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108
타이탄 산맥에서 그렇게 먼 곳도 아니다보니 사나흘이라면 도착할 수 있다. 말보다 더 발리, 하루종일 달 리는 게 가능한 그들에게는 통상적 인 거리 개념이 적용되지 않았다.
게다가 유겐트 왕국행은 레온 나름 대로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이기도 했다.
다가오고 있는 성녀와 더 가까워진 다.
용사로서 해결해야할 일이 존재한 다.
추기경이 머무르고 있는 신전도 들 를 수 있다.
옛 격언에 대입하자면 일석삼조(一 石三鳥). 하나의 행동으로 셋의 이득 을 볼 수 있는 선택지였다.
“•••성녀.
하지만 카렌은 그 말에 무슨 생각 이 떠올랐는지, 명랑하던 얼굴에 짙 은 그늘을 드리우면서 입을 꾹 다물 었다.
용사파티에서 성녀의 중요도는 틀 림없이 첫 번째다.
도적이나 전사, 마법사와 달리 대체 할 수 없는 전력이면서, 사회적인 지 위도 어마어마하다. 성녀가 합류하고 난 다음에도 지금과 같이 원만하게 갈 수 있을까?
한낱 암살자에 불과했었던 카렌에 게, 성녀는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 는 존재였다.
‘엘시드, 드워프는 어떤 종족이야?’
그러나 카렌의 심정을 알 리도 없 이, 레온은 엘시드에게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종족에 대해서 질문했다.
철의 종족, 드워프(Dwarf).
유겐트 왕국을 대표하는 종족이면 서 날 때부터 장인의 손과 주정뱅이 의 입, 풍성한 수염을 지녔다고들 한 다. 키는 작지만, 근육과 뼈 모두 굵 고 단단하기에 인간보다 완력과 체 력이 세, 전사로서도 아주 우수하다 던가.
[꼴통들이 지.]엘시드는 불과 한 마디로 그 환상
을 뭉개버렸다.
[해만 떨어지면 혀가 꼬일 때까지 마셔대질 않나, 며칠이나 공들여서 만들어놓고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부러트려서 납품 일정을 망쳐놓질 않나. 전술을 가르치면 뭐해? 정면돌 파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숏다리 들인데.]‘•••설마 또 경험담이야?’
[그놈들 입장에서도 나는 철천지원 수일걸? 자신작이랍시고 내 앞에 내 밀었던 검들을 모조리 분질렀으니 까.]그제서야 레온은 ‘아’ 하고 그 내용
을 기억해냈다.
성왕 로드릭의 용력(勇方)은 실로 터무니없어, 여신이 직접 만들어준 검 외에는 전부 부러트리고 말았다 고.
골드드래곤의 레어에서 찾아냈다는 보검도.
드워프 장인들이 무려 보름을 두들 겼다는 명검도.
장인으로서 그 자부심이 대단한 드 워프들이다. 그들의 혼이 담긴 명검 들을 남김없이 갈아버렸으니, 좌절감 과 함께 원독이 피어오르는 것도 당 연했다.
[허공에 휘두른다고 그냥 뚝 부러 지는 게 검이야? 불량품을 명검이랍 시고 포장한 게 문제지, 내가 휘둘러 서 부러트린 게 문제냐? 말도 안 되 는 억지들을 부리고 앉았어』
엘시드의 투정을 한 귀로 듣고 흘 리면서, 레온은 그 당시에 피눈물을 흘렸을 드워프들에게 잠시 묵념했다.
저 성깔에 그냥 휘둘렀을 리가 없 었다.
드워프들은 분명히 로드릭 앞에서 도 제 콧대를 세웠을테고, 그 자신만 만한 태도가 아니꼬워진 놈이 부러 트릴 셈으로 검을 휘두른 게 틀림없
었다.
[그래도 뭐, 얕보지는 마라.]
엘시드가 말했다.
[드워프는 인간의 2, 3배에 달하는 근육량과 근밀도를 지닌 종족이다. 키와 체중이 비슷할 정도인데다, 땅 과 불의 정령도 다룰 수 있지. 지면 에 두 다리가 붙어있는 상태라면 층 차보다 더 강한 파괴력을 발휘할 거 다』
‘아니, 오러도 없이 그 정도라고?’
