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94
카이란은 골목길을 빠져나오며 느긋하게 집문 앞에 섰다. 갑자기 설레임이 나타났
다. 과연 그녀들이 그런 준비를 했을까? 아님 그냥 치레적인 말투로 채연 선생은
카이란의 기분을 좋게 만들려고 한 말일까? 카이란은 그런 의문과 설레임이 계속
나타났다. 마법으로 확인해서 안에 과연 누가 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카
이란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걸음을 옮기며 그는 천천히 한발자국 한발자국씩 걸어가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 왠
지 카이란은 문열기가 무섭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빨리 결과에
대해서 궁금증을 참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카이란은 주점 없이 문을 열었고, 바로
한마디 건넸다.
“다녀왔습니다.”
인사말을 하자 주위에는 쥐죽은듯이 고요했다. 아무도 없는 듯이 조용한 정적에 휩
싸였고, 아직 부모님도 오시지 않았는지 집 안에는 곳곳마다 불이 꺼져 상태였다.
‘아무도 없나……’
그래도 카이란은 여전히 기대를 가진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마루에 불을 켰다. 징하
는 전기 흐르는 소리음과 함께 방안 곳곳에 환한 불이 들어와서 곳곳을 비추었다.
모든 것이 뚜렷하게 보이자 카이란은 자신의 예상이라면 그녀들은 뭐라고 축하해
준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용한 적막만이 흐를 뿐……. 그 누구도 카이란을 반겨주는 인간은 없었다. 모
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그것을 더해주듯, 너무 기대까지 해서
그런지 카이란은 가슴이 찢어지도록 강한 아픔이 그의 신경에 전해져 왔고, 허무함
에 허탈감 마저 느낀 상태였다.
“제길……..”
내뱉고 싶지 않은 말이 카이란의 입에서 멋대로 흘러나왔다. 허탈감과 허무감….
모든 것이 생소하기만 했던 카이란의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느낄 겨를
이 없었다. 오로지 그녀들의 대한 배신감과 원망만이 카이란의 솔직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그녀들의 대한 미련이나 관심,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예전에 악덕 카이란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까지 한 상태였다.
카이란은 발걸음을 옮기며 자신의 방으로 갈 생각이었다. 발걸음이 무겁다는 생각
이 들었다. 자신의 방 거리는 1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거리였지만.. 발이 무겁
다고 느껴졌다. 힘이 없으면 발까지 무거워 지는 것일까? 그래도 카이란은 모든 것
을 참고 2층으로 몸을 옮겼다.
2층으로 올라가자 문뜩 카이란은 이런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추는지 궁금했다.
겨우 여자 3명 때문에 이런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처음 이곳에 자신의 본모습을 확인했던 자신의 방 옆에 있는 큰 거울의 앞에 모습
을 드러냈다.
푹 꺼져버린 어깨에 생기가 담겨 있는 않은 얼굴, 모든 것이 기운이 없다는 듯이
비추고 있는 자신의 몸에 카이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서는 다시 자신의 방으
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찰나 옆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뭔
가가 소리가 났기 때문에 카이란은 얼굴을 들어대었고, 갑자기 빛이 확 들어오며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팡!! 팡!!-
깜짝 놀라서 카이란은 몸을 옴츠리며 한쪽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아무리 카
이란이 마법과 체술에 능숙하다해도 놀래는 것은 놀랬기 때문에 당연한 심리 현상
의 행동이다. 이상한 소리가 났었지만… 자신의 몸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공중에서 무언가가 샤르륵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보이는 것
은 여러 색깔의 이상한 종이가 떨어지는 것이었고, 의아하게 그것을 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렸다.
“오빠 생일 축하해!!”
“백성님 생일 축하해요!!”
“축하해요! 백성님!”
“축하한다 백성아.”
