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106
106화>
본격적인 업무 시작 (1)
“그럼 다음 주에 뵙도록 하죠.”
나는 마지막 면접자와 악수를 하며 면접을 마무리했다.
약속된 인터뷰를 모두 마치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숙소에서 식사를 준비해 줄 조리팀은 물론이고, 사무직원과 매니지먼트팀 채용에 영상 제작사와의 계약까지 마무리했다.
동시에 나준호가 지원해 준 운동기기들도 훈련장에 설치가 되었고,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와 책상도 세팅이 완료됐다.
직원들이 출근을 시작하는 다음 주부터는 이제 정말 어엿한 회사라는 기분이 느껴질 것 같았다.
이제 마무리된 채용 서류는 잠시 덮어 두고 다시 선수들에게 관심을 쏟아야 할 차례였다.
이주혁이 정리해 준 어제 경기까지의 성적 지표를 꺼냈다.
소속 선수 여섯 명의 성적 세부 데이터가 자세하게 나와있었다.
6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정규 시즌 경기는 65경기 정도 진행된 상황이었다.
어느덧 며칠 후면 시즌이 반환점을 돌게 되는 시기였다.
지금까지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를 한 명 꼽으라면 오석훈이었다.
타율은 0.331, 8홈런, 55타점, WAR 4.25, WRC+ 158를 기록하고 있었다.
폭발력이 느껴지는 타격 지표는 물론이고 벌써 도루도 22개나 기록했다.
홈런 페이스가 조금만 빨라진다면 홈런과 도루에서 20-20을 기록하며 호타준족 타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3번 타자로는 더할 나위 없는 성적이었다.
박성주는 타율 0.290, 24홈런, 57타점, WAR 3.73, WRC+ 153를 기록하고 있었다.
페이스를 잃지만 않는다면 이번 시즌에 50홈런까지 노려볼 수 있을 만한 성적이었다.
게다가 최근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 오석훈과 박성주에게 타격 기술에 있어서만큼은 더 이상 조언해 줄 게 없었다.
걱정 없이 다음 장으로 넘겨 보니 펠리컨즈 소영준의 지표가 나왔다.
소영준도 실책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종종 장타를 뽑아내고 있었다.
다만 초반에 부진했기도 했고 소속 팀의 성적이 하위권이라, 아무래도 이번 시즌의 전반적인 지표가 아직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시즌 초보다 최근 경기력이 훨씬 좋아지고 있으니,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개인적인 커리어 하이도 기대해 볼 만했다.
이제 투수 페이지였다.
타자들 못지않게 투수들의 성적도 만만치 않게 긍정적이었다.
우선 최정환은 이번 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소화해 주고 있었다.
특히 패스트볼의 구종 가치가 19점으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평균자책점이 3.86, WHIP 1.30, 탈삼진은 85개, 볼넷은 20개를 기록하고 있었다.
압도적인 패스트볼만으로도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었다.
변화구 제구만 다듬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만했다.
다음으로 장수영은 이적하자마자 엔젤스의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엔젤스가 중위권에 머무르면서 세이브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올 때마다 확실하게 9회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1점대 평균자책점과 8세이브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마지막 선수는 고지훈.
소속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최근 경기 지표가 비어 있는 선수였다.
고지훈은 재활군으로 내려가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당분간은 입원 치료를 받으며 회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박정준 교수의 조언대로 1개월 정도는 치료에만 완전히 전념하고, 그 이후부터 치료와 훈련을 병행해가기로 했다.
3개월 뒤에는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에서 좋은 계약을 맺어 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반드시 지켜야지.
내년 시즌에 어떤 팀에서 고지훈을 가장 필요로 할지도 치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그냥 선수들의 전체적인 상황을 한 번 점검해 보며 필요한 부분을 적었는데도 메모장이 가득 찼다.
나는 기지개를 한 번 켜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훈련장으로 내려갔다.
곧바로 또 하나의 중요한 일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 *
오늘은 본격적으로 채널 운영의 첫발을 내딛는 날이었다.
이수민과의 인터뷰가 공개된 이후에 인트로 영상 하나만으로 구독자가 벌써 10만 명을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처음이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 촬영을 도와주는 팀과 미리 기획회의까지 거쳤다.
그리고 바로 오늘이 첫 촬영일이었다.
훈련장에 내려가 보니 여러 스태프들이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하느라 분주했다.
오석훈과 박성주는 새로 들어온 운동 기구들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첫 방송 준비는 다 됐어?”
오석훈이 나를 보고 벌떡 일어나더니 내 손을 덥석 붙잡았다.
“형, 이거도 은근히 떨리네요.”
“잘할 수 있을 거야. 끝나고 편집도 할 수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생각해.”
“후…… 잘되겠죠.”
나는 오석훈의 어깨를 토닥이며 긴장을 풀어 줬다.
“정환이는 아직 도착 안 했나?”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최정환을 볼 수가 없었다.
최정환은 가족하고 같이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숙소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최정환이 들어왔다.
최정환은 양손에 흰 봉투를 들고 있었다.
“정환아 어서 와. 그건 뭐야?”
“날씨가 너무 더워졌길래 사 왔어요.”
최정환이 봉투에서 음료수를 꺼내서 한 잔씩 건넸다.
나는 물론이고 스태프에게도 한 명 한 명 다가가 가져온 음료수를 건넸다.
“잘 마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원한 음료를 받아든 스태프들이 최정환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나도 최정환이 건넨 시원한 음료를 마셨다.
최정환은 모두에게 음료수를 돌리고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선배님, 근데 오늘은 어떤 거 찍는 거예요?”
