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287
【주인의 호출이다. 어쩔 수 없지.】
담담하게 그의 도발을 인정해버린 흐림투르스가 제 입술을 비죽거리면 서 작별인사를 남겼다.
【그대가 조금만 더 빨리 결단했다 면, 나는 죽었겠지. 허나 이 다음번 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야말로 나는 내 한계를 뛰어넘어, 이 거추장스러운 목줄을 벗어던지겠다.】
레온이 대답하고 말고 할 틈도 없 었다.
어둠으로 휩싸인 놈의 거체가 감쪽 같이 사라지자, 그 주변 일대를 내리
누르던 존재감도 함께 소실되었다.
겨우 성검을 쥔 손을 늘어트린 레 온이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놈, 도발하는 법까지 배웠군.”
그때 였다.
“용사님!”
다급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저 멀 리에서부터 달려온 카렌이 그의 눈 앞에서 급정지했다.
〈칠흑무도〉로 계속 공간을 뛰어넘 은 탓에, 투탕카와의 싸움 이상으로 혹사한 모습이 실로 엉망이었다. 필
사적으로 달려온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용사님, 적은? 혹시 두 놈 전부 해치웠어? 그런 것치고는 시체가 안 보이네.”
“잠깐, 두 놈이라고?”
“응. 내가 상대하고 있었던 놈이 갑 자기 사라졌거든. 그래서 용사님을 협 공하려는 줄 알고 지원하러온 건데…”
거기까지 듣고, 레온의 안색이 창 백해졌다.
“내가 아니야.”
“뭐?”
“날 노렸던 게 아니라고. 브리트라 가 1순위로 노릴 상대는, 나 말고도 한 명 더 있잖아!”
검 자루를 더듬어서 세계지도를 편 레온이 눈동자를 굴려서 브리트라의 표식을 찾았다.
놈의 현 위치는, 아니나다를까.
“—사형!”
유겐트의 동부국경, 11에어리어.
카심과 타이탄족이 방비하기로 한 구역이었다.
11에어리어는 12, 13에어리어와 마찬가지로 국경에 세워진 요새였다. 드높게 세워져있는 성벽과 깊게 판 해자, 수백 문의 대포는 백만 군대가 몰려와도 그 머릿수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유겐트 왕국은 그 심장이나 마찬가 지인 대광맥부터 드워프, ‘유겐트스 틸’까지 타국에서 군침을 흘릴 부분 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국경지대에 해당하는
구역, 10번대 에어리어는 특히 방비 가 철저했다. 시가지 역시 성벽이 돌 파당했을 때를 대비해서 방어에 유 리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대장간의 설 비도 고품질보다 대량생산, 화포를 정비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황금기의 클라이드조차 감히 넘보 지 못한 땅.
이 과도하기까지 한 방어체계가 바 로 철강왕국이 지금까지 역사를 계 승해온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후우.”
폐허의 한복판에 쓰러져있던, 가슴 팍에 X자 흉터가 새겨진 타이탄이 길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는 그 흉험한 외모에 놀랄 것이며, 누군가는 그 몸에 깃들어있 는 패기에 놀랄 것이다. 한 명 한 명이 소드마스터도 얕볼 수 없는 전 사들로 구성된 타이탄족이라지만, 이 거한의 위압감은 그중에서도 남다른 것이었다.
5미터 크기로 줄여놓은 태산을 바 라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를 마주 하고 선 자들은 모두 경외할 수밖에 없으리라.
살아있는 전설, 거인왕 카심.
성왕 로드릭을 알고 있다면, 그 이 름을 모르는 자는 없으리. 한 주먹에 산악을 무너트린다는 역발산기개세 의 화신이야말로 이 타이탄을 지칭 한 표현이었다.
“…사제에게 변명할 말이 없군.”
그러나 카심은 제 상반신을 일으키 면서 쓰게 웃었다.
