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167
167화>
드림 에이전시 전지훈련 (2)
며칠 동안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소화하고 맞는 첫 휴식일이었다.
각자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줬는데.
나준호와 고지훈, 서성민은 일어나자마자 자연스럽게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선배들, 오늘은 푹 쉬세요.”
나는 깜짝 놀라 그들을 말리려는데,
“아침 운동만 하고 쉬려고요.”
고개가 절레절레 저어지는 답변이 들려왔다.
정말 못 살겠다.
“밖에서 족구 할 사람!”
박성주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족구 공이 있어?”
“아까 보니까 창고에 몇 개 보이던데?”
“오, 재밌겠다.”
오석훈이 흥미를 느꼈는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오석훈과 박성주는 함께할 동료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우진아, 너도 할 거지?”
“형 하시면 저도 해야죠.”
최우진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성주가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거울 앞의 소영준을 발견했다.
“영준이 형, 형도 같이 해요.”
“아휴 됐어, 놀 줄 모르는 놈들. 너네는 쉬는 날에도 아침부터 땀을 흘리려고 하냐.”
소영준은 외출을 앞두고 머리를 만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형은 어디 가실 건데요?”
“세계적인 휴양지에 왔는데 여기서 안 놀아보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
“형, 지금 대낮이에요. 아직은 클럽 안 하잖아요.”
“땀나면 머리 다 망가져.”
“정말 안 하실 거예요? 족구도 하다 보면 진짜 재밌을 텐데.”
“너네들끼리 해.”
박성주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소영준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워 보였다.
결국 일단 나와 오석훈, 박성주, 최우진, 정인규와 이주혁은 함께 밖으로 나섰다.
우리는 축구공 여러 개를 들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운동장 구석에는 이미 네트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라인도 그려져 있어서 별다른 준비가 필요 없었다.
“잠깐 연습 좀 하고 하자.”
나는 공을 몇 번 발로 튀겨보며 감을 익혀보려고 했다.
틱.
틱.
발로 건드릴 때마다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공이 날아갔다.
“이게 어렵네.”
발로 하는 스포츠는 해본 적이 많지 않아서 어려웠다.
지금 당장 연습 몇 번 한다고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았다.
실전 경기를 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자, 그럼 석훈이랑 성주랑 우진이 팀 해.”
나는 가까이 있던 정인규와 이주혁을 내 쪽으로 오게 하며 말했다.
“선수 팀 대 지원 팀 좋네. 운동선수들도 별거 아니라는 걸 보여주자고.”
“오케이, 제대로 한 번 이겨보자.”
나는 정인규, 이주혁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쪽 멤버 구성 그렇게 해도 괜찮으시겠어요?”
박성주가 우리 팀 구성을 훑어보고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우리 팀이 어때서.”
“아니, 아무래도 저희한테는 크게 밀리실 거 같아서요.”
박성주가 몸을 풀며 비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무슨 소리야. 다들 이래 봬도 운동한 사람들이야.”
내 가슴속에서 승부욕이 끓어오르는 게 느껴졌다.
“성주가 우리를 크게 자극하네. 우리 호흡 장난 아니야.”
정인규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뭐 하나 걸고 하시죠.”
오석훈이 여유 있게 공을 이리저리 뛰기며 말했다.
“저기 바가지로 물 맞기 어때.”
“콜.”
그렇게 내기가 성립됐다.
“인규야, 주혁 씨, 우리 이겨버리자. 파이팅!”
“현역 선수도 별거 없다는 거 보여주자!”
“다 죽었어!”
우리 팀은 함께 모여 하이파이브를 하며 전투의지를 불태웠다.
“이제 몸 다 풀었지?”
“네, 바로 시작하시죠.”
“10점 먼저 내는 거야.
드디어 3:3 족구가 시작됐다.
툭. 툭.
처음에는 가볍게 주고받으며 랠리가 이어졌다.
툭. 툭.
아직까지는 탐색전이라 적극적인 공격이 나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발로 하는 스포츠에 익숙하지 않아서 더욱 그랬다.
초반 승부는 날카로운 공격이 아닌 누군가의 실수에 의해 결정됐다.
