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lord in the Corner RAW novel - Chapter (435)
435화
-과연 주인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려면 뭐가 중요한가?
꼬록이의 고민은 바로 그것이었다.
주인과 행복하게, 그리고 오래오래 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목표.
골똘히 고민한 끝에 정한 게 바로 ‘부강해지기 작전’이었다.
-더욱 부강해지자. 주인도, 꼬록이도, 그리고 주인 휘하의 다른 부하들도 모두.
-모두가 함께 강해지고 부유해지며 세력도 훨씬 커진다면 훨씬 행복해지지 않을까?
-주인이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세상이라는 제한된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서로 웃고 떠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서도 그 누구의 위협도 받지 않는 안전한 환경을 구축한다면?
꼬록이는 상상해 봤다. 그 모든 일이 이루어진 그 날, 주인이 지을 환희의 미소를.
자신에게 고맙다며 그 따뜻한 손길로 더욱 상냥하게 쓰다듬어 줄 그 날의 순간을 상상하자, 꼬록이의 의식에 한 줄기 충격이 생생히 전해졌다.
‘바로 이거임!’
느낌이 온다. 바로 이거다!
그렇게 정해진 게 바로 ‘부강해지기 작전’.
꼬록이는 그것을 위해 드래곤들을 찾아가 회유하기 시작했고,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그들의 승낙을 받아 냈다.
그렇게 정해진 게 바로 ‘차원 연결망 건설 계획’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차원 연결망 건설 계획’은 꼬록이의 야심 찬 ‘부강해지기 작전’의 첫 단계였다.
누구도 모르는, 오로지 꼬록이 혼자만이 아는 야심 찬 대 프로젝트!
“그렇게 하십시오. 전 찬성이니까요.”
“좋네. 그럼 곧바로 계획을 착수하겠네. 자네도 심심하면 구경해도 좋네. 거들면 더 좋고.”
이내 떨어진 태형의 승낙. 곧이어 행동을 옮기기 시작한 드래곤들을 보며 꼬록이는 음흉한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우리 꼬록이, 또 왜 이렇게 음흉한 웃음을 흘릴까?”
[그런 게 있음! 비밀임!]꼬록이는 자신을 쓰다듬는 주인의 손길을 느끼며 더욱 크게 웃었다.
‘널리 주인을 이롭게 할 거임!’
꼬록이도, 주인도, 주인의 부하들도, 다른 동맹들도 모두 창대한 미래를 맞이하리라!
* * *
‘차원 연결망 건설 계획’을 위한 기술력은 충분했다. 차고 넘쳤다. 다만 필요한 건 시간과 돈이었다.
어디 조그만 공사가 아니다. 자그마치 차원 단위의 공사다. 한 국가를 운영하고도 남을 그런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모될 것이다.
당연하게도, 태형에겐 그런 커다란 돈이…….
있었다.
일단, 푸른도끼 부족이 일군 모든 국가 재산이 태형의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태형이 원하면 산처럼 쌓인 금은보화라도 기꺼이 내줄 만큼 태형에게 충성하는 이들이었다.
물론, 태형이 굳이 오크들의 것을 뺏을 리는 없겠지만.
“뭐? 돈이 필요하다고? 말만 해라! 얼마든지 내어 주겠다!”
전쟁 때문에 바쁜 상황에서도 카림은 얼마든지 재화를 내어 주겠다며 가슴을 탕탕 쳤다.
역시, 카림은 듬직하다. 하지만 태형은 그들 걸 뺏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럴 필요까진 없어. 그냥, 여분의 마나석만 좀 주면 돼. 마나석 많지?”
“당연하지. 마나석은 넘치다 못해 썩어 나는 지경이다. 얼마든지 가져가도 좋다.”
이번 건설 계획에 있어 무엇보다 가장 많이 필요한 건 역시나 마나석인데, 마나석은 카림의 말대로 넘치도록 많았다.
대수림 내의 마나석 광맥에 마나석 매장량은 거의 사기적인 수준이었으니까 말이다.
심지어, 속속들이 건조 완료된 배를 통해 마나석을 인간 세상에 수출하고 있는데도 넘쳐나는 수준이었으니 오죽하랴.
카림은 기꺼이 마나석 창고의 문을 활짝 열었고, 드래곤들에게 얼마든지 가져가 써도 좋다며 반출을 허락했다.
그렇게, 일단 앙방향 차원문 건설을 위해 필요한 주 에너지원 공급 문제는 해결.
그다음은 부수적인 재료 공급 문제였는데, 그것 역시 딱히 문제는 없었다.
지구보다도 드넓은 세상인 용계. 그곳의 광활한 대자연에 재료가 널리고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야 자원을 마구잡이식으로 채집, 채굴할 수 없지만, 용계는 누가 뭐라 할 이가 있기나 한가?
