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58
전장 20미터에 달하는 황금골렘, 로델린이 서있었던 자리에 아직 10 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소녀가 나타 났기 때문이었다.
머리카락의 색은 해바라기의 꽃잎 처럼 노란 금발에, 눈동자 역시 그러 하다. 어째서인지 그 옷차림은 메이 드복인데, 프릴과 밑감의 색도 황금 색이라서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롱 스커트와 소매 밖으로 빠져나온 피부는 희지만, 그 위에 문신처럼 새 겨져있는 마법진에서 새어나온 빛이 은은하게 몸 주변을 감싸면서 반딧 불과 같이 일렁거린다.
요정이라고 해도 될 만한 분위기를 휘감은 소녀였다.
“ 오오!”
그때, 이렉사나가 드물게 흥분을 다 감추지 못한 표정으로 알비온에 게 다가서서 물었다.
“스승님의 유작입니까?”
“그래, 알아봤느냐?”
“물론입니다. 스승님이 생전에 마 지막으로 연구하셨던 주제, 그 결과 물이 바로 저 소녀로군요.”
둘의 과거사를 알지 못하는 레온과 그 일행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대 화였다.
호기심을 참다못한 레온이 먼저 입 을 열었다.
“알비온님, 혹시 저 아이가…?”
“네 생각대로다. 이게 로델린의 코 어 바디 (Core-Body) 지
그의 의문에 수긍한 알비온이 손짓 하자, 로델린은 귀족영애 같은 걸음 걸이로 다가왔다. 톤 단위의 중량을 자랑하던 황금골렘과는 전혀 상응하 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 신장도 130cm 정도라, 레온의 앞에 도달하니 목을 꺾지 않으면 그 를 다 올려다보지 못할 정도였다.
엘라한은 그녀가 귀여웠는지 두 뺨 을 붉히면서도, 직전까지 치고 받았
던 골렘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했 다.
“이 아이가 저희들과 싸운 골렘이 라구요?”
“그래.”
“이렇게 조그맣고, 귀여운 애가 그 황금덩어리라니….”
그러자 알비온이 훗, 하고 웃으면 서 자랑을 늘어놓았다.
“골렘이라고 해서 평상시에 그 체 적을 유지할 필요는 없지. 크고 무거 울수록 움직임에 들어가는 힘은 기 하급수적으로 클 뿐이니, 유사시에만
적합한 형태로 변형하면 된다.”
오늘날까지 골렘을 연구해온 마법 사들이 듣는다면, 그게 다 말하는 것 처 럼 간단하냐고 뒷목부터 붙잡을 소리였다.
로델린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한 줌만 가져와도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특수금속에, 마법의 종주라고 불리는 드래곤이 손수 각인한 마법 진이었으니.
옛 문명의 마법사들도 수십 년을 공들여서 한 기 제작하면 적자로 탑 이 몇 개 몰락할 수준이었다.
알비온은 제 앞에 선 로델린의 머 리카락을 어루만졌다.
“코어바디에 내장된 아공간마법으 로 ‘외장형 전투장갑’을 제 몸 주위 에 소환하고, 내 지식으로 창조한 에 고가 그 상황별로 적합한 병기를 재 조합해서 대처한다. 만약 이 레어가 아니라 외부에서 싸웠더라면, 부유마 법과 날개로 비행하면서 7위계급 마 법을 폭격했을테지.”
그 위용을 상상해본 레온이 마른침 을 집어삼켰다.
“•••전력의 반도 안 쓴 거였군요.”
“너희들도 그렇지 않았느냐? 저 아 이에게 허를 찔려서 너무 빨리 끝나 버렸지만, 애초에 서로가 상할 정도 로 치고받게 할 생각은 없었느니라.”
그리고, 하고 운을 뗀 알비온이 뒤 로 물러섰다.
로델린만이 제자리에 남아서 레온 을 올려다보았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다. 인간과 달 리 감정이 희박해서 더욱 유리구슬 처럼 느껴지는, 잘 만든 공예품처럼 아름다운 황금이 어마어마한 마력을 품고 사람처럼 서있었다.
알비온이 말했다.
“로드릭, 내가 진 빚은 이걸로 층 분하겠지?”
레온의 허리춤에서 검 자루가 웅웅 떨면서 대답했다.
《아아, 거스름돈이 남을 정도구만. 너답지 않게 애썼다.》
“…마지막까지 짜증나게 하는군, 너는.”
알비온은 그의 붙임성 없는 말투에 또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포기했 는지 긴 한숨과 함께 입술을 달싹였 다.
300년이나 계속된 채무관계의 끝 이었다.
