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08
10화
해산이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내년도 회의 장소와 시일 을 다시 합의해야 할 때건만,그걸 언 급할 수 있는 분위 기 가 아니 었다.
단 하루 만에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 졌다.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일거 에 터트려 버릴 문제들이 확산되고 있 는 실정이었다.
빌더버그 클럽이 수십 년에 걸쳐서 만든,금융의 세계화.
도리어 그것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 았다. 미국에서 기침을 하면 전 세계 에 독감이 퍼진다.
콜록. 으악!
콜록. 으아악!
조나단은 먼저 회의장 출입구로 향 했다.
나오는 회원들에게 초대장이 든 편 지 봉투를 건네기 위해서였다.
호기심 어린 시선을 띠는 이는 극소 수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초대장을 확 인한 즉시 얼굴을 굳히며,조나단에게 돌아왔다.
그렇게 조나단 주위가 회원들로 북 적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무슨 수작이오.”
“보시는 바와 같소. 내년도 한국에서 개최되는 새 클럽의 초대장이오.” 회원들은 얼굴을 붉혔다.
그들의 마음 같아선 당장 초대장을 찢어발기고 싶었지만,지금 조나단 앞 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특히 미국 회원들은 대부분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과 얽 혀 있었다.
“아시안이 개최하는 회의에 누가 참 석하려 하겠습니까?”
그런 어조는 차라리 나았다.
“이건 통첩장이오. 우리들을 향한 전 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거요. 모르 시오?”
한 회원이 조나단에게 일갈했다.
“무슨 섭섭한 말씀을. 초대에 응하지 않으면 그뿐인 것 아니 겠습니까. 참고 로 질리언과 조슈아,콜튼,제시카,제 이미,다니엘 그리고 나 조나단은 올 해를 기점으로 빌더버그 클럽에서 탈 퇴하는 바요.”
미 대통령이 조나단에게 눈빛을 보 냈다.
회원들을 물리고 조용한 곳에서 독 대하자는 뜻인데,빌더버그 클럽 안에 서 미 대통령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 다.
조나단은 단번에 무시했다.
“빌더버그 클럽은 화합은 고사하고 원한만 쌓는 창구일 뿐이오.”
“그 사달을 만든 게 조나단,바로 당 신들이잖소!”
드레스너 로트쉴트였다.
그는 초대장을 차마 찢지는 못해도 조나단에게 던지다시피 돌려주며 소
리를 높였다. 조나단은 차분하게 대꾸 했다.
“초대장을 지니신 분에 한해서만 입 회가 허가된다는 점,이 자리에서 확 실히 하리다.”
조나단은 드레스너 에게 초대장을 다 시 내밀었다. 모두는 조용해졌다.
드레스너가 뭐라 말하려던 찰나,조 나단의 대꾸가 먼저였다.
“버리시겠소? 아니면 일단 받아 두 었다가 고민해 보시겠소?”
드레스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약 아빠진 시선들이 자신에게 쏠려 있었 다.
세계에서 권력과 돈 냄새를 가장 잘 맡기로 소문난 시선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드레스너는 물러날 수 없 었다.
그는 좀 더 과감하게 나가기로 했다. 드레스너는 초청장을 돌려받자마자 바닥에 내팽개치고,구두 굽으로 짓밟 았다.
“조나단. 이런 장난질에 넘어갈 회원 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소.”
그러면서 드레스너는 그와 눈이 마 주치는 회원들을 향해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잠잠했다.
“나도 참석할 일은 없을 겁니다.”
회원들은 그런 비슷한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갈무리한 초대장이 그네 들의 품 밖으로 빠져 나오는 일은 없 었다.
조나단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무리에서 빠져나왔다.
질리언을 비롯한,일명 나선후 그룹 의 사람들이 조나단의 뒤를 따랐다.
그들을 바라보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패색이 짙어졌다. 저들은 몇 년에 걸 쳐 클럽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 왔으 며,이제는 저들의 협조가 없으면 클 럽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을 지경에 이 르렀다.
그랬던 자들이 일거에 탈퇴를 선언 함과 동시에 새로운 클럽을 창립하고 나갔다.
마치 냉전 시절처럼,세계 질서를 편 성하는 세력이 양분되는 것이라면 어 떻게든 다독여 볼 문제건만.
진짜 문제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에 저들의 힘이 어디까지 확장되어 버 릴지 추정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었다.
