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103
죽여라.
쏟아지던 빗방울들이 즉시 제 형상 을 바꿔, 단창처럼 길고 날카로워진 끝부분을 그에게 겨냥했다.
“ 젠장!”
등줄기에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레온은 그 즉시 전력을 다해서 내달 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어둠으로 된 창의 폭
우가 쏟아졌다.
표 표 표 X£ 표 표 표 I tft ri riri rnr^T!
창이 내리꽂힌 자리에는 동그란 구 멍만이 남는다. 겉으로는 큰 위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구멍 하나 하나의 깊이가 5미터 이상이라면 또 어떨까.
성벽조차도 그 두께가 5미터를 넘 기는 곳이 드물었다.
물리적인 방어를 무시해버리는 ‘잠 식’의 특성상, 저 공격을 가로막을 수 있는 엄폐물은 없었다.
카앙!
레온은 쏜살같이 협곡 측면의 벽
위를 내달리다가, 기어코 그를 따라 잡으려던 폭우에 검을 휘둘렀다. 성 검의 빛에 닿았는데도 어둠의 창은 조금 옅어졌을 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그 참격에 튕겨나갔다.
‘한 발 한 발은 위협적이지 않아. 하지만.’
1초에 날아드는 것만 헤아려도 수 십 발, 어쩌면 백 단위가 넘어갈지도 모르는 물량이다.
생채기에 불과한 상처라도 그 숫자 는 치명적이었다.
캉! 카카캉! 카앙!
상하전후좌우(上 下前後左右).
모든 방향에서 들이닥치는 공격을 세 번 휘둘러서 쳐내고, 허벅지를 노 린 창을 발판으로 삼아서 뛰어오른 다.
평면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협곡의 벽을 이용해서 입체적으로, 최대한 적은 수의 창을 받아내는 위 치를 포착해야한다. 레온의 황금색 눈동자가 빠른 속도로 흔들려. 주변 지형지물을 완벽하게 머리에 새겼다.
“예전 같았으면 코피가 터지거나 현기증을 느꼈을 텐데.”
기원자의 성흔 덕분에 막대한 정보 량을 처리했음에도 전과 같은 현기
증이나 두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레온은 아슬아슬한 간격으로 창의 폭우를 뚫고 나왔다.
“쯔 ”
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도 쉴 수 없다.
위기를 한 번 넘겼다고 해도 폭우 는 멈출 줄을 모르고, 몇 번이나 그 의 숨통을 끊으려고 뒤쫓아온다. 저 물량을 단숨에 걷어내려면 최소〈칠 성검〉급의 순간화력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가〈칠성검〉을 사용하려 고 한다면, 드레이크도 그 즉시 브레 스를 준비할 게 뻔했다. 어느 쪽이든
먼저 결정타를 꺼내는 쪽이 질 수밖 에 없는 싸움이었다.
‘유리한 지형인데도 이 정도라면, 개활지에서 싸웠으면 정말 손도 발 도 못 썼겠군.’
그나마 다행이라면 놈의 조준이나 통제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창의 움직임과 포진이 조금만 더 변 칙적이었더라면 효율적으로 움직여 도 피할 수 없는 그림이 나왔을 터.
지금처럼 계속 공격한다면 10분 정 도는 피할 수 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훅.
또다시 곡예와도 같은 움직임으로 창의 폭우를 피했을 때, 레온은 알 수 없는 불길함을 느끼고 위를 올려 다보았다.
어느샌가 그의 상공을 차지한 드레 이크의 비웃음을.
“몰이사냥인가…!”
[누가 뱀 아니랄까봐 잔머리하고 는.]등 뒤로는 그를 쫓아오는 어둠의 창, 머리 위로는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는 드레이크.
하필이면 도약한 직후라서 몸을 뺄 여유조차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놈은 이 순간을 노 리고 있었겠지.
완벽한 함정이었다.
기습적인 브레스 공격, 원시마법을 이용한 몰이, 그 패턴에 익숙해지는 것을 기다려서 체크메이트를 던진다. 레온조차도 놈의 간교함에 등골이 절로 섬찟해졌다. 1대1이었다면 여 기서 도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껴 놓은 힘을 다 끄집어내, 양면의 공격 을 모조리 때려부수는 수밖에 없었 겠지.
