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Biopsy RAW novel - Chapter (451)
00451 암천향(暗天鄕) =========================================================================
침묵이 잠시 이어진 후 천우진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여긴 타국이오. 대악령을 퇴마한 것만으로 충분하오. 그 이상의 일은 이 땅 사람들한테 맡기는 게 좋겠소.”
귀찮아서 그러는 게 분명했지만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이제 슬슬 태산으로 갑시다.”
동영의 창세신 이진아시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 해도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말로 이진아시가 한때 창세신이라고까지 불렸던 신격이라면 최소한 마왕보다 강한게 분명하다. 그런 놈에게 나와 천우진 두 명이서 덤벼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곳은 나중에 칠요를 두 개 이상 해방한 다음에 찾아와야만 할 듯 했다.
‘ 묘청과 마신 이진아시의 일은 나중에 알아보자.’
파앗!
나와 천우진은 이윽고 비등을 써서 태산으로 갔다. 혹시나 싶어서 천제단으로 바로 가기보다는 근방에 있는 요새의 성벽외곽으로 이동했다.
“병사들이 모두 기절해 있군.”
나는 이동하자마자 은형술을 써서 은신할 생각이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다. 성벽 여기저기에 기절한 병사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요새 안쪽도 다르지 않았다. 마치 밀짚인형처럼 힘없이 쓰러져있는 병사들의 모습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가까이에 있던 병사에게 다가가 진맥해봤는데 그 상태를 살피고는 약간 놀랐다.
‘ 심령이 제압당했어.’
지금 병사들은 숨은 붙어있지만 심령이 제압당해서 제대로 주위를 인식하거나 생각을 하는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정말로 놀라운 것은 이 요새에는 무려 오천 명이나 되는 정예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오천 명이 일시에 심령을 제압당하는 건 강호무림의 상식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뭔가 술법을 써서 관찰하던 천우진이 말했다.
“미후왕이 요새에서 칠십이지둔(七十二之遁)을 써서 병사들을 일거에 제압했소.”
“칠십이지둔?”
“미후왕은 요괴 시절부터 일흔 두 가지나 되는 둔갑술을 모두 대성한 존재요. 이 정도는 일도 아니지.”
그렇게 말한 천우진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머뭇거리지 말고 빨리 가는게 어떻소?”
천우진의 말에는 미후왕이 졌을 리 없다는 강한 확신이 깃들어 있었으며, 이렇게 귀찮은 일은 빨리 해치우고 쉬고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미적거리기도 힘든 일이었기에 별 수 없이 태산의 천제단으로 바로 이동했다.
태산의 천제단에 도착하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주작 제갈유룡의 시체!
격전의 흔적이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제갈유룡이 큰 몽둥이같은 걸로 고기다짐이 되어서 사망해 있었다. 인간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인체가 부숴졌는데도 내가 그를 제갈유룡이라고 알아본 이유는, 마치 수많은 폭격이 그 시체 주변으로만 밀집된 것처럼 느껴졌으며, 그 시체는 천제단 앞을 가로막은 채 죽어있었기 때문이다. 저렇게 될만한 인간은 내가 알기로 제갈유룡밖에 없다.
천우진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미후왕은 안 보이는군. 임무를 달성해서 천계로 돌아가 버렸나?”
“……”
나는 제갈유룡의 시체로 다가가서 죽은 일시를 측정해 보았다. 화타의문의 의술에는 죽은 자의 사망시각을 측정하는 기술도 있었다.
‘ 이 정도면… 강신하자마자 한 식경도 안되서 제갈유룡을 때려죽이고 갔겠군.’
예상되는 사망시간은 망량선사의 마을을 떠나올 때와 거의 비슷해 보였다. 이 시체는 몇 시진이고 여기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방심하지 않고 천우진에게 나직이 말했다.
“말했듯이 주작 제갈유룡은 자신의 예비몸뚱이를 근방에 쌓아두고 있소. 틀림없이 자신의 분신을 이용해서 부활하려 할 거요.”
“그렇소? 그러면 예비몸체를 마저 부수러 가 봅시다.”
“그래야지.”
천계에 일단 얘기는 해 뒀지만 혹시나 미후왕이 예비몸체가 있는 기지를 그냥 놔뒀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주작을 이왕 건드린 이상 확실하게 그를 말살하던가 크게 세력을 약화시켜야만 했다. 나는 제일 먼저 태산 근처에 있는 주작의 비밀기지로 향했다.
