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172
172화>
새로운 시즌의 시작 (3)
버팔로즈와 더블즈의 개막전이 벌어지는 동시에 다른 경기장에서는 재규어즈와 펠리컨즈의 경기도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도널드 왓슨이었다.
└드디어 왓슨을 한국 야구장에서 보는구나! 완전 기대된다.
└왓슨이면 첫 타석부터 홈런 때려주지 않을까?
└이번 시즌에 30홈런 100타점만 해줘라. 스콧은 20승 찍고.
└20승 투수에 30홈런 100타점 타자 있으면 이번에 재규어즈 우승하겠는데?
└재규어즈 다시 한 번 우승 가자!!!
└외국인 선수가 너무 잘해도 문제야. 그러다 내년에 미국 가면 어쩌려고.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고, 일단 이번 시즌에는 미친 듯이 때려주라.
└일단 펠리컨즈 정도는 가볍게 이기고 가자. 얘네 겨울에 전력 보강도 없었잖아.
경기 전부터 재규어즈 팬들은 왓슨에 대한 기대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건 서성민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아마 몇 경기 지나고 나면 그의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겠지.
나는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조광훈 재규어즈 단장과 만났다.
조광훈은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강 대표, 어젯밤 꿈자리는 어땠어?”
“꿈자리요? 그냥 푹 잤는데요?”
“쓰읍. 강 대표가 좋은 꿈 꿨어야 하는데.”
조광훈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단장님, 오늘 스콧이 등판하잖아요. 기본 이상은 해줄 거예요.”
“그야 당연히 믿지. 근데 이번 시즌이 나한테는 아주 중요하잖아. 올해가 내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잘 알고 있죠.”
“왓슨까지만 터져주면 충분히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조광훈이 손가락을 분주하게 까딱까딱 움직이며 말했다.
“다 잘될 겁니다. 기대하셔도 됩니다.”
나는 조광훈을 향해 여유 있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재규어즈와 펠리컨즈가 개막전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아무래도 도널드 왓슨 선수죠?
-그렇습니다. 도널드 왓슨, 실력만큼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선수죠.
-물론 지난 시즌 후반기에 한국 무대에 데뷔해서 6승을 거둔 마이클 스콧 선수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그렇죠. 지난 시즌 후반기에 정말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과연 이번 시즌에 풀타임을 던지면서는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둬줄지 궁금한데요. 시범경기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니 변화구 구사 능력이 훨씬 좋아졌었거든요? 과연 시즌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바로 그 두 선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오늘 경기, 함께 지켜보시죠!
도널드 왓슨은 6번 타자, 서성민은 7번 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왓슨에게는 오늘이 한국 무대 데뷔 전이다 보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타순 조정인 듯했다.
펠리컨즈 유격수 소영준은 4번 타자로 스콧을 상대할 예정이었다.
1회 초는 홈 팀 재규어즈의 수비로 경기가 시작됐다.
마이클 스콧은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시작했다.
그사이 중견수 자리에는 도널드 왓슨이, 2루수 자리에는 서성민이 섰다.
-마이클 스콧 선수가 처음 한국 무대에 올 때만 해도 물음표가 가득하던 선수였는데요.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는 데는 시즌의 절반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과연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플레이 볼!”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고 마이클 스콧이 피칭을 시작했다.
아직 더운 날씨가 아닌 데도 내 손에는 땀이 쥐어졌다.
펑!
150km/h
“스트라이크!”
스콧의 첫 번째 공은 시원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공도.
펑!
151km/h
“스트라이크!”
순식간에 볼 카운트는 0 볼 2 스트라이크가 됐다.
그리고,
후웅-
153km/h
“스트라이크 아웃!”
-스콧 선수가 시작부터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냅니다!
-아무리 타자들이 실전 준비를 했다고 해도 시즌 개막전에서 153km/h 짜리 패스트볼에 안타를 만들어내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죠.
첫 타자를 상대로 깔끔하게 승부를 펼친 스콧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개막전의 긴장이 풀렸는지 그의 피칭에서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펑!
펑!
의도적으로 던진 볼도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빠져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펑!
“스트라이크 아웃!”
결국 두 번째 타자도 삼진 아웃을 잡아냈다.
2 아웃 상황에서 만난 세 번째 타자.
신중하게 볼을 고르던 타자는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딱!
타구는 2루수 서성민을 향해 날아갔다.
서성민은 재빠르게 움직여 바운드되며 날아가던 공을 안정적으로 잡고는 1루수를 향해 던져 아웃 카운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오! 생각보다 까다로운 타구였는데도. 편안하게 잡아서 아웃 카운트를 올려줍니다.
-서성민 선수는 투수와 포수를 제외하고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요. 일단 이적 후 첫 수비를 잘 해줬네요.
스콧은 깔끔하게 1회를 마무리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서성민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재규어즈의 1회 말 공격이 무득점으로 마무리되고 이어진 2회 초.
마운드에는 마이클 스콧이, 타석에는 소영준이 섰다.
경기장 밖에서는 누구보다 쿵짝이 잘 맞는 두 사람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서로를 공략해야 하는 상대 선수일 뿐이었다.
스콧은 물론 소영준의 표정에도 진지함이 묻어났다.
펑!
“스트라이크!”
펑!
“볼!”
펑!
“볼!”