강철기둥보다 굵고 단단한 팔 하나 는 어깻죽지부터 거칠게 뜯겨나갔고, 복부에는 등 뒤의 풍경이 보일 정도 로 큰 구멍이 뚫려있음에도 호흡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동포들을 물린 게, 실착이 될 줄 은 몰랐건만.”
마침내 두 다리로 일어난 그가 오 른손에 쥔 해골, 흑마법사 데스몬드 의 두개골을 으스러트렸다.
다 죽어가던 놈이라 잡아죽이는 것 또한 쉬웠다.
그랜드마스터.
초월자의 손에 짓뭉개진 놈은 그 불사성을 부정당해. 절규 한 마디 내 지르지 못하고 소멸당했다.〈타락〉과 드래곤 본을 써서 강화한 것치고는
실로 허무한 최후였다.
【흥, 쓰레기 같은 놈이었다.】
먼 하늘에서 그를 내려다보던 브리 트라가 정신파를 떨쳤다.
【살아서 제 벽을 뛰어넘지 못하여 언데드로 전락했으면서 제 분수를 몰랐지. 내가 소환하지 않았더라도 그곳에서 명이 끊어졌을 게 분명한 얼간이로다.】
“그 얼간이 덕분에 목숨 건진 놈이 할 말도 아니로군.”
카심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브리 트라를 비웃었다. 패색이 짙어졌음에
도 불구하고 그는 어디까지나 당당 했다.
“설마 드래곤으로 태어나, 마왕을 자칭하기까지 한 존재가 하수인들의 뒤에서 수작질을 부릴 줄이야. 오늘 의 패인을 한 가지만 꼽아보라면, 내 가 널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것이다.”
【닥쳐라.】
“네놈답지 않게 전장에 나설 때부 터 의심했어야하는데, 그 썩어빠진 근성이 달라졌을 리도 없건만.”
11에어리어의 전투는 생각지도 못 한 방향으로 흘렀다.
몬스터웨이브를 각오하고 수비병력 이 집결한 순간, 하늘이 검게 물들면 서 브리트라가 그 너머로부터 강림 했다.
에인션트 드래곤(Ancient Dragon).
드래곤으로서 지닌 힘만 하더라도 카심과 자웅을 겨룰 수가 있는데, 마 왕의 편린까지 흡수한 놈의 강함은 그야말로 규격 외였다. 브리트라의 등장과 함께 용맹무쌍한 타이탄족마 저도 오금이 얼어붙었을 정도여서, 그 이외의 수비병력은 버티지도 못 하고 혼절하는 자가 대다수였다.
오직 카심만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놈을 마주하며, 성벽 전체가 쩌 렁쩌렁 떨리게 하는 목소리로 부르 짖었다.
—모든 인원을 동반해서 최소 30 킬로미터 밖으로 후퇴해라!
초월자들의 전투에서 격 낮은 자들 이 가세해봤자 흐름만 더 어지러워 질 분이다.
브리트라와 카심.
둘의 전투는 그 여파만으로도 반경 수십 킬로미터를 생명이 두 번 다시 살아갈 수 없는 환경으로 초토화한 다. 제 손으로 지켜야할 것을 무의미
하게 파괴하고 싶진 않았다.
—이 싸움으로, 네놈도 전쟁도 전 부 끝장내주마!
브리트라가 대담하게 승부를 걸어 온 이상, 카심의 역할이란 놈을 타도 해서 이 무가치한 전쟁을 종결시키 는 것.
그리고 그 후에 11에어리어에서 발생한 것은, 문자 그대로 천지격진 (天地激震). 과장 한 마디 첨가하지 않고 하늘과 땅이 격렬하게 뒤흔들 리는 수준의 싸움이었다.
레온의 심상오의가 고고하게 나아
가는 별빛이라면, 카심의 심상오의는 삼라만상 전부를 분쇄멸절하는 파천 황.
한 번의 주먹질이 공간을 부수고, 한 번의 발길질이 시간을 뛰어넘어 서 적을 파괴한다.
