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owered Sword RAW novel - chapter 99
“시끄러워, 이 마검 자식아!”
참다못한 레온이 버럭 소리치면서 옆으로 뛰었다.
그 직후, 상공에서 큼지막한 발바닥 이 내리꽂히면서 지면을 분쇄했다. 발길질 한 번에 땅이 뒤집히고, 풍압 으로 나무가 다 휘청거릴 정도의 위 력!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 레온이 놈을 노려보았다.
“……사이클롭스.”
위험도 S-랭크의 거인형 마물, 사 이클롭스가 그와 눈싸움을 하듯이 크고 흉측한 외눈을 깜빡거렸다.
눈어림으로 잰 놈의 신장은 15미터 이상.
어지간한 성벽보다도 머리가 더 높 다.
압도적인 체격은 그 자체로 전투력 의 우열을 결정짓는다.
‘하지만 사이클롭스의 무서운 점은
저 외눈깔에 있지.’
루비와도 같은 적색으로 빛나는 눈.
사이클롭스의 외눈은 한밤중에도 등대처럼 빛을 뿜으며, 그 안광에는 강력한 마법능력이 갖춰져있었다.
마탑의 기록대로라면 최소 6위계, 강력한 개체라면 7위계를 상회하는 힘도 발휘할 수 있다고. 몸만으로도 강력한 초대형 마물 주제에 반칙적 인 능력을 지닌 셈이었다.
“젠장, 그 바위가 사이클롭스일 줄 은 몰랐다고.”
검을 치켜세운 레온이 그렇게 투덜 거렸다.
사이클롭스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노출되기 쉬워, 무방비한 수면 상태 를 은폐하기 위해서 제 가죽의 색깔 과 질감을 근처 지형지물과 유사하 게 변형시킨다.
완전히 수면에 빠진 사이클롭스의 의태는 완벽하여, 레온이 몇 번을 살 펴보고도 깨닫지 못할 정도였다.
퓨퓨퓨퓩!
그리고 사이클롭스가 그와 대치하 고 있을 때, 놈의 배후로 돌아들어간 카렌이 네 줄기 섬광을 뿌렸다.
오러 파이어 (Aura-Fire).
청록색의 섬광 네 가닥이 사이클롭
스의 발목을 꿰뚫었다.
자루까지 푹 박혔음에도 놈은 별 느낌이 없는지, 제 발목을 한 번 내 려다보더니 눈을 돌렸다. 그 정도의 데미지로는 시선 끌기조차 안 된다 는 뜻이었다.
그것도 몇 번이나 같은 부위를 도 려냈는데 말이다.
“타격을 누적시키는 방식으로는 안 되나…!”
벌써 한 시간 가까이 치고받고 있 었다.
이대로라면 체력만 낭비하게 될 분
이라고 판단한 레온이 그 즉시 카렌 에게 신호했다.
전술의 변경.
그가 사이클롭스의 시선을 끌고, 카 렌이 사각에서 노린다는 방침을 버 린다. 전술 자체는 썩 괜찮았으나, 카렌의 공격력이 놈의 맷집보다 현 격히 부족하다는 게 문제였다.
“정면승부다. 와라.”
카렌을 물러서게 한 레온이 검을 들어올렸다.
무모하기까지 한 대응이다.
그가 여태껏 사이클롭스를 농락했 던 무기, 민첩성을 포기한 것이다.
사이클롭스 역시 그 멍청한 짓거리 를 알아차리고 두 주먹을 힘껏 치켜 들었다.
그러고는 더 고민하지도 않고 지면 에 내리꽂았다.
투과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먼지구름이 피어올라, 사이클롭스의 두 주먹에 처참하게 부서졌을 땅을 가렸다.
따로 볼 것도 없었다.
체중부터가 수백 배 차이나는 인간 과 사이클롭스.
두 종족의 정면승부가 낼 결과는 당연했고,
“어떠냐, 괴물.”
당연하지 않은 결과를 낸 용사가 침을 탁 뱉어냈다.