팟
“부숴졌군…”
나는 폐허 위에서 중얼거렸다. 방금 전 비등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뭔가 이질감이 들어서 지상으로 이동지점을 바꿨는데, 그 선택은 정답이었다. 제갈유룡의 비밀기지는 마치 거대한 폭약이 수십만 관이라도 터진 것처럼 요란하게 박살나 있었고 완전히 폐허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내부에 있던 예비분신체들은 모두 부숴졌으리라.
나는 궁금한 점이 생겨서 천우진에게 물어봤다.
“천우진. 나는 이런 예비기지가 있을수도 있다고만 말해뒀소. 그런데 어떻게 미후왕이 알아서 찾아냈을거라 생각하오?”
천계가 그걸갖고 내게 교섭을 걸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구체적으로 예비기지의 위치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무력화된 제갈유룡을 상대로라면 나 혼자서라도 동료 몇을 데리고 어떻게든 예비기지를 박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미후왕은 어떻게든 예비기지의 위치를 알아내서 강대한 칠십이둔으로 쓸어버린 모양이었다.
천우진이 말했다.
“사형에게 듣기로 당신은 검선 여동빈에게만 익숙해져 있는 모양이더군. 허나 여동빈이 이례적으로 무(武)만 추구하여 술수를 별로 못쓸 뿐, 다른 투선들은 모두 술법도 굉장히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있소. 미후왕의 실력이면 그 정도는 하겠지.”
“당신은 미후왕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는것 같은데 도대체 뭐하는 존재이길래 그렇게 대단한 거요?”
내가 퉁명스럽게 반문하자 천우진이 말했다.
“그 존재가 요괴왕 시절에 천계에 잠입해서 대라신선이 있는 천상을 한차례 뒤집었다고 하면 믿겠소? 미후왕은 투선 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요. 단지 지상에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을 뿐.”
“……!!”
천상을 뒤집었다고?!
나는 놀라서 잠시 할말을 잊었다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 일단 나머지 네 군데도 확인합시다.”
나는 오악 주변에 제갈유룡이 마련해 둔 비밀기지로 하나하나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지들은 하나같이 예외없이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해 있었다. 미후왕은 확실히 일처리를 깔끔하게 해둔 것이다. 이 정도면 기지에 있던 제갈유룡의 예비몸뚱이는 거의 다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 하지만 황궁이나 다른 곳에도 예비몸체를 놔뒀을 가능성이 있지…’
철두철미하다 못해 돌다리를 두들기다가 부숴버릴 정도인 제갈유룡의 조심성을 보자면, 아직까지 그 자가 죽었다는 확신은 할 수 없었다. 예전에도 천우진이 직접 봉인술을 걸어서야 그를 없앴다고 확신할 정도였다. 나는 아직까지도 제갈유룡이 살아있다는 전제하에 움직이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미후왕에게 이렇게까지 당한 이상 힘이 떨어진 것은 분명할 것이다. 나는 봉선의식을 치르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천우진에게 말했다.
“… 이제 봉선의식을 합시다.”
“참 나. 신나게 부려먹고 이제야 하러 가는군.”
“그 전에 의식의 호법(護法)을 서줄만한 고수를 구하러 가겠소.”
혹시나 제갈유룡이 호시탐탐 뒤통수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제갈유룡이 마음먹고 기습해 온다면 내 혼자 힘으로는 당해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잠시 후 무영문으로 향했고, 검마에게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검마는 이야기를 듣더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도와줘야지!”
“감사합니다.”
“무영검제 어르신도 함께 데려가겠네. 이 정도면 호법사자가 와도 쉽게 당하지 않을걸세.”
검마의 말대로였다. 나는 검마와 무영검제를 데리고 태산의 천제단에 오자 굉장히 믿음직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두 명이 있다면 설령 제갈유룡이 쳐들어온다 해도 충분히 반격할 수 있으리라. 나는 일련의 준비가 끝난 걸 깨닫자 마지막으로 장령곡에 가서 제갈사를 데리러 갔다.
제갈사는 나를 보자마자 서둘러 말했다.
“바로 황궁에 가자고. 초상기인과 수정석비를 챙겨야 하니까.”
“그래도 되나?”
“괜찮아. 니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이에 사전작업을 해 뒀으니까.”