주민들인 드래곤들과 정령이 곧 세상의 주인이었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렇게 부수적인 재료 공급 문제도 해결.
남은 건 인력 수급이었는데, 듬직한 일꾼인 오크들을 쓰면 좋지만 그들은 대수림 바깥으로의 진출 때문에 바빴다.
그렇기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했던 찰나.
시기적절하게 탄타르의 전 해왕인 차르덴이 나서 준 덕분에 해결되었다.
“양방향 차원문이라. 정말 그런 게 건설된다면 우리로선 더할 나위 없는 이득일 것이오. 그대들의 세상과 우리들의 세상 사이에 가로막힌 커다란 벽이 허물어진다면, 서로 소통하기도 쉽겠지. 그런 걸 직접 만들어 준다는데 뭐가 문제겠소? 내가 직접 해왕에게 건의해 볼 테니, 걱정하지 마시오. 허허허.”
모든 어인족이 존경하는 전 해왕 차르덴이 직접 나서니 어인족들이 나서겠다고 너도나도 손을 들고 움직였고, 그렇게 드래곤들을 도와 육체노동과 잡무를 도맡아 할 인력이 충분히 공급된 것이다.
“많이도 모였군. 자자, 이제부터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설명해 줄 테니, 잘 듣게나.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네. 모두가 힘을 합한다면, 계획은 훨씬 더 빠르게 완료될 것이야.”
그렇게, 드래곤들의 주도하에 ‘차원 연결망 건설 계획’은 성공리에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 * *
한 달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동안 오크들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인간 세상에 대수림 바깥으로의 첫 진출을 알렸다.
근처 인간 나라의 반발? 당연히 있었다. 어찌 없을 수 있겠나.
하지만 제깟 것들이 반발해 봤자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기껏해야 불만을 표시하는 것 정도?
그도 그럴 게, 오크들은 인간 나라를 침공한 게 아니었다.
대수림 옆의 평야 지대. 인간들은 정복하지 않고 내버려 두던 땅을 향해 나아갔을 뿐.
그것 외에도 대수림 근처엔 인간들이 점령하지 않고 놔두는 계륵 같은 땅이 많았기에, 오크들이 나아갈 곳은 많았다.
황량한 평야, 몬스터가 득시글거리는 위험 지대, 그 외의 오지 등. 드넓지만 먹을 게 많지 않고, 먹을 게 많더라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그런 곳들.
그런 곳들은 인간들의 입장에선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오크들에겐 아니었다.
황량한 대지는 미래의 전사들이 마음껏 도끼를 쥐고 자이언트 울프를 타고 다닐 놀이터가 될 것이다.
위험한 밀림은 오크들의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을 자극할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곳곳의 오지에 득시글거리는 몬스터는 오크들이 먹을 훌륭한 식량이 될 것이다.
어디 그것만일까? 어쩌면 이 쓸모없어 보이는 땅들의 내부에, 인간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
광맥이라든가, 희귀 자원이라든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이렇게나 훌륭한 게 많다. 혹시나 모를 미래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아가고 또 나아간다. 점령하고 또 점령한다. 대수림 바깥의 드넓은 대지 곳곳엔 푸른도끼를 상징하는 푸른 깃발이 곳곳에 박혔다.
더 시간이 지났다. 일 주가 더 지나고 이 주가 더 지났을 때쯤, 소극적인 불만을 터트리던 근처 나라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항의가 빗발쳤다.
확장을 멈추라는 전언을 계속 보내왔다. 그들은 오크들이 대륙 침공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드넓은 인간 세상을 뒤엎으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카림은 인간들의 그 불안감을 읽고는 코웃음치며 답해 주었다.
“푸른도끼 부족을 다스리는 나, 카림이 이 자리에서 직접 말하노니, 인간들은 잘 들어라. 우리는 인간들의 적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들의 나라를 침공할 생각이 없다.”
“가서 너희들의 왕에게 전하거라. 나, 카림이 원하는 건 동족들의 해방이라고 말이다.”
“난 오크가 멸시받지 않기를 원한다. 다른 인간들처럼,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같은 지성체로 취급받기를 원한다. 그걸 위해 난 들고일어났고, 그걸 위해 동족들을 규합했지.”
“나의 뜻은 분명 그러하다. 난 그걸 위해 나아갈 뿐이다. 한데 너희들이 나의 그런 뜻을 곡해하고 방해한다면, 그땐 나도 응징의 도끼를 꺼낼 수밖에 없다.”
“선택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어디까지나 너희 인간들의 선택이지. 하지만, 이젠 너희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존재들인지를.”
“우리는 너희들에게 이미 증명했다. 우리가 얼마나 강하고 얼마나 잠재력이 있는지를 말이다. 설마 아직까지도 모른다면…… 그건 멍청이겠군. 난 부디 너희들이 멍청이가 아니기를 빌겠다.”
