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173
미이라 역시 불경한 의식으로 타락 시켜서 언데드로 부렸을 분, 언젠가 사후세계로부터 망자들이 돌아올 날 을 기다리면서 사체가 썩는 것을 방 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두아트는 그 사후세계의 명칭이었 고, 살아있을 때와 다르게 태양신이 아닌 죽음의 신 오시리스를 숭배하
는 땅이었다.
네프렌 카처럼 초월자가 되었더라 도 두아트에서는 감히 그 신위에 거 스르지 못하니, 오시리스를 피하고자 외신과 계약을 주고받아 악신의 몸 에 기생하게 된 것이리라.
‘•••나라를 팔아먹고 그 심판마저 두려워서 다른 신, 그것도 악신의 몸뚱이에 붙어먹었다는 소리야?’
[잘 정리했군.]‘아니, 뭐 그런 쓰레기가 다 있 어?!’
레온은 진심으로 네프렌 카의 저열
한 인격과 행실에 경멸할 수밖에 없 었다. 왕이 된 자로서 만인의 모범 이 되진 못할망정, 사후에도 그 영 광을 누리고자 제 신민들을 팔아넘 기고 죽음의 신으로부터 도망치다 니?
용사로서 그 무엇보다 먼저 책임감 부터 배웠던 레온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인종이었다.
[그나저나 네프렌 카, 그놈도 꽤 똥줄이 탄 모양이군. 여긴 놈의 안 식처나 마찬가지야. 산 자에게는 죽 음을 피할 수 없는 감옥이지만, 죽 은 자에게는 안락하기까지 한 어둠
의 나락이지.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 데 이보다 더 강력한 패도 없을 거 다.]
엘시드가 낄낄 웃었다.
[하지만 놈은 실수했다. 그것도 아 주 치명적으로.]만약 레온에게 이 공간을 탈출할 수단이 없었더라면, 놈의 역량이 체 르노보그의 식도가 아닌 위장까지 닿았더라면.
이 권능은 확실하게 레온을 죽였으 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의 수작은 한
걸음 부족했다.
스스로가 내버린 주제에 그 상실감 을 잊지 못해, 증오심과 복수심으로 이성을 갉아먹은 대가다. 레온을 이 심연에 던져넣은 순간, 네프렌 카의 패배는 결정되었다.
키이잉.
성검으로부터 뿜어져나온 빛이 어 둠을 밀어낸다.
레온의 오러로는 체르노보그의 어 둠에 대항할 수 없었지만, 여신이 직접 만들어낸 성검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반경 수 미터가 밝아지면서 오감이 돌아온다.
어느샌가 차갑게 식어있는 몸을 데 우며, 레온은 성검을 쥔 손에 전력 을 집중시켰다. 오러로는 안 된다. 생전의 로드릭도 체르노보그 같은 악신과 힘 싸움을 하진 않았다.
오로지 염(念)을.
찰나라도 상관없으니, 이 심연에 자그마한 구멍을 뚫는다.
‘할 수 있어.’
공간을 벤다.
상식으로는 감히 가능성을 논할 수
없는 일이나, 레온은 한 번 성공시 킨 적이 있었다. 완전히 벤 것도 아 니고 아주 잠깐 그 단면을 드러냈을 분이지만 말이다.
타이탄 산맥에서 그가 애꾸로 만든 드레이크와 싸웠을 때.
어마어마한 질량을 정면에서 검 한 자루로 막아내기 위해, 레온은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베어서 벽을 만들 었다.
염력 발현(念方發現)
그 당시를 돌이키면서 정신력을 집 중하니, 레온의 주변에서 아지랑이처 럼 공간이 이지러진다.
뜨겁지도 않은 심연에 아지랑이가 필 리가 없었다.
그의 정신이 외부세계를 침범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벨 수 없어야할 것을 벤다.
그것이야말로 검사가 궁극으로 삼 아야할 경지일지니.
화르륵.
등 뒤에서 솟아오른〈이카루스 윙〉 이 자연스럽게 성검으로 스며들어,
희미하게 빛나던 칼날을 더 밝게 물 들였다.
