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222
2 화
자신을 쳐다보고 있던 염마왕의 냉 담한 눈길이 화이트보드로 향하던 무 렵.
협회 안전국에서 백악관의 안전을 위해 보내 왔었던 팀이 움직였다. 경호실에도 각성자가 고용되어 있긴 하지만 브실골들이 대부분.
그러나 안전국에서 보내져 온 팀의
책임자는 무려 마스터 구간의 각성자 였다.
각성자 서열 1295위. 코드명은 우사 (雨師).
미 대통령은 그자가 최종장에서 염 마왕에 직접 속해 있었던 것을 생각해 냈다.
그래서 인사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후 뒤로 빠져 있었는데,잠 깐 느껴진 것만으로도 둘 사이는 각별 해 보였다.
최종장에서 각성자 대부분이 그분의 연인 마리를 도모하려던 당시,염마왕 과 그의 군단은 외계 괴물들과의 전투
를 지속했다고 들었다.
과연 둘 사이는 선을 딱 그어 상하 (上下) 관계가 뚜렷하면서도 최종장 말엽에 형성된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 다.
‘지시를 내리면 그게 무엇이든 저지 르고 말겠지. 설령 그 지시가 이 나라 의 전복일지라도……
염마왕과 눈앞의 각성자,둘 사이에 서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꼭 그런 유대 관계가 아니더라도 각 성자들은 그분의 힘에 굴종한 상황이 다.
쳐라,그 한마디면 끝이다.
그때부터는 암막에 가려져 있던 그 분식 전제주의가 정말로 세상을 통치 하는 순간이 된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시위도 그렇 고. 기회주의자들로 가득 찬 정계의 상황도 그렇고.
그러니 가정을 아니 해 볼 수가 없었 다.
인내심이 바닥나신 것이라면?
그래서 세계를 재편성하기로 하셨다 면?
그런 세상이 도래하면 자신이 설 자 리가 있겠냐 하는 거다.
각성하지 않은 클럽 회원들에게도
기회가 올까…….
참담한 계산이 었다.
자신에게 최선의 방향은 지금 이대 로가 유지되는 것이니까.
그건 그분을 공격하고 있는 대중들 과 정계의 의원들도 마찬가지니까.
미 대통령은 염마왕과 안전국 각성 자를 눈앞에 두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인생이란 곧 생존하는 것이며 어디 서든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만일 칼로써 시위를 제압하시고,그 걸 기점으로 통일 전제 정권을 수립하 실 계획이시라면 자신은 방향을 확실
히 잡아야 한다.
학창 시절이 생각났다.
엿 같은,뉴욕군사학교 (New York Military Academy).
졸업한다고 장교로 임관하는 국가 교육 시설은 아니었지만,군대보다 살 벌하다 확신할 수 있는 곳이 었다.
각 잡힌 교복을 입고 광을 낸 벨트 버클을 차고 다녔다.
그렇지 않아도 잘난 집안들의 문제 아들을 모아 놓은 곳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항상 1등 이 되어야 했다.
설사 자신감이 없어도 항상 자신감
이 넘치는 모습으로 보여야 하고.
한번 결단을 내렸다면 그것이 잘못 된 결단이란 걸 깨달았을지라도 끝까 지 밀어붙여,약점을 노출시키지 말아 야 한다.
그것이 제일 중요한 생존의 법칙. 미 대통령은 결단이 섰다.
물론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은 대중 들을 탄압하고 싶지 않았다.
친애하는 대중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클럽의 공작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 대중들의 편에 설 것 이냐,클럽의 일원으로 남아 있을 것
이냐 묻는다면 그것만큼 쉬운 질문은 없었다.
미 대통령의 머릿속에선 총으로 무 장한 군인들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 는 광경이 펼쳐졌다.
안전국 각성자가 나가고 난 후였다. 미 대통령은 바로 말했다.
“계엄을 선포하겠습니다.”
미 대통령의 머릿속엔 이미 계획이 서 있었다.
누구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할 것인 지,이에 반대하는 주지사들을 어떤 방법으로 불러들여 감옥에 처박아 둘 것인지.
또 계엄 해제를 주장하고 나오는 의 원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묵살할 것인 지.
험난한 과정이 되겠다만 반드시 성 공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러나 염마왕에게선 이렇다 할 대 답이 없었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이름들,그중에 서 청문회 개최파에 속하는 일원들의 이름들을 눈에 담고 있었다.
두 눈에 서늘한 빛을 띠면서.
미 대통령은 역시나,자신이 느낀 게 틀림 없다고 확신했다.