카림은 사신들에게 도끼를 들어 응축된 오러를 보여 주었다.
웅웅!
실력자라는 걸 증명하는 선명한 오러에 사신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했다.
“이상이다. 가도 좋다. 가서 너희들의 군주에게 나의 뜻을 확실히 알리도록.”
그렇게 카림은 사신들을 돌려보냈다.
얼마 후, 답장이 돌아왔다. 대부분 긍정의 화답이었다. 참 다행이었다.
아무리 오크가 전투 종족이라지만, 필요 없는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전쟁을 하고 싶진 않았다.
인간과의 불필요한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카림은 알고 있었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진 않는다는 것을.
오랫동안 뿌리박힌 인간들의 인식을 단기간에 뿌리 뽑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카림은 언제든지 마음속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족장! 후방이 급습당했다는 급보다!”
“누구지?”
“잘 모르겠다. 인간들이다! 숫자는 제법 많지만, 정규 군대 같진 않다. 복장이 제각각이고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진 않은 것 같아. 그렇다고 오합지졸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용병들일 확률이 높겠군.”
“용병? 의뢰를 쫓아다닌다는 떠돌이 해결사들 말인가?”
“그래. 자세한 건 확인해 봐야 알겠지.”
후방을 급습당해 제법 피해가 있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확인해 보니, 정말 용병들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대규모 용병단. 곧바로 정보 수집에 들어간 그림자단의 보고에 의하면, 제법 이름이 난 놈들이라고 한다.
아마 인간 외의 이종족에 대한 반감이 있는 놈들인 모양인데…….
이유야 어쨌든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그들이 자신들을 건드렸다는 것이니까.
“카쿨. 피의 보복을 준비하라.”
“알겠다!”
* * *
순조롭진 않았다. 여전히 오크들은 인간 세상에서 약자의 위치였고 눈엣가시였다. 카림은 그런 세상의 질서를 뒤엎으려 하고 있었다. 당연히 방해가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겁 없는 대규모 용병단, 멍청한 군주가 다스리는 멍청한 나라, 상황 파악 안 되는 영주가 다스리는 영지군 등등, 온갖 무력 단체가 확장 중인 오크 군대를 건드렸다. 인간들을 적대하지 않는다는 카림의 선포가 있었음에도 말이다.
카림은 그 모든 이들을 전부 피의 복수로 응징했다. 단 한 놈도 살려 주지 않았다. 도망가는 놈은 그림자단을 보내어 어떻게든 죽였다.
곧이어 오크들을 건드린 인간들이 하나같이 전멸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에 인간 세상이 통째로 술렁이고 있었다.
그건 전운이었다.
아프록시아 대륙 여기저기에 떠도는 짙은 전운.
아무래도 푸른도끼 부족은, 아니 오크는 전투에 살고 전투에 죽을 운명인 모양이었다.
참 웃기다.
베르칸을 죽이고 여러 세상에 평화가 찾아왔건만, 이들만큼은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니.
하지만 괜찮다.
오히려 카림은 환영했다.
“오냐, 좋다. 인간 나라들이여. 얼마든지 공격해라. 우리를 겁박해라. 모조리 받아쳐 주마. 우리가 압도적이라는 걸 당당히 증명해 주마.”
카림은, 아니 오크들은 또 그렇게 큰 벽을 앞두고 있었다.
이 벽을 넘어서면 엄청난 성장을 이룩할 게 분명했다.
비록 아픔이 따르겠지만, 그 끝은 행복일 테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 * *
-주군. 도와주지 않아도 좋다. 이번엔 우리만의 힘으로 해낼 테니, 주군은 그저 지켜봐 달라.
태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카림 녀석, 정말이지 고집이 세도 너무 세다.
도와준대도 마다하다니. 역시 오크 아니랄까 봐.
좀 융통성이 생긴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는 걸까?
‘뭐, 상관은 없지만.’
그들을 믿는다. 그렇기에 의심하지 않는다.
그들은 해낼 거니까.
끊임없이 투쟁하는 것. 그것은 곧 오크에게 행복이다.
오크들은, 태형의 소중한 첫 번째 자식들은 지금 행복해지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화이팅.’
태형은 마음속으로 그들을 응원해 주곤 이내 고개를 돌렸다.
눈앞에, 거대한 차원문이 열려 있었다.
이건, 자신의 힘으로 만들지 않은 것.
“태형. 드디어 완성되었네!”
이건, ‘차원 연결망 건설 계획’의 첫 성공작이었다.
탄타르 바다 세계와 용계 사이를 잇는 양방향 차원문이 완성된 것이다.
“크!”
이로써 두 세계는 태형의 도움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각 세계를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