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72
그중에서도 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존재다보니, 검 안에 도사리고 있는 괴물의 존재를 인지했다.
[지금처럼 노는 것뿐이라면 괜찮 다, 시지프스. 하지만…]성왕 로드릭이 그 낯짝을 노려보면 서 경고했다.
[선넘지 마라, 죽여버린다.]레온에게 있어서 그 각성은 익숙하 면서도 낯설었다.
심신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몸을 혹사시키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독기밖에 없어서, 제 몸뚱이의 비명소리도 무시할 수 있었다. 날 때부터의 천성(天性)과 후천적으로 갈고닦인 근성, 두 종류
의 정신성이 합쳐지면서 레온의 정 신력은 그 당시부터 초인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비전검술은커녕 오러의 기초적인 운용법조차 배우지 못해, 아카데미에 서 교습하는 기본기 몇 가지만을 무 수히 반복하여 천 자루의 목검을 부 러트렸다.
무의미한 노력.
무가치한 고통.
그의 절규가 저 하늘 너머에 닿았 을 때, 결코 보답받을 수 없었어야할 고행이 꽃을 피웠다.
처 염상정 (處染常淨).
더러운 곳에 피어나더라도 그 색과 향기를 보존하는 연꽃과 같이, 재능 과 운명에 관계없이 레온이 한 발 내디뎠던 경지는 마스터들도 감히 폄하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염의 기원이면서 그 원동력에 해당 하는一
아.”
의식을 되찾은 레온이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의 체감시간은 아직 시지프스와 치고받을 때에 멈춰있어, 당장이라도
검 자루를 굳게 움켜쥘 기세였다.
하지만 다 일어서기도 전에 무릎이 탁 풀렸다.
“우왓?!”
레온이 꼴사납게 나뒹굴려던 찰나, 등 뒤에서 그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존재가 있었다.
작은 소녀의 모습이지만 그 실체는 거대골렘의 핵심.
코어바디의 모습으로 돌아온 로델 린이 었다.
“마스터의 기상을 확인했습니다. 몸 상태는 어떠십니까?”
“모, 몸 상태? 어, 잠깐만.”
그녀에게 들어올려진 상황에 당황 하는 것도 잠시, 두 눈을 내리감은 레온은 자기자신의 몸을 관조했다.
근육이 파열되거나 손상되어있는 부위가 3할 이상. 뼈대에 금이 간 곳은 없었지만, 인대와 연골은 계속 과부화된 탓인지 미미하게 부어올랐 다.
‘쓰러져있던 사이에 많이 회복한 모양이네. 오러로 재생력을 촉진할 수도 없었으니, 내상이 남아있을 만 도 한데.’
도저히 경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태였으나, 레온은 되레 생각보다 멀쩡한 몸 상태에 놀라고 있었다.
시지프스와 격돌할 때마다 그는 맨 몸으로 덤벼들었다.
상대방도 힘 조절을 해준 것 같았 지만, 오러를 끌어올리지 않은 상태 에서 그랜드마스터와 부딪혀놓고 살 아있는 것부터가 있을 수 없는 일이 었다.
“괜찮아. 아직 다 낫진 않았지만, 조금만 더 쉬면 만전으로 돌아올 거 야.”
“회복마법을 실행할까요? 13차례의 ‘그레이트 힐’과 ‘큐어’, ‘리프레쉬’를 사용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완치되 지 않았다는 것은 제 계산의 오류입 니다.”
“아니, 됐어. 네 회복마법이 완전히 듣지 않은 건, 아무래도 성흔의 힘과 상충했기 때문이겠지.”
성흔에 농축되어있는 신성력은 고 위 성법보다도 강하다.
무의식 상태의 레온조차 로델린의 출력으로 발동한 고위계 마법이라도 반 이상 상쇄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시 지프스는?”
“저쪽에 있습니다.”
로델린의 삿대질을 따라서 눈을 돌 리니, 거대한 바위 위에 앉아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괴인이 보였다.
고대신화의 전설 중 하나, 시지프 스
그 당사자가 한심하기까지 한 모습 으로 졸고 있었다.
“마스터.”