스콧이 이제까지와는 달리 장타력을 갖춘 소영준을 상대하면서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소영준이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가면서 볼 카운트는 3 볼 2 스트라이크가 되었다.
스콧은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고는 힘껏 공을 던졌다.
빠르게 날아가던 공은 타자 앞에서 급격하게 떨어졌다.
소영준의 배트는 여지없이 허공을 갈랐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이야! 여기서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해 내네요.
-어지간한 투수들의 패스트볼 구속인 143km/h로 날아오면서 저렇게 뚝 떨어지면, 헛스윙을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스콧 선수가 저 공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만 있다면 올해 정말 무서운 활약을 펼치게 될 것 같습니다.
작년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스플리터를 직접 본 소영준은 헛웃음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어지는 피칭 이닝에서도 스콧은 자신의 위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스콧 선수도 슬슬 몸이 풀려가는 걸까요? 이번 이닝에서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요. 스콧 선수가 헛스윙을 유도해서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는 점이에요.
-지난 시즌에는 구위로 찍어누른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그 사이에 더 진화한 걸까요?
-떨어지는 변화구가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타자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앞으로 스콧 선수를 상대할 타자들 입장에서는 고민을 많이 해야겠는데요.
드디어 2회 말 재규어즈의 공격 이닝.
6번 타자 도널드 왓슨의 타격 순서가 되자 재규어즈 팬들은 물론 펠리컨즈 팬들도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왓슨! 왓슨! 왓슨!”
-드디어 이 선수를 타석에서 만날 시간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었던 선수인데요. 이 선수를 눈앞에서 보며 중계하는 날이 왔습니다. 저도 야구팬 중 한 사람으로서 정말 설레는 순간입니다.
도널드 왓슨은 타석에 서자 헬멧을 벗어 들어 올리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왓슨! 왓슨! 왓슨!”
관중들의 함성 소리는 아까보다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우우우우-“
“깡패야, 너네 나라로 가라!”
다른 한편에서는, 왓슨에게 보내는 야유 소리도 들려왔다.
왓슨은 헬멧을 다시 쓰고 타격을 준비했다.
펠리컨즈 투수는 앞선 타자들을 상대할 때와는 달리 신중하게 피칭을 준비했다.
펑!
“볼!”
펑!
“볼!”
타석에 왓슨이 서있다는 사실에 기가 눌렸는지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쉽게 던지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공을 던지는데,
딱!
왓슨의 타구는 하늘 높이 날아갔다.
하지만,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판단한 중견수가 어렵지 않게 공을 잡는 데 성공했다.
“아웃!”
만약 스윙을 하지 않았다면 볼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높게 날아온 공이라, 배트에 제대로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왓슨 선수가 자신 있게 스윙을 했지만 아쉽게도 타구가 더 뻗어가지는 못했습니다.
-빗맞은 타구였는데도 저렇게까지 날려내는 걸 보면 파워 하나만큼은 역시 위력적인 선수네요.
-다음 타석에서 깔끔한 안타를 때려주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서성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서성민! 서성민! 서성민!”
팬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또 한 명의 새로운 재규어즈 선수가 등장합니다.
-지난 시즌 중반에 방출을 당하는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난 서성민 선수입니다.
-하나 주목하셔야 하는 부분은요. 왼손 타자였던 서성민 선수가 스위치타자로 전향을 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제까지 했던 타격에서 변화를 준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듣기로는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서성민 선수가 새로운 아이를 위한 축포를 터뜨릴 수 있을까요?
상대 투수가 우투수였던 탓에 서성민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좌타석에 섰다.
앞서 왓슨을 상대하고 난 다음인지라, 투수는 한편으로 안심을 한 눈치였다.
펑!
“스트라이크!”
펑!
“스트라이크!”
투수는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승부를 해왔다.
서성민도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지 않기 위해 배트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딱!
서성민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하지만,
-잘 맞은 타구였는데요. 유격수 소영준 선수가 정확한 타이밍에 몸을 날리면서 잡아냈습니다.
-타구 속도가 빠른 타구였기 때문에 스타트가 좋지 못했다면 잡기 어려웠을 텐데, 소영준 선수가 좋은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1루를 향해 전력질주하던 서성민은 타구가 소영준의 글러브에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후로도 경기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마이클 스콧의 피칭은 이닝이 거듭될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를 상대해야 하는 소영준은 자연스럽게 어려움을 겪었다.
재규어즈의 공격도 마찬가지로 잘 풀리지 않았다.
왓슨은 볼에도 과감하게 배트를 돌려봤지만 안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제 다시 서성민이 타석이 설 차례였다.
펠리컨즈 선발 투수의 투구 수가 85개가 되자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서성민 선수를 상대로 투수 교체가 진행됩니다. 왼손 투수로 교체가 됩니다.
-서성민 선수가 오른손 투수에 비해서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성적이 아주 안 좋았다는 점에서 이번 타이밍에 교체를 하는 것 같아요.
왼손 투수가 교체된다는 것을 확인한 서성민은 급히 더그아웃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오른손 타석에 맞는 헬멧을 가지고 나왔다.
정강이에 착용하고 있던 장비도 위치를 바꿔 왼쪽 다리로 옮겼다.
-서성민 선수가 헬멧과 보호 장비를 바꿔 끼고 나왔습니다.
-실전 경기에서는 처음 보는 순간인데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준비를 마친 서성민은 배트를 휘두르며 타격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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