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39
“저놈들이 이기고 돌아오면 우리는 뒤를 내줘야하고, 설령 공멸하더라 도 저 통로 안쪽에 적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몰라요. 우리들도 최대한 전 력을 모아야하지 않을까요.”
“뭐, 정론이네. 저기 남아있는 4명 도 쉬워보이지 않고.”
선선히 그 말에 동의한 카렌이 동 의했다.
그녀는 일어나기 전에 한쪽 귀를 지면에 갖다대더니, 이내 진동의 시 작점을 알아냈는지 그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인간으로 생각되지 않는 수준의 감 각.
레온의〈안법〉,〈보법〉과는 또 다 른 영역의 도달점이었다. 눈앞까지 왔었던 적의 본거지를 뒤로 한 채, 그들은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장소 로 달려나갔다.
그다지 먼 곳은 아니었으나, 남아 있는 외법사들에게 들키지 않는 경 로로 우회해야했다.
“ 앗!”
몇 분만에 넓은 구역으로 나온 레 온이 경악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도착하는 순간, 광장의 중심에서 싸우고 있었던 콘라드가 배를 꿰뚫렸기 때문이었다.
복부관통.
두말할 것도 없는 치명상이다. 내 장의 손상은 물론이고 그 여파로 발 생하는 출혈, 격통은 정신력으로 참 아내고 말고 할 수준이 아니다. 마 스터에 근접한 달인이라고 해도 그 상태로 전투속행은 불가능에 가까웠 다.
“콘라드 경!”
그래서 레온은 크게 소리치면서 돌 진했다.
그 목소리를 들은 콘라드가 체념하 지 않도록, 의식을 좀 더 유지할 수 있길 바라면서.
하지만 외법사들 역시 귀머거리는 아니 었다.
“적이다!”
“하나? 아니, 둘인가! 천장에도 한 놈 있다!”
“그렇다면 내가 이 애송이를 맡지!”
앙상하게 마른 외법사가 자신만만
하게 레온을 막아섰다.
앳된 얼굴 때문인지 그를 얕보는 모양새였다.
‘나한테 한 명, 카렌한테 두 명인 가. 쓰러져있는 놈들은 다 콘라드 경한테 죽은 모양이고.’
나브지 않다.
레온은 냉정하게 그 상황을 평가했 다. 비록 성검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의 기량은 카렌보다 몇 수 떨어진 다. 일 대 이로 싸울 경우에는 제 우위를 활용할 여지조차 없을 수 있 었다.
그와 반대로 카렌은 특급 암살자다.
천장과 벽을 자유자재로 쏘다닐 수 있는 기동력과 그림자를 활용한 암 습, 신기에 가까운 투척능력을 감안 하자면 이 대 일로도 중분히 승산이 있을 정도였다.
yhanab! bgute, sjgs!
그때, 레온의 앞을 가로막은 놈•이 괴이한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인간의 성대로 낼 수 없어야할, 괴 상망측한 소리가 몇 초만에 몇 문장 이나 쏟아져나온다.
저지하고 말고 할 틈조차 없었다.
앙상한 외법사의 두 눈이 핏빛으로 물들고, 주문을 외우던 입에서는 검
푸른 안개가 흘러넘쳤다.
Gy5T[9¥33!
사특한 외침과 함께 안개가 꿈틀거 렸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니 정말 로 살아있는 무언가가 된 안개는 처 음 보는 생물의 형상으로 일렁거렸 다.
그것을 토해낸 외법사가 키득키득 웃었다.
“크히히히! 영광으로 알아라. 너 같 은 버러지에게 ■방황하는 원령’은 참 으로 사치스러운 죽음이니 말이다!”
“…사치스럽다라.”
그 말에 목소리를 낮춘 레온이 말 했다.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눈앞의 외법사 같은 놈들에게 성검 은 사치였다. 가능하다면 저 앙상한 팔다리를 모두 베어내, 무력한 꼬락 서니로 감옥에 처박았다가 단두대에 올려놓고 싶었다.