하지만.
“저기.”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나, 잊어버렸지?”
브레스를 충전하기 시작한 드레이 크의 등 뒤에서, 귀신처럼 나타난 카 렌이 싸늘하게 미소지었다.
‘그림자’는 ‘어둠’의 하위 속성이지 만, 동일한 계통이기에 쓸 수 있는 편법이 존재했다. 원시마법으로 만들 어낸 밤하늘에서 쏟아진 비를 거꾸 로 타, 수백 미터 상공에 있었던 드 레이크의 등 위에 올라탄다든지.
크라라락?!
적의 난데없는 등장에 놀란 드레이 크가 기겁했지만, 카렌은 이미 준비
해둔 기술을 꽂아넣고 있었다.
〈그림자쐐기〉.
극도로 예리하게 압축해놓은 오러 의 침을 꽂아넣어, 표적의 급소를 파 괴하는 오의.〈어둑서니의 윤무〉로 그 출력을 높인 지금이면 드레이크 의 비늘도 쉽게 관통한다.
푹
드레이크의 왼쪽 날개 상완골에 〈그림자쐐기〉가 박히고,
“펑!”
카렌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그림자쐐기〉가 박힌 뼈 안쪽에서 오러가 크게 폭발했다.
빠직!
와이번이면 몸이 펑 터졌을 위력임 에도 놈의 날개뼈는 그냥 좀 으스러 졌을 분이었다. 과연 S十랭크의 마 물, 드레이크다운 내구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날개 한 짝을 잃어버린 놈 은 갈 곳이 없었다.
제 꾀에 빠져서 눈앞까지 다가온 인간, 레온의 바로 정면에 추락하는 수밖에 없었다.
드레이크가 협곡 밑바닥에 처박히 면서 지축이 뒤흔들렸다. 멀쩡한 날
개 하나로 감속했다지만 수십 톤의 중량, 그 거체가 내리꽂혔으니 충격 량은 어마어마할 터.
지금 당장 산사태가 일어나도 이상 할 게 없었다.
재빠르게 레온 옆으로 온 카렌이 말했다.
“여기까지는 잘 풀린 것 같은데, 어 때?”
두 사람이 계획했던 것도 여기까지 였다.
드레이크를 땅 위에 떨어트려 놈의 기동력을 봉쇄하고, 그 위치에 맞춰 서 육박전으로 이행한다.
“그래, 여기서부터야.”
날개를 잃었어도 수십 톤의 중량과 발톱은 건재하다.
힘의 균형은 아직 팽팽했다.
레온이 그렇게 대답하기가 무섭게 흙먼지가 훅 밀려나왔다. 포효할 것 까지도 없이 날개만 한 차례 펄럭거 려서 먼지구름을 날려버린 것이다.
기다리지 않고 섣불리 다가갔더라 면 그 접근을 노린 반격에 크게 낭 패를 보았으리라. 날개를 잃고 추락 하자마자 함정부터 판 드레이크도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三7 e e e e e…
원시마법의 발동.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어둠 너머에 서 핏빛 안광이 번뜩인다.
그 무시무시한 존재감은 한 걸음 내딛는 것마저 머뭇거리게 만들 정 도라, 카렌조차 순간적으로 발을 멈 췄다.
하지만 레온만은 한 치의 머뭇거림 도 없었다.
저벅.
그가 앞으로 나아가자 카렌 또한 망설임을 떨치고, 그 등을 바라보면 서 전진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용사의 역할.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에 맞서, 누 구보다 앞에 선 등으로 사람들을 이 끄는 자.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위치 에 선 레온이 성검 엘시드의 칼날을 겨누었다.
“자, 이번에는 우리 차례다.”
공수반전(攻守反轉).
성흔을 모두 발동시킨 레온이 찬란 한 빛을 휘감았다.
드레이크가 땅 위로 추락하자, 놈이 만들어낸 밤하늘 역시 구심점을 잃 고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검게 물들었던 하늘도 푸르 게 돌아오면서 그 너머로 햇빛이 쏟 아졌다. 제 기능을 잠깐 멈추었던 ‘수호자의 성흔’。] 게걸스럽게 빛을 흡수해, 추격전으로 소모했던 체력과 오러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킨다.
