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adin of the Dead God RAW novel - Chapter (77)
77화. 천사가 피 흘린 자리 (3)
“같잖은…….”
블러드 나이트가 으르렁거리며 채찍을 들어 올렸다. 그때, 블러드나이트는 기이한 공기의 떨림을 느꼈다. 들리지는 않지만 뼛속까지 떨리게 하는 낮은 저음이었다.
블러드 나이트는 오싹함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괴성은 한곳에서만 들리지 않았다. 블러드 나이트는 소음의 정체가 최소한 산 크기만 한 울림통에서 흘러나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전율했다. 저 너머의 색채 어둠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뒤늦게 아이작이 무언가를 소환하고 있다고 판단한 블러드 나이트가 다급히 채찍을 휘둘렀다. 순간 아이작은 손가락을 좁혀 블러드 나이트의 몸과 다리를 쥐는 듯한 모습을 했다.
쩌억.
대기가 산산이 박살이라도 나듯 돌풍이 밀어닥쳤다. 주변에 안개처럼 흩어져 있던 저 너머의 색채 속에서 몸통만 한 촉수가 나와 블러드 나이트의 몸과 다리를 휘어 감았다.
블러드 나이트는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몸을 휘감은 촉수가 갑옷과 살을 순식간에 으스러뜨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잠깐…….”
블러드 나이트는 다급하게 뭔가 말하려 했지만 아이작은 가차 없이 두 손을 양옆으로 벌렸다.
와드드드드득.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블러드 나이트는 저항하려는 것인지 비명인지 알 수 없는 고함을 터뜨렸다.
그 순간 계곡 위쪽에서 트롤들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작은 놈들이 헤사벨이 부리던 트롤이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제는 사실상 권한이 박탈된 헤사벨 대신, 더 강력한 제어력을 가진 블러드 나이트에게 조종당하는 것이다.
‘매복시켜 놨다가 일시에 덮치려고 한 모양이군.’
하지만 상황이 다급해지자 부를 수밖에 없던 모양이다. 트롤들이 일시에 아이작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이작은 바로 손가락을 살짝 비틀었다.
펑, 촤아아아악.
이내 물풍선 터지는 듯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거대한 촉수들이 블러드 나이트의 몸을 비틀어 쥐어짜면서 산산조각 냈다. 갑옷 조각과 살점이 계곡 사방에 흩뿌려졌다.
아이작이 손가락을 흔들자, 촉수가 단숨에 주변을 휩쓸었다.
트롤들은 블러드 나이트와는 달리 잠시도 버티지 못했다. 트롤들은 부딪치자마자 터지는 대신, 그대로 촉수에 달린 이빨과 가시에 갈려 나가듯 부스러지며 사라졌다. 이내 사방에 남은 것은 처참한 전투의 흔적과 혈흔뿐이었다.
촉수는 남은 살점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며 저 너머의 색채 안쪽으로 사라졌다.
[‘블러드 나이트’를 포식하였습니다.] [‘죽은 신의 내장’ 특전으로 섭취 효율이 상승합니다.] [체력 회복 능력이 상승합니다.] [지구력 회복 능력이 상승합니다.] [소화될 때까지 축복이 유지됩니다.]아무래도 단순한 물리력만을 가진 괴물이어서 그랬던 건지 특별한 능력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이작은 방금 전 능력 사용과 함께 소모되었던 체력이 빠르게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정신 나간 위력이군.’
아이작은 산산조각 난 블러드 나이트의 잔해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금 아이작이 쓴 능력은 붉은 살점의 선지자를 퇴치하고 얻은 보상으로 ‘혼돈의 손길’에 ‘저 너머의 색채’를 합성한 결과였다.
그 결과물로 아이작은 방금 사용한 스킬 ‘심연의 손아귀’를 얻을 수 있었다.
[심연의 손아귀(S)] [저 너머의 색채 속에서 심연의 손아귀를 소환한다. 소환할 수 있는 손아귀의 굵기, 길이, 가닥의 수는 사용자의 포만감 소비에 비례한다. 손아귀를 본 사람은 주시한 시간에 비례하여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이게 원래는 이름 없는 혼돈의 고위 사교도나 쓸 수 있는 기술이었던가…….’
