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adin of the Dead God RAW novel - Chapter (214)
214화. 칼끝 너머에 (2)
아이작은 가장 먼저 혼돈의 눈을 사용했다.
눈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눈꺼풀 사이를 비집고 촉수가 스멀거리며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샅샅이 알아내려 할 때 외에는 이 정도로 써 본 적이 없었다.
‘……어지럽군.’
혼돈의 눈으로 엘릴을 보고서야 아이작은 그가 했던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혼돈의 눈으로 바라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엘릴에 대한 정보는 티끌만큼도 알아낼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게 아니다. 너무 많은 것이다. 엘릴은 수만 가지 동작으로 아이작을 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가 이 장소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아이작은 자신이 공격을 퍼부어 봤자 스치지조차 못 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자신감은 교만이 아니다.
‘하지만 그건 그가 내가 평범한 소드마스터처럼 싸울 때 이야기지…….’
아이작은 여전히 혼돈의 힘을 한계까지 끌어냈을 때 자신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모른다. 혼돈의 힘을 빌리면 빌릴수록 자신이 원래의 자신에서 멀어진다는 걸 알기에 삼가 왔음이다.
오늘은 어쩌면 그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아이작은 루앗딘 열쇠의 열기를 최대로 피워올렸다. 그의 검기와 융합된 열기가 불길한 기세를 뿜어내며 타올랐다. 이내 한 호흡을 들이마신 뒤, 땅을 박찼다.
쾅. 충격파에 바닥의 화강암 돌판이 갈라졌다. 검에서 줄기줄기 흘러나온 검기가 벽과 바닥에 기괴한 흔적을 남기며 질주했다.
스가가가각, 쾅!
아이작이 단숨에 엘릴의 몸을 횡으로 갈랐다. 그러나 엘릴은 검을 보지도 않고 한쪽 손으로 검을 받아 냈다. 그는 그저 아이작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검기를 평범한 검으로 받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엘릴은 그게 가능했다.
그의 검 끝은 정확히 루앗딘 열쇠의 힐트 부분을 찍어 올리고 있었다.
아무리 강한 검이어도 가장 힘이 약하게 실리는 부분이 있고 강하게 실리는 부분이 있다. 약해지는 부분은 손잡이와 가까운 부분이고, 강해지는 부분은 검 끝이다. 검기를 쓰더라도 힘의 배분은 달라지지 않는다.
엘릴은 그 실낱같은 짧은 순간 가장 정확한 지점으로 받아낸 것이다.
‘차라리 검기를 써라, 미친놈아……!’
이해한 것과 따라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아이작은 죽었다 깨어나도 엘릴의 저 기술은 배울 수 없으리라고 확신했다. 아이작은 재차 공격을 이어 나갔다. 엘릴의 반격을 염두에 두었기에 최대한 주의하면서 공격했지만, 매번 엘릴의 검 끝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검 끝이 상하지도 않는 것은 이상했다.
“……그거 평범한 검 아니죠?”
“성검 알레발이다.”
“성검 알레발?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이름 없음’이라는 뜻이다.”
온갖 기적이나 검술, 검기는 쓰지 않겠다고 하고 성물은 쓴다고?
아이작은 그 사실을 지적할까 하다가 자기가 너무 비참해 보여서 그만두기로 했다. 다만 엘릴도 그 점이 신경 쓰였는지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내가 쥔 순간 무슨 검이든 성검이 된다. 허나 서사가 붙지 않으면 그냥 평범한 검보단 나은 수준이니 신경 쓰지 마라.”
그냥 아무거나 주워 든 칼이 맞다는 뜻이다.
아이작은 엘릴이 주워 든 순간 뭐든지 다 성검이 되어 버린다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천사도 아니고 신이 쓴 무기다. 성검이 되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엘릴이 검기를 쓰지 않은 것도 맞으며 검에서 특별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이작은 납득하고 재차 공격을 이어 나갔다.
까가가각, 쾅, 쾅, 콰득!
아이작의 공격은 거칠고 난폭했지만, 이는 어떻게든 엘릴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함정에 불과했다.
