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168
168화>
드림 에이전시 전지훈련 (3)
꿀맛 같았던 휴식 일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훈련에 돌입했다.
이제부터는 체력 훈련뿐만 아니라 본격적으로 타격과 피칭 훈련이 이뤄지는 타이밍이었다.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누어서 훈련을 진행했다.
그라운드 구석에서 투수들이 모여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고지훈이 투수들을 위한 원 포인트 레슨을 진행하는 날이었다.
원래는 최정환의 제구력 훈련을 돕기 위한 것으로 계획했지만, 모든 투수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서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최정환은 물론 장수영, 마이클 스콧, 최우진이 레슨에 합류했다.
“우리 지금부터 모자를 하나씩 놔두고 맞춰가는 훈련을 할 거야.”
고지훈은 모자를 들고 다가왔다.
“선배도 직접 훈련하시는 방법이에요?”
최정환이 신기한 듯 모자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 실제로 시즌 중에도 재밌게 몸 풀고 싶을 때마다 종종 하는 방법이야.”
고지훈은 10m 앞부터 20m 30m 지점까지 일렬로 모자를 하나씩 놔두었다.
“뭔가 재밌을 것 같은데.”
마이클 스콧도 그의 훈련 방식에 흥미로워했다.
세팅을 마친 고지훈이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여기서 가까운 곳부터 하나씩 맞춰가는 건데, 만약에 하나라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거야. 나는 그렇게 다섯 번 정도하고 마무리하는 편이야.”
고지훈은 마이클 스콧에게도 정확하게 설명해 주기 위해서인지 액션을 크게 하며 말했다.
“스콧도 이해됐어?”
“물론이죠.”
덕분에 마이클 스콧도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은 듯했다.
”일단 내가 한 번 보여줄게.”
이제 고지훈은 공을 하나 집어 들고서 심호흡을 깊게 내쉬며 투구할 위치에 발을 올렸다.
글러브에 공을 넣고 신중하게 그립을 만지더니 첫 번째 공을 던졌다.
탁!
가볍게 10m 앞에 있던 모자를 정확하게 맞추더니,
탁!
탁!
20m, 30m 거리에 있던 모자까지 정확하게 맞춰냈다.
“우와!”
“대박이다!”
“역시 국가대표 투수!”
이를 지켜보던 투수들은 절로 입을 벌리고 손뼉을 칠 수밖에 없었다.
고지훈이 민망한 듯 미소를 지으며 다시 선수들을 바라보며 코칭을 이어갔다.
“하다 보면 제구력을 기를 수 있기도 하고, 공이 어떻게 날아가느냐에 따라서 피칭 밸런스가 어떤지 스스로 판단해 볼 수도 있어.”
“그럼 이 훈련은 언제 하면 좋은 거예요?”
최정환이 손을 들고서 질문을 던졌다.
“가볍게 어깨도 풀면서 제구력을 기를 수 있는 훈련이라서, 본격적인 피칭 들어가기 전에 해주면 워밍업도 되면서 제구 감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거야.”
“퀵 모션으로 던져도 되나요?”
“물론이지. 실전에서 사용하는 자세는 당연하고, 각자 던지는 구종으로 다양하게 던져 봐도 좋아.”
이후에도 고지훈은 선수들이 던지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고 나서는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두 사람씩 짝을 지어서 훈련해 보자.”
최정환과 장수영이 한 조를, 마이클 스콧과 최우진이 한 조를 이루었다.
선수들은 각자 마주 보고 있는 짝과 가볍게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는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최정환이 피칭 준비를 했다.
신중하게 숨을 고른 최정환이 공을 던져보는데, 공은 모자가 있는 곳보다 왼쪽으로 날아갔다.
“아…….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
“지금 저렇게 날아갔다는 건 몸이 왼쪽으로 넘어가서 균형이 안 맞고 있다는 거야. 다시 한 번 던져봐.”
고지훈의 피드백을 들은 최정환은 다시 집중해서 공을 던졌다.
탁!
이번에는 10m 위치에 있던 모자를 정확하게 맞췄다.