이런 곳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 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비난과 원망을 모두 받아내고 죽어가야할 텐데.
레온에게 지금 주어진 임무는 속전 속결이 었다.
팟!
지면을 박찬 레온이 달려들었다.
그 뒤로 황금빛의 오러가 흩부려지 고, 몸 옆에 세운 칼날이 짙은 어둠 을 베어넘기며 전진한다. 정체불명 의 외법 상대로는 지나칠 정도로 과 감한 돌격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믿는 구석은 있었 다.
[외법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진다.]
엘시드는 말했다.
[외차원의 생물이나 법칙을 불러들
이는 소환계, 제 육체를 기반으로 외법을 행사하는 변이계. 어느 쪽이 나 제정신 박힌 놈들은 아니지만, 너한테 더 위험한 쪽은 후자다. 성 검으로 벨 순 있어도 완벽하게 제거 할 수 없기 때문이지.]
‘ 어째서?’
[이 세계의 존재와 융합했으니까. 완전한 외물이 아니게 된 이상, 성 검의 기능도 불완전하게 작용한다는 거다.]그 말은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방어막이나 다른 술수를 부리는 놈 은 별 거 아니었지만, 제 몸에서 가
시촉수를 봅•아내던 놈은 위협적이었 다.
소환계와 변이계.
두 부류를 구분하니 대충 강약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상대하고 있는 놈은 소환계였 다.
레온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 아가, 제 몸을 집어삼키던 안개를 정면에서 베어갈랐다.
그러자 그걸 본 외법사가 한껏 비 웃었다.
“아둔한 놈! 겨우 오러웨폰 따위로 내 ‘방황하는 원령’을 상대하겠다 고?”
본래대로라면 그 말이 옳았다.
외법사가 불러낸 것, ‘방황하는 원 령’은 차원의 틈에서 계속 떠돌아다 니던 영혼을 왜곡시킨 존재. 산 자 에 대한 증오심과 갈망으로 미쳐버 린 악령이었다.
안 그래도 영체에는 힘이 잘 통하 지 않는데, 차원의 미아가 된 악령 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영자(靈子) 단위에 간섭하는 게 가능한 마스터 급, 세계 자체의 자정기능을 사용하
는 성법만이 그에 대응할 수 있었 다.
푸확!
칼날에 둘로 쪼개진 ‘방황하는 원 령’이 터져나갔다.
일격으로 역소환당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성검의 존재목적. 여 신이 직접 만들어낸 성검, 엘시드는 다른 차원에서 온 불청객들을 일방 적으로 추방할 수 있다. 아직 기능 을 다 일깨우지 못했어도 그 소유자 를 용사로 인정한 이상, 성검의 권 한은 발동한다.
“뭐, 뭐냐!? 말도 안 된다, 말도 안
돼!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어! 어째 서 그 허접한 오러웨폰에 내 외법 이!”
레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베고 나아가는 기세를 살려, 이제 는 몇 걸음밖에 남지 않은 간격을 눈앞까지 좁힌다.
그 살기등등한 모습에 질겁한 외법 사가 외쳤다.
qhGY7nj¥3 b9>33 …!
또다시 알 수 없는 존재가 소환된 다.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지평, 공 간의 일그러짐 너머로부터 끔찍한
괴물이 그 손가락을 뻗어….
서걱.
잘렸다.
외법사의 목소리에 이끌려, 차원의 벽을 넘어오려던 존재가 그 절단면 을 붙잡고 울부짖었다.
어째서인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 았다. 아직 차원의 벽을 넘어오지 않아서인지, 혹은 인간의 청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소리인지.
레온으로서는 아무래도 좋을 이야 기였다.
“죽어.”
최후의 발악까지 베어넘긴 레온이 검을 찔러넣었다.
푹!
