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45
이대로라면 신으로 거듭나기는커녕 인간으로 돌아가버린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자비한 운명에 모든 것을 빼앗길 수밖에 없 었던 약자로.
—三그럴 순 m 절대로 그럴 수는一”!
최후의 발악으로 남아있는 힘을 폭 주시키려던, 그 찰나에.
“신벌(神罰).”
30여명의 성철쇄기사들로 구성된 성법결계와 반 세기에 걸쳐서 축적 해온 신성력이 솟아올랐다.
엘라한과 아델라의 도움으로 한층 더 강화된 성법.
그 중심에 선 안나 추기경의 지팡 이가 하늘을 겨누었다.
정확히〈사령왕〉의 머리 위를 향하여.
“-—집행 (執行)!”
여신이 거주하는 천상의 문을 열어 젖혔다.
그와 동시에 빛이 쏟아졌다.
천상천하의 암흑을 모두 걷어치우 는 듯한, 신성한 빛이.
키이이이이이잉!
신성교단 최강최강의 성법, 최고 출력으로 발동한〈신벌〉이〈사령왕〉 의 정수리에 내리꽂혔다.
—그아아아아아아아!!
신벌의 빛을 얻어맞은〈사령왕〉이 필사적으로 두 손바닥을 휘둘러서 몇 장의 방벽을 만들어냈지만, 급조 한 결계 따위로 막아낼 수 있을 리 가 없었다.
신성 위광(神聖威光).
여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빌려오는 성법 중에서도 첫 번째로 꼽힐 정도 로 강력하고 숭고한 의식이었다.
외차원에서 끌어들인 힘으로 구축 한 결계로는 백 장이든 천 장이든 종잇장만한 장애물도 되지 못했다.
엑토플라즘의 벽이 용광로 앞의 살 얼음처럼 녹아내리자, 그 너머에 있 는〈사령왕〉의 몸뚱이 역시 불타오 르기 시작한다.
이 세상에 허락받지 못한 존재를 소멸시키는 광염!
“어? 어어?”
레온은 그 장엄한 광경을 바라보다 가, 느닷없이 제 몸속에 홀러들어오 는 힘을 느끼고 당황했다.
바닥까지 긁어냈었던 오러가 충만 하게 넘실거리고 있었다.
[뭘 그렇게 놀라고 있냐.]
엘시드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신성교단 애들이 몇 번이나 말했 었잖아? 용사는 곧 여신의 대행자라 고. 지금 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 이야말로 용사에게 주어진 힘의 근 원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통상 속도의 몇 배로 회복하는 것도 가능
해지지.]
과연 그 말대로였다.
레온의 몸 곳곳에 새겨져있는 성흔 들이 옷 너머로도 볼 수 있을 정도 로 찬란하게 빛났다. 신력(神方), 이 세상에서 가장 순도가 높은 힘을 최 대한 받아들이기 위함이었다.
뼈마디가 다 욱신거리던 피로도, 숨을 한 번 몰아쉴 때마다 들이닥치 던 현기증도 모두 사라졌다.
〈사령왕〉과의 전투 이전으로 돌아 간 듯한 기분이었다.
‘아니, 그것보다 더 괜찮을지도.’
여신이 직접 축복이라도 내려준 것 인지, 신체능력과 오러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있었다.
[다른 놈들은 못 써먹겠군. 성녀 아가씨도〈신벌〉의 발동에 참가하면 서 여력을 다 쓴 모양이고.]‘엘라한이?’
‘그런가….’
그제서야 레온은 그 자신을 넘어서 서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엘라한도, 카렌도 이미 한계였다.
어째서인지 세드릭은 좀 여력이 있 어보였지만, 그 이외에는 추기경들과 발테르, 길버트도 마찬가지였다. 혹 시 모를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 력은 두 사람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극, 그으윽, 그어어어어어…
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신음소리와 함께〈사령왕〉의 거구가 쪼그라들기
시작하더니,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서 10미터 남짓한 수준으로 줄 어들었다.
급격한 수축 때문에 아포피스도 더 붙잡아두지 못하고 놈을 놓쳤다. 하 반신을 휘감았던 뱀의 몸통이 다시 지하로 돌아가, 그 어둠 속에서 불 길하기 그지없는 안광을 번들거렸다.
여차하면 또 뛰쳐나와서 먹이를 노 릴 속셈이리라.
‘그래봤자 구멍에 접근하지만 않으 면 될 일이지.’
레온은 제 손아귀에 잡힌 성검을
의식하면서 아직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사령왕〉에게 한 걸음 다가섰 다.
초월자다운 ‘격’은 더 이상 느껴지 지 않았다.
필멸자의 공격으로도 충분히 쓰러 트릴 수 있다.
칠성검(Grand Chariot)
성검의 은빛 칼날에 황금빛이 어우 러진다.
세드릭은 그걸 보고서 좀 놀란 표 정이었다. 설마 레온에게 그 정도의 여력이 남아있었을 줄은 몰랐었던 걸까.