목구멍에서 올라온 피가 뒤섞여서 검붉은 색이었지만, 그의 호흡과 자 세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반대로 두 걸음 밀려나간 사이클롭 스가 눈을 부릅떴다.
구웅? 구우우웅?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인간 따위에게 힘 싸움으로 밀렸다 는, 생애 최초의 이변에 사이클롭스 조차 당황을 금치 못했다.
미지(未知)는 곧 공포와도 같다.
알 수 없는 괴현상을 마주한 사이 클롭스가 그 공포에 맞서. 스스로의 필살기를 꺼내들었다. 하나분인 눈이 막대한 마력을 끌어모으면서 새발갛 게 달아오른다. 시선에 닿는 것을 모 조리 녹여버리는 융해의 마법광선.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레온은 그 흉악한 빛을 바라보면서 서늘하게 웃었다.
어거지로 놈의 주먹을 받아낸 몸이 비걱거렸으나, 수호자의 성흔은 불과 몇 초만에 진탕이 된 속을 진정시켰 다.
이 회복력을 믿고서 과감하게 둔 도박수였다.
바로 저 사이클롭스의 파괴광선을 유도하기 위하여.
키이이이잉.
레온이 힘을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성검이 불타오른다.
콤마 초 단위의 지체조차 없는 오 러순환. 쏜살같이 밀려든 오러가 손 가락으로, 검 자루로, 이내 칼날까지 치고 올라와서 그 빛을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압축하고 또 압축한다.
안 그래도 고밀도의 힘인 오러가 또 압축되면서 그 면적을 줄여, 금실 처럼 가늘어지며 칼날에 달라붙는다.
‘할 수 있어.’
마음을 가다듬은 레온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때와 같은 점이 라면 상대가 비슷하게 큰 거인이라 는 것.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그 자 신만의 힘으로 펼쳐내야할 기술이라 는 것.
일곱 별의 검로를 떠올려라.
혈거인의 발악마저 단숨에 베어넘 겼던 빛의 궤적을.
칠성검(Grand Chariot)
레온이 기수식에 들어가는 순간. 사 이클롭스의 외눈깔에서 적색 광선이 붐어져 나왔다.
파괴광선의 방출부터 그를 녹여버 리기까지 콤마 5초.
그 찰나로 충분했다.
천추일식 (天根一式)
두베 (Dub he)
쏟아지는 광선 속으로 한 걸음 나 아가며, 레온은 머리 위로 들어올렸 던 검을 수직으로 내리그었다.
그러자 성검의 칼날로부터 빛이 파 도처럼 터져나왔다.
코go j*(가* —
파괴광선의 기세가 반 이하로 떨어 지면서 전진을 멈춘다.
한 번으로는 베어낼 수 없다. 드랭 크의 마물답게 그 출력이 실로 무시 무시했다.
그래서 레온은 내리그었던 검을 옆 구리로 당겨, 다시 한 번 수평으로 크게 휘둘렀다. 칠성검의 2식. 수직
베기에 연결해서 수평베기를 십자가 형상으로 그려넣는다.
천선이 식 (Xf旋.—-式)
메라크 (Merak)
파괴광선이 네 갈래로 쪼개지면서 십자가에 밀리자, 연달아〈칠성검〉 을 쏜 레온이 창백해진 얼굴로 웃었 다.
‘성공… 했다.’
이것이야말로〈칠성검〉의 진면목이 다.
블레인에서와 다르게 엘시드에게 손을 빌리지도 않고, 레온 스스로의 힘으로 재현한 연식오의.
‘지극성십자(指極星十字)’가 파괴광 선을 찢고 나아갔다.
푸확!
십자가 형태의 참격파에 맞은 사이 클롭스의 외눈이 터졌다. 비명조차 못 지르고 나동그라진 놈이 얼굴을 붙잡았을 때. 그 그림자에서 튀어나 온 송곳이 뇌를 관통했다.
〈그림자쐐기〉.
기동력에 크게 뒤떨어지는 파괴력 을 보충하기 위해, 카렌이 새로 만
들어낸 필살기였다.
