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39
놈들은 시간벌기만 해도 그만이었 고, 잠입부대를 한두 명만 말려죽일 수 있어도 이긴 거나 다름없으니까.
어떻게든 이 불합리한 판을 깨부숴 야만 했다.
“세 사람, 나한테 맞추세요.”
레온의 두 눈동자가 휘황찬란하게 불타올랐다.
황실기사단의 잔존인원은 이제 70 여명.
그 절반 정도는 쓸어버려야만 돌파 구가 생긴다.
[할 수 있겠냐?]그를 부추기는 듯한 엘시드의 목소 리에, 레온은 언제나처럼 대답했다.
‘물론!’
황실기사단.
한 명 한 명이 익스퍼트급에 도달 한 무인들이자, 그 자아를 잃었음에 도 무예가 전혀 쇠퇴하지 않은 강자 들이다. 백악궁의 힘을 공급받아서 마스터급조차 위협할 수 있으면서, 개개인의 무력보다도 합격(合擊)에 특화했기에 더욱 위험했다.
레온 일행이 황실기사단을 돌파하 려면, 찔끔찔끔 힘을 깎는 전략으로 는 한 치의 가능성도 없었다. 무진 장에 가깝게 힘을 공급받는 놈들과 소모전을 할 이유도 없다.
건곤일척 (乾삐一!鄭).
단숨에 밀어붙여서 이 판의 흐름을 뒤집어야했다.
“엘라한! 전방에서 시간을 끌어!”
“네, 분부대로!”
레온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엘라 한이 달려나갔다.
왼쪽 어깨에 걸쳤던 성철쇄를 두
손으로 굳게 움켜쥐고, 한 번 크게 휘둘러서 황실기사들을 물러서게 한 다. 본능밖에 안 남은 자들이라도, 아니 본능밖에 안 남아있기에 그 파 괴력을 직감한 놈들이 뒷걸음질쳤다.
“하아아아압!”
그분만이 아니다.
엘라한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성철쇄를 전후좌우로 몇 번이고 난 폭하게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망치머리가 30kg이 넘고, 그 길이 도 어지간한 사람보다 큰 흉기다보 니 풍압이 어마어마하다. 스치기만
해도 피박살이 날 듯한 물리력의 폭 풍. 처음보다 그 다음이, 그 다음보 다 다음이 더욱 거세지면서 황금빛 의 잔상이 흐릿하게 꼬리를 문다.
보통이라면 수십 초만에 호흡이 거 칠어지고, 5분도 못 가서 탈진하고 말 정도의 전력전개!
세 명을 보호하듯이 황금빛 폭풍이 앞을 가로막자, 감히 그 파괴력에 대항할 엄두를 못 낸 놈들이 멈춰섰 다. 만약 지성이 남아있었다면 그걸 우회하거나, 원거리에서 공격해서 소 모를 재촉한다는 방법을 떠올렸겠지.
그러나 에반스만이 예외였을 분, 다른 황실기사들은 생전의 자신을 흉내내고 있는 인형에 불과했다.
‘여기에서 쓰고 싶진 않았지만, 더 아껴둘 순 없어!’
레온은 그 사이에 힘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성흔 네 개로 증폭되는 오러를 한 층 더 압축하고 몸 주변에 고정시 켜, 힘의 가용량을 한계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태양검〉이 발현되면서 그의 모세 혈관이 금빛으로 물들고, 골수까지
끓는 것처럼 뜨거워진다. 강화를 넘 어서 자기자신을 혹사하는 영역. 조 금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쳤다간 끌 어모았던 힘이 넘쳐흘러, 이 일대를 불구덩이로 바꿀 터.
“그으, 으——으아아아!”
터져나올 것 같은 비명을 기합으로 찍어누른다.
심장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레온은 지금 태양광 망토에 축적해둔 힘,〈호천삼 연성〉을 3연속으로 발현할 수 있는 힘을 흡수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마
스터보다 힘의 그릇이 몇 배나 큰 레온도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신경계가 타들어갔다가 다시 재생 되기를 몇 차례, 살갗에서 피어오르 는 연기는 제 피가 끓어서 모공으로 샌 것이다.
