상적인 면모를 보여준 것
뿐이다.
“…….”
겨우 2주만에 카이란도 적지 않게 놀라기는 마찬가지인 이 광경에 혜미만이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은 듯이 가만히 있었다. 마치 이런 일이 벌어질 거란 것을 예견했다는
모습으로 안타까운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는 어떻게 됐지?”
광경이야 어찌됐든, 그들은 노인네가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허허허허… 왔는가…. 무척 오랜만이구먼.”
허둥지둥 그들이 오는 것을 본 노인네는 여전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다행히 무사하시네요!?”
들어가는 입구부터 공사를 시작한 덕분인지 노인네가 가꾸는 꽃밭은 아직 건드리지
않았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안도를 할 수 있었다.
“그래… 좀 놀랐겠구먼.”
“당연하죠!?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느닷없이 갑자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사미가 버럭 어떻게 된 일인지를 물었다. 상당히 버르장머
리 없는 모습이라는 것을 자신 스스로 자각을 못한 상태였다.
“허허허허….”
노인네는 그저 웃기만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지금 웃음이 나와요!?”
웃기만 하고 있는 노인네를 향해 다시 한번 큰 소리 친 사미였다. 노인네는 시선을
혜미에게 두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런가? 아직 얘기를 안 했나 보구먼.”
“……?”
그런 얘기는 즉 혜미는 이 광경을 알고 있다는 의미? 그들의 시선은 일제히 그녀에게
로 시선이 쏠렸다.
“네, 아직 말하지 않았어요.”
차분히 가라앉힌 목소리로 혜미는 노인네를 향해 미약하게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그
렇게 대답했다.
“허허허… 거참 입이 다부진 아가씨구먼.”
“어, 언니? 지금 얘기 무슨 뜻이야? 언니는 알고 있는 거야?”
사미가 천천히 다가오며 묻자 혜미는 고개를 다시 한번 끄덕였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데?”
“글세… 쉽게 설명하자면 이곳은 그.린.벨.트.지.역.이 아니라서 그런 것 뿐이라고
가르쳐 줄 수 있겠네.”
“엑?”
이것은 뭔 소리? 그들로써는 황당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분명 이곳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아니라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허허허허…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구먼. 아마도 너희들이 오기 두달 약간 넘기 전일
것이라네. 그때 이곳은 그린벨트 영역이 풀린 것 뿐이라우. 그러니 이제 그런 것이
아닌 것 뿐이니 그런 표정 지을 필요 없네.”
보조 설명은 노인네가 너털한 웃음과 함께 이야기 해줬다.
“언니는 그것을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단 말야?”
혜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어떻게 단 번에 그것을 알 수 있었는지 그들은 무척 궁금했다.
“허허허… 아가씨 그건 꽃에 대해 좀 안다면 쉽게 알 수 있는 거라우. 특히나 이곳은
꽃을 수확하는 곳이라고 한다면 말이지.”
“그래… 사미야. 넌 주위 예쁜 꽃들이 즐비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만 신경 써서 몰
랐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은 그 풍경 자체가 잘못 됐다는 의미야.”
“그게 뭔 소린데?”
풍경 자체가 잘못됐다니? 더더욱 알쏭달쏭하기만 했다. 혜미는 이제 공사판으로 변한
주위를 보자 근처에 떨어져 있는 꽃 한 잎이 눈에 들어왔다. 연 바람을 타고 이쪽까
지 온 것 같았다. 그녀는 그 꽃을 주웠다. 한때는 아름답게 하늘을 향해 웃고 있던
꽃이 이제는 흙과 이리저리 밝혔던 탓에 그 빛을 잃고 시들시들 더렵혀져 죽어 있었
다.
“이 꽃이 활짝 피어져 있었던 이유를 아니?”
혜미는 시들해져 버린 꽃을 그들에게 내밀며 물었다. 피어져 있던 이유? 꽃이 피는
것도 이유가 필요한가? 의미를 못 알아듣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이곳은 꽃을 재배하는 농장이라는 것은 모두들 잘 알 거야. 여기는 꽃들을 구경하는
곳이 아닌, 재배라는 것은 의도적인 목적으로 꽃을 시장(市場)에 내놓아 돈을 버는
일종의 상업적인 직업이라는 것이지. 그래서 꽃을 가꾸는 것이고.”
“당연하잖아. 그것과 꽃이 피어져 있는 것과 무슨 상관인데?”
그렇다. 그것은 당연한 말이었다. 혜미는 미약한 옅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이었
다.
“꽃이 피어져 있는 것이 잘 못 된 거야. 꽃을 판다는 것은 꽃을 잘라서 내다 판다는
의미야. 꽃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해. 아니, 꺾는 그 순간부터 생명의 시간은 무척 짧
아. 뿌리와 연결이 단결 된 그 순간부터 꽃은 며칠만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음… 적어도 2주정도?”
이번엔 알 수 있는 물음이라 사미는 쉽게 대답했다. 혜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2주정도지. 더 이상 양분을 얻지 못하는 꽃은 2주만에 시들시들 해지며 죽어
버리지. 그렇다면 거기서 꽃들을 수확하고 난 뒤, 시장까지 내다 놓는 기간이 며칠
만이라고 생각되니?”
“대략 1주 정도는 걸릴 것이라 생각되는데…….”
여기에서 수확을 하고, 시장까지 향하고 이것저것 정리를 해서 매장에다가 보내기까
지 한다면 대략 소요되는 기간은 일주정도로 예상했다. 빨라봐야 4일 정도이고.
“아!!”
먼저 탄성을 내뱉은 인간은 하나였다. 대략 무슨 의미인지를 어느정도 파악했다는 탄
성이자 혜미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녀에게로 향했다.
“하나양은 벌써 제가 무슨 말을 할지 눈치 챈 것 같군요.”
“네… 눈치 챘어요. 그래‥서 그런 거군요.”
혜미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다시 사미쪽에다가 시선을 두며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그래 일주야… 빠르면 4일이면 충분하지. 그리고 남은 일주로 꽃들은 소비자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