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304
21 화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루루아까지 합 류했다.
[ 아앗! 저 루—제르가 무적 루—루아 님 을 뵙습니 당! ] [ 그래. 그래. ( 느으 ) 나 무적 루-루아 가 지금 쪼까 힘들거든? 루-제르 네가 더 많이 고생해 줘야 쓰겄다. ] [ 맡겨만 주시와요. 그런 각오도 없었다면 저 루一제르가 이런 사지까지 왜 달려 왔겠어요. 무적 루_루아 님을 향한 충정 은영원하와요. 있] [까〜 ᄍ 루一제르〜] [루-루아님시
“아주 꼴값들 떨고 있구만.”
성일은 루루아와 헤라와 함께 진입 한 또 다른 인도관을 향해 짜증스럽게 말을 뱉었다.
그래도 그의 눈가를 스치고 간 미소 가 잠깐이나마 눈꼬리 끝으로 옅은 주 름을 만들었던 게 사실이다.
정비를 갖는 시간.
성일은 헤라의 시선을 느끼며 고개 룰틀었다.
그쪽도 예민한 시선이긴 마찬가지였 다.
헤라는 눈길이 부딪치자마자 얼굴을 돌리고 마는데,정작 성일의 시야에 들어온 건 헤라를 쳐다보고 있는 그녀 의 길드원들이 었다.
헤라는 자신처럼 민간인과 다를 바 없는 처지로 능력이 차단된 상태다.
이제 헤라의 팔다리는 그저 늘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데 그녀에게 억한 감정을 품고 있 을 이가 하나 없겠는가.
본인들을 사지로 끌고 온 그녀의 결 정에 반심을 품은 이가 하나 없겠냐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많은 남성 각 성자들 중 누구도 눈동자를 굴리거나 다른 이들과 밀담을 주고받는 것 없이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서슬 퍼런 눈길로 길드 원들과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는 헤라.
성일은 그걸 보면서 생각했다.
헤라의 길드원들이 통제되고 있는 진짜 이유는 퀘스트에 딸린 막대한 평 판 보상에 있는 게 아니라,바로 그 눈 빛에 있을 것이다.
‘제법이여,헤라.’
정말로 그러한 눈빛에서 자연스럽게 마리 누님이 올랐다.
헤라가 백인 여성이고 금발에 늘씬 한 몸을 가진 암고양이 같은 모습이었 어도 눈빛만큼은 누님의 그것과 동일 하다.
이따금씩 적들을 향해 보이는 마리 누님의 공포스러운 눈빛과.
[ 남은 시간 (나이트 습격까지: 1시간 45 분 2초) ]성일은 알림 창을 확인하며 전했다.
[ 칼리버: 누님,나요. 부탁 하나만 하겠 수. 앞으로 1시간 45분 뒤에 소 대가리 군 단의 나이트 습격이 있을 예정이오. 그런 디 여기 도시들이 다 파괴되었수. 아시잖 소. 도시들이 그따구로 망가지면 어떤 상 황으로 치닫는지. ] [ 칼리버: 그렇다고 절망적인 건 아니요. 헤라,고 가시나가 길드원들을 죄다 끌고 와 줬고만요. 기천이 넘수다. ] [ 칼리버 : 어쨌든 빛기둥 수호자는 막타 만 치믄 끝나는 상황이요. 소 대가리 잡졸 들이 고것을 지키고 있긴 한디,고건 우리 쪽에서 어떻게든 해 볼라니께. 누님. 누님 께선 나이트 습격을 없애 주쇼! ] [ 칼리버: 누님이 계신 곳에서 말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1시간 45분 남았수. ] [ 칼리버 : 1시간45분. ]답변은 거의 즉각 돌아오다시피 했 다.
그러나 성일에게는 그렇게나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 마리 누님: 접수 완료. 너는 여전히 무 적 칼리버야. 잊지 마! ] [ 칼리버: 왜 아니겠수. ]“헤라. 이제는 우리 하기에 달렸으 (Hera. It’s up to us now).”
성일은 헤라에게 다가갔다.