엘릴에게는 아이작의 수작이 빤히 보였기 때문에 ‘진짜’ 빈틈이 아닌 한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때문에 아이작은 검기로 엘릴의 검을 난폭하게 잡아 물어뜯어 그의 움직임을 뒤흔들어 놓았다.
몇 번 공방을 반복하고서야 아이작은 혼돈의 눈을 통해 그의 움직임을 차츰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몸은 마치 기계장치처럼 극단적인 효율성과 능률을 추구하고 있었다. 단 한 줄의 근육 가닥조차 명백한 목적성을 가지고 수축과 이완을 수행했다.
기능미마저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움직임.
‘이놈은 그냥 태생부터 괴물이었나?’
아이작은 여전히 흉내도 내기 힘든 엘릴의 묘기에 아찔해졌지만, 공세를 이어 갔다. 엘릴은 검기를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힘의 강약이 교차하는 정확한 지점을 타격하는 데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검이 부러진다.
아이작은 그걸 노렸다.
‘……솔직히 엘릴이 맨손이더라도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콰드드드득!
그리고 아이작은 네 번째 공방이 교차했을 때 엘릴과 검날을 맞대는 데 성공했다. 검날이 맞닿은 순간 엘릴이 든 검의 이가 빠지면서 균열이 생겼다. 아이작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이삭 검술: 여덟 갈래를 발동시켰다.
콰두두두두! 순간적으로 아이작의 기세가 폭발하면서 심연에서 기어 올라온 듯한 짐승이 덮치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 냈다. 여덟 개의 촉수를 가진 괴수는 단숨에 엘릴을 씹어 삼켰다.
쩍, 쩍, 쩌억!
그러나 엘릴은 검을 휘둘러 아이작이 휘두르는 검술의 궤적 일부를 툭툭 건드렸다.
‘여덟 갈래’는 순식간에 흐름을 잃고 깨져 버렸다.
검기로 만들어 낸 짐승의 형상은 허망하게 사라지고 아이작의 균형이 무너졌다. 엘릴은 산보하듯 다가와 검날을 아이작의 목에 가져다 댔다.
“둘.”
엘릴이 속삭였다. 그가 몇 번이나 봐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이작은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미 다음 공격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이작의 그림자 밑에서 심연의 손아귀가 솟구쳤다.
엘릴의 발 바로 아래서 튀어나온 심연의 손아귀는 단숨에 그를 물어 찢으려 요동쳤다. 그러나 아이작은 통각 공유를 통해 그것이 사냥감을 마무리 짓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지금까지 한 번도 베이거나 상처 난 적 없었던 심연의 손아귀가 세로로 쪼개지며 그 내장과 속살을 드러냈다. 심연의 손아귀는 녹아내리듯 빠르게 저 너머의 색채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엘릴은 심연의 손아귀에 삼켜지지도 않았다. 튀어나오는 순간 빠르게 물러나 검을 내리그었을 뿐이다.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엘릴은 아이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자신의 검을 툭툭 두드렸다. 쩍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반토막 났다. 아이작이 힘겹게 균열을 만들어 냈던 부분이 부러진 것이다.
“제법이군.”
아이작은 다시 자세를 잡았다.
엘릴은 아이작의 목숨을 두 번 가져가긴 했지만 아이작은 엘릴의 성검 알레발을 부러뜨렸다. 신의 검을 부러뜨리다니, 고무적인 성과다.
하지만 엘릴은 새로운 검을 줍는 대신, 부러진 검날을 주워 들었다.
그리곤 쌍검 자세를 취했다. 알레발이었던 것은 이제 알과 레발이 되어있었다.
“난이도를 조금 더 높여 보지.”
저런 어처구니없는 무기로 지금보다 더?
아이작은 웃음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입꼬리도 움직이지 않았다.
‘우습게 보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그의 눈이 더욱 강렬하게 불타올랐다.
“그럼 저도 난이도를 높여 보죠.”
