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Biopsy RAW novel - Chapter (1820)
전생검신 96권 10화(1719/1734)
전생검신 96권 10화
나는 대장로의 말이 묘한 수수께끼 같다고 생각했다.
치우가 대체 뭐길래 저런 말을 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정작 말하는 대장로 본인조차도 저 말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았기에 나는 더 따져봤자 무의미함을 알아차렸다. 예언자라는 놈들은 미래를 다 아는 것처럼 굴고 있지만 사실 본인도 예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기에 오히려 세상을 바꾸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수수께끼는 됐다. 그래서 치우가 어딨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냐?’
내가 현실적인 것을 따져 묻자 대장로가 말했다.
[혹여 어떤 연유로 치우를 찾는지 제가 알 수 있겠습니까?]‘뭐?’
[제게 허용된 예언의 역량으로는 방금 말씀드린 이상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억 년을 살아오며 쌓아온 삶의 지혜가 있으니…… 어쩌면 귀인께 단서를 드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흠, 솔직하군…… 예언이 아닌 지혜로 도움을 주겠다라…….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좋아. 나는 위대한 자와 내기를 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 내기 도중에 임무를 받았는데, 그것은 [치우의 몸을 얻어라]는 것이었지.’
[치우의 몸을……? 그렇다는 건 귀인은 치우라는 존재가 있다는 걸 이미 짐작하고 여기 오셨단 말씀이신지?]‘그래. 과거에 치우라는 강대한 존재가 있다는 걸 알고 왔다. 내가 먼저 치우의 몸에 빙의하고자 그 존재에게 청했지.’
[…….]대장로가 침묵하다가 말했다.
[그렇다면 만일 이 시대에 치우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면…… 치우가 등장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의 몸을 뺏으실 수밖에 없으시겠군요…….]‘음…… 그렇게 되겠지.’
나는 입맛을 다셨다. 사실 이건 지구에 오기 전에 이미 솔로몬과 얘기하며 생각해 뒀던 것이었다. 만일 지구에서 치우를 찾지 못하면 아직 치우가 출현하지 않은 것이기에, 최악의 경우 치우가 등장할 때까지 지구에서 대기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 시간이 몇천 년일지 몇만 년일지 알 수가 없었지만.
대장로는 뭔가를 깊게 생각하다가 뜻밖의 말을 했다.
[만일…… 끝까지 치우가 출현하지 않으면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질문!
대장로는 나를 주시하더니 말을 이었다.
[어떻게든 [큰 굴레]의 금기를 깨고 미래에서 오신 것 같습니다만…… 만일에 이 세계의 역사가 이미 뒤틀려서 ‘치우’라고 불리는 존재가 자연발생하지 않는 경우엔 어쩌실 생각인지…….]‘……!’
[어느 정도 미래에서 오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미래의 시대까지…… 혹은 말법(末法)의 시대까지 치우가 출현하지 않을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저도 치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말도 안 돼! 그런 일은 있을 수…….’
나는 반박하려다가 멈칫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솔로몬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 솔로몬이 [큰 굴레]의 과거로 향한 순간 그가 속한 역사와 내가 살아온 인간세계의 역사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솔로몬이라는 존재 자체는 내가 사는 굴레에도 존재하지만, 솔로몬이 겪었던 과거사와 내 과거사는 다른 것이다.
즉 어떤 식으로 역사가 바뀌더라도 사실 할 말이 없다는 것!
특히 치우처럼 특이한 존재라면 발생한 원인도 반드시 특별할 것이다. 특별한 존재가 반드시 출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그 사실을 깨닫자 등줄기가 싸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열심히 진행해 왔고 적당히 이번 임무를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확신의 전제 자체가 틀려 버린 느낌이 들어 버린 것이다.
만일 치우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내가 할 말을 잃자 대장로가 말했다.
[허나…… 그대처럼 위대한 존재가 또다시 위대하다고 칭하는 존재라면…… 필시 외신일 터…… 그런 존재가 아무런 의미 없이 최소한의 원칙도 없이 농락하지는 않겠지요…… 틀림없이 뭔가 전제조건은 있을 것입니다…….]‘전제조건……?’
[잘 생각해보십시오…… 그 위대한 존재가 그대에게 무언가 단서나 조건을 붙이지 않았는지를…….]‘…….’