브리트라의〈역천〉도 심상오의까지 진화한 무예 앞에서는 종잇장이나 다름없었다. 놈■의 태생이 드래곤족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서너 번은 맞아 죽고도 남았을 터다.
【좋을대로 지껄여봐라, 변종 오우 거놈! 네놈이 무엇이라고 짖어대든지 승리한 것은 이 몸이요, 패배한 것은
너희들이다! 과정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브리트라의 정신파가 온 사방을 휘 몰아치면서 물질세계에도 영향력을 미쳐, 때 아닌 용권풍을 불러일으켰 다.
이제 도시라고 할 수조차 없게 된 폐허, 11에어리어의 잔해 대부분이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들면서 한층 더 황폐하게 변한 지표면을 드러낸 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실금하고도 남 을 광경이었으나, 카심의 눈동자는 은근한 조소를 담고 브리트라를 노
려 보았다.
놈 또한 무사하지는 않았다.
기괴하게 일그러졌던 뿔은 한쪽이 박살났고, 날개도 두 장 전부가 찢겨 나가서 거대한 몸뚱이만 남았다. 그 의 심상오의에 직격당했던 하반신의 다리 한 짝은 아직까지도 재생될 기 미가 없었고, 비늘도 벗겨져서 그 밑 의 살갗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 아쉽군.’
전사장 두세 명만 남겨뒀어도 꽤 해볼 만한 승부였다.
브리트라가 비장의 수로 꺼내든 삼
마장은, 셋 모두 상당히 강력했지만 그중 하나가 거의 다 죽어가고 있었 다.
〈신벌〉에 불태워진 데스몬드였다.
놈을 끝장내고 흐림투르스와 투탕 카의 협공을 받아 반 박자 늦어진 빈틈을 찔렸지만, 카심의 반격은 두 놈을 빈사상태로 날려버린 것도 모 자라서 브리트라의 불 하나를 꺾었 다.
“흐, 흐하하하…! 날개도 없이 날아 다니는 꼬라지가, 뚱뚱한 도마뱀처럼 보이는군. 네 추악한 마음가짐에 어 울리는 모습이 따로 없구나!”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패배자놈‘!】
마침내 인내심이 뚝 끊어진 브리트 라가 하늘 위에서 천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구름 높이보다 조금 더 아래까지 내려온 놈이 멈춰섰다.
그리고는 카심을 내려다보면서 그 를 비웃었다.
【네 도발에 걸려들어줄 생각은 없 다. 이 거리에서 숨통이 끊어질 때까 지 브레스를 퍼부어주마.〈타락〉으로 오염된 몸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구경해볼까.】
“•••뇌수까지 다 썩지는 않았나보 군.”
500미터 간격까지 접근했다면 목 숨을 건 필살기를 사용해, 주저없이 동귀어진(同歸於盡)을 노렸을 텐데.
브리트라는 얄밉게도 그 직전에 멈 춰 버렸다.
마왕의 힘에 찌들어서도 드래곤으 로서 타고난 지능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영혼까지 불태운다면 한 방 정도 는 먹일 만하겠지.’
카심은 제 복부에 뚫린 구멍에서,
찢겨나간 팔의 단면에서 혐오스럽게 파고들어오는〈타락〉을 애써 억눌렀 다.
300년 전의 알비온이 잠시도 못 버티고 오염당했던, 마왕의 권능이 그를 침식하고 있었다. 브리트라가 카심에게 불어넣은〈타락〉은 그 재 생력을 거의 무효화하는 것도 모자 라, 오러의 작용까지 방해하면서 죽 음을 앞당기려고 했다.
그래도 퍽 나브지만은 않은 결과였 다.
몇 걸음밖에 안 남은 최후를 직감 하면서, 카심은 냉정하게 이 결말을
돌아보았다.
‘놈은 이 싸움으로〈타락〉을 전부 소진했다. 하수인을 다시 만들지도, 아군을 오염시키지도 못해. 가능하면 큰 상처를 더 입혀서, 사제에게 조금 이라도 시간을 벌어줄 수밖에.’