아이작의 왼손이 비로소 꿈틀대며 형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
허세를 부리긴 했지만, 아이작은 처음부터 엘릴을 ‘난이도 낮음’으로 상대한 적 없었다.
지금까지 왼손의 촉수를 쓰지 않은 이유는 검을 쥐는 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낯선 형상인 상태로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촉수는 어디까지나 돌발적인 상황에서 변칙적으로 사용할 때 쓸 만한 도구였다.
하지만 상대방은 실험적인 시도를 해서라도 돌파구를 찾아야 할 상대였다.
탕. 아이작은 다시 엘릴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정면이 아닌 옆으로 돌면서 그의 빈틈을 찾았다. 엘릴은 최소한의 동작으로 아이작의 공격을 받아치고 있다. 정교한 동작 수행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화려하고 변화가 큰 기술이 필요하다.
콰득, 콰득, 콰득! 촉수가 루앗딘 열쇠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엘릴이 심연의 손아귀를 잘라 버리는 것을 본 이상 함부로 촉수를 휘두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대신 그는 촉수를 통해 강화되는 악력과 유연한 움직임을 이용하기로 했다.
왼손과 완전히 융합되다시피 한 루앗딘 열쇠의 힐트가 보이지도 않았다. 타오르는 불꽃이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지금!’
엘릴이 자신의 몸 주변을 도는 아이작을 마주보기 위해 발을 뗀 순간, 아이작은 바로 벽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그가 달리는 자리마다 남겨진 심연의 색채가 터져 나오며 엘릴을 덮쳤다.
치명적인 위력은 가할 수 없지만 시야를 가리기에 적당할 정도로.
아이작은 촉수에 휘감긴 루앗딘 열쇠를 휘둘러 리안나의 상급 검술을 흉내 냈다. 루미아드 없이 그녀의 검술을 완전히 흉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검술에 담긴 화려한 궤적의 변화는 촉수의 유연함으로 어느 정도 흉내 낼 수 있었다.
까가가각! 엘리온 검술을 사용하자 먹물처럼 퍼져 나간 저 너머의 색채 속에서 엘릴을 향해 수십 마리의 짐승들이 아가리를 쩍 벌렸다. 엘릴은 눈도 깜짝 안 하고 아까 그랬던 것처럼 차분하게 아이작의 검술을 방해해 파훼하려 했다.
그때 아이작의 눈이 번뜩였다. 혼돈의 눈으로 엘릴의 감정을 흔들기 위해 그의 감정 속으로 한껏 파고들려 했다.
“……!”
하지만 그 안에 느껴지는 것은 단 하나의 생각. 투쟁뿐이었다.
그에겐 끌어낼 만한 감정이 조금도 없었다.
쾅!
마침내 엘릴의 검과 아이작의 검이 충돌했다.
하지만 아이작의 검은 아까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엘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촉수로 만들어 낸 말도 안 되는 괴력과 유연함이 엘릴의 공격을 흡수해 흘려보냈다. 엘릴은 하는 수 없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공격을 하나하나 받아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빗방울을 하나하나 받아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이지만, 엘릴에게는 산책하는 것처럼 간단해 보였다.
“셋.”
저 너머의 색채 속에 몸을 숨기고 몰아붙이는 것은 분명 아이작이고, 엘릴은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수세에 몰린 것은 아이작이었다.
숨이 격하게 차오르고, 눈앞이 아찔해졌다. 서서히 공복감이 올라오고 있었다.
“넷.”
그 사이 아이작의 목숨이 두 번 더 빼앗겼다.
하지만 아이작은 쉬지 않고 그를 몰아붙였다.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방심이라도 생기면 꺾을 수 있다.
아이작은 이미 ‘깨진 크리스탈 비석 조각’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잔수작도 안 통하는 상대다.’
깨진 크리스탈 비석 조각이 비추는 전투의 미래는 아이작의 집중력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뇌가 타들어 갈 것 같은 고도의 집중 속에서 아이작은 세상이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엘릴이 그러고 있는 것처럼, 그에게도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직 정면 대결에서 반응을 끌어내야 해!’