방어막을 뚫고 들어간 칼날이 그 심장을 도려냈다. 다가온 죽음을 믿 지 못하는지, 외법사는 경악과 불신 으로 커진 눈을 부릅뜨면서 토혈했 다.
재생하지 않는다. 재생할 수 없다.
외법에서 비롯된 힘을 무효화하는 상처다.
네……놈은.”
레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한 번 끄덕였을 분이다.
“끅 ”
그제서야 그 결말을 이해한 놈이 축 늘어졌다.
뒤이어 검을 뽑아내자, 지지할 곳 을 잃어버린 시체는 털썩 널브러지 더니 곧 회백색 잿더미로 변해버렸 다.
외법에 몸을 둔 자에게 안식 없으 리.
그들에게는 이 땅에 매장될 권리조 차 남지 않았다.
우득!
그와 동시에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레온이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마지막 한 놈을 쓰러트린 카렌도 그 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수법으로 해치웠는지, 등 뒤로 보이 는 놈은 교수형을 당한 사형수처럼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뭐야, 내가 졌잖아? 이거는 진짜 개망신인데?”
민망한 표정을 한 카렌이 뒤통수를 긁었다.
“그, 이놈이 더 약했나보죠. 아까
한 말은 신경쓰지 마세요.”
저도 모르게 말실수를 할 뻔한 레 온이 대답했다.
그쪽은 이 대 일이었으니 내가 진 거라고, 그렇게 말해버렸다면 정체 를 들킨 카렌이 어떻게 나왔을지 모 른다.
레온은 다시 한 번 경계심을 일깨 우면서 말했다.
“콘라드 경은요?”
“ 이쪽이야.”
그녀를 따라서 콘라드가 쓰러져있 는 곳으로 가자, 땅바닥에 고여있는 피 때문에 신발이 찰박거렸다.
치사량에 가까운 출혈량이다.
한눈에 그걸 꿰뚫어본 레온이 낯을 굳혔다.
“•••볼썽사나운 꼴을 보였군. 미안하 네.”
두 사람이 다가서자, 쓰러져있던 콘라드가 눈을 떴다.
아무래도 의식은 잃지 않았던 모양 이었다.
“이 상태로 자네들과 함께 갈 순 없겠지. 난 신경쓰지 말고 선행해주 게. 좀 늦어도 몸이 회복되는대 로….”
“실례입니다만, 콘라드 경.”
레온은 그 말을 끊으면서 물었다.
“얼마나 더 버티실 수 있겠습니 까?”
“……알고 있었는가.”
“콘라드 경 같은 오러사용자가 출 혈을 멈추지 못한다는 건, 그런 뜻 이니까요.”
오러의 숙련도가 높아지면 몸을 통 제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진다. 근육은 내버려두고 뼈만 움직이거 나, 압박하지 않고 혈관을 좁혀서 피를 멈추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출혈한다 는 건, 그 정도의 여유도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1시간쯤은 버틸 수 있겠네만, 그 이상은 모르겠군.”
미묘하다.
1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 지. 무엇보다 그 직후에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질지도 의문이었다.
레온은 잠시 고민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으나, 그에게는 성검이 있었다. 봉인되어있는 상태
로도 축적된 힘을 소모하면 회복성 법은 쓸 수 있다.
•엘시 드.’
오나.]
카렌에게 눈짓을 한 그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러고는 한 손을 뻗으 면서 무릎을 꿇은 채, 경건하게 말 했다.
사실은 엘시드가 불러준 말을 읊은 것분이었지만.
“「여신이시여, 정의로운 일에 헌신 한 자에게 자비의 빛을, 죽음의 골 짜기에서 북풍에 떨지 않게 하소 서.」”
“자네…?!”
레온의 손바닥에서 성광(聖光)이 쏟 아지자, 콘라드는 부릅뜬 눈으로 그 빛의 실체를 확인했다. 빠르게 아물 어가는 상처, 몇 방울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멎은 출혈까지.