레온도 신벌의 빛 덕분에 회복했을 분이었지만, 이 상황에 일일이 설명 하고 납득할 필요도 없었다. 확실하 게 놈의 목을 날려버리기 위해서, 다시 한 걸음 거리를 좁힌다.
〈사령왕〉까지 남아있는 간격은 약 50여미 터.
놈을 확실하게 끝장내려면 30미터 까지는 접근해야했다.
무의식적으로 펼쳐낸 보법이 체중 이동의 진동마저 지워, 그 기척을 완벽하게 무음으로 바꾼•다.
레온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은밀함 이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런 식으로 다가서서 정확히 5미 터를 남겨두었을 때.
꾸르륵.
시체처럼 쓰러져있던 〈사령왕〉의 동체가 한 번 들썩거렸다. 사후경직 이라도 온 것처럼, 좋지 않은 자세
로 앉아있다가 두 다리에 쥐가 나기 라도 한 것처럼.
지근거리에 있었던 레온만이 느낄 수 있었다.
오싹.
제 등허리를 쓸어내리는 사신의 낫 O
콤마 1초의 영역.
레온은 그 즉시 성검을 중단으로 되돌려,〈칠성검〉의 발동 직전에 도 달했던 힘을 모조리 방어태세에 집 중시 켰다.
그 직후였다.
꽈아아아아아앙—1
어마어마한 층격과 함께 레온이 수 십 미터나 튕겨나갔다.
무방비로 허용했다면 즉사했을지도 모르는 충격이다. 힘의 대부분을 잃 었음에도〈사령왕〉은 이 정도로 강 한 것인가.
레온의 머릿속에서 그 의문과 묘한 기시감이 맞물렸다.
생각지도 못한 반격이었는데, 어째 서?
‘최근에 한 번 경험해본 듯한 느낌 이야.’
자세를 회복하자마자 앞을 본 레온 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사령왕〉의 반투명한 몸체, 그 어 깻죽지에서 튀어나온 것은 이전에 한 번 상대해본 적의 그것이었다. 칠흑의 팔, 불길하게 꿈틀거리는 어 둠으로 구축된 신체.
“뭣, 수라완(修羅航)이라고?! 어떻 게!”
사악교단의 제2위, 네카토르가 계 약으로 받아낸 권능.
초월종 아수라족의 팔이〈사령왕〉
에게 돋아나있었다.
—……으음, 오만했군. 광기를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쯤은 진 작부터 알고 있었을 텐데.
한 번의 주먹질로 레온을 튕겨버리 고,〈사령왕〉은 느긋하게 제 몸을 일으켜세웠다. 마스터들의 협공과 신 벌로 그 권능의 대다수를 상실했음 에도 여유롭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놈이 그 얼굴을 치켜들었을 때, 평정심을 온존하던 자들마저도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레온 역시 그러했다.
“너는, 설마 그 얼굴은…!?”
아델라가 놈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험악하게 소리쳤다.
“모르스! 이 X새끼가! 목구멍으로 한 번 넘어갔으면 똥이나 될 것이 지, 왜 도로 튀어나오고 지랄이야!”
그랬다.
한 번 쓰러졌다가 일어난〈사령왕〉 의 외형은 황제 넥스가 아닌 모르스 의 그것으로 변해있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인상을 모호하게 만드는 생김새.
—유감스럽게도 그 결말은 내게 찾
아오지 않은 모양이구나, 여신의 멧 돼지.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나 또한 몰랐다. 영혼의 수가 줄어들면서 주 도권이 내게 돌아온 것인가?
〈사령왕〉, 아니 모르스가 제 몸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반투명하게 일렁이는 엑토플라즘의 육체.
황도 카렐룸의 원령들로 구축된 몸 에〈수라완〉까지 달리니 그 생김새 가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스스로의 몸 상태를 확인한 모르스 가 레온을 바라보았다.
—용사여.
“뭐냐.”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만, 들어주겠나?
레온은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 다.
여기까지 와서 할 말이 도대체 뭐
가 더 있다고? 유언이라도 남길 생
각이라면 귓등으로 듣고 흘려줄 생
각쯤은 있었다.
그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 전에, 모
르스는 발언했다.
모두가 제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말을 토해냈다.
—무의미한 싸움은 여기까지로 하 고, 날 보내줬으면 한다.
엘시드조차 어안이 벙벙해져서 헛 웃음만 피식 흘렸다.
뭐라고?
이 지옥도의 한복판에서, 무의미한 싸움이 뭐가 어떻다고?
레온은 제 머릿속에서 뭔가 뚝 끊 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나의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다. 이 육체라면, 차원의 틈에 돌입하더 라도 자의식을 유지할 수 있겠지.
난 넥스와 달리 이 세상에서 더 날 뛸 마음이 없다. 그러니 날 내버려 둬라. 이곳을 떠나, 두 번 다시 돌아 오지 않으리라고 맹세하마.