[자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인간 과는 좀 다른 부분이지. 엘프가 쏜 화살이 자연스럽게 바람을 타듯, 드
워프의 육체는 땅과 붙어있으면 광 물처럼 단단해진다.]
키가 130cm라면 전사로서는 크게 불리한 조건이나, 체중도 130kg의 근육질이라면 반대로 위협적이다.
부족한 사거리는 긴 무기로 때워버 리면 그만이고, 작으면서 무거운 것 은 무게중심이 잘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도 모자라 종족 특유의 능력으 로 강철과 같은 내구력을 보유했다 면?
그 전투력은 중장보병의 몇 배 이 상일 터다.
[비대칭 전력은 몇 없겠지만, 개체별 평균 전투력이 뛰어난 게 드워프 들이다. 무술을 익히지도 않은 주정 뱅이 하나가 잘 훈련받은 십인대를 가지고 놀지.]
그리고 유겐트 왕국에는 드워프들 이 제 손재주로 만들어낸 기계장치 가 즐비하여, 대처법을 모르면 큰 피 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신병기로 무장 하고 있었다.
타 지역의 병장기보다 몇 단계나 우수한 품질의 냉병기들은 물론이고, 화약이나 증기기관을 이용한 철포마 저 성벽 곳곳에 설치해놓은 걸로 유 명하다.
마경 ‘거울협곡’을 완벽하게 봉쇄한
것도 모자라, 남동부의 패주(W主)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무엇보다 유겐트라면 그놈도 아직 머무르고 있을”.]
갑자기 엘시드의 말이 멈췄다.
할 말을 잊었다기보다는 안 하려던 말을 꺼냈다는 느낌에, 레온은 그 말 꼬리를 놓치지 않고 붙들었다.
‘그놈? 누군데?’
[아, 몰라.]
‘모르긴 뭘 몰라! 너, 사형처럼 또 원수진 사람 있어?’
[모른다니까. 알아도 안 말해. 다
알고 가면 뭔 재미야』
‘네가 그러고도 성검을 자칭할 수 있냐?!’
[오늘부터 마검이라고 불러라.]언제나처럼 딱 잡아떼는 태도에 레 온이 목덜미를 붙잡았지만, 엘시드는 더 말해주지 않았다.
사람의 화를 돋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으며, 첫 번째는 말을 하다 가 마는 것이라더니 과연 그러했다. 마검 엘시드의 검 자루를 화풀이하 듯이 몇 번 두들겼지만, 카심의 주먹 질도 안 먹힌 성검에게 타격이 갈 리 없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팟!
성검에서 붐어져나온 빛이 그 인근 의 지형물을 그려내더니, 얼마 떨어 지지 않은 곳에서 파란색 표식이 반 짝거렸다.
퀘스트였다.
레온이 반사적으로 손을 갖다대자. 그 내용이 나타났다.
『마검 파괴』
* 난이도: 보통(Normal)
* 규모: 1체
* 적성개체: 불완전한 마검
* 담당자: 없음
* 사악한 힘에 물들어있는 광물로 만 들어져, 사용자의 몸을 조종하는 마검 이 발견되었다. 마검은 피와 생명을 들이마시고 성장을 거듭하며 사용자 를 인외로 변질시킨다. 용병 갈론드를 지배하고 있는 마검을 파괴하고, 그의 정신을 구원하라.
그와 동시에 한 발 앞서나가던 카 렌이 목소리를 높였다.
“용사님! 저쪽 오르막길에서 사람들 이 싸우고 있어!”
지도에 나타나있는 표식과 같은 방
향이다.
이미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상황이 라면, 1분 1초가 목숨을 건 순간이 었다. 별 것도 아닌 사건에 용사의 능력이 필요해질 리가 없었으니까.
레온은 즉시 결단하고서 카렌의 옆 으로 내달렸다.
“가자!”
“응!”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 둘의 움직임 이 한층 더 빨라진다.
잔상마저 남기고 그 자리를 뜬 레 온과 카렌이 2킬로미터를 주파하여,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오르막길에
도착하기까지 약 10초쯤 걸렸을까.
나무 꼭대기에 멈춰선 레온이 오르 막길을 내려다보았다.