틱.
“어? 왜 저렇게 날아가지?”
박성주가 찬 공은 하늘 높이 떠오르며 뒤로 날아갔다.
“야! 박성주! 거기에 차면 어떻게 해.”
오석훈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사이 최우진이 재빠르게 달려가서 방향을 돌려놓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시 자신 있게 다가간 박성주의 발을 거치자 완벽하게 아웃이 됐다.
“나이스! 깔끔한 선취점!”
나와 정인규 이주혁은 서로 엉겨 붙어 첫 득점을 축하했다.
이후로 점점 랠리가 이어지며 약점이 확실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 내 실수.”
“쏘리쏘리.”
공이 박성주의 쪽으로 날아가기만 하면 누구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으로 날아갔다.
“하……. 박성주! 네 발을 보면서 차라고. 그냥 휘두르지 말고.”
“성주 선배는 야구만 잘하나 봐.”
오석훈과 최우진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박성주의 실수를 해결하느라 헐떡이는 숨을 고를 틈이 없었다.
“구멍 찾았다. 우리 팀은 이제부터 무조건 저기로 보내.”
나는 박성주를 가리키며 웃었다.
“이거 너무 쉽게 끝나겠는데?”
정인규가 낄낄대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감이 이제 슬슬 오네요.”
박성주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듯했지만,
틱.
틱.
여전히 그의 발에 닿은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사이 우리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온 고지훈과 나준호, 장수영, 최정환, 서성민, 도널드 왓슨이 우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의 경기가 나름 흥미진진했는지, 다들 자리에 앉은 이후로 엉덩이를 한 번도 떼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스코어는 6:2까지 벌어져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팀의 실력이 월등하게 뛰어난 건 아니었다.
틱.
“아! 쏘리!”
“강 대표님! 정신 차립시다!”
나는 물론이고,
“인규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정인규도 만만치 않은 헛발을 보여줬다.
그나마 박성주만큼은 아니라는 게 다행이었다.
이곳 족구 경기장에서 에이스는 딱 한 명이었다.
탁!
“오! 나이스 샷!”
이주혁은 점점 몸이 풀려갈수록 묘기에 가까운 슛을 보여줬다.
재빠르게 움직이며 나와 정인규의 실수를 커버하는 것은 물론이고, 날아차기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탁!
“주혁 나이스!”
나와 정인규는 이주혁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입꼬리를 한껏 올렸다.
“아, 솔직히 저 팀도 주혁이 빼면 아무것도 아닌데.”
박성주가 공을 다시 가지고 오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승부욕이 최고조로 불타오른 듯 얼굴이 붉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틱!
틱!
박성주에게로 날아간 간 공은 역시나 팀원들이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갔다.
결국,
틱!
마지막까지도 그의 발짓은 팀을 구하지 못했다.
10:4로 우리 팀이 완승을 거두었다.
“빨리 가서 물 한 바가지씩 받아오자.”
“너네들 여기 다 앉아있어.”
특히 나와 정인규가 싱글벙글 웃으며 물을 한 바가지 받아왔다.
그사이 오석훈과 박성주, 최우진이 물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힘내라고 해주는 거야.”
우리는 각자 한 명씩 앞에 서서 바구니에 있는 물을 얼굴에 힘껏 뿌려줬다.
쫘악-
쫘악-
쫘악-
세 명이 각각 시원하게 물을 맞고 한 게임이 마무리됐다.
“한 판 더해요.”
“지금 이 멤버 그대로 해요. 우리 힘내서 제대로 갚아주자.”
오석훈과 박성주의 눈빛에는 승부욕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최우진도 마찬가지였다.
“거기 계시는 투수들도 합류하세요. 같이 해요.”
“우리도 들어가도 되는 거야?”
보고 있던 경기가 재미있어 보이기는 했는지, 나의 손짓에 지켜보고 있던 여섯 명이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
이제 여섯 명까지 합류하자 5:5로 사이즈가 커졌다.
고지훈과 최정환, 서성민이 오석훈 팀에 합류했고, 나준호와 장수영, 도널드 왓슨이 우리 팀에 합류했다.
