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52
한편, 카렐룸에서〈포식자〉와의 혈
전으로 큰 부상을 입었던 이렉사나 는 유겐트의 1에어리어로 돌아와있 었다.
그가 언제나와 같이 책상 앞에 앉 아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서류를 들여다보는데, 갑자기 몸 곳곳에서 뼈를 찌르는 듯한 격통이 밀려들었 다.
미스릴보다 더 강인한 정신력이 신 음소리를 억누른다.
한 달 전부터 시작된,〈포식자〉와 의 전투에서 비롯된 상처 몇 개가 아직까지도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긋, 이래서 초월종과 싸우는 것 은 귀찮습니다.”
이렉사나는 쓰게 웃으면서 제 영육 (靈肉)에 난 생채기들을 살펴보았다. 망치도 한 번 쥐지 않으면서 회복에 전념한 탓에, 어떻게든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는 돌아왔 다.
추기경급의 신성력으로도 그 정도 였다.
이전처럼 날뛸 수 있으려면 적어도 반 년일까.
스스로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
단해본 이렉사나가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을 내쉬었다.
“성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려는 때, 무대에서 커튼 뒤로 쫓겨난 기분 이로군요.”
레온이〈사령왕〉을 토벌하고, 넥스 에게서 전해들은 말들은 모두 신성 교단의 상층부에도 전해졌다.
추기경급은 물론이고 성철쇄기사단 의 선임기사급도 다 알게 되었다. 사 악교단의 우두머리, 대주교는 이제 그 실존여부마저 의심받는 종족의 일원이라고.
악룡(惡龍).
세계의 균형을 수호해야할 드래곤 의 일원이, 어떠한 이유로 타락하면 서 악의 수괴가 되었다는 것을.
“이 무슨 불찰인지.〈포식자〉따위 에게 부상을 입을 정도로 미숙하지 만 않았더라도…!”
아귀도로 쫓겨난〈포식자〉가 들으 면 제 뒷목을 잡고 피를 토해낼지도 모르는 소리였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재해급의 마수 와 다름없는 게 외차원의 초월종이 다. 만약〈포식자〉가 혁명군이나 페
르마군의 일부를 잡아먹고 제 힘을 부풀렸다면,〈사령왕〉보다 위험하게 되었을 가능성조차 있었다.
그런데 이렉사나는 그 초월종을 혼 자 때려잡은 후에 부상도 입어선 안 되었다면서 자책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그랑 마이스터!”
방문을 거칠게 연 드워프가 이렉사 나를 호명했다.
이렉사나는 그 표정으로 소식의 경 중을 파악하고서 가볍게 손짓했다. 본 론만 발리 털어놓으라는 제스처였다.
“중요도 1급의 전보가 도착했다. 왕실에서 보낸 것 같은데, 가능한 빨 리 그랑 마이스터에게 이 서신을 전 달하고 독료까지 확인하라더군.”
“1급이라, 오랜만이군요.”
“나도 그래! 마지막으로 1급 전보 를 전달했던 것이 백 년은 된 것 같 은데? 끄응, 기억이 가물가물하군.”
유겐트스틸의 선정 소식조차 2급 을 넘어간 적이 없었거늘, 백주대낮 에 1급 전보를 받게 될 줄이야.
이렉사나는 제 손에 들어온 두루마 리를 즉시 펼쳐보았다.
그리고 중요도가 왜 1급이었는지 를 곧바로 이해했다.
첫 문단부터 왕족 이외에는 몇 사 람밖에 알 수 없는 단어가 적혀있었 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제로…! 그분께서 일어나 셨다는 건가.’
역대의 그랑 마이스터들에게 계승 되는 지식이었다.
유겐트는 그저 드워프족이 모였다 는 이유로 세워진 국가가 아니었고, 인근 광맥과 지형지물의 모양새가 지극히 편의적인 것 또한 자연스러
운 일이 아니었다.
터무니없는 규모의 진실이다보니 그 말을 전해듣고도 믿지 못하는 것 이 태반이었지만, 이렉사나는 대장장 이임과 동시에 그랜드마스터를 바라 보는 무인이기도 했다.
그랑 마이스터가 되어서 ‘그라운드 제로’에 첫 발을 들였던 순간. 그는 그 허황된 말이 전부 사실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랑 마이스터? 난 이제 돌아가봐 도 될까? 아니면 뭐 시킬 일이라도 남았어? 그렇다면 말만 해!”
