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18
“혼자서 상대하려고 하지 마라! 저
개자식은 거리를 좁히지 못한 상태 에서는 세 배 이상 강해진다!”
세드릭과 발테르가 그 폭우를 걷어 내면서 전진했다.
그러나 성벽 위로 도약하거나 할 여유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활을 쏘아대기 시작한 로빈은 콤마 몇 초의 영역에서 수십 발을, 10여초에 500발 가까운 화살 을 쏟아냈다. 심지어 한 발 한 발이 터무니없이 빠르고 날카롭다.
그저 방어에 전념한다면 어렵지 않 게 막아내겠지만, 공세로 돌아서면 몇
번의 피격을 각오해야할 정도였다.
o o o_ o_ o o_
—1 ~I——I~I——r’6″
그리고 두 소드마스터가 로빈에게 발목을 붙잡힌 사이, 한 번 부서졌던 역장결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었다.
〈오러블레이드〉에 파괴되었어도 그 힘의 근원은 성벽 안에 존재하는 마 법진에 있는 것. 표면적인 결계를 분 쇄해봤자 힘 자체를 소거하지 못하 면 몇 번이고 되살아난다.
무엇보다 역장결계의 힘은 로빈이 쏜 화살마저 가속시킨다. 결계가 되 살아나면 한 걸음도 다가설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후우, 이 늙은이가 또 움직이게 만드는구만.”
성벽으로부터 수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아직 몸이 다 낫지도 않은 그라니아가 지팡이를 들었다.
마력을 증폭하기가 무섭게 현기증 이 일어났지만, 마스터의 집중력은 그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다. 대마법 사의 고속사고가 몇 초만에 수백 번 의 계산을 끝마치고 마법을 발현시 켰다.
그 전략마법의 이름은.
“메테오릭 버스트(Meteoric Burst).”
9위계 마법에 해당하는 〈메테오 스트라이크〉의 하위호환격, 몇 단계 나 열화된 주문이지만 파괴력만큼은 발군이다.
원리 자체는 간단명료했다.
흙 안에 섞여있는 광물을 대량으로 압축하고서 먼 상공으로 공간전이시 켜, 특정 궤도로 정확하게 내리꽂는 다. 최대 수준의 중력가속도에 마법 을 더하여, 수십 톤은 될 포탄을 목 적지에 작렬시키는 전략마법.
아득한 상공으로부터 인공유성이
성 위로 낙하했다.
“뭣!?”
누구보다 먼저 그 접근을 알아차린 로빈이 활을 쏘았지만,〈노대바람화 살〉로도 속도를 좀 늦추는 것이 한 계였다.
막대한 질량에 무지막지한 가속이 더해지니. 오러마스터의 출력으로도 감히 대적할 수 없다.〈메테오릭 버 스트〉는 눈을 한 번 깜짝이기도 전 에 카렐룸의 성벽을 후려갈겼다.
그와 동시에 폭발했다.
—
어마어마한 충격파와 함께 굉음이 터져나왔다.
1킬로미터 가까이 물러서있던 병 사들의 고막이 파열당하고, 잘 훈련 된 말들조차 혼비백산하여 날뛸 정 도였다.
그야말로 운석 그 자체다.
대마법사가 만들어낸 현상은 자연 재해와 별 차이가 없었다.
“저, 저곳을 봐라!”
반사적으로 오러를 끌어올린 덕택 에 귀가 멀쩡한 페르마의 기사단장 하나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는〈메테오릭 버스트〉의 낙하지 점을 삿대질하고 있었다.
난공불락으로 생각되었던 카렐룸의 성벽.
그 일부가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것을!
복구되고 있었던 역장결계도 다시 한 번 산산조각났다.
“지금이다! 지금이 아니면 저 망할 벽을 넘어설 수 없다!”
호기(好機)에 취한 기사단장이 겁을
모르고 돌격하자, 그의 휘하에 있는 기사들도 그 투지에 응답하듯이 말 을 재촉했다.