그나마도 몬스터 전용 스킬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몬스터 전용 스킬답게 밸런스 따윈 신경 쓰지 않는 정신 나간 성능이었다.
물론 붉은 살점을 먹고 강화된 데다, 성역 버프까지 얻어 위력이 더 강해진 것도 있을 것이다. 단점은 강력한 기술답게 소모하는 포만감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블러드 나이트를 먹어 치우고도 순간적인 허기를 느낄 정도였다.
아이작은 만약 붉은 살점의 선지자를 상대할 때 이 능력이 있었다면 훨씬 상대하기 쉬웠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것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떳떳이 쓸 수는 없지만 말이야…….’
아이작은 쓰게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이제는 주변 사람들을 속이고 선동하는 능력은 충분히 얻은 것 같았다. 주교조차도 자신을 성인으로 추대하니 마니 하는 것만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후작도 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안달이 난 상태였고.
‘뭐, 누가 보더라도 목격자만 남겨놓지 않으면 되지.’
누군가 들으면 경악할 소리지만 아이작은 태연하게 생각하며 걸어갔다.
블러드 나이트의 잔해는 햇볕에 닿자 인간사냥꾼들이 그랬던 것처럼 재가 되어 바스러졌다. 하지만 전투의 흔적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아이작은 블러드 나이트가 죽은 자리를 살펴보다가 뭔가를 발견했다.
팬텀 스티드의 안장과 마구였다.
[팬텀 스티드의 마구(A)] [데스나이트의 전투마에게 씌우는 마구. 이 마구가 없으면 팬텀 스티드의 위에 탈 수 없다. 일반 말에게 씌워놓으면 공포나 고통을 모르게 된다. 치명상을 입어도 짧은 기간 죽음이 유예되며, 사망 후 팬텀 스티드로 재탄생한다.]‘쓸모가 있을까? 어쩌면 쓸모 있을지도 모르겠군.’
이번에는 계곡과 공성전이 전부라 말을 타고 잘 싸우지 않았지만, 아이작은 기병 돌격의 로망을 잊지 않고 있었다.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말을 타고 싸울 일도 많을 테니 일단 챙겨 두기로 했다.
***
아이작은 델리아 후작에게 위험한 싸움이라고 해놓고 바로 내려가 버리면 이상할 것 같았기에 주변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성기사나 주교가 직접 와서 이 현장을 보면 그의 위대함이 더욱 돋보일 테니까.
‘특히 블러드 나이트가 왜 여기에 있었는지 웅크리고 있었는지 궁금하단 말이지.’
아이작을 노린 것이라면 성 지하 같은 곳에 몰래 숨겨 놓았어도 된다. 오히려 밤중에 야습하기 쉬울 테니까. 하지만 블러드 나이트는 외딴 계곡의 동굴 안에 함정처럼 숨어 있었다. 마치 아이작이 이곳으로 올 사실을 알고 있던 것처럼.
선후관계가 바뀐 걸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작은 붉은 살점의 선지자가 여기에 무언가를 숨겨 놓았다고 확신했다.
이 폐광으로 이어진 수로 동굴 안에.
아이작은 동굴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동굴 안은 블러드 나이트가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넓었지만 어두웠다.
광물을 캐고 남은 폐석이나 불순물, 잔해들이 지하수를 따라 쌓여 있었다. 그 퇴적물 속에 성기사의 시체가 반쯤 파묻혀 있었다.
‘이따가 수습하라고 해야겠군.’
아이작은 성기사의 시체를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음.”
오래지 않아 아이작은 다시 멈춰 섰다.
퇴적물이 너무 많이 쌓여 동굴 폭이 좁아진 바람에 더 이상 들어가기 어려웠던 것이다. 물줄기를 맞으며 엎드려 지나간다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뭐지? 별거 없었나?’