로델린이 말했다.
“마스터께서 의식을 상실하신 직후
에, 저는 그 즉시 개체명 ‘시지프스’ 와의 교전을 회피하고 마스터와 함 께 이 지역을 이탈하려고 시도했습 니다.”
레온은 그 문장에서 심상치 않은 점을 짚어냈다.
“시도했다…라면, 실패했다는 거 야?”
“ 네.”
사금처럼 곱게 흐르는 머리카락이 위아래로 한 번 흔들려, 로델린의 고 갯짓을 따라서 찰랑거렸다.
두 눈동자만 돌려서 시지프스를 본
그녀가 설명했다.
“저는 마스터를 동반하고 비행기능 을 실행해, 음속의 5배에 달하는 속 도로 현 위치를 이탈했습니다. 그 이 동에 장애물과 이상현상은 전혀 발 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개체명 ‘시지프스’로부터 정확히 2 킬로미터를 멀어진 순간, 저와 마스 터는 출발지점으로 돌아와있는 상태 였습니다.”
“뭐?!”
경악으로 두 눈을 부릅뜬 레온이
시지프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코골이까지 해대면서 졸고 있는, 저 괴인이 두 명을 붙잡아두고 있단 말인가?
로델린은 무감정한 얼굴로 계속 보 고했다.
“공중으로, 지하로. 몇 번이나 이탈 을 시도했습니다만 모두 원위치로 되돌아왔습니다. 해당 작업의 무의미 함을 인식, 이탈 시도를 포기하고 마 스터의 기상을 기다렸습니다.”
“잘했어. 그 이외에 내가 알아야할 것은?”
“제 판단으로는, 없습니다.”
그래, 하고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서 레온은 어느샌가 힘이 돌아온 무 릎으로 몸을 일으켜세웠다.
허리춤에 매달려있는 검 자루가 철 컥거린다.
그 금속음에 이끌리기라도 한 것처 럼.
바위에 걸터앉아서 고개만 까딱이 던 시지프스가 눈을 떴다.
“•••7ro/化//wnk!”
환한 미소와 함께 바위에서 뛰어내 린 시지프스가 한 걸음에 레온의 지
척까지 다가섰다.
눈앞에서 다가오는데도 그 진로를 읽을 수 없다.
레온은 둘 사이에 존재하는 수준차 이가 어마어마한 걸 재차 실감하면 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기억이 좀 흐릿했지만, 생애 최고의 역량을 발 휘했던 무아지경 상태에서도 결국 생채기 한 줄 내지 못할 정도였으니 까.
“시지프스.”
urcarir
“당신이 한 짓인가?”
말은 안 통해도 몸짓으로 전달할 수 있다.
“우리들을, 여기에, 붙잡아둔 게, 당신이냐고.”
자신과 로델린을 한 번 가리켰다 가, 발치를 한 번 가리키고, 다시 시 지프스에게 손가락을 돌린다.
그 제스처의 뜻을 이해한 시지프스 가 쓴웃음을 흘렸다.
그리고는 제 뒤에 내려놓은 바위를 삿대질했다.
“•••뭐야? 저 바위가 뭐 어쨌다는 건데?”
레온은 그가 왜 그러는지를 몰라서 고개만 기울였다.
[아, 그렇군.]
‘도대체 뭐가?’
엘시드만은 그 의미를 이해하고서 혼자 수긍했다.
답답함을 참지 못한 레온이 따져묻 자, 그는 아주 먼 기억을 회상하듯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고대신화에 따르면 저 남자, 시지 프스는 신족들의 유희를 방해하고 그 위엄을 모독한 죄인으로 타르타 로스에 떨어졌다. 지난번에 한 번 설
명했었지?]
그리고, 하고 운을 뗀 엘시드가 말 했다.
[놈은 그저 신족들을 모독했을 분 만 아니라 죽음의 신을 그 완력으로 때려눕혀서 세상을 어지럽혔다. 일시 적으로 ‘죽음’의 개념이 사라져서 시 체가 살아움직이고, 생명과 죽음의 경계가 흐트러져서 생태계도 엉망이 되었었다지.]‘시지프스가 죽음의 신을 제압했기 때문에?’