“로델린. 현 시간부로 너의 소유권 을 네 눈앞에 있는 인간, 레온에게 양도하겠다. 즉시 마스터 등록을 갱 신해라.”
“예,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나의 창 조주, 알비온.”
로델린은 그 날벼락 같은 명령에도 전혀 놀라지 않고, 뒤에 선 알비온을 돌아보면서 한 번 정중하게 인사했 다.
그리고는 레온 쪽을 향해서 몸을
돌렸다.
발목 위에 걸쳐져있는 치맛자락을 양손으로 집어올리고, 한 다리를 우 아하게 뒤로 빼면서 상반신과 고개 를 숙인다. 귀족 사회의 엄격한 예법 교사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완벽 하기까지 한 자세와 균형이었다.
알비온의 명령대로 레온을 새 마스 터로 인식한 로델린이 두 눈동자를 빛내면서 말했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리겠습니다, 마 스터. 저, 로델린은 3세기 전에 체약 된 맹약으로서 전대 용사 로드리고 엘 비바르로부터 마스터에게 이양된
골렘입니다. 이 몸에 갖춰져있는 기 능들과 제 에고의 최선을 다해서 보 필하겠습니다.”
“••••••네?”
갑작스러운 상황에 존댓말을 한 레 온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보다 한 박자 늦게 상황파악이 된 엘라한과 카렌이 벙찐 표정으로 입만 딱 벌렸다.
정확하게 10초 후였다.
“에에에에엑!!”
“여, 여신이시여….”
공황상태에 빠진 일행들을 뒤로 한 채, 레온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는 로델린을 마주했다.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그의 태생은 평민이다.
메이드는커녕 시종 한 명도 거느려 본 적이 없어, 누군가의 위에 선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아를 지닌, 10대 소녀의 외형을 한 골렘에게 주인 소리를 듣게 되다 니?
결국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레온은 힘없이 미소지었다.
“•••용사 레온이야. 잘 부탁해.”
“예, 마스터 레온.”
눈앞에 있는 정수리에 손을 올려놓 으니, 골렘인데도 따뜻한 온기가 느 껴진다. 레온이 허허 웃으면서 머리 만 쓰다듬자. 그 손길이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로델린은 두 눈을 꼭 감았 다.
그걸 본 레온은 왠지 모를 흐뭇함 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결혼은커녕 연애도 안 했는데 딸 이 생긴 기분이네.’
그리고 엘시드가 언제나처럼 초를
쳤다.
[내 덕분이네. 고맙지?]‘닥쳐!’
진심이었다.
로델린의 양도로 혼란스러웠던 것 도 잠시, 레온 일행은 곧 평정심을 되찾고 다시 원형탁자에 둘러앉았다.
이전과 달리 레온의 등 뒤에 자그 마한 소녀가 서있었지만, 알비온과 엘시드의 대화 때문인지 다들 납득 한 기색이었다.
어떻게든 일이 잘 해결된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알비온의 화가 풀렸고, 명목적으로나마 시련을 통과하면서 드래곤과 인연을 맺을 자격도 획득 했다. 이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어 내기는 힘들겠지.
그런데.
“저기, 추기경님?”
“예, 용사님. 말씀하시지요.”
레온은 여전히 태연자약한 표정으 로 앉아있는, 가끔 로델린 쪽을 곁눈 질하는 이렉사나에게 질문했다.
“혹시 제가 일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나요? 그, 성검 내부에 로드릭의
영혼이 존재한다던가…?”
“없었습니다.”
이렉사나가 그 말에 빙그레 웃으면 서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또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한 번 말씀 드리지 않았었습니까? 성왕 로드릭 의 무맥(武脈)은 실전된 지 오래라고 말입니다.”
“아, 그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왕 로드릭의 대표적 무예 중 하나인〈칠성검〉을 습득하셨고, 한순간도 길을 헤매는
일 없이 그 경지를 높이셨으니 ‘스 승’이나 ‘인도자’가 존재하리라 가정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제서야 레온은 아, 하고 납득했 다.
무예의 길은 심오하다.
로드릭처럼 재능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먹는다면 모를까. 그렇 게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수많은 시 행착오를 거쳐서 한 걸음 한 걸음씩 계단을 올라가는 법이다.
잘못된 길로 한 걸음 들어섰다간 그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열 걸음
을 낭비해야할 수도 있고, 지름길처 럼 느껴지는 길로 들어섰더니 나락 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괜히 무인들이 명문(名門)의 비전을 탐하고, 스승의 존재를 중요시하는 게 아니었다.
[헹, 내가 잘 가르친 덕분이지.]엘시드의 얄미운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레온은 이렉사나가 한 말대로라 는 것을 깨달았다.