다시 돌아 나가려던 아이작의 눈에 무언가 눈에 띄었다. 지하수 옆 단단한 바위가 반짝이고 있었다.
아이작은 그게 뭔지 확인하기 위해 루앗딘 열쇠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러자 손으로 짚고 있던 바위가 흐릿해지더니 안개처럼 사라져 버렸다.
“이건…… 아.”
아이작은 루앗딘 열쇠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조명 대신으로 쓰고 있긴 했지만 루앗딘 열쇠에는 이름답게 하급에서 중급까지의 봉인을 해제하는 능력이 있었다. 아마도 이곳을 숨기고 싶었던 자가 환영으로 봉인해 두었던 것 같았다.
이어 몇 개인가의 바위가 사라지더니 환영이 깨지고 안에서 드러난 것은 폐광이었다.
아이작은 폐광에서 대체 숨길 게 뭐가 있나 하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기다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크게 떴다.
‘이게 바로 헨드락 영지의 비밀이었군.’
헨드락 영지의 광산은 광맥이 고갈되어서 폐광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광산 아래서 발견한 것을 숨기기 위해 닫은 것이었다.
폐광의 거대한 벽면에는 여러 장의 날개를 가진 존재가 화석이 되어 달라붙어 있었다. 백금빛을 띤 화석은 일부만 드러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아이작은 바위 아래 파묻혀 있을 그것의 크기를 추측해 보았다.
‘거의 10m 정도는 되겠군. 붉은 살점의 선지자보다 크겠어.’
그것의 정체는 추측할 것도 없이 천사였다.
그것도 형태를 보았을 때 빛의 법전의 천사 같았다. 천사가 왜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타천사(墮天使, Fallen angel)…….’
붉은 살점의 선지자의 예로 알 수 있듯이, 꼭 천사의 의지가 신의 의지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의지가 과하게 틀어지거나,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경우 벌을 받게 된다.
벌의 내용은 신앙마다 다르다. 다만 빛의 법전은 빛이 들지 않는 지하 아래에 처박혀 돌이 되는 벌을 내린다고 알고 있었다.
이렇게 신에게 벌을 받은 천사들을 타천사라고 불렀다.
이 천사 역시 아마도 배교나 큰 실수를 저질렀을 것이다.
전대 헨드락 영주는 이 화석을 발견하자마자 기겁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자기 영지의 타천사를 숨기기 위하여 폐광을 명했겠지. 자칫 잘못해서 이단심문관이 찾아오면 상황이 복잡하게 될 테니까.
이 타천사가 헨드락 영지에 고여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신성력의 정체였다. 아마 이 타천사가 화석으로 변하면서 신성력이 빠져나왔으나, 폐광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고인 것 같았다.
비극적인 일이었지만 아이작은 반대로 입술이 씰룩거리는 것을 느꼈다.
‘신성력도 신성력이지만…… 이렇게 화석이 된 천사는 귀한 장비를 만드는 재료가 되지.’
죽어도 천사는 천사다. 게임 속에서도 이런 타천사의 신체 일부는 효과나 활용법은 다양하지만, 굉장히 강력한 촉매로 사용되곤 했다. 붉은 살점의 선지자는 아마도 이것을 노렸을 것이다.
문득 아이작은 이곳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지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 사제들이 올 것이다. 그들이 이걸 발견하면 전대 헨드락 영주가 걱정했던 것처럼 일이 복잡해질 것이다.
문득 아이작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애당초 세워 둔 계획에 이 타천사라는 소재를 더한다면 더 쉽게 진행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다시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고.”
아이작은 실없는 농담을 하며 화석이 된 천사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
뒤늦게 도착한 사제들과 이단심문관, 성기사들은 계곡에 펼쳐진 아수라장에 경악했다.
블러드 나이트를 처치하면서 생긴 잔해물은 왈라이카 흡혈귀과 싸웠을 때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자 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트롤의 잔해물과 부러진 나무, 깨진 돌조각 등은 그렇지 않았다.
“강력한 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작의 증언은 담백했다.