그때 헤라가 본인이 양 주먹에 쥐고 있던 무기를 성일에게 내밀었다. 그것 은 과거에 성일이 헤라에게 줬었던 뭉 족 노신의 클로였다.
“왜. 주먹 파괴자 양반. 이 상황에서 도 맨주먹을 고집하는 건 아니겠지?”
성일은 말없이 그것을 건네받았다.
그러고는 양 주먹으로 말아 쥐었는 데,아이템 효과는 차단되었을지언정 주먹 안으로 꽉 들어오는 느낌만큼은 제대로였다.
또한 주먹 쥔 손가락 사이사이로 5뼘 이상 튀어나와 있는 갈고리의 예리함
도 믿음직스러 웠다.
설령 전투 도중에 그날들이 부러질 지라도 쥐고 있는 것만으로 주먹의 세 기를 보강시켜 줄 것이다.
그런 성일의 모습을 보면서 헤라가 말했다.
“불곰(Brown bear)이 따로 없네. 이 참에 코드명을 바꾸는 게 어때?
“그짝은 어짤라고?”
성일이 헤라의 빈손을 향해 뇌까렸 다.
“뭐야,불곰. 정보망이 별로잖아.”
헤라는 한 길드원에게 손가락을 까 닥거렸다.
많은 짐을 지고 있는 사내였다. 배낭 바깥으로는 배낭에 담을 수 없는 다양 한 무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헤라가 그중 장검에 묶여 있던 매듭 을 풀면서 말했다.
“내 주력은 클로만이 아니야. 곧 알 게 될 테지.”
수풀에서 조심스러운 흔들림이 시작 되었다.
그 안에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린 내 나는 피를 칠한 사람들이 호흡마저
죽이며 바클란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 었다.
동서(東西)로 크게 두 무리.
원거리 무기를 쥔 이들이 선두.
성일은 전투에 앞서 본인의 무리에 속한 이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집게와 중지를 굽혀서 자신의 눈을 가리킨 다음, 엄지로 어깨 뒤쪽을 가 리키는 식으로였다.
진짜 메시지로도.
[ 길드장 칼리버: 눈을 노린 다음 빠져라 잉.]헤라 쪽에서도 같은 지시가 강조되 고 있었다.
석궁이든 활이든 투창이든.
무한대로 투사체를 보충해 주었던 아이템 또한 이제는 그 효과가 차단되 었다.
그들은 본인들의 무기가 쓸모없게 되면 뒤쪽으로 빠져 있다가 교전을 틈 타 빛기둥 수호자를 죽이는 역할을 맡 았다.
충분한 공격 거리가 확보되었을 무 렵 수풀의 흔들림도 멎었다.
성일은 그 커다란 손바닥을 앞에서
쪼그리고 있는 사내의 어깨에 얹었다. 떨리고 있는 건 사내의 어깨만이 아니 었다.
거기에 얹어진 성일의 손 역시 같았 다.
직전까지만 해도 침착했던 성일이었 으나 비로소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두려움이 스며든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바클란 이란 괴물들이 얼마나 강한지 알기에.
그러니 그분의 가르침을 상기해야 할 때였다.
[ 길드장 칼리버: 모두들 두려울 것이여. 왜 아니 겄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지. ] [ 길드장 칼리버: 근디 두려움은 그저 몸 이 보내오는 신호인 거여. 적들이 겁나게 쎄니께,그걸 염두에 두고 사력을 다하라 는 신호로다. ] [ 길드장 칼리버: 몇이나 살지는 몰라도, 생사를 장담하지는 못혀도 이것만큼은 확 실히 해 주겄어. 우리가 이긴다. 공으로 여 기까지 온 우리가 아녀. ] [ 길드장 칼리버: 그리고 전사자든,살아 남은 자든. 너희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겄 어. 근디 나만 그러겄냐고. 퀘스트! 그분께 서도 너희들을 지켜보고 계심을 잊지 말 도록. 증말로다 행동으로 보여 주드라고. ] [ 길드장 칼리버: 카운트 다운 들어간다 잉. 10. ] [ 헤라: 9. ] [ 칼리버 : 3.] [ 헤라: 2.] [칼리버: 1.] [ 칼리버, 헤라 : 공격! ]선두에서 투사체가 발사됐다. 일제히.