탁!
그리고 20m에 있던 모자도 아슬아슬하지만 맞춰내는 데 성공했다.
“오, 좋아.”
고지훈은 손뼉을 치며 최정환의 성공에 응원을 보내줬다.
턱.
하지만 마지막 30m 모자는 실패했다.
“아깝다. 아슬아슬했는데.”
“던질수록 상당히 안정되어가고 있으니까, 다음번에 던질 때 느껴지는 감각을 느끼면서 천천히 집중해서 던져봐.”
고지훈은 최정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조언을 해줬다.
“네, 선배님.”
최정환은 공을 던지는 자세를 취하며 감을 잡아보려고 했다.
이제 고지훈의 시선은 최정환의 짝이었던 장수영을 향했다.
장수영은 실제 경기에 등판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준비를 하고는 힘껏 공을 던졌다.
탁!
탁!
탁!
“역시 수영이 제구력은 흠잡을 곳이 없네.”
이를 지켜본 고지훈이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세 개 다 맞추는 게 쉽지는 않은데요?”
“혹시라도 송구 거리가 짧은 상황이라면, 던질 때 글러브 위치 조절만 해줘도 바로 보강할 수 있을 거야.”
고지훈이 장수영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이를 지켜보던 최정환이 부럽다는 표정으로 고지훈과 장수영에게 다가왔다.
“저도 빨리 제구력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정환아, 너는 완벽하게 제구하겠다고 압박감을 크게 가질 필요는 없어. 이미 구위가 좋으니까 코너로 안 들어가도 충분히 상대 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려울 거야.”
“네, 알겠습니다.”
“둘이서 몇 번 더 반복해 봐.”
대화를 마친 고지훈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우진과 캐치볼을 마친 마이클 스콧은 재밌는 게임을 앞둔 아이처럼 입가에 미소를 한껏 지었다.
“와우, 이거 긴장되는데.”
스콧은 힘껏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턱.
턱.
턱.
모든 공이 비슷하게 날아가기는 했지만,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는지 정확하게 맞은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스콧, 지금 힘이 너무 넘쳐. 슬로우 다운.”
“너무 긴장됐어요. 코치.”
스콧은 입가에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
“방향은 좋은 거 보니까 몸의 밸런스는 좋은데, 글러브 위치나 어깨에 힘들어간 것만 조절해 보면 충분히 잘 맞을 거 같아.”
“오케이. 마이 코치.”
고지훈의 조언에 스콧이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최우진이 던져보는데,
“오!”
10m 위치에 있던 모자를 정확하게 맞추고는 20m, 30m에 있던 모자도 어려움 없이 맞춰냈다.
“와우, Choi! 언빌리버블.”
최우진의 반대편에서 지켜보던 스콧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우진아, 너 제구력이 정말 좋네.”
함께 보던 고지훈도 최우진을 향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왼손 투수가 이 정도 제구력까지 있으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될 거 같다.”
“근데 아직 팀에서 선발 등판해 본 적이 없어요. 선배들 투구 수 제한 걸렸을 때 불펜으로 등판한 게 다예요.”
최우진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지훈에게 말했다.
“그래? 이 정도면 웬만한 타자들은 안타 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구속이 너무 안 나와서 그런 거 같아요.”
“우진이 네가 지금 몇 학년이지?”
“이제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요.”
“그럼 이제부터 식단에 좀 더 신경 쓰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면 더 좋아질 거야. 경기 봐서 알겠지만 나도 구속 안 빠르잖아. 지금부터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나중엔 나보다 좋은 투수가 될 거야.”
“정말요?”
고지훈의 진심 어린 한마디에 최우진의 표정이 한껏 밝아졌다.
이후 고지훈은 자신의 고교 시절 이야기를 해주며 최우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렇게 모자 맞추기로 워밍업을 시작한 투수 조는 펜스에 X 자를 그려두고 맞추는 훈련도 진행했다.
고지훈은 선수 한 명 한 명의 결과를 봐주며 피드백을 해줬다.