[아마도. 그 덕분에 놈은 불사성을획득해서 죽지 않는 몸, 불멸의 정신 을 갖게 되었지만 신왕 제우스의 분 노는 피할 수 없었다. 신을 가지고 놀았던 시지프스에게, 제우스는 영겁 토록 바위를 굴려야한다는 형벌을 부과했다.]
레온은 그 말을 듣고서 시지프스가 가리킨 바위를 보았다.
평범하기까지 한 돌덩어리다.
그런데 저 바위가 신왕 제우스의 형벌이라고?
[신관이 남긴 기록대로라면 저 바 위는 시지프스가 감당해낼 수 있는최대의 중량으로 존재하며, 굴리는 것을 멈추면 몸이 산 채로 으깨지는 통증을 부여한다고 했다. 아무리 굴 려봤자 제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은 덤이고.]
이번에야말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한 레온이 반박했다.
“지금 안 굴리고 있잖아?”
[잘 봐라.]엘시드가 무미건조한 음색으로 말 했다.
레온과 달리 그의 통찰력은 시지프 스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 충고대로 시지프스의 몸을 자세 히 살펴보자,
. …후L득※ . ••꾸/[三 r三 드.
강철처럼 단련된 피부 안쪽에서 으 스러지고 비틀리는 살의 비명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실제로 몸을 짓누르는 힘은 없었 다.
어디까지나 그에 상응하는 통증분 이었다.
전력으로 밀어야 겨우 굴릴 수 있 는, 바위의 중량이 근육을 짓뭉개고
뼈를 으스러트리는 수준의 격통. 그 것을 느끼면서도 시지프스는 눈썹 한 가닥도 꿈틀거리지 않았다.
[산 채로 으깨지는 정도의 고통은, 이미 익숙해졌겠지.]그제서야 레온은 ‘고대신화’라는 말 을 떠올렸다.
고대 (古代).
먼 옛날을 가리키는 말이다. 수백 년도 아니고 수천, 어쩌면 만 년 단 위로 헤아려야할 과거. 하물며 시간 의 흐름조차 크게 비틀려있는〈타르 타로스〉에서, 시지프스가 저 통증을
얼마나 감내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동정할 거 없다』
엘시드가 곧바로 그를 일깨웠다.
[네가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도 아 니고, 저놈이 살아생전에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를 일이지. 오지랖을 부릴 때도 아니고, 그럴 여 유도 없다. 정신차려』
“..으 ”
O •
[그리고 이 자리에 묶여버린 것이 저놈■의 형벌 때문이라면, 저놈•이랑 같이 이동하거나 그 구속력을 베어
버리면 그만이지. 너무 걱정하지 마 라.]
레온에게 나아가야할 길을 알려준 엘시드가 물었다.
그들은 지금 1분 1초가 아까운 상 황이었다.
[자, 다시 시작해볼까. 몸 상태는?]“이야기하는 사이에 거의 다 회복 했어. 성흔의 힘이 줄어든 상태라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나으니까.”
[좋아.]레온의 몸 상태를 점검한 엘시드가 지시했다.
[시지프스에게 덤벼들기 전에, 검 권을 한 번 펼쳐봐라.]“검 권을?”
[무아지경으로 쓴 기억은 희미하게 남아있겠지. 그 흐릿한 상(像)을 선 명하게 되살려야한다.]그 말대로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주변 에서 흘러들어오던 소리, 피부로 느 껴지던 진동 모두가 거짓말처럼 사 라진다.
고독하기까지 한 고요함.
그곳에서 눈을 뜬 레온이 스스로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의식을 몸 바깥으로 끌어당기는 느 낌으로.
검의 사정거리, 그가 지배할 수 있 는 범위의 시공간마저 한 번 휘둘러 서 벨 수 있도록.
‘― 어라?’
레온은 그 범위가 이전보다 몇 배 나 더 넓게, 더 강고하게 확장되는 것을 깨닫고서 깜짝 놀랐다.
시지프스와 부딪히기 전에는 온 정 신을 다 집중해서 검권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었다면, 지금은 반경 3
미터를 완전히 제 손바닥처럼 쥐락 펴락할 수 있었다.
