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227
아리아는 텔레파시로 카이란에게 말을 했다. 카이란은 시선을 돌려 아리아에게 맞추
자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아리아는 이 현상에 대해 전혀 아
무런 지식이 없는 것 같다. 엘프가 이것을 모른다고 하니… 어찌보면 참 우스운 일이
기도 했지만 18년 밖에 안된 엘프라면 모를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만 말하고, 더 이상 얘기는 없었다. 페어리…? 작은 요정? 아리아는 그런
것을 처음 들어봤다. 보기에는 단순히 빛만 발하고만 있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이
빛은 마법에 의한 빛이 아닌, 단순히 꽃봉오리에서 쪽에서 순수하게 빛나고 있는 거
였다. 이런 현상은 아리아에겐 생소한 광경이라 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샤아아……-
오색 찬란한 무지개 빛을 뿜어내며 점점 빛은 아름다워지고 있었지만 부풀어오르던
빛 덩어리는 검지손가락만큼만 커진 상태에서 진행이 멈추었다.
-지직…-
위에서부터 점점 금이 가지기 시작하면서 빛 덩어리는 반으로 갈라지기 시작했고, 안
에서도 환한 오색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파창!!-
이윽고, 빛 덩어리는 반으로 깨졌다.
“화아!”
정말이지 이것은 나오지 않고 싶어도 절로 나오는 광경이니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아리아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빛 덩어리 안에서는 녹색의 빛을 띄고 있는 조그만 한 귀여운 요정들이 튀어나왔다.
요정들은 기분 좋다는 모습으로 꽃 주위를 배회하고 다니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덕분에 더더욱 꽃은 아름답게 비치고 있었다.
꽃 주위에만 배회하고 있던 요정들은 근처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그들
에게 다가갔다.
“캬아….”
몇 마리의 요정들이 자신의 주의를 돌며 간질이자 아리아는 앙증맞은 목소리가 나오
며 웃었다.
“왜 그러세요?”
느닷없이 간지럽다는 웃음이 나오자 근처 주위에 있는 사미와 민지, 혜미, 하나가 이
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네?”
이 광경이 보이지 않는 건가? 아리아는 의아한 탄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자
신의 근처엔 작고 앙증맞은 요정들이 있었다. 또한 자신뿐만 아니라, 근처에 사미,
민지, 혜미, 하나에게도 배회하고 다녀서 똑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
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기만 했었다. 아니, 아까부터
조용히 가만히 있기만 한 것이 이상하다고 여겼다.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진다면
분명 그녀들은 놀란 감탄사나 어리둥절한 표정을 그려야 하거든… 어떻게 느긋하게
이런 광경을 받아들이는지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했다.
‘얼래?’
아리아는 고개를 갸웃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
지금 자신은 이 요정들이 몸을 간질이는 것 때문에 웃음이 절로 나오려고 하는데…
다른 이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마치 이 광경은 백성님과 자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의아함이 깃든 목소리로 아리아는 카이란을 불렀다.
보지 못한다니? 이렇게 두 눈 크게 뜨지 않아도 너무 잘 보이는데… 어째서 이들은
못 본다고 하는 것이지? 아리아는 더더욱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카이란은 고개를 미약하게 끄덕였다.
그런 말을 들으니 아리아는 그런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고개를 살짝 끄덕여 동조의
의미를 보냈다.
폴리모프라는 것은 대단한 마법이다. 껍데기뿐만 아닌, 속까지 바뀔 수 있으니까 말
이다. 그러니 그들의 생활 패턴, 방식, 모든 것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 쉽게 배울
수 있다.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 멋진 것을 자신과 카이란 밖에 보지 못한 다는 것
이…. 분명 다른 이들도 본다면 아름다움에 넋이 빠져 있을 만한 광경인데… 어쩐지
혼자보기엔 다른 그녀들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응?”