아이작은 엘릴을 죽인다는 마음으로 뛰어들었지만, 승리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한 투쟁심이 엘릴의 어떤 감정이나 반응을 유발할 때, 마침내 승리가 찾아올 것이다. 오직 그 일념으로 아이작은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가능성을 끌어냈다.
픽, 주륵…… 깨진 크리스탈 비석으로 끌어올린 고도의 집중력과 혼돈의 눈으로 엘릴의 의도와 동작을 파악하자, 눈에 핏발이 서다 못해 피눈물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아이작은 피눈물이 나오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피눈물이 시야를 가리기 전에 촉수들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구현한 상급 검술 또한 쉬지 않고 터져 나왔다. 여덟 갈래와 익사자의 손, 아발란체 검술, 로튼해머 검술, 시드리크, 알데온 기사단, 엘리온 기사단의 검술까지. 아이작이 보고 듣고 삼켜 버린 검술들이 정교하게 구현되며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그의 신체 중에 혹사당하지 않는 부위가 없었다.
동시에 비로소 아이작은 엘릴의 동작을 흉내 낼 수 있었다.
그의 근육이, 뼈가, 혈류가, 신경이 혹사 속에 비명 지르며 강제로 기계장치처럼 끼워 맞춰졌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쥐어 터뜨릴 것 같은 폭력적인 의지의 결과물이었다. 실제로 그의 몸은 터져 나가고 있었다.
루앗딘 열쇠를 쥔 촉수조차 압력을 견디지 못해 터지고 갈라지며 피를 흘렸다. 그러나 아이작은 멈추지 않고 자신을 밀어붙였다. 스스로의 검기에 휘말려 몸 곳곳이 갈라지고 터지고 있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집중했다.
그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소용돌이가 되어 아가리를 벌리고 엘릴을 삼키려 들고 있었다.
쉭, 아이작이 흘린 피는 마치 증기처럼 안개가 되어 흩뿌려졌다.
피 안개는 저 너머의 색채와 뒤섞여 그야말로 괴수, 혼돈이 잉태하고 낳은 괴수가 되어 칼을 휘둘렀다.
그야말로 재앙의 짐승.
이제는 저 너머의 색채와 아이작을 구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제야 비로소 엘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엘릴은 바닥을 빠르게 밟으면서 아이작의 검술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공격과 방어를 이어나갔다.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투쟁심.
하지만 엘릴은 그것이 자포자기가 아닌 확신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느꼈다.
그리고 그 투쟁심에 전율했다.
오래된 감정을 일깨우기에 충분한 투쟁심이었다.
“다섯.”
엘릴의 칼이 또 한번 아이작의 심장 근처를 그었다. 하지만 그는 내심 자신이 이대로 심장을 찔렀어도 아이작이 멈췄을지 의심스러웠다.
아이작의 저 투쟁심이라면 분명 심장을 내주고도 자신의 몸을 내려쳤을 것이다. 그리고 엘릴은 점점 아이작의 약점을 찌르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었다.
사소한 의심.
그걸 끌어내는 걸로 아이작은 충분했다.
엘릴에게 이 싸움에서 자신의 승률이 100%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만 한다면.
그제야 엘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아이작은 자신의 목숨조차 걸고 모든 것을 내던지듯 싸우면서도, 엘릴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있었다.
검기를 쓰라고, 네 검술을 보여 달라고.
네가 가진 것을 내 앞에 내놓으라고.
아이작은 그 와중에도 맹렬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엘릴의 동작 하나하나를 훑고 포식하듯이 배움으로써, 그는 검기가 자신의 뜻대로 형상화되는 것을 느꼈다. 아니, 검기가 그를 인도하고 이끌어 주고 있었다.
그것은 아이작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다.
‘검기란 건, 설마…….’
그리고 아이작이 어떤 한계를 초월한 순간, 그는 온갖 검술을 쏟아내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모든 기적과 성물, 축복, 기적을 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은 하나의 동작뿐이었다.
그는 정확하게 엘릴의 움직임을 따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