“너의 18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짝짝짝짝짝짝-
5사람이 서로 비슷한 말을 내뱉으며 박수를 치는 소리가 났다. 카이란은 어리둥절
한 얼굴로 주위를 흩어 보았고, 축하한다는 말과 박수를 치는 인간들은 다름 아닌
민지, 사미, 아리아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였다. 모두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치
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큰 탁자 위에는 1개의 큰 촛불과 8개의 촛불이 끼어져
있는 2단 케이크가 눈앞에서 보였고, 주위에는 여러 음식들이 장만해져 있었다.
“생일 축하해 오빠! 헤헷!”
민지는 카이란의 방방 뛰듯 카이란의 한쪽팔짱을 끼며 웃으면서 말을 했다. 감동이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채연 선생의 말대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이란은 말문이 막
혔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른 상태로 오자 카이란은 순간 어떠한 말을 해야
할지 당황을 하기 시작했다.
“저….저기….”
목이 메이는 느낌까지 오니 카이란은 목소리가 잘 나오질 않았다.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카이란은 그냥 기쁘다라는 생각만 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
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헤헤헷! 지금까지 오빠에게 미안. 이런 준비를 하려고 오빠에게 매정하게 했던 거
야. 화 안 났지?”
민지는 카이란 앞에 나서며 귀엽게 웃고서는 용서를 구한다는 모습으로 두 손을 딱
마주치며 말을 했다. 그리고는 아리아와 사미가 나서서 말했다.
“저희도 죄송해요. 11일 동안 백성님의 반에 찾아가질 못해서…..”
“죄송해요. 백성님…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그녀들도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가득하며 조심스럽게 카이란의 얼굴을 보았다.
“아….아냐…. 괜찮아…. 하하하…”
카이란은 웃음을 띄우며 웃어 보이려고 했지만… 이상하게 자신의 눈시울이 뜨겁
게 느껴졌다. 당연히 기쁘면 웃어야 정상인데… 왜 이렇게 눈이 뜨거운지 그로써
는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이었다.
“아앗! 오빠 눈시울이 붉어진 건가 보면 울려고 한다! 헤헤헷! 기뻐서 눈물까지 흘
리려고 하다니… 오빠 너무 마음이 약해.”
실실 웃음까지 쪼개며 민지는 붉어진 카이란의 눈시율을 보며 놀리듯 말했다.
“시…시끄러! 왜 내가 울긴 울어? 괜히 눈에 뭐가 들어간 것이니 착각하지마!”
그러며 카이란은 민지의 시선을 외면하고서는 일부러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지만…. 싫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기쁜데 왜 눈물이 흘리려고 하
는지는 카이란 자신도 의아하게 여겼지만…. 이런 기분… 그리 나쁘지 않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볼 수 있었다. 이것이 TV에서 보던 기쁨의 눈물이라는 것을 인식
한 카이란은 처음에는 ‘바보같이 놈! 기쁘면서 왜 울어?’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 막상 자신에게 이런 감정이 닥치니 황당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상태였다.
억지로 흩어진 감정을 참으며 카이란은 다행히 눈물만큼은 흐르지 않았다. 마음이
차분함을 느껴서 인지 정신상태가 맑아졌다. 그리고서는 다시금 그들의 얼굴을 보
며 환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런데 오늘이 내 생일인 거야?”
카이란의 말에 민지와 부모님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황당한 얼굴을 하며 한심스럽
게 민지는 카이란을 바라보았다.
“당연하지! 어떻게 오빠 자신의 생일도 모를 수가 있는 거야!?”
“하하하… 미안…. 그런데 오빠는 기억이 없는 뒤로부터 내 생일을 알 리가 없잖
아?”
“그래도 그렇지!!”
카이란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담고 있었다. 민지는 못마땅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한심스러운 눈초리로 카이란을 바라보았지만… 카이란은 그리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민지의 모습이 사랑스럽게만 느껴졌고, 왠지 포근한 느낌마
저 들었다. 민지뿐만 아니라 사미나 아리아 역시 비슷했다.
“어쩟든 우리 백성이 이렇게 좋은 여자가 있으니 부모로써는 정말 기쁘구나.”