오러마스터까지 갈 것도 없이 익스 퍼트급의 비전만 해도 그 난이도가 상당하다. 관절부와 근육의 움직임분
만 아니라 체내 오러의 흐름마저 조 절해야하는 수준이라면, 육안으로 보 고 그 요체를 훔쳐내는 일은 불가능 에 가깝다.
창시자가 공들여서 쓴 비전서조차 심득의 반, 아니 그 반의 반이나 계 승하면 다행이라고 할 정도였다.
〈칠성검〉처럼 그 깊이가 어마어마 한 무예라면 더욱 그렇다.
“용사님.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 란 말을 아시겠지 요?”
“네, 물론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두 소절이 더 이어진다는 것은?”
“•••모르겠습니다.”
“세간에는 앞의 한 소절만 공공연 하게 알려져있지요.”
이렉사나가 그럴 줄 알았다는 것처 럼 미소지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 다 못하다. 그리고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생각하는 것보다 못하며, 백 번 생각하는 것이 한 번 행하는 것 보다 못하다고 합니다.”
앞의 한 소절만을 듣고 생각하자면
헛소리에 쉽게 흔들리지 말라는 뜻 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후반부의 두 소절을 덧붙인 다면, 이 격언이 정보의 접근성에 관 한 충고임을 알 수 있다. 간접적으로 아는 것보다 직접적으로 아는 것이 빠르고, 실제에 가깝다는 것을 돌려 서 말한 셈이었다.
이 가르침은 살면서 대부분의 경우 에 맞아떨어지며, 무예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설령 용사님께서〈칠성검〉의 비전 서를 습득하셨어도, 그걸 제대로 익 힐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겠지요.
효율도 안 좋을 겁니다. 그런데 용사 님은 몇 년만에〈칠성검〉을 익히신 것도 모자라서 연식오의까지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하고 운을 뗀 이렉사나가 단언했다.
“저는 추측했습니다. 듣는 것이나 보는 것, 생각하고 행하는 것보다도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배우신 게 아 닌가하고.”
이렉사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검 자루로 떨어졌다.
“또한 용사님과 대화할 때마다 몇
초, 혹은 그 미만이지만 의식이 성검 으로 흘러가는 것을 때때로 느꼈습 니다. 처음에는 제 착각인가 싶었습 니다만, ‘성검과 대화’한다면 모든 의 문이 시원스럽게 풀려버리더군요.”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물론 레온의 의식이 성검 쪽으로 홀러들어가는, 그 미미한 움직임조차 도 파악할 수 있는 이렉사나의 역량 이 더욱 대단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뒤이어 엘라한에게 눈을 돌리자, 그녀는 당당하게 외쳤다.
“여신님께서 얼마 전에 말씀해주셨
어요!”
“ • 진짜로?”
“네! 성왕님은 말투가 천박하니까 그거 듣고 배우지 말라고 몇 번이나 당부하시던데요?”
“신탁 맞네.”
레온이 저도 모르게 동감하자, 엘 시드가 검 자루를 부르르 떨어대면 서 험악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야! 푼수년한테 당장 나오라고 해! 어디서 감히 내 뒷담을 까?! 내 가 아니었으면 300년 전에 마왕한 테 망해서 개털됐을 년이 은혜도 모
르고…!》
“우와! 진짜로 성왕님이다!”
엘라한은 그 음성에 잔뜩 흥분해서 는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성왕님! 8대 성녀 엘 라한이 에요!”
《내 상태가 지금 안녕해보이냐!? 그리고 한참 전부터 보고 있었으니, 새삼스럽게 인사할 거 없다. 여태까 지 했던 것처럼 제자놈이나 잘 부탁 하마.》
“그거라면 말씀하시지 않아도 쭉 그럴 생각이랍니다.”
《그리고.》
입을 연 참에 다 말하려는지, 엘시 드는 갑작스러운 사태에 얼어붙은 카렌에게 말을 걸었다.
《비전서 하나로 용케 거기까지 도 달했구만. ‘그림자’의 오러속성과 상 성이 좋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내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수준일 줄은 몰랐는데.》
그러자 카렌이 조심스럽게 반문했 다.
“어,〈어둑서니의 윤무〉…말씀이신 가요?”
《그래. 허실전환의 이치를 정리하 려고 쓴 거였는데, 취향에 안 맞다보 니 자주 사용하진 않았지. ‘태양’의 오러와는 상성이 너무 안 좋기도 했 고.》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그림 자와 다르게 태양은 하늘 위에서 만 물을 내려다보는 생명력의 상징.