나선후 그룹이 빠져나간 자리.
회원들은 원망과 질책이 섞인 눈초 리로 드레스너를 바라보았다.
“이 사달은 로트실트 가문에서 자초 한 겁니다. 어쩌자고 조나단 그룹의
핵폐기물을 가져온 겁니까. 도리어 아 시안이 활개 칠 수 있게 만들어 준 꼴 이 아닙니까.”
“우리는 당신네 가주인,아이작 로트 실트의 도발을 잊지 않고 있소. 이 사 태는 당신네 가문 안에서 해결해야 할 거요.”
“지금이라도 밝혀 보시오. 석유 시장 을 전부 가져온 빅딜(Big deal). 그 규 모가 얼마쯤 됩니까?”
“드레스너! 당신네 가문에서 얼마나 퍼 주었냐는 말입 니다.”
“서브프라임이 터지면 석유 시장도 함께 공멸입니다. 아시안은 그 동안
누적시킨 자금에 더불어 당신네가 퍼 준 돈까지 합쳐, 우리들 자산을 쓸어 담을 겁니다. 실로 심각한 지경입니 다.”
“대답하세요. 드레스너 !”
“드레스너!”
“드레스너어 어!”
드레스너는 순간 대답할 뻔 했다. 물 론 숫자는 아니 었다.
‘대체 왜 나한테 지랄이야,똥을 퍼 질러 놓은 건 내가 아니라 아이작이라 고!’
드레스너는 그 말을 속으로만 삼킨 다음,간신히 마음을 진정시켰다.
“내년도 빌더버그 클럽 회의는 런던 시티의 로트실트 호텔에서 개최됩니 다. 시일은 5월 5일. 그날까지 합심하 여 사태를 수습합시다.”
“합심? 웃기는 소리 마시오. 로트실 트 가문에서는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 사태를 무마시켜 놓아야 할 거요.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이 프 레이 사태를 해결해 놓은 것처럼.”
“로트실트에서 가져간 모기지론 사 업부만큼은 터져서는 안 됩니다.”
“해결할 수 있소?”
“해결할 수 있습니까? 드레스너?” 드레스너는 이를 악물었다.
‘없어. 없다고!’
“그러니까 여러분들께서는 우리 로 트실트를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여러 분들의 자산을 위해서라도.”
장내는 다시 시끄러워졌다.
드레스너는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았 다.
워싱턴과 월가를 오갔다.
아이작 로트실트가 만들어 놓은 감 정선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월가의 투자 은행 두 곳이 또 한날에
파산해 버린 날이었다.
지난 세 달간 그런 일들이 빠르게 일 어 났다.
북미의 은행과 증권사들이 세 곳 중 한 곳 꼴로 파산하고 있었고,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에서는 헐값이 분명한 가격으로 그것들을 인수하겠다는 신 호들을 꾸준히 보내오고 있었다.
대형 은행 몇 곳에서는 이미 뱅크런 (Bank Run:대규모 인출 사태)이 진 행 중이다.
〈 버틸 수 있을 것 같나?〉
<……죄송합니다.〉
드레스너는 핸드폰을 끊으며 다리 밑을 쳐다보았다. 한밤의 어둠이 서려 있는,저 밑의 강물에서 보내오는 유 혹이 강했다.
석유 시장을 매입하는 데 들였던 자 금은,인류 역사상 최대라고 장담할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모기지론 사업부가 들어간 로트실트 체인 사(方)는 명줄이 끊기기 일보 직 전이었다.
‘내가 죽긴 왜 죽어. 아이작,본가를 말아먹은 그 개자식이 죽어야지.’
매번 이런 식이었다. 그때.
< 납니다. 지금 백악관으로 들어올 수 있 습니까?〉
미 재무부의 긴급 회의에 드레스너 도 비밀리에 참여하라는 연락을 받았 다.
실버만,AP머건 등 대형 은행과 증 권사들의 인사들도 한자리를 차지하 고 있었다.
드레스너는 마치 적진 속에 혼자 들 어온 기분이었다.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
미국에서 로트실트 가문의 영향력은 대대로 대단해서,가문을 향한 분위기 는 언제나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눈초리들이 사나워져 있었다.
‘나를 바이러스 보듯 하는군. 틀린 말도 아니지. 체인 사가 터져 버리는 순간,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핵 폭탄이 터져 버리는 셈이니까. 흐흐.’