[ 전투가 시작 되었습니다. ]능력이 차단되지 않았다면 발 한 번 구르는 것만으로 끝내 버렸을 조무래 기들에 불과했을 거란 미련 따윈…….
전투와 동시에 머릿속에서 지워 버 렸다.
실제로 그것들이 휘두르는 대형 도 끼는 언제고 전우들의 목을 쳐 내 버 리는 단두대의 칼날이 되었다. 그것들 은 소 대가리가 아니다.
뻘건 눈이 흉흉한 악마의 얼굴을 달 고 있는 것들이었다.
고대의 못된 인류 집단 중 어딘가에
서 숭배되었을 것 중에는 필시 저런 모습으로 상상된 악마가 있었을 것이 다.
그것들과 눈이 마주칠 새면 무자비 하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일어났다.
도중에 도망친 이들이 얼마나 되는 지 확인할 틈조차 없었다.
도망치는 게 가능하기 나 했을까.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곤 목이며 몸 이 양단된 전우들의 시체. 그리고 거 기에서 흘러나온 내장 덩어리와 핏물 뿐.
그러나 아주 실패한 것만은 아니다.
별동대가 진입할 틈을 만들어 주는 데 성공했으니까.
그런데 그것들에게서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게 큰 문제 였다.
성일은 바클란을 죽이는 데 가까스 로 성공한 다음에 그 점부터 다시 확 인했다.
[ 길드장 칼리 버: 빛기둥 수호자는? 대답 들 안 혀? 다 뒈졌쓰? ]‘기껏 틈을 만들어 줬더니만,고것 하나 끝장 못 봐? 쓰벌……
때는 전황의 흐름에 따라 전장이 숲
쪽으로 밀려난 이후였다.
[ 헤라: 역시 살아 있군. 퀘스트 씨 (Mr.Quest). ] [ 칼리버: 하나로 확실히 혀. 칼리버여, 불곰이여,퀘스트 씨여? ] [ 헤라: 나불거릴 수 있다면 싸울 수도 있다는 것이고. 불곰.] [칼리버: 니 어디여?]헤라가 보내오는 메시지들에는 위치 를 특정 지을 수 있는 지물들이 묘사 되기 시작했다.
성일은 기억을 더듬으면서 몸을 끌 고갔다.
바클란들은 추격보다 빛기둥 수호자 를 지키는 쪽으로 진열을 재편한 것 같았다.
곳곳이 찢어진 채로 살아남은 이들 도 헤라가 묘사한 지점을 쫓아 다시 집결하기 시작했다.
집결 장소에 모인 이들은 첫 인원의 1할도 되지 않았다.
이윽고 성일과 헤라가 서로 마주하 던 찰나.
[ 전체: 위대한 마리께서 바클란 군단의 본토를 점령 하였습니다. ] [ 나이트 습격이 제거 되었습니다. ]성일의 얼굴에 쓴 미소가 스쳤다.
그 미소는 해라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조금 더 벌어졌다.
붓기에 두 눈이 거의 감기다시피 한 얼굴이었어도 입가의 윤곽만큼은 멍 청해 보이는 성일 특유의 웃음이었다.
성일이 그대로 끓는 가래를 올려 뱉 어 내자,그간 입안에서 굴러다녔던 이빨 조각들이 핏물과 함께 섞여 나왔 다.
[ 칼리버: 니도 만만치 않네잉. 고것들주먹이 아주 매섭지? ]
헤라는 코로 숨을 쉬지 못했다. 입술 사이로만 쌕쌕거 리고 있었다. 땅을 얼 마나 굴렀었는지 온몸은 또 만신창이 였다.
그렇게 도망쳐야 할 땐 도망치고 싸 워야 할 땐 싸워 왔으리라.
바클란들의 주먹이 작렬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그것들의 도끼가 피부 를 갈라 들어오는 경우를 허용해선 아 니 됐다.