서신을 전한 드워프가 멀뚱멀뚱 그 를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맡겨야할 일은 없군요. 용사님께서 돌아오셔야 진행할 수 있는 일이니, 일단 각 에어리어에 용 사님의 위치를 파악하라고 전달해주 시면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렉사나 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창문을 등지고 서있었던 드워프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랑 마이스터의 눈동자에서 어른 거리는 감정이 놀라움에서 환희로,
환희에서 고요함으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전언을 철회하지요. 1에어리어 의 귀빈실에 손님 대접을 준비시키 세요. 용사님과 그 일행이 오셨습니 다.”
“뭐라고?! 그런 소식은 받지도 못…했었는데.”
이렉사나의 시선을 따라서 뒤를 돌 아본 드워프가 소리치던 것을 멈추 고 어물거렸다.
그 반응은 당연했다.
어느샌가 태양이 서쪽 지평선으로
넘어가, 퍽 어둑어둑해진 하늘 너머 에서 동이 터오고 있었다. 눈부신 황 금빛이 쏘아진 화살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렉사나만이 수 킬로미터를 넘어 서 황금빛에 감싸여져있는 형체들을 직시할 수 있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두 손을 모으면서 은은히 미소지었다.
“좋은 타이밍입니다, 용사님.”
황금빛의 날개 한 쌍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면서 레온 일행을 실어나른 다. 마차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광익,〈이카루스 윙〉의 힘이었다.
불과 수 분 후였다.
지평선을 넘어온 용사파티가 이렉 사나의 앞에 당도했다.
화르륵.
레온의 등 뒤편에서 후광처럼 일렁 거리던〈이카루스 윙〉이 꺼지자, 몇 걸음을 쫓겨났던 어둠이 도로 내려 앉는다.
밤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오던 레온 이 먼저 품에 안아들고 온 엘라한을 놓아주자, 거의 한 시간 가까이를 꽁
꽁 얼어있었던 그녀가 새빨개진 얼 굴로 뛰어내렸다.
그 궤적을 따라 백은의 머리카락이 은하수처럼 반짝였다.
그걸 본 이렉사나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성녀님. 그리고 용 사님과…”
분명히 세 명이었던 일행이 두 명 밖에 보이지 않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이렉사나가 제 고개를 갸웃거 렸다.
바로 그 직후였다.
레온의 두 다리가 땅에 내려서는 순간, 붉은 망토의 그림자 속에서 갈 색 피부의 미녀가 튀어나왔다. 당연 히〈칠흑무도〉의 응용으로 계속 동 행한 카렌이었다.
“와! 벌써 도착했어? 시간감각이 애매하다보니 몇 분도 안 걸린 것 같은 느낌인데.”
〈이카루스 윙〉의 비행능력이 아무 리 뛰어나더라도 두명을다 끌어안 으면 자세가 나빠진다. 사소한 차이 하나로도 공기저항이 몇 배 이상으 로 늘어나거나 줄어드니, 카렌은 어 쩔 줄 몰라하고 있는 엘라한에게 자
리를 양보했던 것이다.
그녀의〈칠흑무도〉로는 아직 타인 을 그림자에 동행시킬 수 없었기 때 문이기도 했다.
“오랜만입니다, 추기경님.”
그리고 이렉사나를 마주보고 선 레 온이 인사했다.
오랜만이라고 해도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 사이에 벌어졌던 일 이 너무 엄청나다보니 그렇게 느껴 졌다.
이렉사나도 그 인사말에 공감하듯 이 정중히 목례했다.
“예, 용사님. 멀리서나마 승전보를 듣고 그 전과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사령왕〉을 토벌하고 모 르스를 처치하신 것, 실로 여신님의 대행자다운 위용이십니다.”
“과찬이십니다. 저 혼자서 한 일도 아니니까요.”
레온은 그의 극찬에 머쓱해하면서 진심을 토로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 자리에 있었던 마스터들 중 한 명만 없었더라도, 백악궁 잠입작전부 터 큰 차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
았다.
길버트도, 세드릭도, 발테르도.
소속과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 들이 전심전력으로 맞선 결과가, 그 날의 승리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겠 지. 발테르조차 그 순간에는 리안과 길버트를 향한 증오도 잊어버리고 환호를 내지르는 것을 보았다.
“후후,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렉사나는 그 겸손에 더욱 기꺼워 하면서 말했다.
“본래부터 용사는 사람들의 위가 아니라 앞에 서는 자. 그 등을 마주
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이 정표. 혼자서 다 떠안으려고 할 필요 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안 그래도 드릴 말씀이 좀 있었는데, 이렇게 찾 아와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음? 우연이군요. 저도 비슷한 상 황이었는데.”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이윽고 피식 웃으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엘라한과 카렌도 그 뒤를 따랐다.