이 정도라면 최소 주교급의 성법이 었다.
“…과연. 자네가 이 토벌전을 계획 했다더니, 이제서야 믿을 수 있겠군. 체자레 경이 그토록 신뢰하는 이유 도. 신성교단의 추기경 후보쯤 되시 는가?”
콘라드는 조금 전보다 힘이 돌아온
목소리로 말했다.
싸울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자력으로 회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괜찮아졌다. 제대로 요양한다면 일 주일도 안 되어서 침상을 털고 일어 나리라.
레온은 그 부담스러운 추측에 쓴웃 음만 지었다.
길드에서부터 시작된 오해가 점점 커져가는 느낌이었지만, 사실대로 다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 이다.
“이런, 은혜를 입은 주제에 너무 무례했구려.”
그런데 콘라드는 그의 반응에 머쓱 하게 웃었다.
“이것은 귀공께서 바라지 않으시는 일 같으니, 훗날 성직에 오르시는 때까지, 이 콘라드는 언제까지고 함 구하리 다.”
“감사합니다.”
레온이 할 수 있는 대답은 그게 전 부였다.
콘라드를 벽 근처로 옮겨두고, 회 복약을 몇 개 건네준 둘은 이윽고 온 길로 되돌아갔다.
몇 분을 그렇게 움직였을까.
조용히 이동하던 레온은 제 볼이 따끔대는 걸 느꼈다.
“•••뭘 그렇게 봐요?”
“저기, 진짜야?”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카렌이 기다 렸다는 듯이 물었다.
“그 나이에 추기경 후보라니, 전대 미문 아니야? 하긴, 태양 속성의 오 러에다가 주교급 성법이면 그럴 만 한가. 오러웨폰도 엄청 잘 쓰던데 누구한테 배웠어?”
“추기경 후보 아닙니다.”
“그러면? 성철쇄기사 견습이야? 좀
가르쳐주라. 나, 궁금한 거 있으면 못 참는단 말이야.”
어지간히도 궁금한 모양인지, 카렌 은 안 어울리는 애교까지 부리면서 그의 팔짱을 꼈다.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했더라면 묘한 생각이 들었 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슬럼가의 특급 암살자,〈관 지기〉가 밀착해있다는 건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안 좋았다.
“나중에 더 친해지면 알려줄게요.”
“으으, 너 의외로 철벽이구나, 교단 애들은 다 이런가? 내 몸매는 꽤 괜 찮다고 생각하는데.”
그 몸매가 살인기술로 단련되어있 는 게 문제였다.
“그렇게 노골적인 미인계에 누가 넘어간다고. 농담은 이제 그만하시 고 어떻게 움직일지나 좀 고민해보 죠. 다른 일행들을 찾아볼지, 아니면 우리끼리 돌입할지.”
레온은 진지하게 변한 얼굴로 말했 다.
콘라드를 살릴 수 있었지만, 결과 만 놓고 보자면 전력을 더 늘린다는 목적은 실패한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카렌은 그 말에 생글거리면 서 대답했다.
“아, 그거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
“네? 왜요.”
“도착하면 알 수 있어.”
확실히 그 말대로였다.
“형제님!”
“뭐야, 꼬꼬마들인가.”
두 사람이 통로 앞으로 돌아왔을 때. 그곳에는 외법사 넷을 피떡으로 만든 체자레와 칸이 있었다.
그들처럼 따로 합류해서 온 것 같 았다.
어떻게 보면 외법사에게 꽤 치명적
인 조합이었다.
압도적인 물리력과 성법을 겸한 체 자레, 슬럼의 싸움꾼답게 난전과 기 습에 익숙한 격투가인 칸. 웬만한 변이계 외법사도 낯짝을 못 내밀 면 면이었다.
“두 분 모두 무사하셔서 참으로 다 행입니다.”
체자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 림자가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