‘마차 세 대에 15명. 소규모의 상단 행렬인가….’
적과 아군의 구별은 간단했다.
노련한 용병을 고용했는지 진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 행렬과 그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남자.
척 보기에도 새빨간 안광을 붐는 남자는 제정신처럼 보이지 않았다. 작게 벌어진 입에서는 침이 줄줄 흘 러내렸고, 검을 쥔 손아귀만이 미세 한 힘줄까지 굵게 곤두서있었다.
마검 (魔劍).
이 거리에서도 불쾌감이 느껴지는 기운에, 레온의 두 눈이 싸늘하게 가 라앉았다.
“ 어라?”
그런데 상단 행렬을 살펴보던 카렌 의 눈이 동그래졌다.
“용사님, 저 사람.”
“응? 아.”
그녀가 삿대질하는 방향을 본 레온 도 이내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서 두 눈을 크게 떴다.
타이탄 산맥으로 올 때에 동행했던
용병단의 일인.
〈강철의 발톱〉소속의 전직 레인저, 하멜이 상단 행렬에서 마검을 든 용 병과 대치하고 있었다.
“젠장, 이러다가 다 죽겠군…!”
마차 뒤편에서 활을 겨냥한 채, 용 병들을 지휘하던 하멜이 제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알싸한 피 냄새가 자꾸 떨어대는 몸을 멈춘다.
전직 레인저, 산악유격대에서 쌓아 올렸던 경험들이 빨리 이 자리를 떠
나라고 외치고 있었다. 어떻게든 살 아남아서 시간을 끌고, 출혈을 강요 하는 것이 곧 레인저의 본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레인저가 아 니었다.
한 명의 용병으로서, 호위 의뢰를 받아들인 책임을 지고 이 자리에서 그들을 지켜내야만 했다.
‘빌어먹을, 어디서 본 것 같은 낯짝 이더라니.’
뒤늦게 상대방의 정체를 안 하멜이 이를 악물었다.
〈질풍〉의 갈론드.
용병업계에서 최근 이름을 날리고
있는 A랭크의 검사로, 그 칼솜씨가 웬만한 기사보다도 훌륭하다던 놈이 었다. 그렇게 잘 나가는 놈이 왜 대 낮부터 회까닥 돌아버렸는지는 모르 겠지만.
‘C랭크 5명에 B랭크라고는 나 하 나, 이 부실한 전력으로 저 눈깔 돌 아간 A랭크를 잡아야하는 건가?’
그런 거 무리라고.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하멜은 이제 세 발밖에 안 남은 특수화살을 장전했다.
그나마 갈론드를 잡을 수 있는 가 능성이라면 그뿐이었다.
폭발화살 두 발에 빙결화살 한 발.
A랭크라고 해도 아티팩트는 통하는 법. 나머지 용병들이 몇 초라도 좋으 니 놈을 붙잡아주면. 세 발의 특수화 살을 모조리 퍼부어서라도 이 싸움 을 마무리한다.
*4 —■ -x—=—=—=- n
그 O O O O
마검을 손에 쥔 용병, 갈론드가 음 산하게 웃었다.
그 섬찟한 웃음소리에 용병들이 움 츠러들었을 때, 갈론드의 몸을 지배 한 마검이 붉게 번뜩였다.
죽여라.
한 놈도 남김없이 죽여버려라.
“크하하핫!”
끓어오르는 살의에 몸을 맡긴 채, 두 눈을 부릅뜬 갈론드가 덤벼들었 다. 하멜의 저격으로 허벅지에 한 발, 어깨에 한 발의 화살이 박힌 상 태였지만 고통조차 못 느끼는 듯했 다.
〈질풍 (Gale)〉.
이명과도 같이 바르고 거센 돌진에, 그 진로를 가로막고 선 용병 하나가 할버드를 휘둘렀다.
쩌엉
롱소드와 할버드.
두 무기의 중량차에 관계없이 승부 는 명확했다. 산산조각이 난 도끼날 을 흩뿌리며. 의식을 잃어버린 용병 이 마차 옆까지 튕겨나가서 나동그 라졌다.
하지만 C랭크라고 해도 산전수전 다 겪어본 용병들이다.
동료가 한 명 줄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갈론드의 사방을 포위하듯이 재발리 둘러쌌다.