하지만.
태양검 (太陽劍)
홍련일식(紅運一 式)
화형대에 선 듯한 고통마저도 이겨
낸 레온의 검이, 찬란한 빛을 머금 고서 불타올랐다.
〈프로미넌스〉의 진홍색 불길은 이 내 주황색, 노란색을 거쳐 새하얗게 변했다. 순간적으로〈코로나〉에 준하 는 오러밀도가 성립했다는 증거였다.
백염 (白炎).
성화와는 또 다른 백색의 불꽃이 소용돌이친다.
“엘라한…!”
길게 말할 여유조차 없어서 그 이 름을 부르짖는다.
엘라한은 그가 설명할 것도 없이
알아듣고, 전력으로 계속 회전시키던 성철쇄를 이용해서 몸을 띄웠다.
힘의 방향을 좀 바꾸기만 해도 충 분하다.
갑자기 그녀의 몸이 붕 떠오르자, 황실기사단은 어느 쪽을 노려야할지 몰라서 잠시 멈춰섰다. 시간상으로 콤마 5초일까. 문자 그대로 찰나라 고 할 만한 빈틈이었으나, 어쌔신마 스터에게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칠흑무도(漆黑舞路)
고유식 (固有式)
그림자밟기
카렌의 발밑에서 쭉 벋어나간 그 림자가 황실기사단 전원의 발을 붙 잡았다.〈칠흑무도〉가 아무리 뛰어 나도 수십 명, 힘의 출력에서 큰 차 이가 없는 자들을 구속하는 것은 불 가능.
“커흡!”
불과 1, 2초였지만 내상까지 입게 된 카렌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튀어 나왔다.
그걸로 충분했다.
“크으, 아아아아아앗——
비명과도 같은 포효를 내지르면서, 하얗게 불타오르는 검을 쥔 레온이 생애 최대의 일격을 휘둘렀다.
두 다리를 붙잡힌 놈들에게 도망칠 곳은 없다.
위로 도약할 수도, 옆으로 비킬 수 도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휘둘러야할 검격의 형태는.
천선이 식(天뗘 三式)
메 라크 (Merak)
〈칠성검〉의 제2식, 수평베기가 파 도처럼 밀려나간다.
백염으로 물든 검광은 그 끄트머리 만 스쳐도 모든 장애물을 증발시키 는 힘. 한순간에 대기가 모두 불타 올라서 진공상태가 된 궤도에 섬광 만이 유유자적하게 흐른다.
그걸로 다가 아니었다.
한 번 휘두르고 양팔의 신경이 모두 불타버렸으나, 레온은 다시 성검을 들어올려서 역방향으로 휘
둘렀다.
천선이식(天뗘.:式)
메 라크 (Merak)
역 (逆)
오의를 두 번 연속하는 것은 연식 오의와 같지만, 그 부담은 터무니없 는 수준이다. 수직-수평베기의 연결 과 수평으로 베고 그 베기를 되돌려 서 다시 베어내는 것은 완전히 달랐 다.
관성도, 반동도.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극성십자〉나〈호천삼연성〉의 범 위로는 황실기사단을 다 쓸어버릴 수 없었으니까.
콰아아아아아아아—–
두 겹으로 변한 백염의 파도가 작 렬했다.
전열에서 방패를 든 황실기사들도 밀랍처럼 녹아내리고, 그 후열도 얼 마 못 가서 비슷한 형상으로 눌어붙 는다.
실로 끔찍한 광경이었다.
30여명의 황실기사가 순식간에 묽 은 수프처럼 변해서 땅에 웅덩이처 럼 고인다. 그러고도 열이 다 식지 않아서 부글부글 끓는 게, 바라보기 만 해도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나머지도 온전할 수 없었다.