레온은 직감했다.
‘ 지금이다!’
전신에 새겨져있는 성흔 네 개가 일제히 발광하고, 한계를 뛰어넘은 몸과 정신이 손에 쥔 성검을 내리그 었다.
위아래의 개념도 없는 심연에서 천 지를 양단한다.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레온이 처음으로 구현한〈오러블레 이드〉가 심연의 한 점을 질긴 가죽
처럼 찢으며, 그가 태어나고 자랐던 세계로 연결된 균열을 만들어냈다.
[가!]엘시드의 격려에 등을 떠밀리면서, 레온은 아직 광휘가 다 사그라지지 않은 성검을 쥔 채로 뛰어들었다.
* * *
몇 초였을까, 몇 분이었을까.
아니면 며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감각이 뭉개지는 차원의 경계
를 넘어, 레온이 다시 그 너머에 발 을 내디뎠다. 아득했던 정신이 돌아 온 것은 그 발을 통해서 전해져온, 잘게 부스러진 모래의 감촉이었다.
[——뭣.】경악으로 목구멍에서 꽉 막힌 목소 리.
공교롭게도 레온이 되돌아온 곳은 네프렌 카의 정면, 불과 수 미터밖 에 떨어져있지 않은 장소였다.
그 순간, 레온은 필사적으로 생각 했다.
전황은? 동료들은?
놈의 회복은 어디까지 이루어졌지?
[헛생각하지 마라, 멍청아!]엘시드의 고함소리가 그의 잡념을 끊었다.
[몇 초밖에 안 지났어! 바로 달려 들어라!]그와 동시에〈이카루스 윙〉이 뿜어 져나왔다.
피하고 말고 할 여지조차 없다.
급가속한 레온이 성검을 앞세워서 네프렌 카를 들이받았다. 놈과 함께 어디까지고 날아가버릴 각오로, 한 조각의 여유도 없이 전력을 쏟아붓
는다!
【어떻게 그곳으로부터 되돌아온 거 냐! 네놈 같은 버러지가, 내 심연을 들여다보고 무사할 리 없다!】
네카카와 헤카를 교차해서 성검을 가로막은 채, 불신 어린 눈동자를 부릅뜬 네프렌 카가 소리쳤다.
그러나 레온은 그 목소리에 이를 갈아붙이며 외쳤다.
“—닥쳐!”
【뭣?】
“버러지, 버러지하더니 잘도 짖어 댔구나, 이 쓰레기가! 자기 백성들을
팔아넘겼던 것도 모자라서 악신의 위장에 들러붙어? 이 기생층 같은 놈■이 누구한테 버러지라는 거냐一!”
정곡을 찔린 네프렌 카가 할 말을 잃어버리는 순간, 레온은 그 자리에 멈춰서면서 성검을 쳐올렸다.
십자 형태로 교차해있던 지팡이와 왕홀이 튕겨나간다.
네프렌 카는 결국 파라오다.
만인의 위에 군림하며, 권능을 조 종하는 제사장.
전사들처럼 백병전에 익숙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정면대결은 안 돼.’
레온은 얼음처럼 냉정한 눈으로 놈 의 움직임을 살펴, 한 발 앞서 내리 쳐지는 지팡이를 피했다. 그러자 지 팡이가 휘둘러진 땅이 지진이라도 온 것처럼 풍비박산나는 게 보였다.
닿지도 않은 공격의 층격파가 땅을 도려낸다.
압도적인 힘.
기술 하나도 없이 출력으로 그를 짓밟을 수 있는 존재다.
【네놈이, 네놈이, 네놈이네놈이네 놈이, 네까짓놈■이이이!!】
그가 언급한 흑역사가 놈의 신경을 긁었는지, 네프렌 카는 미치광이처럼 왕홀과 지팡이를 휘둘러댔다.
첫 공격으로 멀리 떨어진 게 다행 이었다.
