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171
171화>
새로운 시즌의 시작 (2)
고지훈이 던진 공은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날아갔다.
이를 느낀 타자 양희찬이 힘껏 배트를 휘둘러 보는데,
펑!
“스트라이크!”
배트가 완전히 돌고 난 이후에야 공이 포수의 미트에 들어갔다.
-이야! 고지훈 선수가 초구부터 기가 막힌 체인지업을 던졌습니다. 떨어지는 궤적은 물론이고 속도가 줄어드는 것까지 정말 완벽한 공이었어요.
-초구부터 타자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네요.
-양희찬 선수 입장에서는 약이 오를 수도 있겠는데요.
-두 선수의 수 싸움이 어떻게 끝날지 볼만하겠는데요.
양희찬은 당했다는 표정으로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0 볼 1 스트라이크.
승부는 계속 이어졌다.
고지훈은 신중하게 또 하나의 공을 던졌다.
공은 날카로운 궤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빠져나갔다.
펑!
“볼!”
하지만 양희찬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어지는 공에는 배트가 헛돌았다.
스트라이크 존 가장 낮은 코스를 정확하게 파고든 공이었다.
“스트라이크!”
1 볼 2 스트라이크.
다시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가 됐다.
고지훈은 신중하게 네 번째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공이었다.
펑!
하지만 양희찬의 배트는 꿈쩍하지도 않았다.
“볼!”
-양희찬 선수가 이번 공을 참아내네요.
-투 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이라서 이 정도 공에는 배트가 나올 법했는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었어요.
-고지훈 선수가 이 타이밍에 유인구를 던질 거라고 예상했던 걸까요?
-아무리 예상을 했다고 해도, 투 스트라이크에서 이렇게 좋은 공에 배트를 움직이지 않았다는 건 정말 대단합니다.
어느덧 2 볼 2 스트라이크.
고지훈은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하고 공을 던지는데,
딱!
양희찬의 배트에 맞은 공은 좌익수와 중견수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코스로 날아갔다.
양희찬은 전력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1루를 지나 2루를 향하고 있었다.
타구를 잡은 중견수가 2루수를 향해 던져보지만,
“세이프!”
양희찬이 이미 2루 베이스를 밟은 이후였다.
-양희찬 선수가 오늘 경기 첫 안타를 뽑아냅니다.
-직전에 좋은 공을 참아낸 게 이런 결과로 이어지네요. 이건 고지훈 선수가 잘못 던진 게 아니라 양희찬 선수가 너무할 정도로 잘한 거예요.
고지훈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2루에 선 양희찬은 미소로 화답했다.
이후로도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지며 팽팽하게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다.
오석훈과 박성주가 공격을 이끌어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동료 타자들의 후속 안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5회 말이 끝나는 상황에도 전광판에는 0:0의 행진이 이어지고 있었다.
-개막전부터 정말 재밌는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양 팀 투수들의 피칭은 물론이고 수비수들도 실책 없이 좋은 경기를 펼쳐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고지훈과 양희찬의 맞대결.
이번에도 두 선수의 수 싸움은 치열하게 진행됐는데,
따악!
타구는 하늘 높이 떠올라 날아가고 있었다.
깜짝 놀란 고지훈은 곧바로 몸을 돌려 날아가는 공을 바라봤다.
고지훈은 물론 팬들은 간절하게 펜스를 넘어가지 않기를 기대했지만,
타구는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넘어갔다.
“홈런!”
2루심은 손가락을 돌리며 홈런임을 확인시켜줬다.
“와아아아-“
더블즈 팬들은 기다렸던 선취점이 터지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와아! 드디어 홈런이 터졌습니다!
-0:0으로 팽팽하던 승부의 추가 1:0으로 벌어지네요! 양희찬 선수가 시즌 첫 번째 홈런을 신고합니다.
-양희찬 선수가 고지훈 선수의 천적이 되려나요? 지난 타석에서도 날카로운 코스로 2루타를 뽑아내더니, 이번에는 홈런까지 터뜨렸어요.
-앞으로 두 선수가 맞대결하는 순간이 기다려지겠는데요?
고지훈은 내야 다이아몬드를 달리는 양희찬을 보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지는 타자와의 승부에서는,
펑!
“스트라이크 아웃!”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0으로 더블즈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딱!
오석훈은 배트를 휘두르자마자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빗맞은 타구는 크게 바운드되며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힘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더블즈 3루수가 잡아보려고 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하자 뒤에 있던 유격수가 잡아 1루를 향해 던졌다.
“세이프!”
아슬아슬하게 오석훈의 발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오석훈 선수의 빠른 발이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팽팽한 상황에서 이런 안타를 내줬다는 건 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니거든요.
-게다가 다음 타자가 지난 시즌 홈런왕 박성주 선수예요. 신중하게 승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바로 이어진 박성주의 타석.
더블즈 투수가 집중해서 공을 던져보지만,
따악!
시원한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와아아아아-“
경기장에 있던 모든 시선은 하늘을 날아가는 공으로 향했다.
공을 끝까지 확인하지 않아도 홈런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만한 타구였다.
-호오오옴런! 박성주 선수가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립니다.
-시즌 첫 번째 홈런을 이렇게 중요한 타이밍에 대형 홈런으로 때려주네요!
-고지훈 선수에게 기분 좋은 데뷔 전 선물이 되겠는데요?