[ 헤라: 나불거리기로는 인도관이 따로없어. 덩칫값 좀 하지그래.] [ 칼리버: 누군 좋아서 그려? 고 잡것 새 끼들도 괜히 나불거리겠냐고. 근디 말여. 그 분께서 사전 각성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고 러한 약물들을 꼭 챙겨 다녔던 거 알으? ]
과연 성일이 그분을 언급하자,헤라 의 두 눈에 이채가 감돌았다.
[ 칼리버: 그분께서 그러시더라고. 몬스 터 피에도 진통 효과가 있지만 증말 최악 이 아니고서는 생각도 말으라고. 어쩌믄 니도 맛본 경험이 있겄네. 어떻게 생각혀? 지금이 그때 같지 않으? 최악. ]성일은 헤라에게 말을 마친 뒤 죽임 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바클란 시체를 향해 걸어갔다.
[ 헤라: 급할 거 없잖아! 마리께서……. ] [ 칼리버: 니는 그분께서 어떤 싸움을 치 르고 계신지 상상도 못 할 거여. 우리가 쯤 전까지 치렀던 거? 그딴 건 아무것도 아 녀.]성일이 바클란 시체의 벌어진 상처 에 얼굴을 처박았다.
[ 칼리버 : 아따,선짓국 한 사발이 그립 구만. ]헤라는 몬스터 피를 빨아들이는 성 일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 이런게 다 있지?’
몬스터 피는 식량이 없을 때 영양분 을 보충하는 수단이 될 수 있었다. 혹 은 직전의 말대로 진통 효과를 가지기 도한다.
거기서 오는 부정적 환각이 고통조 차 짓누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걸 한 번 맛본 이는 향수병 에 젖은 패배자가 되지 않고서야 어떤 위험한 순간에서도 입에 대는 법이 없 었다.
죽음보다 더 괴로운 환각을 직면할 자신이 없으니까. 차라리 죽고 말지.
성일이 입가를 홈치며 일어섰다.
[ 칼리버: 걱정 말드라고. 이거 쯤 마신 다고 안 뒈져. 아니,뒈져선 안 되지. ]성일은 그 말을 끝으로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생존자들이 따라서 일어섰다. 어떤 숭고한 의식처럼 적막 속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헤라는 바클란들에게 향하는 틈틈이 성일을 확인했다.
그가 어떤 환각을 보고 있는지 알 방 법은 없지만 얼마나 괴롭고 공포스러 운 것인지는,그의 꿈틀거리는 눈매를 통해 전해져 왔다.
한 번씩 중얼거려지는 이름들 또한 절망을 담고 나왔다.
기철은 누구고 수아는 누구며 또 자 성은 누군지.
그런 이름들이 진통의 효과로 직접 흘러나올 때마다 성일은 두 눈으로가 아니 라 온몸으로 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꿋꿋이 싸움터로 향하고 있는 발걸음은 가히 경악스러운 것이 었다.
헤라는 뒤를 돌아보았다.
생존자들도 칼리버의 우직한 등을 향해 그러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저게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고? 어떻 게 저럴 수 있지?
그분의 측근들은 다 저러신가. 그럴리가.
그런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생존자들이 바클란이라 불리는 악마
들과 다시 싸우러 가는 길에도 전의를 잃지 않은 까닭은,칼리버가 보여 주 는 초인적인 집념 때문이 확실했다.
그렇다. 저러한 남자의 등짝을 보고 누가 아니 홀릴 수 있겠는가.
‘이번에도 살아남는다면 인정해 주 지. 네놈에게 향하는…… 나,헤라의 마음을. 그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 지 아느냐?’
헤라는 검을 쥔 주먹을 의식했다. 점 점 결전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윽고 바클란들 또한 전투를 중단 하고 그것들 간에 재집결한 까닭이 눈 앞에 펼쳐졌다.
[ 헤라: 봐라. 저것들도 얼마 남지 않았 다. 저것들만 죽이면 나도 너희들도 그분 의 사람들이다. 우리는 새로운 시작의 지 배자가 된다. ]바클란들을 목전에 둔 그때.
갑자기 성일이 몸을 틀었다.
핏기가 사라진 성일의 얼굴로 그가 느끼고 있을 공포심이 적나라하게 드 러났다.
굵직했던 얼굴도 한순간 헬쑥해졌 다.