네프렌 카가 헛손짓을 할 때마다 모래언덕이 무너지고, 그 일대가 초 토화되면서 회오리가 일어난다. 무예 는커녕 제대로 된 동작조차 아니다. 아이들의 싸움처럼 마구잡이로 휘두 르는 것이 저 정도의 위력을 발휘한 다.
【네까짓놈■이 뭘 안다고 감히 날 거 론하는가아。]■——!]
그러나 무(武)가 아니라면, 승기는 있다. 수십 번의 공격을 완벽하게 파훼한 레온이 두 눈을 부릅떴다.
‘온다.’
왕홀과 지팡이를 거의 동시에 내려 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빈틈투성이 인 공격패턴.
몇 번을 거듭해서 관찰했지만, 함 정은 아니다.
마침내 확신을 얻은 레온이 검을 들이밀었다.
1초의 반의 반.
그보다도 짧을 수 있는 찰나를, 바
늘구멍에 실을 던져넣는 것 같은 정 확도로 꿰뚫어야한다.
“하.”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바늘구멍에 실을 던져넣어?
틀림없이 어려운 일이었지만, 뭐, 겨우 그 정도라면.
“…별 것도 아니지.”
【죽어라아아아아一!!]
산사태처럼 떨어져내지는 지팡이와 왕홀.
팔의 각도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
는, 미세한 빈틈을.
칠성검(Grand Chariot)
레온은 그 디딤발로 모랫바닥을 차 고 가속해, 놈의 양팔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빨리 파고들었다.
〈이카루스 윙〉의 추진력까지 더한 이 찌르기의 속도만큼은, 그가 쓸 수 있는 기술 중에서도 단연 최상위 에 꼽힌다.
요광칠식 변형기(|&光七式 變形技)
돌격 검 (突擊劍)
알카이 드 (Alkaid)
발목부터 무릎, 허리, 어깨, 팔꿈치 에서 손목으로.
반 걸음으로 거리를 좁혀, 네프렌 카의 품에 들어선 레온이 그대로 성 검을 찔러넣었다.
놈은 반응했다.
그러나 막을 수 없었다.
무기술을 조금이라도 숙련한 자였
다면 즉시 수세로 돌 수도 있었겠지 만,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몰려 본 적이 없었던 게 놈•이었다. 네프 렌 카에게 있어 쌍수무기의 방어태 세는, 여태껏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푸확!
그 파육음은 짧고 강렬했다.
성검의 칼날이 놈■의 체표면을 휘감 은 붕대를 끊고, 썩어서 문드러진 살점과 내장을 도려내면서 전진한다.
그렇게 일직선으로 나아간 검이 심 장을 꿰뚫었다.
심장박동은 없다.
그런데도 검붉게 물들어있는, 사악 한 기운으로 꿈틀거리는 살덩이가 성검 엘시드에 맺힌 광휘에 타들어 가면서 치익 하고 불쾌한 악취를 붐 어 냈다.
【一발버둥은, 이걸로 다 쳤느냐?】
하지만 네프렌 카는 태연했다.
성검으로 그 심장을 꿰뚫렸음에도, 놈에게는 동력원 하나가 줄어들었을 분이다.
초월자에게 육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고작 이 정도의 피해라면, 여기에 모여있는 자들을 모조리 먹어치우면 회복할 수 있을 터였다.
그래서 레온은 대답했다.
“아니.”
처음부터 이럴 줄 알았다.
한낱 그릇에 불과한 몸을 파괴해봤 자 네프렌 카의 본신까지 손상시키 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레온 이 놈의 지척까지 접근해, 성검을 직접 꽂아넣은 이유가 있었다.
막 각성한 레온의〈오러블레이드〉 는 미숙하다.
체내에서 힘을 생산할 분, 체외로 뿜어내는 것조차 제대로 안 될 정도 로 불완전했다.
그렇기에 이 상황을 만들어낼 필요 가 있었다.
우웅.
레온의 부름에 따라서 심장처럼 두 근거리던 태양이 혈관을 타고 움직 인다. 강철이라도 한순간에 쇳물로 바꿀 수 있는, 그 무시무시한 열기 도 주인에게는 관대했다.