그분과 그분의 측근들은 만들어 왔
던 질서들을 뒤엎을 만큼 화가 많이 나셨다.
그런데 들려오기 시작한 대답은 그 러한 눈빛과는 다른 것이 었다.
“고작 이런 사안으로 계엄이라,국정 을 마비시키기에 제격이겠군.”
고작이 아니었다.
혁명을 자처하는 무리들이 폭발하고 있었다.
월가를 넘어서 주요 도시 곳곳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번지고 있었다.
염마왕은 멍해져 버린 미 대통령을 뒤로하고 청문회 계획서를 집어 들었 다.
그러고는 계획서에 빗금을 그어 대 고 몇 가지 문구를 써넣었다.
그것을 미 대통령이 되돌려 받아 확 인했다.
「특별조사 청문회 계획서 (존도) (조 나단 헌터)
청문 대상: 존 도(John Doc)
조나단 헌터 (Jonathan hunter)
목적: 특별조사 청문회를 실시함에 있어 대상을 출석하게 하여 질의한 후 답변과 의견을 청하며,필요한 경우 증인 등으로 부터 증언 •진술을 청취함으로써 …….」
“합의점이 될 것이다. 그대는 더 이 상 적을 만들지 않는 게 좋겠어.”
미 대통령은 거기에 대고 무슨 대답 을 해야 하는지 떠오르지도 않았다.
“그래도 노력은 가상하였다. 기억해 두지.”
수석 보좌관의 사무실에 다시 혼자 만 남게 되었을 때.
미 대통령은 무엇이 자신의 진심이 었는지 혼란스러웠다.
안도와 아쉬움이 아무렇게나 뒤섞여
있었다.
진이 빠질 대로 빠져 버렸기 때문일 까.
청문회를 통과시키라는 지시 덕분에 부담을 덜은 셈이나 피로감이 몰려들 었다.
미 대통령은 개인 처소로 향하지 않 고 대통령 집무실로 돌아갔다.
“그래도 노력은 가상하였다. 기억해 두 지.”
그건 그분의 대행자가 마지막에 남 긴 말씀이었다.
힘없이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 이후로,미 대통령의 만면에는 쓴 미 소가 번져 있었다.
‘이게 그분의 뜻이란 말인가. 이런 엿 같은 상황에서도……
그는 오늘 밤은 잠들 수 없다는 사실 을 깨닫고는 책상 한편에 놓여 있는 성경을 끌어당겼다.
백악관에 입성하던 당시,선서에 사 용됐던 에이브러탬 링컨 전 미 대통령 의 성경은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내 용물은 같다.
출애굽기 21장 23절부터 25절까지.
그러나 어떠한 손해가 뒤따르면 너 는 생명은 생명으로,눈은 눈으로,이 는 이로, 손은 손으로,발은 발로, 화 상은 화^>h으로,상처는 상처로,매는 매로 갚을지니라.
그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었 다.
대선에서 이 구절을 인용하며 무슬 림 테러분자들을 입국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때에는,마태복음 5장 39 절 ‘누구든지 네 오른뺨을 치거든 왼 빵을 돌려 대라’는 말씀으로 반격을 받곤 했었다.
그래서였다.
미 대통령은 과거에 자신을 공격했 던 기회주의자들과 지금까지도 ‘그분’ 을 두고 메시아라 주장하는 목회자들 에게 오늘 일화를 공개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도리어 대행자로 하여금 청문회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마태복음 5장 39절의 말씀과 무엇이 다른가.
가뜩이나 대부분의 종교들이 그분의 이름으로 교단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시국이 었다.
금력과 무력뿐만 아니라 신앙까지,
그렇게 삼위일체(드位一體)를 이룰 수 있는 시국…….
거기까지 생각이 미쳐 버리고 만 순 간.
‘무슨 미친 생각을.’
전 인류가 광신자가 돼서 그분만 바 라보고 있는 세상을 떠올리니 등줄기 가 오싹해졌다.
그러한 세상보다는 차라리 대중을 군왓발로 짓밟는 전제 정권이 낫다. 그리고 그런 전제 정권보다는 지금이 낫다.
이쁨날 아침,미 대통령은 디콜스 의
원을 집무실로 불렀다.
시위가 그분의 모국(母國)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프랑스로도 확산된 게 기 정사실로 된 아침이 었다.
한국 대통령과의 핫라인 통화가 끝 날 무렵에 디콜스 의원이 들어왔다.
의원은 전투적인 기세를 감추지 못 하고 있었다.