어느덧 아버지가 나서며 카이란의 어깨를 툭툭치며 말을 했다. 카이란의 시선은 자
동적으로 아버지에게 돌렸고, 흡족해하며 웃고 계시는 아버지의 표정을 볼 수 있었
다.
“그래 백성아.. 엄마도 기쁘구나… 사실 이 아이들 엄마가 들어올 때도 열심히 음
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였단다. 그녀들이 얼마나 정성을 담으며 요리를 만들고 있는
지… 나조차 그녀들의 모습에 정말 놀랬단다. 그리고 이 2단 케이크도 아리아와
사미, 민지의 작품이란다. 요 근래 그렇게 바쁜 모습을 보인 이유가 바로 너를 위
한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그것을 배우려고 그렇게 바뻤단다.”
어머니도 환하게 웃으시면서 옆에서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미와 아리
아를 보며 말을 하셨다. 아무래도 칭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았다.
“고맙다.”
“아니요. 뭘요….”
“저희는 당연히 백성님의 중요한 날이니 그것에 맞춰준 것뿐이에요.”
채연 선생의 말이 모두 맞았다. 카이란 자신에게는 이런 날이 중요한 날이 아닌데.
.. 여자라는 동물은 그것이 아니었나 보았다. 설마 이렇게 정성을 가하면서 자신을
챙겨주지는……. 몰랐던 것이다.
“헤헤헤.. 그런데 오빠 또 하나 기념날이 있어.”
민지가 웃으면서 말을 하자 카이란은 시선을 민지에게 두었다.
“무슨 기념날?”
자신의 생일말고 또 하나가 있다고 하자 카이란은 바로 궁금증을 표시했다. 민지는
또다시 웃음을 머금고는 옆에 있는 사미와 아리아를 한번 보며 웃는 표정을 짓고서
는 다시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바로 오빠와 사미 언니, 아리아 언니와 오빠와의 100일째 만난 기념일.”
“그래? 난 또…. 중요한 날이라고…..”
카이란은 별 싱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곳
세계에서 100일째든 200일째의 만남 같은 신세대 전통을 잘 모르고 있는 카이란이
기 때문에… 그는 그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콱!-
아무런 관심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자 민지는 카이란의 발등을 밟아 버렸다.
“크아아악! 왜.. 왜 밟는 거야!?”
“왜 밟긴! 1.0.0.일.째.를 뭘로 아는 거야!?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
민지가 화를 내면서 100일이라는 것을 강조를 하니 카이란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려야했다.
“그래.. 미안… 그런데……….. 나와 사미, 아리아 만난지 4달째가 넘어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100일째지?”
문뜩 계산을 해 보니 그녀들과 만난 시간은 4달째가 넘어가려고 했다. 카이란의 질
문에 민지는 그럴 줄 알았다 라는 얼굴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것은 우리도 아는데… 일부로 이 날을 잡아서 100일째 기념일로 잡은 거야. 오
빠의 생일에 100일째 만남 기념까지 있으면 이것이야말로 기쁨2배 행복2배 아니겠
어? 날짜는 많이 넘어갔지만… 그래도 이런 날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렇게
한거야.”
“우리들의 생각인데… 백성님은 분명히 100일째 만남 같은 것은 기억하지 않으시
니 우리들이 이렇게 계획을 짜놓은 상태였어요. 그러자 며칠 후면 백성님의 생일이
라는 것을 알자 우리는 정확히 100일째로 하지 않고 일부러 생일과 겹치게 만들어
서 이런 파티를 벌인 것이에요.”
싱긋 웃으며 사미까지 나서서 말을 했다. 확실히 카이란은 100일째 만남 같은 것은
잘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사미 말대로 신경도 쓰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그녀들
의 노력에 카이란은 쓴웃음을 지으며 이해하듯 고개를 끄떡였다.