나는 제갈사와 함께 황궁으로 침투해서 초상기인과 수정석비를 목갑에 집어넣었다. 지금까지는 황궁과 [옛 지배자]를 자극할까봐 건드리지 않았지만 제갈사가 처리해뒀다는 말을 믿은 것이다.
이윽고 태산에 도착한 제갈사가 씨익 웃었다.
“자아, 다들 모였군.”
좌중의 시선이 제갈사에게 모였고, 제갈사를 발견한 천우진의 눈빛이 그리 좋지 않게 변했다. 그는 화가 난 기색으로 내게 말했다.
“당신… 마도사와 손을 잡았소?”
천우진은 역시 마도를 익히고 있는 제갈사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내가 없었다면 거침없이 제갈사를 공격해서 제압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천우진의 반응을 예상했기에 차분하게 그를 설득했다.
“제갈사는 비록 마도사지만 개심해서 나를 돕기로 했소. 이번 의식에 방해가 될 일은 없다고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하오.”
“당신 이름을 걸어봤자 믿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요.”
“당신이 그렇게 말해도 되겠소?”
나는 팔짱을 낀 채 천우진을 보며 히죽 웃었다.
“나를 의심한다는 건 망량을 의심한다는 것과 같은 소리인데.”
“윽…”
찔리는 게 있는지 천우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역시 망량 얘기만 나오면 약해지게 마련이었다. 한동안 고민하던 천우진이 한숨을 쉬었다. ”
“제길… 의식이나 빨리 끝내시오.”
“고맙소.”
제갈사가 슬며시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그럼 간단하게 설명하지. 이번 봉선의식의 목적은 화요의 결계를 없애는데 있다.”
“……!!”
천우진이 놀라서 말했다.
“뭐?”
“놀랄 필요가 있냐? 화요를 얻으려면 화요의 결계를 뚫어야 하는데 개기일식을 기다리는건 너무 귀찮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힘으로 부수기엔 그럴만한 힘이 없고. 그래서 천계 최고위에 있는 삼황오제에게 직접 부탁하는거다. 설치한 사람에게 부술 권한이 있을테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한 제갈사가 히죽 웃었다.
“… 뭐, 이 계책은 내가 생각한 게 아니라 저기 백웅이 생각한 거지만.”
그랬다.
지난번에 내 머리에 번뜩 떠오른 계책은 바로 삼황오제에게 부탁해서 화요결계를 없애는 것! 언뜻 황당해서 제갈사가 나를 비웃을까 고민했지만 의외로 제갈사는 괜찮은 계략이라고 하면서 내게 중간에 해야할 일을 보충해 주었다. 거대 흑요석을 찾거나 호법을 구해오는 등의 중간과정은 제갈사의 조언대로 했던 것이다.
제갈사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현재 황궁세력을 많이 건드려서 은카이의 수면자가 꽤 짜증을 내고 있는데, 그건 내가 따로 공양의식을 해서 달래놓았다. 당분간 [옛 지배자]가 사도를 소환하거나 하는 일은 걱정 안해도 될 거야. 우선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화요를 입수하는데만 집중하자고.”
“정상적인 방법?”
천우진이 황당한지 소리를 쳤다.
“이런 건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하지 않아! 어떤 미친놈이 칠요를 얻겠다고 삼황오제를 부르냐고.”
제갈사가 이죽거렸다.
“크크, 정석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방법 맞아. 그럼 천우진 니가 천후를 변화시켜서 개기일식 날짜를 앞당겨 줄래?”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그렇게라도 도와줄 거 아니면 잠자코 있어. 애초에 칠요를 얻는 난이도가 정신 나갔으니까 이건 지극히 옳은 방법이라고.”
“빌어먹을 새끼들.”
천우진은 투덜거렸으나 그 또한 비상한 두뇌를 갖고 있어서인지 금새 제갈사의 말을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단지 마도사에 대한 반발감, 나를 위해서 계속 일하고 있다는 짜증 때문에 한소리 했던 것으로 보였다.
우우우우
이윽고 봉선의식의 준비가 끝나고 제갈사와 천우진이 깃발을 꽂으며 천기를 내려받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마와 무영검제는 진의 외곽을 지키면서 수상한 자가 의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호법을 서기 시작했다.
‘ 누굴 부를지는 정해뒀으니까.’
파앗!