오러파이어와 아티팩트 갑옷에 지 켜졌음에도 중증의 화상을 입고, 몇 몇은 팔다리가 숯처럼 타서 앙상하 게 변했다.
“•••설마.”
그러나 황실기사단은 두려워하지 않고, 고통스러워할 줄을 몰랐다. 아
직 살아있고, 움직일 수 있다면 계 속 싸운다.
40명 남짓한 잔존인원이 일제히 검을 들어올려一
폭렬강기 (爆씨剛氣)
용형 검 (龍形劍)
무시무시한 기세로 질주하는 화룡 에 들이받혔다.
발테르다.
레온의 등 뒤에서〈용형검〉을 쏘아
낸 발테르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흐하하하! 맛이 어떠냐, 제국의 개사1 끼들。}!”
놀랍게도 그 위력은 처음보다 몇 배나 올라간 상태였는데, 그건 발테 르의 저력이 아니라 레온 덕분이었 다.
〈오러블레이드〉는 사용자의 의념을 구현하는 것.
마스터들이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오러속성의 궁합이 좋은 편이라면 힘을 합치는 게 가능했다. 레온의
‘태양’과 발테르의 ‘폭렬’ 또한 그러 한 경우였다.
그래서 발테르는 레온이 쏘아낸 검 광으로부터 힘의 일부를 받아들여, 〈용형검〉의 출력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었다.
“아재, 혼자서 다 한 것도 아니면 서 너무 으스대잖아.”
카렌이 그 시답잖은 꼴을 보고서 핀잔했지만, 황실기사단을 쓸어내서 기분이 확 좋아진 발테르는 껄껄 웃 어댈 뿐이었다.
어찌됐든 승부의 천칭은 크게 기울
어졌다.
“•••끝내자.”
후들거리는 무릎에 다시 한 번 힘 을 불어넣고, 레온은 피로 범벅이 된 손아귀를 움켜쥐었다.
성검에 남은 열이 흐트러진 정신을 바로잡는다.
엘라한과 카렌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명의 마스터와 20여명의 황실 기사가 또다시 격돌했다.
“——뭣?!”
레온의〈메라크〉2연발이 작렬하는 순간, 그 방향을 등졌던 에반스조차 경악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백악궁에서 힘을 공급받는 그조차 정면에서 감당할 수 없는 파괴력. 압도적이기까지 한 불꽃의 소용돌이. 저게 한 사람의 마스터가 다룰 수 있는 기술이라는 말인가!
한참 떨어져있는 장소까지 그 복사 열이 뿜어져나와, 오러로 보호받고
있는 에반스의 피부를 붉게 그을렸 다.
그때 였다.
“이 개자식이…! 감히 날 상대하면 서 눈깔을 돌려!”
에반스와 달리 그 눈알이 타들어갈 듯한 섬광을 마주하고도 세드릭은 눈꺼풀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맛이 간 안구의 초점이 흐릿해졌지만, 마스터의 오감은 부차 적인 것. 칼날이 닿을 수 있는 거리 라면 mm 단위에서도 오차가 없는 게 세드릭이었다.
찰나의 틈.
그 일순간을 찔린 에반스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피할 수 없다. 막거나 홀리기에는 너무 늦었고.’
그래도 에반스는 절체절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공격과 회피, 두 방면에서 반 칙이나 마찬가지인 힘을 지니고 있 었으니까.
공간을 굴절시키는 〈오러블레이 드〉.
발리사르도 (Balisarda)
갑식 (辨式)
세드릭의 칼날이 떨어지는 방향, 그 부위의 몸 위로 공간이 일그러졌 다. 운석이 떨어지더라도 상처입힐 수 없다.
황실기사단장.
이전까지 제국의 깃발을 수호했었 던 선배들, 4명의 마스터 역시 돌파 하지 못한 기술이었다. 에반스는 제 〈발리사르도〉에 절대적인 자신을 가 지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네 생각이 뻔히 보이는구나, 머저 리!”
세드릭의 입가에 진한 살의가 홀러 넘쳤다.