“박성주! 박성주! 박성주!”
홈 베이스를 밟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박성주는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역전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다리던 고지훈과 마주쳤다.
“성주야, 고맙다.”
“선배, 제가 도와드린다고 했죠?”
박성주는 고지훈에게 배치기를 하며 기쁨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고지훈은 박성주의 힘을 못 이겨 튕겨 나가고도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어느덧 7회 초.
고지훈은 이번 이닝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틱!
“아웃!”
틱!
“아웃!”
두 명의 타자에게서 땅볼을 유도해 가볍게 아웃 카운트를 올리고는,
펑!
“스트라이크 아웃!”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는 고지훈의 결정구 중 하나인 커브로 삼진 아웃을 잡아냈다.
깔끔하게 세 타자로 7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이닝이 마지막일 거라는 것을 예상한 고지훈은 마운드를 내려가며 버팔로즈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를 건넸다.
“와아아아- 고지훈! 고지훈! 고지훈!”
버팔로즈 팬들은 좋은 투구를 보여준 고지훈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고지훈 선수가 버팔로즈 유니폼을 입은 첫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줬습니다.
-앞으로 이런 피칭만 보여준다면 버팔로즈의 영입은 정말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될 것 같습니다.
8회 말.
중간에 버팔로즈의 추가점이 터지며 1:3으로 버팔로즈가 앞서가고 있었다.
-어느덧 8회 말 버팔로즈의 마지막 공격이 될 수도 있는 이닝이 됐습니다.
-더블즈 입장에서는 이번 이닝을 반드시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9회 초 공격을 노릴 필요가 있겠죠.
-문제는 이번 이닝 버팔로즈 타순이 아주 좋아요. 2번 타자부터 타석에 들어서겠습니다.
-스코어가 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함일까요?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도 더블즈 벤치에서는 마무리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반드시 점수를 내주지 않고 막아야 승산이 있기 때문에 등판한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마무리 투수가 된 최정환 선수의 마무리 데뷔 전을 함께 지켜보시죠.
마운드에 선 최정환은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연습 피칭을 했다.
펑!
150km/h!
펑!
151km/h!
펑!
153km/h!
-이야! 공 보세요. 최정환 선수의 패스트볼 구위는 국내 선수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선발 투수로 등판했을 때는 많은 이닝을 던져줘야 하기 때문에 체력 관리를 해야 했지만, 마무리 투수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패스트볼의 위력이 더 위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최정환은 포수를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펑!
“스트라이크!”
-우와! 최정환 선수의 첫 번째 공의 구속이 154km/h로 찍혔습니다. 회전수가 2600rpm이에요! 이제 막 시즌이 시작한데다 날씨가 따뜻하지도 않은데 벌써 이 정도 구속이 나오는군요.
-사실 제구가 완벽하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공이긴 하거든요. 하지만 이 정도 구속과 회전수의 패스트볼이라면 어떤 타자가 와도 쉽게 타격을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타자는 방금 지나간 공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사이 최정환은 두 번째 공을 던질 준비를 마쳤다.
펑!
“스트라이크!”
또 한 번의 위력적인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0 볼 2 스트라이크에서 이제 세 번째 공,
최정환은 깊은숨을 한 번 내쉬고는 힘껏 공을 던졌다.
날아오는 공의 구종을 확인한 타자는 급하게 배트를 돌렸지만,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불리해진 카운트 때문에 높은 코스로 날아오는 공에도 배트를 멈추지 못했다.
-최정환 선수가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딱 공 세 개만으로 아주 깔끔하게 잡아냈습니다.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죠. 다음 타자가 오석훈 선수고 그다음이 4번 타자 박성주 선수예요. 지난 시즌 타격왕과 홈런왕이 동시에 등장합니다.
-과연 더블즈가 이번 이닝을 잘 넘길 수 있을까요?
오석훈이 타석에 들어서자 최정환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곧바로 투구에 집중했다.
그러고는,
펑!
“스트라이크!”
펑!
“스트라이크!”
두 개의 패스트볼을 던져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타격왕을 상대로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몇 명이나 될까요?
그리고 최정환은 주저함 없이 세 번째 공을 던졌다.
후웅-
154km/h!
“스트라이크 아웃!”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냅니다!
-아무래도 시즌 초반이다 보니까요. 이런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죠.
오석훈은 자신이 헛스윙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지 잠시 동안 타석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정환은 다음 타자 박성주를 상대로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펑!
“스트라이크!”
후웅-
“스트라이크!”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선 박성주에게는 연속 헛스윙을 유도하며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박성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최정환은 무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제 9회 초.
1:3로 뒤진 더블즈 선수들이 경기를 뒤집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써봤지만.
틱!
마지막 타자의 타구마저도 힘없는 땅볼이 되어 굴러갔다.
3루수 박성주가 빠르게 다가가 공을 잡고는 1루수를 향해 던졌다.
“아웃!”
결국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오늘 경기는 1:3로 버팔로즈의 승리로 마무리됩니다!
-고지훈 선수가 버팔로즈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첫 승리를 거두네요. 오늘 정말 좋은 피칭 보여줬습니다.
버팔로즈 선수들은 마운드에 모여 개막전 승리를 자축했다.
승리 투수가 된 고지훈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더블즈는 아쉽게 패배했지만 최정환이 마지막 투수로 등판한 첫 경기에서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았다는 점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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