잠깐 씁쓸한 기분이 든 아리아에게 페어리들이 다가갔다. 아무래도 위로해 주기 위한
것 같이 기운 내라는 듯이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후훗! 고마워요.’
말로하고 싶었지만 주위 눈도 있고, 아무래도 인간의 언어를 알아들을 거란 보장이
없어서 활짝 웃는 미소로 보답했다.
“허허허… 왠지 모르게 꽃들이 활짝 웃는 것 같구먼.”
지금 인간의 눈에는 페어리가 배회하고 있는 모습으로 인해 보이지는 않지만 느끼는
것만으로도 그저 꽃들이 활짝 활짝 웃고 있는 모습으로 비칠 것이다.
“후훗! 그러네요.”
“분명 손녀도 이 꽃들을 보고 기뻐할 거예요!”
다른 그녀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맞장구를 쳐준다. 카이란은 노인네의 웃고 있는
표정을 보았다.
페어리란 굉장히 보기 힘든 종족이다. 존재 자체를 믿기 힘들다기 보다는 나타나는
곳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명은 오래 가지 못하고, 대략 5시간 정도면 자
연으로 돌아가는 종족이다. 그렇다고 죽는 것이 아닌, 다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간다
는 의미다.
페어리는 애정을 먹고사는 요정이다. 따뜻한 사랑과 애정을 마음껏 쏟는다면 페어리
는 그 애정을 받고, 부화를 시작한다. 한치라도 거짓이 담겨 있다면 페어리는 절대로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페어리 만큼은 카이란의 세계에서도 흔히 볼 수 없을 정도
로 진귀하다. 그런 페어리를 여기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여기서 카이란은 뒷 통수 한방 먹은 기분을 맞이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생
각으로 꽃을 키우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금방 이 일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엘프들 사이에도 페어리 만큼은 잘 못 볼 정도 어중간한 애정이면
소용도 없다. 분배하는 애정은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잘 못 보는 것 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페어리란 그런 종족이다.
분명 페어리가 나타났다는 것은 그만큼 이 꽃들에게 애정을 쏟아 부어 정성껏 가꾸었
다는 의미가 된다. 지금까지의 페어리는 엘프들 사이에서 보기만 했지 인간이 페어리
를 나타나게 하는 것은 카이란으로써는 처음 보았다. 인간이 페어리를 나타나게 했다
는 그 사실이 크게 놀람과 동시에 충격이 전해졌다.
‘인간이란 도저히 알 수 없군.’
단 한가지만이라도 소중히 간직하려는 마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간에겐 기적을
바랄 수 있을 정도로 끈기가 없고, 금방 시들시들 해져 버리는 그런 동물이라고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버려야만 하는 것 같았다.
-휘이이잉…-
아름다운 노을 빛과 함께 바다의 수평선이 길게 뻗어져 있는 어느 한 곳. 경사가 크
게 지고 울긋불긋 암석들이 사이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상당한 외각 지역인지
수평선 뒤쪽에는 무엇하나 보이는 것이 없었다.
암석들이 보이고 있는 절벽 쪽에 동굴이 하나 보였다. 적어도 둘래가 지름 20미터 정
도로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동굴이라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닌, 무언가 의도적으
로 만든 것이라고 보였다.
“큭큭큭큭…….”
동굴 안에서는 음침한 괴소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큰 동굴인데도 불구하고 안에
는 무척 어두워서 안에 보이는 것이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유일하게
반짝 반짝 빛나는 긴 금발 머리가 찰랑거리는 윤곽이 희미하게 보여 분명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루션 마법을 깨뜨릴 때부터 눈치는 챘었지만 용케 여기를 잘 아셨군요, 카이란님.