이렉사나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신속하게 움직였는지, 네 사람이 도 착하기도 전에 상차림은 이미 끝나 있었다. 귀빈실에 마련된 테이블 주 변에 둘러앉은 일행들이 따뜻한 차 와 과자를 깨작거리면서 여독을 풀 어 냈다.
별 것도 아닌 이야기로 수십 분을 웃고 떠드니, 한밤중이란 시간대는 전혀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용사님.”
슬슬 본론으로 들어갈 때가 되었다 고 생각했을까.
찻잔을 내려놓은 이렉사나가 운을 띄우자, 레온과 일행들도 그 시선을 마주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제 용무를 말씀드리기 전에, 용사 님이 절 찾아오신 이유를 먼저 경청 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레온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본 론을 털어놓았다.
“그라운드 제로, 그 안의 존재를 만나러왔습니다.”
이렉사나가 놀람을 다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움찔거렸다.
떠보고 말고 할 것까지도 없었다. 조금 전의 반응으로 뭔가 안다는 사 실이 들통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흘린 이렉사 나가 물었다.
“•••어떻게 그라운드 제로를 알고 계십니까? 그건 유겐트의 왕실 내부 에서도 극비로 취급되며, 그랑 마이 스터 사이에서나 계승되는 지식입니 다만.”
“들었습니다.”
“어느 분에게서?”
레온은 말로 대답하는 대신에 검 자루를 토닥거렸다.
그 제스쳐로 모든 것을 이해한 이 렉사나가 경외감마저 담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아, 과연! 여신님께서 용사님을 보내셨군요! 아닌 밤중에 찾아오실 정도로 급한 계시라니, 제가 어리석 었습니다. 어떻게 설명드려야할까 고 민했던 것이 참 바보 같군요.”
그의 발언에서 신경쓰이는 점을 찾 아낸 레온이 반문했다.
“설명이라니요? 무엇을?”
“아, 그라운드 제로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유겐트의 극비로 취급되다보 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씀드려야 할지 그 기준을 잡기 어렵더군요.”
레온은 그제서야 이렉사나가 왜 고 민했는지를 이해했다.
누군가는 그가 신성교단의 추기경 이면서 그들이 승상해야할 용사 앞 에서 무언가를 숨긴다는 것이 이해 가 안 되겠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 면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그 말대로 이렉사나는 신성교단의 제3추기경이지만, 유겐트 왕국의 그 랑 마이스터이기도 했다.
추기경으로서 용사에게 바쳐야할 헌신과 그랑 마이스터로서 외부인에 게 그어야할 선.
두 신분 사이의 경계선이 혼란스러 워졌기 때문이었다.
“용사님, 어디까지 들으셨습니까?”
“그라운드 제로 내부에 수백 년도 더 살아온 존재가 있고, 성왕 로드릭 과 남아있는 인연이 존재한다는 것 정도군요.”
“선연(善緣)이로군요. 좋은 일입니 다.”
이제 한 푼의 거리낌도 남아있지
않은 얼굴로, 이렉사나가 앉은자리에 서 몸을 일으켰다.
한밤중이라도 그가 갈 수 없는 장 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라운드 제로로 안내해드리겠습 니다. 나머지는 그 입구를 찾아가면 서 말씀드리지요.”
* * *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그 명칭부터가 유겐트의 특급 기밀 에 해당하는 장소다.
왕족들조차 역대 국왕들을 제외하 면 상세한 위치와 접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며, 그랑 마이스터만이 대를 계승하면서 ‘그분’과의 얼마 안 되는 교류를 지속해왔다.
따라서 이렉사나는 이 나라에서 가 장 그라운드 제로에 대한 지식이 풍 부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쪽입니다.”
1에어리어의 비밀구역 내에서도 한층 더 은밀한 길로 수십 차례를 꺾어들어가니, 외부에서는 관측할 방 법이 없는 통로가 그 모습을 드러냈 다.
“지하… 입니까?”
“예. 그라운드 제로의 존재가 여태 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건, 1에어리 어의 지저 심층부에 숨겨져있기 때 문이기도 합니다.”
제아무리 드워프족이 광물에 열광 한다지만, 그들의 수도나 마찬가지인 1에어리어의 땅을 파헤치진 않았다.