아이작의 행색은 담백한 증언만큼 말끔했다. 그러나 성기사 중 한 명은 시체로 돌아온 데다 한 명은 치명상을 입었다. 게다가 함께 갔던 델리아 후작도 끔찍한 적을 마주했다며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말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무거운 법.
성기사들은 아이작이 또 하나의 끔찍한 괴물을 퇴치했노라며 칭송했다.
성으로 돌아온 아이작은 보고를 시작했다.
“아마도 놈이 저주의 원천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안 주교는 이단심문관을 힐긋 바라보았다. 이단심문관이 맞장구치듯 고개를 끄덕였다.
“성에서 저주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저주 외에는 블러드 나이트가 나타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델리아 후작과 기사 여러 명의 증언이 일치하였으니 아이작 성배기사의 말이 맞다고 판단됩니다.”
“그렇군. 훌륭한 업적이야.”
후안은 만족한 듯 주름진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이제 아이작을 성인으로 추대할 때의 장애물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때 아이작이 후안 앞에 부복했다.
“청컨대 부탁이 있습니다. 후안 주교님.”
“부탁? 부탁이 아니라 상을 요구해도 좋을 텐데.”
“저는 상을 받을 처지가 아닙니다. 애당초 제가 싸우기 이전에 영웅적으로 분투한 두 성기사 덕분에 주워 담은 승리에 불과합니다. 전사한 성기사는 성기사단 수도원으로 보내 그의 위업을 기리도록 하고, 부상당한 성기사에게도 최대한의 치료와 지원, 포상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한 명은 기습으로 죽었고, 한 명은 질질 끌려다니다가 만신창이가 된 것에 불과하지만 아이작은 일부러 그들을 포장해 줬다. 다음 단계를 위한 포석이었다. 후안 주교는 겸손하면서도 승리를 양보하는 아이작의 모습이 만족스러운 듯 미소 지었다.
실로 빛의 법전에 필요한 인재였다.
“그것은 응당 교단이 해야 할 일이지, 부탁할 일이 아닌데?”
“그리고 또 하나 있습니다. 저는 블러드 나이트를 쫓아냈을 뿐이지, 저주를 완전히 물리친 것이 아닙니다.”
“퇴치하지 못했다고?”
“예.”
후안 주교와 이단심문관들은 아이작의 말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천사는 물리치는 데 성공했으면서 그보다 한참 못한 블러드 나이트는 물리치지 못하다니? 물론 블러드 나이트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천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후안 주교는 아이작을 바라보며 물었다.
“놈이 도망갔다는 뜻인가?”
“아니오. 놈이 나타난 곳을 탐색하던 중, 불경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불경한 것?”
아이작은 감히 입에 담기도 어렵다는 듯 망설였다. 실은 일부러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애를 태우기 위한 것이었다. 조바심을 느낀 후안 주교가 다시 물으려던 순간 아이작이 입을 열었다.
“타천사입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번져 나갔다. 타천사는 흔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었다. 설령 발견된다 하더라도 교단에서 은밀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세간에 드러나지 않고 묻히는 경우도 허다했다. 아이작은 혼란이 가라앉기 전에 재빨리 말을 이었다. 아이작의 목소리에 웅성거리던 사람들이 일시에 입을 다물었다.
“예측컨대 붉은 살점의 선지자 역시 이 타천사를 이용하기 위해 수작을 부린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저주의 기원도 타천사에게 있을지 모르고, 빛의 법전께 불경을 저지른 존재가 영지에 어떤 해악을 미칠지 모르는바…… 교단의 힘으로 저주를 제압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아이작은 신실한 성기사인 척하며 부탁했지만, 그 의미는 명확했다. 교단 소속의 사람들도 아이작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들었다.
사악한 기운이 흘러나오는 땅을 교단이 제압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있었으니까.
“수도원이라도 세워달라는 건가?”
“안 됩니다!”
후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발작하듯 델리아 후작이 벌떡 나서며 외쳤다.
“이곳은 황제 폐하께서 당신의 가신에게 하사하신 영토입니다! 교단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아이작은 벌써부터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이들을 보며 몰래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자,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