”
상당히 카이란을 잘 아는 듯한 말투였다. 마치 예전부터 그를 잘 알고 있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음… ‘XX같은 놈아, 내가 그렇게 무섭냐? 어떤 XXX같은 놈인 줄 모른다만 꽁무니를
숨길 정도면 어떤 녀석인지 잘 알겠다. 그렇게 숨어 있지만 말고 좀, 당당하게 나오
시지. 네놈을 기다리는 것도 똥오줌 누듯 귀찮아 죽겠다. 그렇게 무서우면 차라리 자
빠져 자시지? 하긴, 감기나 걸리는 네 녀석을 본다면 뻔할 뻔자겠구나. 크하하하하!’
…라 알겠습니다. 당신의 도전 받아들이지요.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대략 눈치
를 챈 것 같으니 이제 모습을 나타내야 겠군요.”
금발머리가 옆으로 찰랑 움직이는 광경이 보였다. 아마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슬슬 선물을 준비할까?”
“네, 알겠습니다.”
금발 머리 옆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서 있었다.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미약한 윤곽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어둠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았다.
“큭큭큭… 벌써부터 재미있어 지는군요. 당신의 찢어지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빨리 감
상을 하고 싶군요.”
이세계 드래곤 [외전] 네가 니 봉이냐!
“18! 졸라 짜증나게 생겨 가지고!! 얼른 매점 가서 우유나 사와 새끼야!”
시원스럽게 엉덩이를 걷어 찬 다음 어떤 한 놈을 심부름 시켰다. 정말이지 저런 공부
벌레를 보면 짜증나지만 무엇보다 저 못생긴 얼굴이 무척 재수 없다. 방금 심부름을
시켰던 놈은 이백성이라고 하는 놈이다. 생김새는 어리버리 하게 생겨서 무척이나 못
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처음 저 녀석을 봤을 땐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냥 단순히 나와 같은 반이었고,
우연찮게 그놈이 마음에 안 들어 괜히 괴롭혀 주고 있는 것 뿐이었다. 왜? 그런 것이
있지 않는가? 인간에겐 좋아하는 이유도 없듯이… 싫어하는 이유가 없다고. 나도 그
와 같은 이유라서 괜히 저 자식이 싫은 것 뿐이다.
싸움도 못하는 비실비실 한 녀석이라 백성이 자식은 후배 애들에게도 맞고 다닌다.
거참 불쌍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남의 고통은 알고 싶지도 않다. 쯧쯧, 사내새끼가
되가지고 저렇게 맞고 다녀서야… 깡도 없는 녀석…… 차라리 죽어버릴 것이지 왜 사
는지 모르겠다. 아니, 죽어버리면 안 되는군. 백성이 저렇게 보여도 상당히 돈이 많
은 놈이다. 저 자식한테 삥 한번 제대로 뜯으면 대략 5만원은 거뜬히 나올 정도다.
그렇기에 내 돈줄이 없어지면 안되니, 절대로 죽는 것은 안 된다. 킥킥킥.
“자… 여, 여기 우유…….”
이런저런 잡생각 하는 사이에 백성이 자식이 이유를 사서 나에게 내민다. 난 우유를
받았다.
“이런 10새끼!”
팍! 우유를 백성이 안면에 던져버린 동시에 백성이 복부를 걷어찼다.
“욱!!”
머리는 머리대로 배는 배대로 아프니 어떤 곳을 먼저 호소해야 할지 모르는 백성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누가 딸기 우유 사오라고 했어, 새꺄?! 내가 딸기 우유 좋아하는 것 봤어!!?”
“지, 지난번에 사올 때, 딸기 우유 좋아한…….”
“이 새끼 죽으려고 말대답까네!!”
-퍽퍽!!-
있는 힘껏 백성이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분명 백성이가 말하려고 한 것은 딸기 우유
좋아하니 딸기 우유 사오라고 심부름 시켰었던 일을 말하려고 한 것일 거다. 사실…
난 딸기 우유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자식 괜히 마음에 안 들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패주고 싶었던 것 뿐이다.
“아,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다른 우유 사올게….”
난 발길질을 멈췄다.
“알았으면 얼렁 가.”
“으, 응…….”
백성이는 아픈 몸을 호소하며 천천히 교실 밖을 나가려고 했다.