“헤헤헤헤~ 그래서 우리들은 그것에 기념을 맞추기 위해서 이렇게 뜨개질을 하면서
옷을 맞춰 입었지! 헤헤헤헤헤~”
민지는 웃으면서 자신이 입고 있는 카이란에게 그것을 보여주었다. 뜨개질을 했다
는 것을 티가 나게 털실로 만든 스웨터였다. 색깔은 짙은 녹색으로 되어 있었고,
가운데는 forever라는 영어가 쓰여져 있었다. 민지뿐만 아니라 아리아와 사미도 똑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글자까지 모두 똑같았다.
“아…”
카이란은 그녀들의 입을 옷을 보며 작은 탄성이 나왔다.
“헤헤헤.. 내가 이것 배우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아? 다행이 혜미 언니
가 뜨개질하는 법을 알아서 다행이지… 우리 셋이서 얼마나 노력을 가했다고! 밤
늦게 집에 온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였다고.”
배시시 웃으며 민지는 대충 밤늦게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도 죄송해요. 백성님의 반에 찾아가질 못해서요. 찾아가고 싶었지만… 뜨개
질하는 시간이 너무나 오래 걸려서 쉬는 시간마다 번번이 하고 있어서 찾아갈 시간
이 없었어요. 용서해 주실거죠?”
사미는 죄송하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카이란의 양해를 부탁했다. 사미뿐만 아니라
아리아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사미와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미 화는 풀
렸기 때문에 지금은 화를 냈다는 것조차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러니 양해고 뭐고
카이란에게는 이미 지난날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카이란은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만…. 말 대신 환한 미소로 사미와 아리아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
대충 사건의 풀이가 되었지만.. 한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다 카이란 때
문에 이렇게 외면하고 밤늦게 돌아오고 그런 것이었다고 하지만… 뭔가가 하나를
잊어버린 듯한 중요한 의문이 떠오르자 카이란은 그녀들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내 옷은? 100일째 만남이면 나도 그 100일째에 들어갈 테고, 그러면
나도 너희와 같은 비슷한 옷이나 똑같은 옷이 있다는 뜻 아니야?”
“……………”
“……………”
“……………”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시원한 바람도 불었다. 아무 말 없이 그녀들은 돌이 되면서
가만히 있기만 했다. 자신들의 옷만 만들 생각만 했지…. 장작 중요한 카이란의
옷은 만들지 않은 상태이자 그녀들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던 것이다. 카이란은 그
녀들의 모습에 서럽게 방 한쪽 구석에 쭈그려 앉으며 외로움에 달랬다.
역시나 카이란은 진짜 왕따였다.
143) 이세계 드래곤 [18] 1.첫사랑.
“크하하하하하핫!!! 오늘은 너닷!!”
어느 교실을 가도 변하지 않는 시끌시끌한 소리 가운데 더욱 시끄럽게 대소를 터트
리는 카이란은 누군가를 한명의 목덜미를 잡으며 소리 쳤다. 목덜미를 잡힌 그놈은
카이란의 같은 반 아이였고, 오늘 정말 재수 꽝이다 라는 얼굴로 자신의 대한 처함
에…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우엥! 나 돈 없어.”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놈은 완전 10살 정도 먹은 어린아이의 흉내를 내듯 울먹
이면서 카이란에게 말했다.
“그런 말이 나에게 먹힐 리가 있냐!? 오늘 나의 점심은 네놈이니! 당장 가서 사와
랏!”
“우엥!”
씨알도 먹히지 않은 카이란에게 목덜미를 잡힌 그놈은 눈물을 흘리며 유유히 반 교
실을 빠져나갔다. 그놈이 빠져나가자 반 교실에서는 한숨을 내쉬며 모두 하나같이
‘다행이다’라는 얼굴표정으로 웃었다. 불쌍하다는 동정의 눈빛은 추호도 없었고,
한 놈의 희생에 의해 다른 이들은 웃을 수 있는 현실적 사고법칙 같았다.