허상과의 일치점이라고는 먼지 한 톨만큼도 없었다.
무극(武極)에 인접했던 로드릭은 억 지로나마 그 힘을 다룰 수 있었지만, 그보다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인 수 법이 많은데 굳이 허실전환에 집착
할 필요성은 없었다.
하지만 카렌처럼 몸에 딱 맞은 옷 을 걸쳐입은 듯한, 무예의 적임자를 찾아내니 창시자로서의 욕심이 좀 생겼다.
《이제 와서 제자를 더 들일 마음은 없다만…, 심심풀이로 참견하는 것 정도는 괜찮으려나.》
의미심장한 말에 카렌의 두 귀가 쫑긋거렸다.
기회가 찾아오면 절대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그녀였다.
“엣, 그, 그 말씀은 혹시?”
《나한테 좀 배워보라고. 뭐, 싫으면 말고.》
“일생의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혹시나 엘시드가 말을 번복하기라 도 할까봐 그 즉시 허리를 수그린다. 과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성왕 로드릭에게 한 수 배울 기회라면 목 숨을 거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을 자 들은 산더미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많았다.
그때 였다.
“시답잖은 이야기는 다 끝났나?”
네 사람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알비온이 말했다.
“잡담이나 하자고 날 찾아온 것도 아닐 텐데, 슬슬 시간이 아까워지니 본론으로 들어가주면 좋겠군.”
《거 참, 말하는 싸가지하곤.》
“네놈에게 듣고 싶진 않다만?”
레온이 재발리 검 자루를 움켜쥐어 서 엘시드를 침묵시켰다.
“알겠습니다. 저희들이 알비온님을 찾아서, 이 그라운드 제로까지 온 이 유는 바로一”
사악교단의 대주교에 관한 이야기 가 끝나자, 알비온은 실로 불쾌한 소 리를 들었다는 듯이 두 눈을 찡그렸 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조화와 수호의 상징, 드래곤족이 스스로 타락해서 사악교단 같은 조 직을 만들었다니! 필멸자들과 가깝게 지냈던 적이 몇 없었다지만, 사악교 단의 악행은 너무나도 저열하고 끔 찍해서 한 번 들려올 때마다 잊기
어려울 정도로 귀에 들러붙었다.
그런데 그 시초가 드래곤족인 것도 모자라서 세계의 멸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만약 로드릭과 그 후계자가 한 말 이 아니었다면 진위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곧바로 경을 쳤으리라.
“•••후우, 지독하구나. 나 이외의 동 족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내 귀를 더 럽히게 되다니. 차라리 혼자 남아 기 약없는 약속에 전전긍긍하는 쪽이 더 나았으렸만.”
알비온이 멍한 눈동자로 허공을 바
라보면서 말했다.
“누군지도 대중 짐작이 되는군. 동 족들이 모두 상천으로 갈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놈■이 있었지. 먼저 떠났거나. 그 후에 떠났으리라고 생 각했는데一”
“친분이 있으셨습니까?”
“설마. 놈. 브리트라는 나보다 천 년 이상 먼저 태어난 고룡이다. 연배 가 곧 신분이나 다름없는 드래곤족 의 사회에서 그 격차는 어마어마하 지.”
브리트라, 레온은 그 이름을 입안
에서 굴려보았다.
사악교단의 대주교이자 만악의 근 원.
〈구마주교〉를 임명하고 그들을 조 종해, 전 대륙에 피바람을 불게 만들 었던 괴물의 명칭이었다.
무려 300년만에 놈의 실체가 드러 난 것이다.
알비온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입술을 달싹거렸다.
“너희들이 나에게 놈과 싸워달라고 온 것이라면, 그 바람은 들어줄 수 없겠구나.”
“ 예?”
“말했다시피 내 몸은 정상적인 상 태가 아니다.〈타락〉에서 벗어난 것 은 좋았다만, 그 당시에 잘려나간 날 개와 뿔, 심장의 데미지는 아직까지 도 회복되지 않았지.”
드래곤족이 보통 3, 4번밖에 경험 하지 않는 수면기가 유독 빈번한 것 도 그 때문이었다.
드래곤하트의 출력은 반 이하로 떨 어졌고, 날개가 잘리면서 초고속 비 행능력을 손실, 마력집속기관에 해당 하는 불이 하나 없어지면서 마력회 복 및 마법전개 속도가 저하되었다.
〈타락〉에 오염되기 전과 비교하자 면, 전투력이 그때의 3할 밑으로 떨 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놈은 300년 전, 아니 순 수한 드래곤이었을 때에 비해서 훨 씬 더 강력해졌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