“야! 이백성!!”
우리반 다른 녀석이 백성이를 불렀다. 백성이는 어쩔 수 없이 그 녀석을 쳐다볼 수
밖에 없다.
“내것도 사와!”
다른 녀석도 심부름을 시킨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애들 몇몇도 소리치기 시작했다.
“내것도!!”
“내 것 안 사오면 알지!”
“씹Bird, 내 것도!”
돈 한푼도 주지 않고 애들이 그렇게 소리쳤고, 알았다는 듯이 백성이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교실 밖을 나갔다.
“쟤는 내 꼬봉이야! 임마들아! 내 허락 없이 시키지마!”
그 녀석은 우리 반 전체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녀석이다. 내가 먼저 시작했던 백성이
괴롭히기는 어느덧 반 전체 따돌림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앞에 공부 좀 하
는 부류 녀석들은 백성이를 괴롭히진 않는다. 하지만 아마도 무시는 하고 있다. 남자
자식이 저렇게 사니 무시할 만도 하니까. 그에 비해 뒤에서 불량하다고 자부하고 있
는 녀석은 모두들 백성이를 놀이 개로 삼고 있다.
내 이름은 김수민. 키 172에 꽤 잘 나가는 체중을 지니고 있는 멋진 놈이지. 이래봐
도 한 불량하기 때문에 잘 나가는 불량 학생이라 불려도 과언이 아니지… 후후후후훗
……. 그중 백성이는 나의 전형 꼬봉이라는 말씀.
“아! 10팔! 오락실이나 가자.”
“아! 좋지!”
방과후, 집에 대충 가방을 내팽개친 난 애들과 오락실을 가기로 결정했다. 아직 고등
학교 1학년의 신분 때문에 술집을 가고 싶어도 가질 못하는 실정이라 아쉬울 따름이
었다.
“어? 저 자식 백성이 아냐?”
오락실 근처로 다다를 때쯤 친구 한 놈이 어느 방향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시선을
그쪽으로 향하자 여전히 재수없게 생긴 백성이의 모습이 시야에 잡혔다.
“어, 정말이군. 킥킥킥… 잘됐네, 돈도 없었는데 저 자식 삥이나 뜯어야겠다.”
지금 내 수중엔 1만원 밖에 없었다. 이것도 오늘 학교에서 백성이에게 삥 뜯은 돈이
었다. 분명 방과후니까, 돈을 두둑하게 가지고 있을 거란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난
백성이에게로 다가갔다.
“야! 이백성!!”
백성이의 이름을 부르자 그의 어깨는 움찔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모르는 채
하면 반쯤 죽여놓을 생각이었는데… 때마침 그는 서서히 고개를 움직이며 나를 쳐다
보았다.
“어디가냐?”
“으…응, 뭐 좀 잠시 살게 있어서 말야.”
난 무척 친한 척 어깨동무를 걸쳤다.
“그래?”
뭐 좀 살게 있다는 것은 분명 돈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되니 씩 빙긋 웃었다.
“오빠?”
옆에서 앙증맞고 귀여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민지구나? 안녕?”
알고보니, 백성이 녀석 옆에는 2살 아래 친동생 민지가 서 있었다. 보아하나 둘이 쇼
핑하러 나온 것 같았다.
“네, 안녕하세요.”
물론 난 민지를 알고 있다. 백성이 녀석과는 다르게 얼굴이 전혀 딴판이게 너무나도
귀엽게 생긴 그녀다.
“어디 가는 거야?”
“아… 오빠랑 같이 쇼핑하려고요.”
“그래? 잘하고 와. 이 오빤 갈게. 그럼 백성아 내일 학교에서 보자.”
“응. 알았어. 그럼 내일 봐.”
“안녕히 가세요.”
순순히 난 그들에게 떨어지며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애초에 계획했던 돈 뜯
기를 안하고 민지 때문에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얼마 있는지 볼까나? 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