거짓말을 밥 먹듯이 주워섬겼던 모 르스로서도 이 말만큼은 진심이었다. 아무것도 즐길 수 없는 세상에 볼 일은 없다. 저 차원의 경계 너머에 야말로 그가 갈구해온 답이 있을 터.
〈광황제〉처럼 신이 되고자 몸부림 칠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모르스가 한 가지 간과했던 점이 있었다고 한다면,
“…넌.”
결국 모르스도 인간의 마음을 이해 할 수 없는 괴물이며, 그 언행이 불 합리하게 적을 만들 수 있음을 몰랐 다는 것이다.
레온의 두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격 렬하게 타올랐다.
〈사령왕〉을 상대하면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용서할 수 없다. 살려둘 수 없다.
보내줄 수 없다. 내버려둘 수 없 다.
이 자리에서, 영혼의 티끌까지 부
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너만큼은.”
황도 카렐룸에 첫 걸음을 들여놓았 을 때를 기억한다.
생명의 밑바닥까지 모욕하던 광경 을 떠올린다.
그 목숨을 빼앗기는 것도 모자라서 괴물의 몸뚱이로 빚어진 희생자들이 내지르던 절규를 되새긴다.
“•••반드시.”
그래, 모르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이 합리적이다.
레온과 세드릭을 빼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인원도 없으며, 저 말대로 라면 싸우지 않아도 제멋대로 사라 져준다. 무의미한 피를 더 흘리지 않고 상황을 마무리할 기회였다.
〈사령왕〉의 육체를 빼앗은데다, 사 악교단 최악의 외법사로 유명한 모 르스와 괜히 사생결단을 낼 필요는.
“ 박살내주마一!”
그의 감정에 호응하듯이 등 뒤로 붐어져나온 날개가 사납게 요동쳤다. 〈이카루스 윙〉과 오러의 방출, 두 갈래로 흘러넘친 빛과 열기가 소용 돌이처럼 레온을 감싸안았다.
한 점의 불순물도 없는 분노가 터 져나온다.
악(惡)을 용서할 수 없다고 포효한 다.
합리적인 판단 따위는 개나 주라 지.
죄는 벌하고, 악은 멸한다.
용사에게 있어서 할 일은 그것뿐이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죽였으면서! 죽은 사람들을 몇 번이고 짓밟았으 면서! 무의미한 싸움을 시작한 것도 네놈들이면서, 내 앞에서 지금 뭐라
고 지껄여대는 거냐一!”
레온의 존재감이 몇 배로 부풀어오 른다.
일시적으로 영혼의 격이 상승했다.
여신이 내려준 축복 때문인지, 용 사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때가 찾아 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르스도 그걸 깨닫고 한 발 물러 서면서 신음했다.
—어리석은…! 무지렁이들의 죽음 따위에 휘둘리다니, 괜한 싸움으로 목숨을 걸 생각인가!
“닥쳐라. 네가 맹세한다니, 나도
맹세해주지.”
레온은 제 눈앞에서 꿈틀거리는 형 체를 노려보면서, 성검의 타오르는 칼날을 모르스에게 겨누었다.
“네놈에게 찾아올 구원은 없다. 이 세상을 떠나겠다? 누구 마음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넌 내가 지옥에 처박아주마!”
—용사…!
“지금부터 더 말하지 마라. 이 이 상은 들을 생각도, 대답할 생각도 없으니까!”
그와 동시에 레온의 검이 십자가를
그려냈다.
모르스가 반응하고 말고 할 틈도 없었다.
칠성검(Grand Chariot)
연식오의(連式與義)
지극성십자(指極星十字)
황금빛 십자가를 본 모르스는 반사 적으로〈수라완〉을 들어, 그 전면을 가로막았다.
〈사령왕〉의 몸을 얻었다지만 불멸
성과 격이 사라진 상태다. 성검으로 제대로 당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된다.
푸화악!
네 조각으로 쪼개진〈수라완〉이 부 스러진다.
네카토르와 똑같은 반응이었다.
힘의 규모로는 비슷하거나 더 위더 라도, 성검 앞에서 다른 차원의 힘 은 부질없이 흩어져버린다.
‘ 지금이다.’
레온은 그 틈을 찾아내는 것과 동 시에 급가속했다.
〈이카루스 윙〉을 힘차게 방출하자 마자 음속의 벽이 깨지고, 층격파를 동반한 몸이 모르스의 지근거리에 다다랐다.
오러마스터의 내구력으로도 견디기 어려운 가속!
어금니를 악물고 버틴 레온이 검을 내리그었다.
천추일식 (X極一式)
두베 (Dubhe)
검광이 터져나온다.
한 줄기 검광이 모르스를 그 정수 리부터 사타구니까지 둘로 쪼개놓으 려고 한 순간,
촤르르르르륵!!
모르스의 몸뚱이에서 솟구친 촉수 수십 줄기가 검광을 대신 얻어맞아, 진녹색 피를 토해내면서 사방으로 흩어졌다.
〈두베〉의 검광으로도 다 베지 못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