마지막으로 젠장, 하고 입속에서 말을 굴렸다.
로드릭이 그의 꼬락서니를 보고서 또 얼마나 비웃으려나.
—진짜도 아닌 짝퉁마왕한테 개쳐 발렸냐? 안 쪽팔려?
저도 모르게 그 환청을 생각하고,
어금니를 뿌득 갈았다.
죽음을 각오했는데 더 죽기 싫어졌다.
어떻게든 한 방 먹이고 나서 살아 남아야겠다.
[—뭣? 어떻게 벌써?】그때 였다.
카심을 향해서 아가리를 쩍 벌렸던 브리트라가 놀란 눈으로 지평선을 돌아보았다. 부상 때문에 인지력이 크게 감소해있는 카심은 느낄 수 없 었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놈■이 경계하는 대상이라면 자신 이 외에 한 명분이니.
“뭐하고 있나, 겁쟁이마왕.”
카심이 진한 비웃음을 담아서 브리 트라를 올려다보았다.
소모할대로 소모한 몸으로 싸우려 고 들 놈도 아니었다.
“도망쳐야할 때가 아닌가?”
【•••놈, 목숨을 건졌구나.】
브리트라가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 지상에 널브러진 부하를 동반하고서 초원거리 공간도약을 실행했다.
어둠의 소용돌이가 한 번 몰아치고 서 하늘이 맑게 갠다.
어느샌가 황혼이 다 끝나가고 있었 다.
그 붉은 풍경에서, 카심은 보았다.
“빨리도 왔군, 사제.”
벼락과도 같은 속도로 가까워지는 백금빛의 섬광을.
불과 하루만에 일어난 일들이었다.
두 방향에서 유겐트 왕국을 침공해 왔던 몬스터웨이브, 그걸 눈속임으로 이용해서 카심 한 명을 노리고 전력 을 집중시켰던 브리트라의 흉계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거인왕 카심.
연합군에서 단연 으뜸패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전투력이 손을 떠나버린 것이다.
브리트라와의 접전에서 큰 부상을 입고,〈타락〉으로 인해서 그 회복력 마저 봉쇄당한 상태다. 엘라한이〈정 법〉으로 그것을 해소할 수 있나 시 험해봤으나, 그녀의 신성력으로도 최 소 몇 달을 매달려야만 가능할까 말 까한 수준이었다.
카심의 복부에서 손을 뗀 엘라한이 침울한 표정을 숨기지도 못한 채로 중얼거렸다.
“•••죄송해요. 제 능력이 너무 부족
해서.”
“개의치 말게. 일부분에 불과하다 지만 이 힘은 마왕의 권능, 여신조차 도 직접 손을 쓸 수 없는 오탁이니.”
도리어 큰 부상을 입은 카심이 엘 라한을 위로했다.
“조금이나마 걷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놀랍군. 신성교단 또한 300 년을 절치부심했다는 증명이겠지.”
엘라한이 발현한〈정법〉은 아주 조 금이지만 카심의 복부를 새카맣게 물들인 오탁을 지워내는데 성공했다.
데스몬드처럼 어설프게 권능을 흉
내낸 게 아닌, 브리트라가 직접 시전 한 권능을 무효화한 것이다. 힘의 규 모가 막대하니 데스몬드와 같이 무 력화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역천〉 에 한 줄기 균열을 불러일으키는 것 쯤은 가능하리라.
레온 이외에도 브리트라를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난 셈이었으 니, 카심은 내심 안도했다.
‘사제 한 명에게 무거운 짐을 떠맡 긴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내 염려가 너무 지나쳤나보군.’
성왕 로드릭과는 다르다.
너무나도 강해서 그 누구에게도 기 대지 않고, 기댈 필요도 없었던 놈과 동일시해선 안 되었다. 로드릭에게 동료라고 할 만한 자는 없었다. 오로 지 그의 등을 따라서 내달렸던 자들 만 셀 수 없이 많았다.