안 그래도 대광맥이 따로 존재했기 에 광물이 모자라 곤란할 일도 없었 으니 말이다. 게다가 그라운드 제로 의 깊이는 최소 수십 킬로미터에 달 했는데, 특수금속이 함유된 땅을 거 기까지 뚫고 내려갈 기술력은 유겐
트에도 없었다.
레온 일행은 얌전히 이렉사나의 뒤 를 따라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계단 으로 걸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 어 려운 구조물이었다.
“추기경님. 혹시 이 계단은…?”
“아마도 용사님이 짐작하고 계신 게 맞을 겁니다. 유겐트의 건국 당시 보다 더 오래된 것이니, 드워프들이 만들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이렉사나가 말했다.
“그분께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긴
잠으로 보내시지만, 가끔 지상으로 몇 가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하십니다. 특수금속을 몇 톤 받아가셨던 적도 있었고, ‘유겐트스틸’의 제작 및 연구 에도 많이 관여하셨지요丁
“흐음.”
“저는 그렇게 자주 불려가지 않았 습니다만, 선대께서는 몇 년 주기로 내려가서 일을 도왔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선대가 무슨 일을 도왔 는지 들을 수조차 없었지만요.”
잡담 아닌 잡담을 나누면서 발을 움직이니, 네 사람은 수십 분도 걸리 지 않아서 그 층계의 끝에 이르렀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목도 했다.
카렐룸의 성문보다도 더 크고 넓어 보이는 입구와 그 표면을 가로막고 있는 결계를. 척 보자마자 결계에 담 긴 힘을 알아본 레온 일행이 경악으 로 두 눈을 부릅떴다.
[호오, 잘 만들었는데?]엘시드가 말했다.
[이 정도라면 현 시대에서는 카심 밖에 못 뚫어. 선천능력을 반 이상 잃어버렸는데도 상당히 강력하군.]‘사형밖에 못 뚫는다니, 그랜드마스
터 수준이라는 거야?’
[실질적인 전투능력은 그보다 좀 떨어지겠지. 오러마스터에 비하자면 오히려 몇 수 위겠지만. 둘이 맞붙는 다고 하면…, 한 시간쯤이면 카심이 때려눕힐 거다.]레온은 그의 설명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 타이탄 산맥에서 본 카심의 오의, 그 파괴력은 실제로 하늘마저 찢어발겼다. 그와 동격에 해당하는 결계도 모자라서 그랜드마스터와 한 시간이나 치고받을 수 있다니!
진작부터 이 ‘조력자’의 접촉해, 그 협력을 구했더라면 일이 훨씬 더 편 하게 돌아가지 않았을까?
[나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닌데, 좀 힘들었을 거다.]‘어째서?’
[만나보면 알게 될 일이지. 자, 성 검을 뽑아라.]‘ •••수상한데.’
엘시드의 뻔한 말 돌리기에도 불구 하고 레온은 일단 성검을뽑아들었다.
어째서인지 듣지 않고도 알 수 있 었기 때문이다.
저 결계를 통과하려면 성검이 필요 하다고.
이렉사나가 그걸 짐작하기라도 한 것처럼 옆으로 비켜섰다.
위이이이이잉.
성검이 가까워진 순간, 푸르스름하 게 빛을 붐어내던 결계가 벌어지면 서 몇 사람이 지나다닐 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레온 일행은 그 간격으로 재발리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자 삭막하기만 하던 지하의 풍 경이 일변하더니, 눈앞이 따끔거릴
정도의 빛이 들이닥쳤다. 물론 오러 마스터의 시각을 저해할 수 있는 수 준은 아니었지만.
“와아아아…!”
누구보다 먼저 그 감상을 토해낸 것은, 부귀영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 는 카렌이었다.
결계를 동과하자마자 그들이 보게 된 풍경은 간단했다.
수백 미터가 넘어보이는 천장에 지 평선까지 뻗어있는 공간, 온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귀금속과 보물들 의 향연이었다. 또한 천장과 벽 곳곳
에 빽빽하게 박혀있는 것들은 자체 적으로 빛을 뿜어내는 보석, 야명주 였다.
한 개만 봅•아내서 팔아도 금화 수 십 개, 품질에 따라서 백 개 이상을 받아낼 만한 보석들이었다.
“엄청나게 호화롭네요. 이렇게 많 은 보물들을 지하 깊숙이 모아놓다 니, 사치를 좋아하시는 걸까요?”
“뭐, 그럴지도 모르지.”
레온은 엘라한의 말에 공감하면서 그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과장 한 마디 보태지 않더라도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