나는 대장로의 말에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알 카르다흐가 이번 전생연기를 시작할 때 뭐라고 했더라?
그렇게 오래전의 일이 아니었기에 기억을 되살리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좋다. 전생자 백웅…… 너의 선택권을 존중한다. 이번 시련은 탁록시대의 치우에게 빙의하는 것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 [허나 한 가지 알아두어라.] [빙의에도 조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기억의 회상을 끝마치고는 대장로에게 말했다.
‘빙의에도 조건이 존재한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이게 혹시 단서냐?’
그러자 대장로는 깜짝 놀랐다.
[오오……! 그것은……! 무척 중대한 단서인 것 같습니다…….]‘어떤 점에서?’
[빙의…… 라는 것은…… 누군가의 몸에 본래의 영혼 대신에 자신의 영혼이 들어가서 움직인다는 뜻이지요…… 여기서 이미 조건이 있으니…… 그것은 ‘몸’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황당해서 대장로에게 말했다.
‘그거야 당연한 거 아냐? 몸도 없는데 어떻게 빙의를 해? 당연한 걸 뭔 대단한 것처럼…….’
[…….]‘…… 어?’
나는 대장로가 말없이 나를 주시하자 순간 뭔가를 알아차렸다.
‘…… 서, 설마…… 이 굴레에 치우의 몸 자체가 없는 경우…… 를 말하는 거냐?’
[그렇습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혹은 제가 말한 대로 아예 존재할 예정 자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미친!
설마 그게 조건이고 단서였다고?!
나는 생각도 못 했던 일이라 나도 모르게 놀라서 입을 쩍 벌렸다. 아니, 어렴풋이 뭔가 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왜 꼬이는 건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들은 느낌이었다. 정말로 치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알 카르다흐가 왜 그런 말을 남겼는지도 이해가 되었다.
치우가 없는 곳에서 치우한테 어떻게 빙의한단 말인가?
그것도 하필이면 알 카르다흐가 남겼던 단서라는 점이 너무나 마음에 걸렸다. 차라리 말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되 임무가 시작되기 전에 말했다면 그럴 여지도 충분히 남겼다는 게 아닌가?
이런 제길!
그러자 대장로가 말을 이었다.
[제가 보았던 치우에 대한 점괘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자’…… 이걸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귀인의 선택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제…… 충분하실지……? 저에게서 더 이상 얻어내실 것은 없으실 것입니다…….]대장로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대장로에게 무력을 빌릴 일도 없고 이미 충분히 단서는 얻었기 때문이었다.
[잠깐.]그때 솔로몬이 내 내면에서 말을 걸어왔다.
[아직이다. 저놈에게 더 질문을 해보는 게 어떤가?]뭘 더 질문하라는 거야? 이제 알건 다 알았잖아.
[저 대장로라는 놈은 아직 숨기고 있는 게 있다. 내가 말하는 대로 놈을 살살 구슬리면 좋은 성과가 있을지도 모르겠군…….]‘흠.’
나는 솔로몬이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솔로몬이 시키는 대로 읊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이 처음도 아니었다.
‘너는 어째서 무생노모의 법문을 지키는 일에 협력한 거지?’
[음…… 어떤 의도로 하시는 질문인지……?]대장로의 말에 나는 그를 쳐다보며 솔로몬이 불러주는 대로 말했다.
‘너희는 6명이나 되는 [옛 지배자]에게서 별다른 가호도 얻지 못한 걸로 보이는군…… 아무런 이득도 없이 법문을 지키는데 [옛 지배자]와 협력하며 노력을 한다는 말이냐? 너는 그렇게 함으로써 뭘 얻으려 했냐는 말이다.’
[이상한 질문이시군요…… 무생노모라 불리는 [그 존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법문…… 그 법문이 미래에 예언대로 탄생하게 된다면…… 즉시 이 세계는 멸망합니다…… 자기가 살아가는 세계의 멸망을 원하는 자도 있습니까?]‘…….’
원래라면 당연한 답변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침묵하다가 대꾸했다.
‘있다…… 누군가는 원하지.’
백련교주…….
달마대사…….
영겁의 고통에서 해방되기 위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그들의 진심을 보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대답은 하지 않았으리라.
이것은 솔로몬이 시킨 게 아닌 내 자신의 답변이었다.
대장로가 내 말에 대답했다.