잠시 후 만귀전과 함께 시꺼멓게 물든 하늘 너머에서 제관을 쓴 강대한 삼황오제가 강림하기 시작했다. 나는 익히 봐 왔던 광경이었으므로 무덤덤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강림이 끝나자 그 존재가 말했다.
[ 나는 황제의 후예인 오제(五帝) 전욱(?頊). 나를 부른 자 누구인가?]삼황오제 전욱!
기록상으로는 폭군으로 알려졌으며 잔학하다고 하지만, 내 경험상 전욱보다 좋은 삼황오제는 아직까지 없었다. 칠요의 해방에 신경질적이고 부정적인 여와나 귀찮음이 가득한 소호 금천과 달리 전욱은 꽤 친절했으며 지상세계의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전욱의 동상을 태평요술의 댓가로 바치긴 했으나 내게는 수요가 있었기에 충분히 전욱을 소환하는 게 가능했다. 왜냐하면 수요는 전욱이 제작한 것이기에 강력한 매개체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욱이 소환되자마자 말했다.
“전욱이시여! 제물을 받아주소서.”
초상기인의 심장을 꺼내서 전욱에게 바치자 전욱은 흡족한 듯 말했다.
[ 기본은 되어있군. 내게 무엇을 원하느냐?]나는 여기가 도박의 경계라는 걸 깨달았다. 전욱이 아무리 호의적이라고는 하지만 여기서 괘씸죄로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배짱을 돋우며 말했다.
“저는 화요의 결계가 해제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결계가 해제되더라도 천계가 움직이지 않게끔 해 주십시오.”
[ ……]
전욱은 의외라는 듯 한동안 혼돈으로 그득한 얼굴을 들어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말했다.
[ 가능한 일이지만, 필멸자여. 그대는 화요의 위치를 알고있긴 한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화요를 얻어낸 다음에는 다시 봉선의식을 치뤄서 내게 그 허락을 받겠다?] “그렇습니다.”
역시 신이라서 그런지 이쪽의 속셈을 다 알아챈 모양이었다.
이 계책의 좋은 점은 대운중첩으로 얻는 것과 달리 내가 화요를 얻은 다음에도 생존할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의식을 서너 번이나 치르기 때문에 보물을 거의 탕진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대운중첩을 하면 반드시 죽어버리기 때문에 다르지 않다. 되려 생존해서 화요를 지닌 채 다음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되는 것이다.
전욱이 한참 침묵하더니 웃었다.
[ 크하하하하… 재미있군. 이렇게 노골적으로 칠요를 얻으려는 인간은 상고시대 이래로 처음이야.] “… 안 되겠습니까?”[ 안될 건 없다. 하지만 그대는 칠요가 이 세상에 어떤 의미를 갖고있는지 알고 있는가?] “칠요는 고대의 맹약을 상징하는 쐐기이며, 삼황오제와 [옛 지배자]의 휴전을 의미하며, 인간이 삼황오제의 가호로 수호받는 증거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 ……]
전욱이 황당한 듯 말을 잊었다. 자신들의 주군의 기세가 일변하자 주위에 포진하던 만귀전의 소신격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전욱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했다.
[ 너는 대체 뭐지? 어찌 그 모든 걸 알고 있느냐?]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전 이미 수요를 갖고 있습니다. 칠요의 비밀에 저보다 근접한 자가 세상에 있겠습니까.”
[ 흐음…]
“칠요를 얻는 게 껄끄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현재 이 대명제국의 황궁에는 이족의 세력이 크게 침투해 있습니다. 이는 인간을 이용하는 것이라 삼황오제께서도 끼어드시기 힘든 문제 아닙니까? 제가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 네가 이족의 세력을 견제하겠다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그걸 위해서는 칠요의 힘이 필요합니다.”
전욱은 뜻밖의 상황에 고민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한참 후에 말했다.
[ … 좋다. 그대의 청에 의해 화요의 결계를 해제하노라.]우우웅
전욱이 손을 휘두르자 뭔가 빛의 원반같은 게 머나먼 지평선으로 날아갔다. 원반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자 전욱은 지평선을 지켜보더니 말을 이었다.
[ 아주 흥미롭군… 그대의 이름은?] “백웅입니다.”다음 순간, 나는 예상치 못했던 제안을 듣게 되었다.
[ 백웅이여. 나의 사도가 되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