현 시대의 용사, 레온과는 치명적 으로 달랐다.
“사제.”
카심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제 옆자 리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두 눈을 감고 있었던 레 온이 조용히 앉아있다가, 그의 부름
에 반응해서 의식을 표면으로 부상 시켰다.
“부르셨습니까?”
“음, 앞으로의 상황을 조금 정리해 보고자 불렀다네.”
생각지도 못한 사건의 연속이었으 나, 결과적으로 상황은 큰 변화를 맞 이했다.
카심이 전력 외가 된 것도, 브리트 라가 삼마장의 한 마리를 잃고 물러 난 것도. 13에어리어를 지켜내고 11 에어리어가 거의 폐허로 변해버린 것도 다 그러했다.
실로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만큼은 분명한 사 실이 있다.
“불리해졌군.”
“네, 주도권은 완전히 저쪽으로 넘 어갔다고 봐야겠지요.”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패 배를 인정했다.
“리치 데스몬드를 토벌해서 언데드 병력이 재구축되는 것은 봉쇄했다지 만, 사형의 공백이 너무 큽니다. 브 리트라의 상처도 결국 시간이 경과 하면 다 나을테니까요.”
“반대로 내 상처는 놈이 쓰러져야 만 회복하는 게 가능하지. 수지가 안 맞는 교환이었네.”
“브리트라도〈타락〉을 다 써버렸으 니 잃은 게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 다. 살아남은 두 마리와 같은 하수인 들을 만들거나, 아군을 더 오염시키 진 못하겠죠.”
레온은 냉정하게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저울질했다.
이전날의 싸움으로 그들은 가장 뛰 어난 패를 잃었지만, 적 또한 완봉승 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타락〉을 전부 소모한 이상, 브리 트라의 눈을 피해서 전역 바깥에 숨 어있었던 알비온도 나설 수 있었다. 전성기보다 큰 폭으로 약화된 상태 라도 그녀는 에인션트급의 드래곤족.
브레스만 한두 번 내붐어줘도 몬스 터웨이브의 전열 몇 개가 흔적도 없 이 날아가버리겠지.
‘브리트라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놈•이 전선에 내보낼 수 있는 전력은 두 마리의 하수인과 타이탄 산맥에 서 끌어들였던 몬스터웨이브 정도일 까.’
한 곳에 집중된다면 클라이드 제국
의 황도가 건재했을 때도 반나절을 못 버틸 전력이었다.
위험도 A랭크급의 마물이 수천, 수 만이나 밀려들어온다.
유겐트의 철풍뇌화가 아무리 대단 해도 그 정도의 수와 질이 갖춰져있 는 마물들을 저지할 순 없었다. 위험 도 드랭크에 속한 마물이라면 대구경 화포 몇 발을 직격으로 받아도 큰 상처가 되지 않는다.
흐림투르스가 손짓 한 번으로 포탄 세례를 튕겨버렸듯, 거대 마물들을 앞세워서 침공을 개시한다면 답이 안 나온다.
‘역시 수비에 집착해서는 안 돼.’
브리트라의 군세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전면전을 시도하기가 어렵고, 유겐트의 방어체계에 자꾸만 의존하 게 된다.
수성전(守城戰)은 분명히 성의 방어 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쪽 에 유리하게 작용하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성 안에서 천천히 말라 죽게 될 분이었다.
연합군의 승산이 가장 높아지는 시 점은 전 대륙의 총전력이 집결했을 때가 아니라, 카심과의 전투로 소모 했을 브리트라가 다 회복하지 못한
지금이었다.
“공세를 펼쳐야합니다.”
레온이 단호하게 말했다.
“얼마든지 병력을 끌어들일 수 있 고, 회복할 수 있는 적과 다르게 연 합군은 계속 소모되는 전력을 충원 할 수 없어요. 그 간극이 점점 벌어 지면 필연적으로 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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