시작의 장을 관통해 이계의 전장에
서도 최선두에 섰던 남자.
그 남자를 이토록 공포로 몰아넣는 환각은 어떤 것일까?
헤라가 찰나에 들었던 의문은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도 잠깐.
머뭇거리던 모습을 보이던 성일이 바클란 쪽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
그가 바클란을 향해 뛰어갔다. 바클 란들도 마주해서 뛰어오는 것으로 전 투가 시작되고 있었다.
헉헉헉.
헤라는 한 번의 발걸음마다 얼굴이 며 복부며 다리까지,온몸에서 비명을
질러 대지 않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그와 똑같은 속도를 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곁으로 따라붙기에 노력한 것이 헛되지는 않았다.
성일이 바클란이 휘두른 도끼를 클 로로 막아 내며 바닥으로 나뒹굴던 그 때,헤라는 바클란에게 공격을 가했다 가 바클란이 밀어 차는 발에 의해서 멀찌감치 튕겨 날아갔다.
그 이후에 성일이 바클란의 복부에 클로의 갈퀴를 꽂아 넣은 것이다.
푸욱!
“성일은 능력이 차단된 채로도 목숨 을 걸고 있다. 그것도 네가 부리던 것 들을 상대로. 오딘은 끝이 없는 영원 의 싸움을 하고 계시지. 그들의 일분 일초가 어떤 건지 넌 모를 거야.”
우연희는 바클란 여왕,이수아의 머 리채를 잡아 올렸다.
무릎이 꿇린 채 목에도 힘이 들어가 있지 않던 이수아의 고개는 우연희를 향해 그대로 들려졌다.
세뇌는 풀렸지만 이수아의 동공은 여전히 혼란이 가득한 채 흔들리고 있 었다.
“기다려줄 수 없어,이수아.” 정말이었다.
신경아처럼 며칠의 여유를 주고 나 면 정신세계가 복구되어 정체성까지 도 되찾게 되겠지만 그 며칠조차도 허 락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세뇌의 영향 때문에 불안 정한 그녀의 정신세계를 건드리는 것
도.
결국 죽음으로 내모는 길.
이수아 따위는 얼마든지 죽어도 좋 지만 바클란 여왕은 죽어선 안 되는 것이다.
“너는 결국 네 자신을 되찾게 될 거
야. 의심하지 마. 신경아도 그랬으니 까.”
“……그랬는가?”
솨악-!
우연희가 던진 칼은 정확히 신경아 의 빨을 스치고 바닥에 꽂혔다.
“그 말투도 공손해질 거야.”
“……하지만 그대는 이미 우리 전사 들을 너무 많이 죽였느니. 그리고 가 장 큰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그분의 공능 없이 데클란의 본토를 어떤 수단 으로 침공할 수 있겠는가.”
이수아가 언급한 그분이란 선후를 말하는 게 아니 었다.
그래서 우연희의 눈초리는 더욱 사 납게 날뛰었다.
“대단해. 끝내줘. 나의 오딘.”
우연희가 내뱉은 말은 이수아의 세 뇌를 풀어 주는 도중에,그녀의 오래 된 기억 중에서 읽힌 강한 기억 중 하 나였다.
순간 이수아의 동공이 크게 확장되 었다.
확실히 우연희가 뱉은 말은 이수아 의 무의식을 자극시키는 기폭제로서 충분한 재료였다.
우연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말했 다.
“오딘의 명령이다. 통로는 내가 만들 어 주지. 네년은 병사들만 대.”
마침내 바클란 여왕,이수아가 승낙 의 뜻을 비칠 때였다.
[ 전체: 길드 ‘칼리버와 결사대’의 칼리 버가 빛기둥을 파괴하였습니 다. ]우연희는 그간 자신을 짓눌러 왔던 감정이 얼마나 컸는지 그때야말로 실 감했다.
어찌나 안심하고 말았는지,순간적 으로 다리가 풀려 버리는 듯한 느낌이 었다.
그런데 메시지는 그게 끝이 아니었 다. 오랜만에 보이는 이름 또한 난입 해 들어왔다.
[ 염마왕: 둠 카소가 폭주했다. 나를 도 와라,마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