연 단위의 수련으로도 확신할 수 없는 성장이다.
[그래서 내가 말했잖냐, 기연이라 고.]그랜드마스터의 영역은 문자 그대 로 별세계나 다름없다.
내면에 구축한 소우주를 외면으로 끌어내, 자신만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랜드마스터, 신들에게 도전할 자격 을 지닌 초월자의 권능일지니.
본래대로라면 레온의 검권은 시지 프스의 영역과 겹치자마자 즉시 소 멸하여, 아무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 했을 터.
그러나 여신이 직접 만들어낸 검, 엘시드를 축으로 한 그의 초월적인 정신력은 폭풍 앞에서도 꺾일 줄을 모르는 암초처럼 마지막까지 버텨내 고 말았다.
[초월자의 염(念)에 대적하면서, 네 염력은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 도로 진일보했다. 열 번 시도해서 아 홉 번 죽고, 한 번은 폐인이 되는 게 보통이지만.]레온만큼은 분명 감당할 수 있으리 라 믿었다.
시지프스의 힘이 크게 감소한 상태 이기도 했지만, 정신력에 있어서 레 온은 엘시드조차 딱히 충고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매일같이 극기(京己)로 담금질해온 정신.
방향이 틀렸다면 광기로 왜곡되었 을지도 모를 의지력.
[슬슬 2단계로 넘어가보자, 기특한 제자놈아.]‘2단계?’
엘시드가 저도 모르게 킬킬대면서 말했다.
[심검의 1단계는 염력으로 제 사정 거리를 영역화해, 자신의 인지력을 확장시키는 것. 그렇다면 그 다음은 뭘까?]“으음….”
레온은 잠시 고민했다.
그러나 그 답을 내놓은 것은 간단 했다. 정답인가, 아닌가로 망설였을 분이다.〈투화〉와 같이 물리법칙을 일탈한 권능까지 본 후였기에 도저
히 틀릴 수가 없었다.
2단계의 심검이 지향해야할 것은, 아마도.
“자신만의 고유한 법칙을 확립하는 것.”
그의 대답을 들은 엘시드가 만족스 럽게 웃었다.
[정답이다.]은발금안.
화려하기까지 한 색채로 어우러진 소녀가 정갈하게 앉아서 두 눈을 내 리감았다. 지금부터 그녀가 할 일은 집중력을 불과 한 올이라도 잃어서 는 안 되는 것이었다.
역대 최강의 성녀.
8대 엘라한의 체내에서 소용돌이 치는 신성력은 문자 그대로 폭풍이 었다. 추기경 열 명을 합쳐놓은 것 보다 더 크고 순수한 힘이 명동(鳴 動)하면서 그 일대의 안개를 흩어버 린다.
우웅一! 우우웅一!
거대한 종 소리처럼 울려퍼진다. 응덩이 한복판에 돌멩이를 던져넣었 을 때에 생기는 동심원과 같이, 신 성력으로 이루어진 파동이 몇 차례 에 걸쳐서 퍼져나갔다.
한 번, 두 번, 세 번.
‘유명곡’의 안개를 날려버리면서 몇 겹의 파동이 일그러졌던 생태계 를 정상화한다.
추기경조차 엄두도 낼 수 없는 수 준의 성법행人E
그러나.
“힘의 통제가 조잡해. 더 세심하게 조율해야한다.”
엘라한에게서 수 미터 떨어진 곳에 선 윌리엄이 무뚝뚝하게 지적했다.
마법과 달리 성법은 그 술식체계가 계산보다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 었다. 그래서인지 성법의 종류별로
그 적성과 힘의 차이가 크게 드러났 다. 여신만을 승상하는 집단이 아니 었다면 진작 계파가 분화했어도 이 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치유성법, 보조성법, 정화성법 등 등.
다행히 ‘엘라한’의 칭호를 대물림 하는 성녀들은 모든 종류의 성법을 쓸 수 있었으나, 그녀들조차 성법의 종류마다 조금 더 능숙하고 말고 정 도의 차이는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