아무리 잘 훈련해도 기병대는 결국 일반병이다.
한 명 한 명이 오러유저, 일당백의 전력을 지닌 기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메테오릭 버스트〉가 작렬하면 서 그 층격이 반경 수 킬로미터를 휩쓸었지만, 기사들은 벌써 현기증을 다 털어버린 지 오래였다.
“창을 던져라아아아一!”
안장 뒤에서 투창기(投槍器)를 꺼낸
기사들이 단창 하나를 그 끄트머리 에 끼워, 오러까지 실어서 힘껏 내던 졌다.
투창기를 쓴 투창은 맨손보다 3배 이상 강력해진다.
수백 개의 투창이〈메테오릭 버스 트〉로 금이 쩍쩍 가있는 성벽 곳곳 에 틀어박혀, 밟고 뛸 수 있는 발판 으로 변했다. 그 전체 면적에 비하면 손바닥만한 수준이었으나, 고슴도치 처럼 창이 꽂혀있는 성벽은 더 이상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날 따라와라! 이대로 성벽을 점령 하겠다!”
기사단장은 그대로 성벽에 꽂혀있 는 창대를 밟고 뛰어올라, 70미터의 성벽을 불과 몇 초만에 주파했다.
아무것도 없는 평면이라면 모를까, 요철이 있다면 평지처럼 달릴 수 있 는 게 기사다. 그를 따라서 기사단이 성벽을 타고 올라가서 드디어 카렐 룸의 성벽 위에 그 발을 들여놓았다.
당연히 수비병들이 몰려와서 그들 을 포위했지만, 기사들이 어찌 수비 병 따위에게 겁을 먹으랴?
“꺼져라! 제국의 하루살이들아!”
기사단장이 검을 한 번 휘두르니
수급 몇 개가 튀었다.
〈오러블레이드〉가 아니라〈오러소 드〉에 불과해도, 강철로 된 방어구쯤 은 간단히 양단한다. 일반병 따위가 기사 앞에서 시간벌이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건 상식이었다.
분명히, 그럴 리가 없었는데.
“.허?”
목이 날아간 병사들은 쓰러지지 않 았다. 머리를 잃은 상태 그대로 창을 들이밀어, 기사단장을 찔렀다.
당혹하면서도 그 몸에 각인된 전투
기술이 반응했다.
횡베기로 창대를 모조리 잘라버린 기사단장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해할 수 없는 사태가 눈앞에서 벌 어지고 있다는 공포가, 명백한 실력 차를 잊어버리게 했다.
“어, 언데드인가?! 아니, 언데드라 고 하기에는 사기(邪氣)가 전혀 느껴 지지 않는데…?”
“단장님! 뇌와 심장을 파괴해도 움 직입니다!”
“팔다리를 전부 날•려버려라! 일단 성벽 위를 장악하는 것을 최우선으
로 한다!”
그럼에도 기사단장의 판단은 실로 정확했다.
겨우 올라온 70미터의 성벽을, 언 데드병사 따위가 두렵다는 이유로 다시 내어줄 순 없었다.
그러나 팔다리를 전부 토막내도 꿈 틀거리는 병사들은 과연 시간벌기에 최적이었다. 실력차가 명백한 기사들 조차 몇 배의 힘을 소모해야만 전진 할 수 있었다.
“역시 페르마인가. 용맹한 자들이군.”
로빈은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다시
정면으로 돌아섰다.
활잡이로서 적의 돌파를 저지하지 못한 것은 실책이었으나, 그에게도 변명거리는 충분했다.
두 명의 소드마스터가 눈앞에 있었 으니까.
“마지막이다! 투항해라, 로빈!”
전신 곳곳에 화살자국이 난 발테르 가 소리쳤다.
70미터의 고도차, 간격을 좁히느라 몇 번의 피격을 허용한 상태였지만 치명상은 한 군데도 없었다.
1대2의 싸움이었다.
처음부터 이 결말은 정해져있었다.