청문회를 같이 추진했던 의원들 중 많은 자가 대통령 쪽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대통령님. 정말 그렇게 하고 싶으신 겁니까? 진심입니까?”
의원은 언성을 높인 그 말로 아침 인
사를 대체했다.
“이건 당을 넘어선 국가적 차원의 문 제입니다,의원님.”
“국정은 혼자서 이끄실 수 없습니다. 다시 언급해야만 하는 게 참 야속합니 다만,지금에라도 우리 당 지도부의 결정에 동참……
“그럼 이건 필요 없겠군요. 어디 한 번 표결에 부쳐 볼까요?”
말로만이었다. 미 대통령은 심술궂 은 표정을 지으며 청문회 계획서를 넘 겼다.
의원의 눈초리가 가늘어 졌다.
“조나단 헌터?”
미 대통령이 청문회 계획서를 턱짓 해 보이며 대답했다.
“그걸로 합의 봅시다,우리. 이러고 도선거에 참패하면,그땐……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과 얘기가 끝 난 사안입니까?”
“당장 중간 선거만 보지 말고,20년 재선까지도 좀 보자는 겁니다. 월가에 무작정 등을 돌렸다가 누구 돈으로 선 거를 치른답니까. 그렇게들 시야를 좁 게 가져가서야 원. 표밭 잃었으면 새 로운 표밭 뚫어야 하는 거고,돈줄 끊 겼으면 새로 끌어당겨야 하는 거 아닙 니까.”
“잠시만요,대통령님. 조나단 헌터가 정말 나와 준답니까?”
“거부하면 의원님께서 강제로 집행 하시죠.”
미 대통령은 당황하는 의원의 표정 을 만끽하다가 마저 말했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고,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과는 이야기가 잘 끝났습니 다.”
“그거……
“다행이죠? 다행일 겁니다. 여러분 들이 참 부럽습니다. 나 같은 대통령 을 둬서.”
“대통령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
했군요. 사과드리겠습니다.”
“사과는 말로 하는 거 아닙니다. 내 가 여러분들을 살려 줬다는 거,잊지 나마십시오.”
갑자기 조용해져 버렸다.
월가의 황소상 앞에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던 어느 행위 예술가들도, 시위 선을 넘어가 버린 걸 빌미로 체 포당하는 시위대와 체포하는 경찰들
도.
시위대로 넘쳐나는 거리를 두고 ‘완
벽한 교실’이라며 강연을 해 왔던,아 탁의 학술 자문 교수진들도.
수레에 기부 음식과 생필품을 싣고 돌아다니던 행인들도.
전부 다였다.
그들이 불법적으로 설치된 대형 모 니터를 올려다보기 시작하면서 온갖 구호들로 그렇게나 시끄러웠던 거리 는 시간이 멈춰 버린 듯했다.
[ 속보: 하원 특별조사 청문회 타결…… 시작의 날,금융 방어에 관하여 ‘조나단 헌 터’ 특별조사 청문회 개최. 출석 통보 마 쳐.]일순간이었다. 승리의 함성 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조나단 헌터가 출석을 거부하면 어 쩌 지?”
문득,누군가 의문을 제기했지만,그 때만큼은 그것도 함성 소리에 묻혔다.
하지만 흥분이 가라앉은 무렵에는 그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불안해졌다.
민중의 목소리가 백악관에 닿아,월 가와 떼 려야 멜 수 없는 정치 인들까지 도 비로소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 데.
정작 각성자이자 협회원이기도 한 조나단 헌터에게는 세계 각성자 협회 대 유엔 회원국들 간의 협정에 의거, 출석을 거부할 권리가 있었다.
권리를 논하기 전에,조나단 헌터는 각성자 자체 의 힘만으로도 서 열 4위.
그가 출석을 완강히 거부하면 무슨 수로 청문회를 진행시킨단 말인가.
그렇게나 높았던 함성 소리는 새로 운 구호로 바뀌 어 져 갔다.
“조나단은- 출석을 해라!”
“조나단은- 출석을 해라!”
그러고 몇 시간이 지나서였다.
아탁 학술 자문 교수들의 강연을 설 파하고 있던 대형 모니터가 화면을 전 환시 켰다.
거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아나운 서의 얼굴 아래,시위대들은 본인들이 그토록 요구했던 것과 부합한 문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아아아아一!
모두는 서로를 끌어안았다.
울음을 터트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 속보: 조나단 헌터 “출석하겠다.” ]거리의 시위대들은 거기를 바라보면 서 본인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리던 그 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그 날이 밝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