심장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팔로, 팔에서 손으로.
몸 밖에서도 그 빛이 어른거릴 정 도로 강렬한 힘이 레온의 체내에서 휘몰아치고 있었다.
성검이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불가 능했으리라.
몸에서 몸으로.
레온에게서 성검으로, 성검에게서 네프렌 카로.
“아직 한 발 남았다.”
성검의 표면을 찬란하게 물들이면 서, 레온에게서 흘러넘친 ‘태양’이 네프렌 카의 체내로 흘러들어갔다.
불완전하고 미숙한 기술.
그렇지만 놈에게 이것보다 더 치명 적인 공격은 없다.
반전의 저주로 태양에게 배척당하 는, 타락한 파라오의 명을 끊어버릴 수 있는 결정타!
레온식 오러블레0]드(Leon式; Aura-Blade)
태양검 (太陽劍)
솔라리스 (Solaris)
네프렌 카의 심장을 대신해서 그 안에 떠오른 태양이 즉시 적을 인식
했다. 레온에게서 떨어지면 곧바로 구심점을 잃고서 붕괴해야할 태양이 었으나, 놈에게 각인되어있는 저주가 그를 대신해서 기반이 된다.
그 직후였다.
놈을 중심으로, 어둠으로 뒤덮인 사막 한가운데에 작열하는 화염의 구체가 나타났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소리가 홀러나갈 여지도 없이 대기 마저 불태워, 진공상태가 된 공간으 로 바람이 끌려들어가서 증발한다.
그 화염구에서 흘러나온 빛이 언데 드를 태운다.
미이라들이 무릎을 꿇고, 풍뎅이들 이 몸을 뒤집는다.
아직도 소용돌이에 갇혀있던 아누 비스가 눈부신 것을 보는 것처럼 화 염구를 응시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태양?”
숨쉬는 것도 잊어버린 알 라자즈가 중얼거렸다.
그 말대로였다.
소강상태로 변한 전장에서, 모두가 한밤중에 떠오른 태양을 바라보면서 넋을 놓거나, 기도하고 경외했다. 하 나 그 안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죄인 에게 동정하는 자는 없었다.
수천 년만에 죄인에게 내려진 저주 가 완성되었다.
태양과 왕국을 배신하고 심연에 손 을 내밀었던 자.
〈검은 파라오〉, 네프렌 카가 맞이 한 심판이었다.
검빨로 레밸업 (171)
‘•••끝났다.’
성검을 놈■의 심장에 박아넣은 채, 레온은 간신히 두 무릎을 지탱하면 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작열하는 화염의 중심지대에 있었지만, 그는 머리카락 한 올 그슬리지 않았다.
태양검,〈솔라리스〉.
레온에게서 발현된 오러블레이드는 제 사용자를 알아보듯이 그가 적으 로 인식한 존재만을 불태웠다.
암무트가, 바비가, 므네비스가, 아 피스가.
그 썩은 몸뚱이와 영혼을 불사르는 빛에 얌전히 몸을 맡겨, 미쳐날뛰던 것이 거짓말처럼 안식을 되찾는다.
네프렌 카에게 사후(死後)를 속박당 했다지만 모두 영물이며, 신수의 일 종. 그들은 네프렌 카를 장작으로 한 태양으로부터 태양신 라의 존재를 느끼고, 놈의 지배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거짓된 생명을 끊어버렸다.
언데드 군단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수들이 사라지니, 팽팽하게 맞부딪히던 전장의 균형은 순식간에 붕괴했다.
【이럴, 리…가, 없다…!】
스스로의 저주 때문에 더 강렬히 불타오르는 태양 속에서, 네프렌 카 가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내 힘이 사라져간다…! 나의 왕국 이, 권능이…!】
살아생전에 제 탐욕을 채우고자 수 많은 백성들을 산제물로 바치고, 죽 어서도 그 심판을 피하고자 악신의
몸에 빌붙어서 두아트로 떨어지는 것을 피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