“다시 한 번 거절하지. 투항할 수 없다네.”
로빈이 또 실피드를 들어올리자, 세드릭은 이제 흥미가 다 떨어졌다 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비웃었다.
“이 거리에서 소드마스터 둘을 상 대할 셈인가?”
“유불리(有不利)를 논하는 것은 무 인의 일이 아니지. 그대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활잡이 따위가 무를 논하다니, 우 습군.”
“근접전만이 무예의 총체는 아닐진 대, 도량이 좁구나.”
세드릭은 그 도발에 말로 대답하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변한 얼굴로 한 걸음 내디뎌, 로빈의 정수리를 쪼개버릴 셈으로 검을 내리쳤을 분이다.
풍류시 (風流失)
자진모리의 단(段)
벼락바람화살
로빈 역시 최속의 사격으로 맞받아 쳤다.
활 시위를 떠난 화살들이 번갯불처 럼 내달려, 세드릭이 갈 수 있는 진 로를 모조리 틀어막으면서 송곳니를 드러낸다.
그야말로 신기에 도달해있는 궁술!
“—같잖다!”
하지만 세드릭은 이미 몇 번이나 본 기술에 당해주지 않고, 연발사격 의 흐름 자체를 일격으로 베어버렸 다.
〈만상참절〉.
무엇이든지 벨 수 있는〈오러블레 이드〉는 힘의 흐름마저도 단절하는 것이 가능했다. 스탕달 가문의 비전 무예, 풍류시에는 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음 한 걸음으로 로빈의 목은 떨 어지리라.
그러나.
쿠콰아아아앙!
어디선가 날아온 전투망치가 세드 릭이 한 걸음 내디디려던 지점에 들 이닥쳐, 처참한 형상으로 뭉개버렸 다.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선 세드릭 이 직감했다.
마스터 급이었다.
“내가 언제까지 2대1로 싸워주리 라고 생각한 건가?”
먼지구름 너머에서 로빈의 목소리 가 얄밉게 울려퍼졌다.
그 사이에 다가온 발테르가 세드릭 에게 속삭였다.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국에 남아있는 마스터는 도합 세 명이다. 로빈을 포함해서 셋이니, 두 명 더 있는 셈이지.”
데이턴과 에드가의 사망, 그라니아 의 전향이 아니었다면 총 여섯 명이 존재했으리라.
남아있는 마스터들의 신상명세는 이와 같았다.
신궁의 로빈.
파성퇴의 가르발디.
쌍검의 그레인저.
그렇다면 이 전투망치의 주인은 한 사람분이었다.
로빈과 달리 그 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눈빛으로, 파성퇴의 가르발디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2미터가 넘는 체격에 태산처럼 융 기해있는 근육.
거인의 피를 계승했다는 소문처럼 강건한 육체였다.
그분만이 아니다.
두 자루의 검을 허리춤에 찬, 묘령 의 여인도 뒤쪽에서 흐리멍텅한 눈 을 빛내고 있었다.
“3대2인가. 위험하겠군.”
발테르가 오랜 전투경험으로 위기 를 예감했다.
한 명 한 명이 그들보다 모자람이 없는 실력자인데. 그것도 모자라서 〈외법〉의 강화까지 받아들였다면?
도주의 여지조차 없이 살해당할지 도 모른다.
그와 달리 전력을 다 꺼내들지 않 았던 세드릭은 이제〈다인슬라이프〉 를 써볼까 고민했지만,
“아니, 우리가 유리하다.”
“뭣? 미쳤느냐?”
“머저리가. 너는 네 기감을 똥통에 처박기라도 한 건가?”
폭언에 얻어맞은 발테르가 그 말에
발작하려던 찰나, 한 발 늦게 엄습해 오는 존재감을 느낀 그가 얼어붙었 다.
세드릭의 말이 옳았다.
아직까지도 유리한 것은 그들이었 다.
이내 세 개의 그림자가 성벽 위에 나란히 착지했다.
콰앙!