카이란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돈을 이용해서 점심을 해결하는가보면
아직 카이란은 모든 것이 원래상태로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았지만… 천만의 말씀,
그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녀들은 오늘 아침에 조회가 끝나자마자 카이란의 반에 와
서 오늘 점심을 싸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했었다.
이유는 늦잠을 자서 도시락 만들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락을
못 싸왔다고 했었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카이란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고
개를 끄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들이 먹여주는 모습은 조금 불만이 있었지만…
매점의 음식보다는 당연히 맛있는 그녀들의 음식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
이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떡이는 순간 카이란의 머릿속에 이런 말이 스쳐지나갔다.
‘친구는 닮아 가는 구나.’
라는 말이….. 사미가 도시락을 못 싸왔다는 것은 늦잠을 자서 못 싸왔다고 하지
만… 아리아도 못 싸가지고 온 이유는 바로 사미와 똑같이 늦잠을 잤다는 것이었
다. 어떻게 둘다 똑같이 늦잠을 자는지…. 이것이야말로 말도 흔히 듣는 이론 하
나 중 ‘친구는 닮아간다’ 라는 뜻을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또한 마법이 아닌 비과
학적 텔레파시가 통한다 라고 할 수도…..
그러한 연유로 그녀들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카이
란은 짧은 아쉬움을 나타내며 고개를 끄떡였지만….. 주위의 반 아이들은 머리에
번개 맞은 것도 모자라 초궁극 메테오를 한방 얻어맞은 충격을 받았다.
‘빌어먹을!!!!’
그리고 아이들은 이런 말이 마음속에서 각각 울려 퍼졌다. 사미와 아리아가 도시락
을 싸오지 않았다는 말은 즉! 카이란은 오늘 점심은 반 아이들의 갈구로 처리한다
는 뜻이었다. 1000-2000원이면 말도 하지 않겠지만…. 카이란의 배에는 식충이가
들어있는지… 5000원어치 정도 사와야 허기가 찬다는 것이다. 그러니 반 아이들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흐르는 것은 당연했을 테고…. 오늘 이 운명에 반 아이들은 불
행을 맞이하는 한 아이가 누구일까 라는 생각에 잠기며 두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아이들의 마음이었다.
“백성님!”
“백성님!!”
청아한 목소리와 함께 메아리가 치듯 카이란의 두 번째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두
여자, 말하지 않고, 척만 봐도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두여성은 협박을 해서 점
심식사 거리를 방금 해결한 카이란에게 달려왔다.
“죄송해요! 오늘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지 않았어도.. 영양가가 없지만.. 이렇게 매
점에서 준비를 해 가지고 왔어요.”
“네! 저도 준비를 매점에 가서 사 가지고 왔어요!”
누가 친구 아니랄까봐… 각자 그녀들의 손에는 빵과 우유와 기타 등등을 손에 들
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나.. 그녀들은 닮아간다를 초월해서 비과학적 텔레파
시가 통하는 것인가? 참고로 말하지만 그녀들은 반이 서로 다르다. 지금 그녀들이
카이란의 반에 왔을 때 앞문에는 사미가 왔었고, 뒷문에는 아리아가 왔었고, 도착
하자마자 카이란을 불렀었다.. 이것만 봐도 그녀들은 서로 말도 없이 매점에 달려
가서 먹을 것을 사왔다는 증거이다.
어쩟든 지금 방금 협박을 통해서 보낸 그놈이 나간 곳을 보며 카이란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녀들이 설마 이렇게 점심을 사 가지고 올지는 상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
에…. 그놈은 오늘 5000원어치의 먹을 것을 혼자 먹어야 하는 생각에 운도 지지리
도 없는 놈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 나가자. 오늘도 여전히 옥상이지?”
“헤헷..”
대답할 필요도 없다는 식으로 그녀들은 밝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그
들은 사이좋게 교실을 빠져나오며 건물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나가고
몇분후에 카이란의 교실에서는 어느 놈이 욕지거리를 한 소리가 울려 퍼져서 그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