“ 후우.”
세 호흡만에 모든 피로를 털어버리 고, 레온은 손아귀에 쥔 검을 중단으 로 세웠다.
플루크(Pf’lug)의 자세.
쟁기를 쥔 것처럼 손잡이를 허리 부근에 둔 채, 비스듬하게 검극을 올 려놓은 태세다. 여차하면 앞으로 튀 어나갈 수 있게 무게중심도 전방으 로 기울어있었다.
놈의 날개가 회복되기 전에 이 싸 움을 끝내야한다.
‘전력으로 밀어붙인다. 한 번에 끝 장낼 순 없어도, 치명적인 틈이 드러
날 때까지는 멈추면 안 돼.’
드레이크도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날 개를 회복해서 다시 날아오르면 두 번은 떨어트릴 수 없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려오지 않고, 먼 하늘 위 에서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어대겠지.
그렇게 되면 다 끝장이었다.
이 순간이야말로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그 사실을 되새긴 레온이 즉각 벼락처럼 뛰쳐나갔다.
투콰아아앙!
거의 동시에 휘둘러진 드레이크의 발톱이 애꿎은 협곡 벽을 쳐부쉈다.
놈■이 예상했던 것보다 레온의 움직 임이 몇 배나 더 발랐기 때문이었다.
한 걸음으로 바람을 넘고, 두 걸음 으로 소리에 닿는다.
공기저항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가 속도!
잔상조차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 르게, ‘성화’까지 불러낸 레온이 백색 혜성처럼 달려나갔다.
[머리를 좀 굴렸구만?]
그 가속의 원리를 꿰뚫어본 엘시드 가 낄낄거렸다.
[진행경로에 한 박자 먼저 열을 투 사해서 공기를 흩어버려, 공기저항이
거의 없는 상태로 만들다니』
장단점이 극명한 기술이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대신에 그 경로에선 호흡이 불 가능하고, 한 박자 앞서 뻗어나가는 열 때문에 도착지점을 예측당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 본 기술을 그렇게까지 간파하고, 공략하는 게 가능한 자는 극소수였다.
크륵? 크르륵!?
드레이크는 그 극소수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나밖에 안 남은 눈으로 열심히
그를 쫓았으나, 아음속의 영역은 동 체시력으로 쫓을 만한 게 아니었다.
정확히 사각으로 돌아들어간 레온 이 검을 휘둘렀다.
쩍!
금빛 검광이 스쳐지나간 자리에서 새카만 피가 터져나오고, 살이 익으 면서 매캐한 냄새를 흘려댔다.
캬아아아악?!
베이는 것과 동시에 태워지기까지 한 드레이크가 발광했다. 벌에게 한 번 쏘이더라도 온몸이 저릿한데, 달 궈진 날붙이로 썰린 셈이니 그 통증 이 끔찍할 수밖에 없다.
〈이클립스 (Eclipse)〉.
절삭력만은〈오러 파이어〉도 상회 하는, 레온이 〈칠성검〉을 수련하던 도중에 만들어냈던 결전기.
‘좋아, 잘 들어간다.’
공격하자마자 그 자리를 뜬 레온이 눈을 번뜩였다.
〈칠성검〉과 다르게 준비시간이 크 게 필요하지 않아, 이렇게 치고 빠지 는데 쓸 만한 기술이었다. 한 번에 치명상을 입히진 못하더라도 몇 번 이고 베어버리면 그만이다.
저 거대한 몸에 가득차있는 피가 다 빠져나올 때까지, 놈•으I 퇴로를 봉
쇄한 채로 몰아붙인다.
쩌억!
또다시 놈■의 사각으로 찔러들어간 검이 선혈을 뿜어냈다.
캬오오오오오오——!
참다못한 놈■이 비명과 같은 포효를 내질러, 제 육체를 감싸듯이 어둠의 벽을 만들어냈다.
나브지 않은 판단이다.
접촉하는 물질 모두를 지워버리는 힘. 원시마법의 방어벽은 궁병 10만 의 일제사격으로도 뚫을 수 없다. 만 약 용사가 아닌 일반적인 소드마스 터가 상대였다면,〈오러 블레이드〉로
도 이 어둠을 뚫긴 어려웠을 터였다.