최정환이 주변을 돌아다니는 스태프들을 신기한 듯 쳐다봤다.
“오늘은 에이전시 숙소랑 훈련장 소개해 주면서 너희들도 같이 소개할 거야.”
“그럼 오늘 못 오는 선수들은 나중에 나와요?”
“그래야지.”
소속 선수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기에 한자리에 모은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찰칵. 찰칵.
옆에서 우리 사진을 찍던 한 스태프가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찍은 사진들 위주로 지금부터 SNS에 포스팅하려고 하는데, 괜찮으시죠?”
“그럼요.”
“그럼 지금 바로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스태프의 말을 들은 박성주가 운동을 멈추고 곧바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팬들이 뭐라고 하려나.”
“벌써 댓글이 달렸겠어?”
“에이, 그래도 우리가 인지도가 있는데요.”
나도 궁금한 마음에 박성주 옆으로 다가가 스마트폰 화면을 함께 봤다.
“그랬는데 하나도 안 달리는 거 아냐?”
“아니에요, 장난 아니에요. 봐 보세요.”
“정말?”
박성주가 새로고침을 한 번 할 때마다 수십 개의 댓글이 추가되고 있었다.
└긴장 풀려고 운동한대 ㅋㅋ 박성주는 태생이 운동선수인 건가?
└훈련장 진짜 좋다. 저런 데서 운동하면 나도 매일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정환도 있네. 강현우한테 변화구 제구만 좀 배우면 딱 좋겠다.
└강현우는 투수로 공 던져 보지도 않았는데 변화구 제구를 어떻게 가르쳐줘 ㅋㅋ
└강현우가 3할에 20홈런 친 선수라 오석훈, 박성주를 저렇게 만든 건 아니잖아.
└석훈 오빠 팬이에요!
└오석훈 너무 잘생겼어요.
└에이전시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한참을 읽어도 계속 댓글은 끝이 없었다.
“진짜 많이 관심 가져주시는구나.”
“선배, 제가 그래도 지금 리그 홈런 1위잖아요.”
박성주의 어깨가 으쓱했다.
“근데 이제까지 네 얘기는 별로 없었던 거 같은데?”
댓글을 다시 살펴봐도 정말이었다.
“에이. 선배, 무슨 얘기예요. 여기 보세요, 바로 있잖아요.”
내 한마디에 박성주가 눈을 부릅뜨고 자신이 나온 댓글을 겨우 하나 찾아냈다.
“농담이야.”
나는 웃으며 박성주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하지만 박성주는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댓글을 빠짐없이 읽어내려갔다.
잠시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촬영 시간이 되었다.
“자,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오, 시작한대!”
스태프의 큐 사인을 시작으로 나는 첫 마디를 열었다.
“안녕하세요, 강현우입니다. 저희 채널에서는 처음으로 인사드리게 됐는데요. 앞으로 영상으로 팬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선수들의 이야기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카메라만 보고 얘기해 본 적은 처음이라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은 새로 시작하는 우리 에이전시 소개를 먼저 해 드릴게요. 에이전시에서 함께하게 된 선수는 여러 명인데 오늘 다 오지는 못했어요. 오늘은 쉬는 날인데도 어디 갈 곳 없는 한가한 선수들 먼저 소개해 드릴게요.”
“에이! 한가한 선수라니요!”
옆에 있던 박성주가 자연스럽게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오석훈과 최정환도 들어와 간단하게 소개를 이어갔다.
첫 촬영이라 가볍게 에이전시 내부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소개했다.
몇몇은 직접 운동 기구에 앉아서 운동을 하기도 했다.
미리 구성해 두었던 내용이 모두 나온 것 같아 슬슬 촬영을 마무리하려는 순간이었다.
“잠깐만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할게요!”
갑자기 박성주가 손을 들더니 끼어들었다.
“어떤 거죠?”
“여러분, 올스타 투표도 해 주시는 거 잊지 않았죠?”
이제 막 올스타 투표가 시작된 시점이었다.
“다들 이번에 선정되면 몇 번째 올스타 전이죠?”
“저희 셋 다 이번이 처음일걸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런데.”
오석훈이 박성주와 최정환을 번갈아 보며 답을 구했다.
박성주와 최정환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상당히 의외네. 다들 한 번씩은 가 봤을 줄 알았는데.”
“여러분 제발 올스타전에서 만나게 해주세요. 홈런 더비 나가면 진짜 잘할 자신 있어요!”
박성주가 주먹을 불끈 쥐며 힘차게 외치듯이 말했다.
“우승할 자신 있어요?”
“그럼요! 진짜 미친 듯이 연습해서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주먹을 불끈 쥔 손과 박성주의 표정에서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우리 선수들을 올스타전에서도 보고 싶으시다면 꼭 투표해 주세요!”
“으아아아 진짜요!”
박성주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을 마지막으로 우리의 첫 촬영은 마무리됐다.
우리가 촬영하는 동안에도 우리가 촬영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계속해서 업로드되고 있었다.
본 영상 전에 짤막한 영상으로 오늘 촬영분이 곧 업로드될 테니 기대해 달라는 멘트도 올렸다.
맛보기 영상에도 댓글이 아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영상 언제 올라오나. 궁금하네.
└다른 선수들은 안 나오나요?
└오석훈 올스타 투표 1위 등극!!! 역대 최다표까지 찍어보자!
└올해는 드림 에이전시 올스타전으로 만들어 봅시다 여러분!
└성적만 봐도 뽑을 만하잖아.
└박성주 표정 간절한 거 봐라, 저거 보고 어떻게 안 뽑겠냐.
조회수도 빠르게 오르고 있었고,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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