쿠구구구궁…
그들의 연계기로 숨이 끊어진 사이 클롭스가 쓰러져, 거대한 몸집으로 그 주변의 땅을 뒤흔들었다.
S-랭크의 마물이 두 사람의 손에 토벌당한 것이다.
“후 ”
치열했던 전투를 끝낸 레온이 검을 늘어트렸다.〈칠성검〉의 연식오의는 아직 그에게도 소모가 커, 4배가 된 회복력으로도 한동안 쉬어야할 정도 였다.
그래도 이 싸움으로 얻게 된 것만
은 확실했다.
S랭크급 마물과의 싸움은 그들 두 사람이 전력을 쏟아내게 만들어, 얼 마 안 남아있던 불협화음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이제서야 준비가 다 된 모양이구 만.]“뭐, 그런 셈이지.”
드디어 신탁의 날에 받아들였던 힘 의 적응을 끝마쳤다.
몸 전체에 쓸데없이 넘쳐흐르던 힘 은 완벽하게 수습되었고, 성력과 오 러 모두 동제를 벗어나지 않는다. 레온은 피부 위로 떠오른 성흔들을
진정시키면서 두 눈을 번뜩였다.
〈칠성검〉도, 오러의 순환속도도, 성흔의 사용법도.
단기간에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은 이제 더 남아있지 않았다. 두 사람 은 지금이야말로 만전의 태세였다.
“…가볼까.”
사이클롭스보다 몇 배나 위험하고 교활한 적, 드레이크와의 싸움이 그 를 기다리고 있었다.
레온의 손아귀에 잡힌 성검이 한 차례 파직거렸다.
* * *
그 무렵, 블레인을 떠나온 성녀 엘 라한은 마지막으로 들를 곳을 찾아 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돌아볼 정도의 미모.
은발금안의 소녀가 빠른 걸음으로 길을 가로질렀다.
치안이 좋은 마을이다보니 그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야산도 아닌 마을에서 폭력사태를 일으켰다가는 신원을 추궁당할 수밖 에 없었으니까.
엘라한은 조금 편해진 마음으로 계 속 걸어가다가, 번듯하게 지어진 건 물 앞에서 발을 멈췄다.
“아, 여기인가요? 아카데미라는 곳 이.”
장신구처럼 작게 변한 성철쇄가 그 녀의 허리춤에서 부르르 진동했다.
긍정의 의미였다.
“•••음? 그런데 이 건물보다는 뒷산 쪽에서 여신님의 기척이 더 강하게 느껴지네요.”
여신의 지팡이.
그 호칭으로 불리는 만큼, 성녀는
신의 기척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그녀의 감은 옳았다.
성검이 강림했던 곳은 이 아카데미 의 내부가 아닌, 저 초라하고 그늘진 뒷산의 공터였으니까.
엘라한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아카 데미 담장을 신속하게 뛰어넘었다. 어릴 적부터 말괄량이였던 그녀에게 는 익숙한 짓이었다.
그렇게 한 소녀의 그림자가 아카데 미 뒷산으로 들어서, 곧 보이지 않게 되었다.
G r= E E C T=
—r=『, =r, —i|—=〒-
엘라한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몇 가닥의 잡초가 뒤엉켜, 그리브의 뭉툭한 면을 휘감았다가 끊어진다. 보통 사람이라면 평소처럼 걷는 것 도 어려울 길이었으나, 지금 산을 오 르는 건 쇠사슬조차도 수숫대처럼 끊어버릴 수 있는 성녀다.
그 흔적만 미미하게 남아있었던 등 산로가 그녀의 걸음으로 다시 드러 나, 한때 사람의 발걸음이 주기적으 로 미쳤음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 었다.
하루가 멀다고 이 험한 산길을 올 라,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온 청년이 있었다.
몇 바퀴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 로 달리고, 양동이를 수십 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토하며, 나무둥치에 두꺼운 새끼줄을 감아 허수아비처럼 두들겨댔던 나날이 있었다.
“용사님의 흔적이군요.”
어째서인지 엘라한은 그걸 알 수 있었다.
“이 나무에 새겨져있는 자국들도, 다른 곳보다 짧게 자라난 잡초들도, 그 모두가.”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실로 보잘것없는 장소라고.