한 명씩 교체 선수를 두며 타이밍을 정해놓고 무조건 교체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이번에도 바가지로 맞는 거야.”
“콜.”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성주가 주먹을 불끈 쥐며 답했다.
툭. 툭.
새로운 멤버가 합류한 탓에 이번에도 초반 탐색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우리 팀의 구멍이 있었다.
틱.
도널드 왓슨의 발에 닿자마자.
“어, 어어?”
이주혁이 재빠르게 달려가 봐도 커버하기 어려운 곳으로 날아갔다.
“왓슨!
“아임 쏘리. 처음 해봐서 어렵네.”
왓슨은 민망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다시 경기가 이어지는데,
툭. 툭.
틱!
“나이스!”
“아……. 왓슨!”
상대 팀에서는 왓슨에게로 보내기만 하면 득점에 성공했다.
왓슨이 순발력만큼은 대단해서 공이 날아오는 코스로 누구보다 빠르게 이동하기는 하는데,
틱!
발에만 닿으면 엉망이었다.
“오 마이 갓! 왓슨.”
“아임 쏘리.”
우리 팀이 좌절하는 동안 박성주를 포함한 반대편 선수들은 기쁨의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5:5로 어느 팀도 앞서가지 못하며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고 있는데.
옷을 차려입고 머리까지 깔끔하게 세팅을 마친 소영준과 마이클 스콧이 밖으로 나와 우리 경기를 보고 있었다.
특히 소영준은 아까 단호하게 땀 흘리기 싫다고 했던 것과는 달리 재밌어하는 눈치였다.
“영준아, 스콧. 지금이라도 들어와.”
나는 두 사람에게 들어오라고 손짓을 보냈다.
“진짜 들어가도 돼?”
“빨리 들어와.”
그렇게 소영준이 우리 팀에, 마이클 스콧이 반대편 팀에 합류해서 경기가 이어졌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수를 교체해가며 경기를 계속해갔다.
“나이스 샷!”
“아악!”
발길질 한 번이 일어날 때마다 환호성 혹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박성주와 도널드 왓슨의 구멍 대결로 인해 경기는 처음보다 훨씬 치열하게 진행됐다.
두 명의 구멍 선수를 얼마나 제대로 지원해 주느냐가 관건이었다.
결국, 왓슨에게로 날아온 공이 결승점이 되었다.
틱!
“아…… 아쉽다.”
“예스! 이겼다.”
왓슨의 마지막 발짓 한 번에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에는 우리 팀의 완벽한 패배였다.
왓슨은 나를 포함한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쫘악-
쫘악-
덕분에 시원한 물을 맞으며 땀을 씻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또 한 판이 마무리되고 시계를 보자 어느새 두 시간이나 흘러 있었다.
“이제 여기까지 하자. 밖에 나가서 놀기도 해야지.”
“족구 진짜 재밌네. 우리 쉬는 날에 또 해요.”
“그래, 쉬는 날 아침에 한 시간씩 하면 재밌겠다. 이 멤버 그대로 붙는 거야.”
“이것도 연습 좀 해야겠다.”
박성주가 공 트래핑을 해보는 데 이번에도 공이 한참을 먼 곳으로 날아갔다.
“성주야. 진짜 너 해도 해도 너무하게 못한다.”
오석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발로 해보는 건 처음이라 그래요. 연습하면 분명히 좋아질 거야.”
“야, 그래도 우리는 지금 야구 연습해야지. 족구까지 연습하면 어떻게 해.”
“야구가 아닌데도 지니까 기분이 정말 별로 안 좋은데.”
이것마저도 잘하고 싶다는 승부욕에 불타는 것 같았다.
우리는 땀이 흠뻑 젖은 몸을 이끌고 샤워를 하기 위해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한바탕 족구 대결을 마치고 몇몇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주변 지역 여행을 시작했다.
힘겨운 훈련을 마친 뒤에 가지는 휴식이라 더욱 달콤해 보였다.
소영준과 마이클 스콧은 해가 떨어지자마자 해변가에 위치한 분위기 있는 클럽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도 한국 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도 나누었다고 한다.
짧은 하루 휴식 일이 끝나자마자 우리의 훈련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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