“죽어라, 이 개자식아!”
“약쟁이새끼!”
험악한 욕설과 함께 두 자루의 창 이 내질러진다.
심장과 복부.
두 부위를 노린 찌르기는 제법 타 이밍이 절묘해, 그들이 몇 번이나 합 을 맞춰봤음을 알 수 있었다.
B랭크라도 한 걸음 물러서게 만드 는 협공.
하나 유감스럽게도 갈론드는 A랭크 의 검객이었다.
쩍.
칼날이 핏빛으로 불타오르자, 그 궤 적에 걸린 창자루가 한 번에 잘려나
간다. 매끄럽기까지 한 절단면은 흉 흉한 살상력을 증명한 거나 다름없 었다.
〈오러소드〉를 발동시킨 갈론드가 두 용병의 허리를 단칼에 끊어내고 자 한 걸음 내디디고….
꽈앙!
측면에서 날아들어온 화살 한 발에 세 걸음을 물러섰다.
“—죽어라.”
유리알처럼 투명한 눈동자로, 시위 에 세 발의 화살을 메긴 하멜이 담 담하게 죽음을 선고했다.
죽이면 살고, 못 죽이면 죽을 분.
첫 화살이 갈론드의 미간으로 쏘아 져나갔다.
“크핫!”
지근거리에서 쏘아진 활이 무섭다 지만, 위치와 타이밍을 다 들킨 상황 이라면 별 것도 아니다.
마성에 취한 갈론드는 그 궤적을 비켜서듯이 몸을 빼내어….
콰아아앙!
폭발화살의 압력을 얻어맞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측두부를 때린 폭발 이 고막까지 들어갔는지, 귀에서 피 를 줄줄 흘리며 일어서지도 못하고 몸을 비틀거린다.
상대방이 피할 것을 예상하여, 아슬 아슬하게 회피하는 때를 노리고 쏜 화살이 었다.
이성을 잃어버린 검객과 피가 서늘 해진 저격수.
수 읽기의 승자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자세를 무너트린 갈론드의 심장으 로 두 번째 화살을 쏜다.
“카아아앗!”
이번에는 또 당하지 않겠다는 듯이, 피할 생각도 없이 검을 휘둘러서 화 살을 후려갈긴다.
그럴 줄 알고서 쏜 화살임을 모르 고.
푸화악!
갈론드의 참격에 두 동강이 난 순 간, 화살은 터지면서 반경 수 미터를 꽁꽁 얼려버렸다.
화살촉 안에 담겨있던 빙결마법이 터진 것이다.
반사적으로 오러를 써서 그 직격은 막았으나, 몸을 뒤덮은 얼음막을 다 깨고 나오려면 시간이 좀 필요했다. 적어도 3초, 어쩌면 더 길어질지도 모르는 시간이.
그리고 세 번째 화살이 미간으로
날아들었다.
콰과아아앙!
하멜이 아껴뒀었던 오러를 다 쏟아 부은, 마지막 폭발화살이 갈론드의 머리에 직격했다.
홁먼지가 피어오르면서 그 주위에 휘몰아친다.
중형 몬스터라도 해치울 수 있는 위력이다.
A랭크라도 맨몸으로 받아서 버틸 만한 게 아니다.
“칫
그러나 하멜은 세 번째 화살을 쏘
아내고서 뚝 부러진 활을 내던지며, 예비용 단검을 봅•아들었다.
안 좋은 예감은 반드시 맞아떨어진 다던가.
폭연 너머에서 번들거리는 안광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u크흐으으으… ”
갈론드의 입에서 침 대신에 피가 홀러 내린다.
타격이 없진 않았는지, 휘청거리는 몸과 피범벅이 된 얼굴. 그럼에도 손 에 쥔 마검은 핏빛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오러소드〉.
이미 힘을 다 쏟아낸 하멜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다.
“쫀쫀한 상단주새끼, B랭크 한 명 만 더 있었어도 반반은 갈 수 있었 을 텐데.”
고용주에 대한 불평을 투덜거리며, 하멜은 한 줌도 안 남은 오러로 신 체능력을 강화했다.
칼날을 맞부딪히면 단검째로 두 동 강.
롱소드와 단검의 간격 차이는 세 배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