얼마나 높게 뛴 것인지, 착지하는 것과 동시에 바닥이 움푹 들어가면 서 폭음이 터졌다.
그 중심부에서 몸을 일으킨 아델라
가 투덜거렸다.
“아아, 짜증나! 안 그래도 나는 짜 리몽땅해서 쓸데없이 높은 장소는 질색인데 말이야.”
“언제나 즐거운 일만 할 순 없는 법이지요.”
“시끄러워, 이 꼰대야! 설교하지 말 고 공감을 하라고!”
이렉사나가 두 자루의 도끼를 쥔 채로 걸어나오자, 자아를 잃어버린 마스터들이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물 러섰다.
기세를 뿜어내지도 않았는데 알고
만 것이다.
자신들의 열세를.
수적열세와 무관하게 적이 너무나 도 강대하다는 것을.
그와 같은 결론에 마침표를 찍듯 이, 엘라한이 손아귀에 쥔 성철쇄를 어깨 위로 치켜들었다.
“단죄의 시간입니다.”
“…그런가. 신성교단이군.”
전후사정을 알아차린 로빈이 허탈 하게 미소지었다.
그걸 본 아델라가 고개를 갸웃거리
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한 놈 말고는 전부 제정 신이 아닌 것 같은데? 저 활쟁이는 반만 죽여놓을까?”
“결과적으로 할 일은 변하지 않습 니다.”
이렉사나가 그 기세를 끌어올리면 서 적을 노려보았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악 에 가담한 것은 죄이니, 하늘에 계신 여신께서 심판하시기 전에 그 업보 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분이지요.”
그러자 로빈이 삐뚜름하게 웃으면
서 비아냥거렸다.
“그거 참,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 구만. 진작 도와줬으면 더 좋지 않았 겠나?”
“당신께서 정말 그것을 바라셨다 면, 상황이 이렇게 흐르기 전에 교단 을 찾으셨으면 될 일입니다.”
“뭐, 익숙한 일이지. 항상 그랬어. 난 너무 늦었지.”
로빈은 스스로를 자조하면서 활 시 위를 당겼다.
그에 호응하듯이 가르발디, 그레인 저가 제 무기를 겨누면서〈오러블레
이드〉를 전개했다.
공간의 중압감이 늘어나면서 대기 가 일그러진다.
그 지옥과도 같은 공간에서, 로빈 이 종지부를 찍었다.
“변명하지도, 구걸하지도 않겠다! 와라!”
1대2에서 3대2로, 그리고 3대5가 된 싸움판이 막을 올렸다.
이길 수밖에 없는 구도를 만들었음 에도 방심해선 안 된다.
배수진을 친 자들의 저력은 무시무 시하다. 하물며 그 힘을 발휘하는 것
이 마스터라면, 목숨을 걸고〈오러블 레이드〉의 한계마저 뛰어넘을 가능 성이 있었다.
그래서 이렉사나와 아델라는 한 치 의 방심도 없이 다가오는 적들을 향 해서 뛰어들었다.
두 걸음 뒤에서 그걸 따라붙으며, 엘라한은 생각했다.
‘부디 용사님에게 여신님의 인도가 함께하시기를!’
사악교단에게 노출되지 않은 추가 전력, 두 사람의 추기경과 성철쇄기 사단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다.
레온과 카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따로 있었 다.
그 회상이 다 끝나기도 전에 충격 파가 휘몰아쳐, 엘라한은 모든 잡념 을 털어버리고 성철쇄를 휘둘렀다.
“하아아압!”
황도결전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비밀통로.
그 존재는 평민들의 술자리에서 우 스갯소리로 거론되고, 옛 이야기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였다.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 비밀통로를 이용해서 죽음을 피하고, 훗날의 복 수를 다짐하는 것이야말로 흔해빠진 전개라고 할 수 있겠다.
누군가는 비밀통로가 그저 허구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자신들조차 입방정을 떨 수 있는 통로를, 잘나고 위대하신 귀족 나으 리들께서 사용하실 리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