[그런 자도 있겠지요. 허나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계가 멸망하지 않기를 바라며…… 멸망하기 전까지는 제 종족을 이끌고 존속을 추구하는 것이 저의 사명…… 법문을 수호하는 것은 그 사명에 일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정말 그것뿐인가?’
[…….]나는 대장로를 쳐다보며 솔로몬이 불러주는 대로 말했다.
‘이 봉인에 협력하는 것은 희생이 필요한 일이다…… 오늘처럼 나 같이 강대한 존재가 너희 종족을 찾아와서 짓밟을 수도 있는 일이지. 오히려 협력함으로써 너희 일족이 멸족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건데 자기 일족을 위한다면서 이렇게 위험한 일에 협력을 한다고? 너희는 마도왕 선지자처럼 강대한 종족도 아니잖아.’
어라…… 그럴듯한데……?
솔로몬이 의심한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된 느낌이다.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것인지…….]‘너…… 뭔가 숨기고 있는 거 아니냐? 너처럼 똑똑한 놈이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런 위험한 일에 발을 들였을 리가 없어. 허공록이 강림하는 [계시]가 존재하는 이상 순수하게 이 세계를 지키려고 하는 마음일 리도 없고.’
내가 집요하게 캐묻자 대장로는 움찔했다.
[흐음…… 어찌 제 비밀을 궁금해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귀인의 목적과는 별로 관련이 없지 않습니까?]‘관련이 있고 없고는 내가 판단해.’
대장로는 한참 후 탄식하더니 말했다.
[…… 허허…… 어쩔 수 없군요. 말씀드릴 테니 더 이상의 위협과 겁박은 없을 것을 약속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아마 저게 대장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최선의 타협일 것이다.
끝까지 잡아떼고 싶겠지만 내가 무력으로 [옛 종족]을 공격할 가능성 때문에 비밀을 말해주려는 듯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지.’
얼떨결에 무력으로 겁박한 모양새가 되어서 조금 모양새가 안 좋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아낼수록 나중에 내 인간 동료들이 고생하는 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 도움 없이 동료들끼리만 이 대장로에게서 비밀정보를 알아내려 한다면 얼마나 힘겨울지 예상도 가지 않았기에 내가 조금 욕먹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장로가 말했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대가가 있기에 법문을 지키는 봉인에 협력하고 있습니다.]‘어떤 대가지?’
이어진 대장로의 말에 나는 아까보다 더 크게 놀라고 말았다.
[저는…… 아니 제 종족은…… [계시] 이후의 세계에서 가호를 받는 것을 허공록에게 약속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문을 지키는 임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언뜻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얘기라는 건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반응이 격렬한 것은 내면의 단말으로 존재하는 솔로몬이었다.
[뭐…… 뭐라고! 설마 그런 혜택도 있었단 말인가?! 그런 게 있는 줄 알았다면…….]솔로몬은 진심으로 분노하는 건지 격앙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반응이 격렬했다. 나는 늘 침착하던 솔로몬이 이렇게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게 의아해서 내면으로 말했다.
‘왜 그래? 뭔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놀랄 일이야?’
[…… 백웅이여…… 일단 질문을 이어 나가게. 하다 보면 자네도 저놈의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을 걸세.]‘그러지.’
잠시 후 나는 솔로몬이 시키는 대로 질문해 보았다.
‘그 말은 허공록이 [계시]가 이뤄지기 전에 법문이 모여서 세계가 멸망하지 않도록 하수인인 너희를 시켜서 법문을 보호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냐?’
[현명하시군요…… 저따위가 감히 위대하신 그분의 의도를 미뤄 짐작할 수 없으니 확답은 드릴 수 없으나…….]대장로는 다소 무거운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계시]로 일어나는 세계의 멸망과 법문의 집행(執行)으로 일어나는 세계의 멸망…… 그 2가지는 서로 다른 종류의 멸망입니다…… 저희 일족이 바라는 것은 정당한 시간과 절차가 지나서 찾아오는 종말…… 그리고 허공록의 강림으로 인한 [계시]…… 그 이후의 세계입니다만…… 그 전에 법문 때문에 세계가 망하게 되면 저희는 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뭐…… 뭐지…….
’[계시]로 일어나는 멸망과 법문의 멸망이 완전히 다른 거라고?
이러나저러나 세계가 멸망하는 건 같은 거 아니었어?
뭔가 이거 되게 중요한 얘기 같은데……!