용사가 이 잡초로 무성한 땅을 내 달렸고, 나무 한 그루조차 베지 못해 서 그 칼자국을 남겼으며. 아무도 보 지 않는 곳에서 성검을 쥔 것은 너 무나도 초라한 시작이라고 말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그렇게 말할 것이 다.
“어둡고 습한 진흙탕 속에서도 꽃 은 피어나고, 연꽃의 잎은 홁탕물에 젖지 않는 법인데.”
제 마음대로 귀천(貴賤)을 구분하는 자들의 눈에 그 가치가 보일 리 없 다. 스스로를 고귀한 존재라고 치켜 세우며, 붉기만 한 피를 푸르다고 속 이는 자들에게는.
엘라한은 그 분노를 떨쳐버리면서 계속 걸어나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길은 점점 험해 져, 이윽고 짙은 그늘로 어두컴컴한
공터가 나타났다.
그걸 마주한 엘라한의 두 눈이 격 정적으로 흔들렸다.
“ 아!”
이곳이었다.
1년 전, 성검이 강림했던 땅을 찾 았다.
신성교단의 본부보다 더 강하게 느 껴지는 여신의 기척, 그 진원지를 쫓 은 엘라한이 한 바위 앞에 이르렀다.
그녀와 비슷하게 큰 바위의 중심부 를 가로지르는 흠집.
그 흠을 더듬어본 그녀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았다.
“하늘 위에서 우리들을 굽어살피시 는 여신이시여.”
성검이다.
저 하늘에서 떨어진 검이, 이 바위 에 내리꽂혔다.
기도문을 외우는 엘라한의 머릿속 에서 그날 벌어졌던 일의 정황이 펼 쳐졌다. 달콤한 유혹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부리치며, 네 걸음을 나아가서 성검을 봅아낸 자의 모습이.
“아아, 용사님….”
감동에 찬 엘라한의 눈매가 젖어들 었다.
이야기로 전해들었을 때와는 또 다 른 느낌이었다. 벅차오른 가슴을 안 고, 그녀는 몇 분이나 더 기도했다.
뒤이어 엘라한은 제 얼굴에 흐른 눈물자국을 닦고, 조용히 몸을 일으 키면서 무릎에 묻은 흙먼지를 털었 다. 고해성사라도 치른 것처럼 엄숙 하고 진증한 분위기였다.
“모습을 드러내세요.”
그 목소리에 누군가 대답하기도 전 에, 그녀는 말했다.
“제게 따라붙은 시선은 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만, 무례를 범하려는 의도가 없어보
였기에 지금껏 내버려두었습니다.”
“하지만 이 공터까지 따라들어와, 제게 할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부터 라도 그 얼굴을 드러내고 이름을 밝 히십시오.”
엘라한의 눈은 정확히 한 지점을 꿰뚫어보고 있어, 그곳에 숨어있었던 자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게 했다.
이 이상 기척을 감춘다면 싸우자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바스락, 하고 풀숲이 둘로 갈라진 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성녀 앞에 모습
을 드러냈다.
“실례했습니다, 성녀님.”
한 걸음 앞으로 나선 노기사가 정 중하게 무릎꿇었다.
고위 성직자를 대하는 기사의 예법 이었다.
“클라이드의 기사, 길버트 엘 로젠 버그가 여신의 지팡이를 배알합니 다.”
“클라이드…?”
예상 외의 자기소개에 엘라한이 고 개를 갸웃거렸다.
“제국기사가 왜 이곳에 있죠? 클라
이드의 귀족이 여기까지 유학을 올 리는 없어보이는데.”
“그에 대해서도 설명해드리겠습니 다. 하지만 그 전에, 제가 수행하고 온 분을 만나주셨으면 합니다.”
“저분이 신가요?”
엘라한이 그 말에 길버트의 뒤쪽을 바라보자, 그녀와 눈을 마주친 리안 이 당당하게 걸어나왔다.
은발금안과 금발벽안.
화려하기까지 한 색조의 미남미녀 가 마주보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