워밍업을 마치고 나서는 본격적인 피칭에 돌입했다.
그때부터는 정인규가 직접 선수들의 피칭을 보며 피드백을 해주며 훈련이 이어졌다.
* * *
투수조들이 고지훈의 원 포인트 레슨으로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다른 편에서는 타자들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베팅 케이지에 모여서 한 명씩 타격을 할 계획이었다.
나와 정인규와 이주혁은 배팅볼과 펑고를 쳐주기 위해 볼이 가득 담긴 카트 여러 개를 꺼내왔다.
오석훈이 가장 먼저 타석에 섰다.
딱!
딱!
“나이스 볼!”
프리시즌임에도 타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 타석에 선 소영준도 연습 타격을 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리고 이제 서성민의 차례였다.
먼저 좌타석에서 스윙을 시작했다.
딱!
딱!
서성민의 배트가 돌 때마다 타구가 뻗어나갔다.
“선배, 이제 오른손으로 훈련해 볼까요?”
아쉬운 대로 내가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려고 했는데, 마침 투수 조의 위밍업 훈련을 마친 최우진이 다가와 자신이 배팅볼을 던지겠다고 나섰다.
최우진이 던지는 동안 피칭 밸런스를 봐줄 수 있으니 그에게도 좋은 방법이었다.
그사이 헬멧을 바꿔 끼고 온 서성민이 반대 타석에 섰다.
곧바로 우타석 훈련이 시작됐다.
따악!
따악!
타구가 맞아나가는 소리나 스피드가 방금 좌타석일 때와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우와, 왼손하고 확실히 다르네.”
이를 지켜보는 선수들도 비슷하게 느낀 듯했다.
“어떻게 양쪽 손으로 저렇게 잘 칠 수 있지?”
“선배, 말도 마세요. 성민 선배 훈련 진짜 많이 했어요.
소영준이 깜짝 놀라 묻자 오석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이야, 연습하면 결국 되는구나.”
소영준은 깊은 감명을 받은 표정으로 서성민의 훈련을 지켜봤다.
그리고 이제 도널드 왓슨의 순서였다.
“왓슨, 컨디션 어때요?”
“아주 완벽해요.”
내 물음에 왓슨이 밝게 웃으며 답했다.
왓슨이 타석에 서서 허공에 스윙을 하는 동안 나는 공을 몇 개 집어 들었다.
다른 선수들도 메이저리거의 타격을 보기 위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따악!
따악!
왓슨의 스윙이 시작되자마자 이를 지켜보던 모두의 고개는 경기장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타구를 향했다.
따악!
따악!
“우와! 미쳤다.”
스윙을 한 번 할 때마다 홈런과 다름이 없는 굉음을 내며 타구가 쭉쭉 뻗어갔다.
“메이저리거들은 기본적으로 파워가 저 정도는 되는 건가.”
박성주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근데 왓슨이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타자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지 않아?”
오석훈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자, 소영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메이저리그는 괴물들만 있는 데이긴 한가 봐. 팔뚝이 저렇게 굵은 선수가 홈런 타자가 아니면 누가 홈런 타자인 거야?”
“스윙 자세가 진짜 교과서적이긴 해요.”
어느새 공부 모드로 돌입한 오석훈이 왓슨의 타격 자세를 자세히 분석하듯 살펴보고 있었다.
나준호도 왓슨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잠시 후, 왓슨의 타격 훈련이 끝나자 선수들은 훌륭한 타격을 보여준 왓슨을 향해 손뼉을 쳐주었다.
타격 훈련을 마치고 난 뒤에는 수비 훈련으로 돌입했다.
내야수와 외야수로 나누어서 수비 펑고를 진행했다.
나와 정인규가 돌아가며 쉴 틈 없이 배트를 휘두르며 타구를 날려 보냈다.
“으아아악!”
선수들은 계속되는 펑고에 절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투수들의 피칭 훈련과 타자들의 타격, 수비 훈련이 이어지며 전지훈련은 하루하루 밀도 있게 진행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전지훈련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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