그러나 레온은 그 어둠을 물안개처 럼 뚫고 들어왔다.
“뱀 주제에 부끄러움이라도 타냐? 커튼을 치게?”
순백의 화염, ‘성화’를 휘감고 있는 레온에게는 발묶기조차 안 되는 수 준에 불과했다.
검을 휘두를 것까지도 없다.
레온이 한 걸음 나아가면 어둠도 한 걸음 물러선다. 시야가 조금 짧아 지긴 했어도 그 움직임에는 별 지장 이 없다. 어둠을 불사르면서 전진하 여 또 일격, 드레이크의 질긴 뱃가죽
이 쭉 갈라지고 독성을 띤 피가 콸 콸 쏟아져나왔다.
콰르르릉…!
하지만 드레이크도 그냥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몸 어딘가에 통증이 느껴지는 순간. 그 일대를 초토화하는 방식으로 반 격을 시도했다. 맞고 때린다. 간단하 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것을, 놈은 본 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헛방을 쳤다.
그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나.
촤아악!
물 흐르듯이 놈을 베어낸 레온이 두 눈을 찌푸렸다. 상처가 얕다. 공 격하자마자 반격이 들어오니, 그걸 의식해서라도 검을 깊숙이 찔러넣을 수가 없었다.
즉시 반격한다는 사실 자체가 심리 적인 족쇄가 된다.
여기까지 노리고 한 짓거리라면 감 탄마저 나온다. 어지간한 전술가보다 더 교활하고 수가 깊었다.
‘반 걸음 더 들어가야겠군.’
심리적인 저항이 문제라면 그 저항 마저도 계산하면 된다.
레온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돌 진했다.
본능적으로 검을 내질러야할 거리 에서 반 보 더 깊이, 놈의 반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는 범위까 지.
[바보.]엘시드가 혀를 찼다.
그 의미를 깨닫기도 전에,
“ 아.”
검을 내리친 자세 그대로, 그를 노 려보고 있는 드레이크의 핏빛 안광 을 마주쳤다.
목덜미가 절로 오싹해진다.
솜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끼자마자 뒤로 뛰었다. 생각해서는 안 된다. 찰나의 틈을 관통하듯이 봄을 가속 시켜, 드레이크의 사정거리에서 최대 한 멀어진다.
그리고 놈■이 움직였다.
■■■■■■■■——
반응속도와 함께 출력을 속여왔던 어둠이 제 밀도를 더해, ‘성화’의 불 길에도 다 꺼지지 않고 휘몰아친다.
끝내 레온을 따라잡은 어둠이 그 발목을 움켜쥐었다.
“빌어먹을!”
성력과 정화자의 성흔 덕분에 녹아 내리거나 하진 않았지만, 개미지옥에 빠진 것처럼 움직임이 느려진다.
전부 다 떨쳐내고 탈출하기까지 적 어도 3초.
드레이크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 없었다.
쐐애애애애액!
아니나 다를까. 몸을 팽이처럼 회전 시킨 드레이크의 꼬리가 채찍처럼 그를 후려쳐왔다.
수십 톤의 중량에 원심력까지 담겨
있는 일격.
직격한다면 인간 사이즈의 생물은 뼛조각도 안 남는다.
‘한 방 정도는 어떻게든…!’
신체능력을 높여봤자 체급 차이가 어마어마해서 안 통하고, 오러를 모 아봤자 꼬리를 한 칼에 잘라낼 순 없다.
저 일격을 막아내려면 더욱 특별한 기술이 필요했다.
[그래, 한 번 실전에서 해봐라.]무인의 진면목은 삶과 죽음의 갈림 길에서 꽃을 피우는 법.
실패한다면 저 꼬리에 피박살이 날 테지만, 엘시드는 짙은 미소를 머금 으면서 그 결단을 인정했다.
두 눈을 내리감은 레온의 몸 주위 가 일그러진다.
물리법칙 너머에 있는 초월의 영역 으로 손을 뻗으니, 상위차원의 법칙 이 이 세상을 침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