앞서 수 싸움에서 낭패를 본 것은, 〈발리사르도〉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 이었다.
〈만상참절〉과〈발리사르도〉의 상성 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뒤집을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세드릭이 에반 스를 몰랐듯이, 에반스도 세드릭을 몰랐다.
이 결투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바 로 그 부분이었다.
만상참절 (萬象祈載)
제 3형
참공(所空)
그 순간, 세드릭의 칼날이 사라졌 다.
아니,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쩍!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에반스의 쇄
골이 갈라지더니, 단숨에 그의 옆구 리까지 쭉 내리그었다.
공교롭게도 세드릭과 같은 부위에,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였다. 상반신이 두 조각으로 잘 린 에반스가 하반신만 남겨놓고서 땅으로 무너져내렸다.
그의 눈동자에는 고통보다 짙은 의 문이 떠을라있었다.
“……어, 떻게?”
어떻게 벤 거냐고, 쥐어짜듯이 낸 목소리에.
“어떻게고 뭐고, 공간을 왜곡시켰
다면 그 왜곡된 공간째로 베어버리 면 될 거 아니냐?”
세드릭이 뭘 그리 당연한 것을 묻 느냐고 대답해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납득할 수 없는 패배에 에반스가 두 눈을 부릅떴지만, 그를 내려다보 는 세드릭도 딱히 으스대거나 하진 않았다.
“내가 이겼다…고 하고 싶다만.”
세드릭은 왠지 찝찝하다는 표정으 로 말했다.
“저 아가씨의 도움을 받지 않았더
라면 내가 졌겠지. 그러니 이 결투 는 무승부로 쳐주마. 어때?”
u -ai) 누 ”
…뻔뻔안 놈.
에반스도 그 말에 독기가 빠져서 기가 찬 표정이었다.
도움을 받아놓고 진 것도 아니라 무승부라니, 그럴 거라면 자신에게도 기회를 한 번 더 줘야하는 거 아닌 가? 의외성으로 한 방을 먹이는〈발 리사르도〉가 들통난 채로 죽이지 못 했을 때, 에반스의 패배는 결정되었 다.
세드릭도 그걸 모르지는 않아서 영
무안해보였다.
그걸 본 에반스가 피식 미소지었 다.
“뭐, 인정하마. 내가 졌다.”
승부의 세계에서 IF는 없다. 도움 이 왔든 오지 않았든, 끝이 난 순간 에 오롯하게 서있는 것이 승자였다.
두 동강이 난 채로 식어가는 그는 패배자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끝나게 될 줄은 몰랐 다만…나브지도 않군. 그 미치광이의 꼭두각시 신세도 더는 사양이다.”
허리 아래가 없어서 몸을 일으키지
도 못한 채, 에반스는 두 눈만 움직 여서 리안과 길버트를 돌아보았다.
그 시선으로 오간 것은 무엇이었을 까.
이뤄지지 못한 맹세와 지켜내지 못 한 것에 대한 회한?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전하.”
“발언하라, 에반스 경.”
리안이 그 말을 듣겠다면서 한 걸 음 앞으로 걸어나왔다.
에반스는 어딘가 후련해진 것 같은
얼굴로, 옛날보다 훨씬 더 의젓해진 황자를 올려다보았다.
한때 주군으로 섬기리라고 생각했 던 소년이, 그가 죽어가는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슬픈 일인가, 아 닌가. 그마저도 알 수 없게 된 지 오래였다.
“전하, 당신이 정말 클라이드를 계 승할 생각이시라면…미친 황제가 자 행했던 참극의 책임마저도 짊어질 각오가 필요할 겁니다. 저는 그 발 버둥을 지옥 밑바닥에서 구경하겠습 니다.”
“에반스! 네놈이 정녕 마지막까지!”
길버트의 노성에도 그는 실없이 입 꼬리를 당길 분이었다.
“길버트 경, 당신은 모를 겁니다. 나와 내 부하들은, 저 궁 밖의 지옥 도를 만드는데 손을 보탰습니다.”
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