드레스너는 돌아가는 분위기를 읽었 다. 미 정부도 어쩔 수 없는 거다.
“로트실트 체인 사(寺)는 서브프라 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체인 사가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이에 우리는 최대 2천억 달러 까지 의 긴급 구제 금융 시스템을 발동 시키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체인 사에 서는 얼마가 필요합니까?”
“3조 달러.”
드레스너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고 장내는 일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잠시 후 격앙된 목소리가 침묵을 깨 며나왔다.
“우리 정부의 한 해 예산을 말씀하시 는군요. 드레스너. 이는 어디까지나 구제 금융인 겁 니다. 로트실트 가문에 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의욕조차 보이
지 않는다면……
“없소.”
“뭐라 하셨습니까.”
“아직도 모르시겠소? 못하는 거요. 가능했다면 진즉 그랬겠지. 우리 가문 의 자산 대부분이 저당 잡혀 있소. 체 인 사를 살려야만 한다면 3조 달러 이 상의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란 말이 오.”
“당신들은 로트실트 가문 아님니 까.”
“흐흐. 그랬지.”
“이보시오. 드레스너! 태도가 그게 뭡니까.”
“두 달 전,빌더버그 클럽에서 했던 말을 무시한 결과가 지금이오.”
“여긴 빌더버그 클럽이 아닙니다. 클 럽의 회원 자격이 없는 분들도 계시니 말을 삼가주십시오.”
“당신들은 최선을 다해서 우리 체인 사를 살려 놔야 했소. 성공의 여부와 는 상관없이,노력이라도 보였어야지. 그랬다면 적어도 시간을 벌 수는 있었 을 거요. 결국에 이렇게 되긴 마찬가 지였을 테지만.”
드레스너의 그 말에 장내의 모두는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흐흐흐..
작지만 장내가 몹시 조용했기 때문 이었다.
드레스너의 자포자기한 웃음소리가 끝자리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그 무렵 드레스너의 핸드폰이 울렸 다.
진동으로 바꿔 놓지도 않아서,울려 퍼진 그것은 흡사 경종(警鐘)과 같았 다.
연락을 받는 드레스너 쪽으로 긴장 된 시선들이 집중됐다.
“수고했네.”
드레스너는 핸드폰에 대고 한마디만 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레스너? 혹시……
“방금 파산 보호를 신청했소. 받아 주고 말고는 당신들 재량이지만,받아 줄 수야 있겠소? 3조 달러짜리 핵폐 기물을. 흐흐. 받아 준다면 내 기꺼이 박수를 쳐 드리리다. 다 같이 죽기밖 에 더하겠소?”
누구도 떠나는 드레스너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엔 터져 버 리고 말았다.
좌중 대부분은 얼굴을 감쌌다.
손에 막힌 시야로 검어진 세상 안에 선,연일 터져 대는 핵폭탄의 섬광이 벌써부터 번쩍거리고 있었다.
세계 경제는 끝장났다. 드레스너의 발걸음도 휘청거렸다.
회의가 진행됐던 드레스너의 등 뒤 쪽으로는,그보다 더할 수 없는 혼란 이 시작됐다.
드레스너를 지나쳐 뛰어나오는 자들 이 수두룩했고 그들 대부분은 월가에 대형 은행을 보유한 자들이었다. 정부 인사들은 절망이 깃든 표정을 하고는, 가만히 둘 수 없는 손으로 데이터 파 일들만 뒤적일 뿐이다.
드레스너는 북한발 핵이 떨어져도 이 난리는 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 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자본사회의 진짜 핵폭탄이 터 져 버리고 만 것을.
“흐흐..흐흐흐…
「로트실트 체인 사(寺) 파산 보호 신 청. 파산 규모 3조 2천억 달러!
세계 금융에 대재앙이 직격했다.
200년 전통을 자랑하던 세계적 투자 은 행인 체인 사마저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다.
체인 사는 실질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
지론 시장을 주도해 왔던 조나단 투자 금 융 그룹의 모기지론 사업부를 전격 인수 하며,세계 모든 은행을 통틀어 가장 많은 모기지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 다.
그동안 체인 사의 드레스너 로트실트는 체인 사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 녔으나,명문 은행들과의 논의는 초반부터 결렬되어 왔었다.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2천억 달러의 파 산 규모는 세계 금융에 실로 엄청난 파장 을……〈하략〉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