[아직 끝이 아니야. 계속 물어보게.]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솔로몬이 또다시 내게 말을 하라고 종용해 왔다. 나는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다는 건…… 아이테눔 문디. [세계의 절망]에 있는 그 6인의 [옛 지배자]들도 뭔가 대가를 약속받아서 법문을 지키고 있다는 말이겠지?’
대장로의 이어진 말에 나는 왠지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알 것 같았다.
[그들 또한 성공적으로 법문을 지켜낸다면 [계시] 이후의 세계에서 더 강한 존재가 되는 것은 확정…… 목숨을 걸고 지켜내려 하는 건 당연한 일…… 그리고 협력자는 사실 그들뿐만이 아니지요…….]‘뭐?’
우우우우!
그 순간, 나는 어마어마하게 강대한 마력이 사방에서 몰려드는 것을 느꼈다.
‘……!’
이것은…….
’어중이떠중이 신의 힘이 아니다.
상위신격(上位神格)이라 불리는 존재가 내뿜는 기파가 틀림없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놈이 이 자리에 소환되려 하는 게 분명하다.
그러자 대장로가 앞으로 손을 뻗더니 말했다.
[이만 가보십시오…… 제가 ‘그’의 소환을 억눌러서 시간을 벌겠습니다.]위잉!
마법의 힘이 그의 손에서 뻗어 나오더니 그 마력이 집중되는 게 조금 늦춰지는 게 느껴졌다. 대장로가 명백히 소환을 방해하는 듯했다.
‘너는 지금 뭐가 소환되는지 알고 있다는 말이냐?’
[아주…… 아주 강한 존재입니다. 지금 소환되는 자는 결사대가 모두 실패한 경우에 최후의 대책으로 부르는 존재…… 본디 그들의 진령체가 모두 소멸되더라도 다시 법문을 탈환할 가능성이 있어서 웬만하면 부르지 않습니다만…… 그들은 당신에게 한 번 법문을 빼앗기면 두 번 다시 찾지 못할 거라 생각한 듯하군요…….]‘…….’
아무래도 대웅제국이 법문을 탈환했을 때는 차후 신격들이 수를 써서 되돌려받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추적자를 부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게 아니라도 대웅제국의 힘으로는 모든 법문을 모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저는 그대들의 싸움에 휘말려 멸족당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이 자리에서 벗어나 주십시오…….]저렇게까지 말한다면 일단 여기서는 나가주는 게 맞겠지? 나타나는 놈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괜히 여기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도 하고.
‘알겠어. 그래도 지금 소환되는 놈의 이름이나 좀 말해주면 안 될까? 나중에 참고하게.’
[…… 그의 이름은 저도 모릅니다…… 허나…… 두 명의 위대한 신이 합신(合身)한 존재이기에…… 그대가 알고 있는 통상적인 신격의 힘을 한참 벗어날 것입니다…… 제정신이라면 절대 그자와 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십시오…… 어차피 진정으로 6개의 법문이 다 모이려 할 때나 진지하게 최후에나 소환할 존재…… 결사대가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 설득하겠습니다.]나는 대장로의 말에 묘한 어조를 느끼고는 말했다.
‘뭔가…… 너는 내가 6개의 법문을 다 모을 수 없다고 생각하나 보군.’
[그대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누구라 하더라도 다 모을 수 없습니다.]‘왜 그리 단정 짓지?’
[하나하나는…… 어떻게든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허나 다 모으려는 낌새가 보이는 순간…… 저희와 같은 자들이 모조리 그자를 주시할 것이며…… 또한 정상적으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법문도 있으니…… 그대가 꽤 강한 존재처럼 보인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대장로의 말에는 확신이 있었다. 그것은 그가 법문 6개를 다 모으는 난이도가 얼마나 초월적인지 뼛속 깊이 알고 있기에 나오는 확신이었다.
‘…….’
나는 녀석의 말에 훗하고 웃었다.
‘그렇게 말한다면 한 번쯤 다 모아봐야겠군.’
[할 수 있다면 해보십시오…….]‘그러지.’
파앗
나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며 생각했다.
‘앞으로 전생하며 무생노모의 법문을 한 번 다 모아볼 필요가 있겠군.’
어쩌면 그것은 허공록의 수하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줘서, 내가 모르고 있던 진실을 드러나게 할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