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190
190화>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 (2)
서성민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우익수 오석훈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던 타구는 아쉽게도 더 뻗어가지 못하며 속도가 크게 줄어들고 말았다.
오석훈은 뒤로 발걸음을 옮기며 공을 잡아냈다.
“아웃!”
1루심이 주먹을 들어 올려 아웃을 선언하는 순간,
어느새 2루 베이스로 돌아와 태그 업을 준비하던 도널드 왓슨이 3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달린다! 달린다!”
버팔로즈 선수들은 물론이고 3루에 있던 재규어즈 코치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는지 당황스러워 보였다.
그러자 오석훈은 커트맨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을 3루로 던졌다.
-어어? 왓슨 선수가 3루로 달립니다! 태그 업을 하기에는 조금 짧은 타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게다가 오석훈 선수의 송구 능력이 상당히 좋거든요. 이번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오석훈이 던진 공과 도널드 왓슨 그리고 모든 관중의 시선은 3루를 향하고 있었다.
오석훈의 손을 떠난 공은 정확하게 박성주의 글러브를 향하고 있었다.
왓슨은 3루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을 했고,
3루수 박성주는 날아온 공을 잡자마자 미끄러져 들어오던 왓슨의 몸에 태그 한 뒤에 자신 있게 공이 든 글러브를 들어 올렸다.
관중의 시선에서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경기장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베이스와 왓슨을 동시에 바라보면 심판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아웃!”
심판의 콜을 듣자마자 박성주가 오석훈을 향해 글러브를 흔들며 기쁨을 나타냈다.
오석훈의 입가에도 미소가 걸렸다.
-아웃이네요! 왓슨 선수가 허를 찌른 시도를 한 것 자체는 좋았습니다만, 타구가 조금 짧았어요.
-무엇보다도 오석훈 선수의 송구가 완벽했어요. 박성주 선수가 잡는 순간 자동으로 태그를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만약에 세이프가 되었다면 원 아웃 3루의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요. 재규어즈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겠습니다.
왓슨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아쉽게도 재규어즈의 공격은 무득점으로 마무리되었다.
이후에도 0:0의 균열을 깨트리기 위해서 타자들은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안감힘을 썼다.
버팔로즈의 오석훈과 박성주는 물론이고, 재규어즈의 도널드 왓슨과 서성민까지.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갔지만 3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특히,
펑!
후웅-
펑!
“스트라이크 아웃!”
마이클 스콧은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버팔로즈 타선을 상대하는 동안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와아아아-”
“스콧! 스콧! 스콧!”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스콧은 재규어즈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마이클 스콧 선수가 3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그런 걸까요, 수비수들의 집중력도 여느 때보다 더욱 좋은 것 같아요. 양 팀 모두 에러가 하나도 없습니다.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이라 정말 재밌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0:0으로 팽팽하게 4회를 맞게 됐다.
도널드 왓슨이 다시 타석에 섰다.
-왓슨 선수가 지난 타석에서 깔끔한 2루타를 터뜨렸는데요.
-주자가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투수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승부할 필요가 있어요. 왓슨 선수의 출루에 서성민 선수의 타점 공식이 아주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거든요.
상대 투수는 이미 지난 타석에서 장타를 허용했기 때문인지 신중하게 피칭을 이어갔다.
펑!
“볼!”
펑!
“볼!”
후웅-
“스트라이크!”
투수의 유인구에 왓슨이 날카로운 타격으로 반응하며 승부가 이어지고 있었다.
2 볼 1 스트라이크.
투수는 다시 한 번 신중하게 투구를 했다.
그리고,
딱!
-이번에도! 이번에도! 왓슨 선수가 시원한 안타를 뽑아냅니다!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제대로 갈랐습니다! 외야 펜스까지 굴러갈 것 같아요!
왓슨은 전력을 다해 주루를 시작했다.
1루를 밟기도 전에 2루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슬쩍 보고는 3루로 향할 태세로 원을 만들며 돌았다.
그사이 오석훈이 공을 잡았다.
-왓슨 선수가 결국 3루까지 도전하나요?
-오석훈 선수와의 두 번째 대결입니다. 과연 이번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공을 잡은 오석훈은 이번에도 커트맨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3루수 박성주를 향해 던졌다.
왓슨은 3루 코치의 슬라이딩 사인을 확인하며 몸을 날려 미끄러져 들어갔다.
날아온 공을 잡은 박성주가 왓슨에게 태그를 해보지만,
“세이프!”
심판은 확신에 차서 두 손을 양쪽으로 뻗었다.
이를 확인한 왓슨은 재규어즈 팬들을 향해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포효했다.
“와아아아-”
“왓슨! 왓슨! 왓슨!”
벌떡 일어난 재규어즈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아까 아웃을 당한 게 정말 억울했나 봅니다. 왓슨 선수가 결국 3루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오석훈 선수의 송구가 이번에는 살짝 옆으로 빗나갔네요.
-첫 타석 2루타에 곧바로 3루타까지. 오늘 정말 장타 파티인데요!
외야에 있던 오석훈은 자신의 송구가 살짝 빗나가며 아웃 카운트를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운지 고개를 저었다.
이제 6번 타자 서성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원 아웃 상황에서 주자 3루. 재규어즈 입장에서는 정말 절호의 득점 찬스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타석에 서는 서성민의 선수의 타율이 0.280이라 좋은 편이기도 합니다만,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이 0.325로 더욱 좋아요. 그만큼 집중력은 물론이고 수 싸움을 잘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경험이 많은 베테랑의 관록을 무시할 수는 없네요.
-작년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서성민 선수를 상대할 때는 좌투수를 등판시켜서 변화구로만 승부를 해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을 텐데요. 이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서성민 선수는 오른손 타격으로 장타를 뽑아낸 적이 많아서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버팔로즈 입장에서는 어떻게 승부를 하는 게 좋을까요?
-외야로 공을 보내기만 해도 재규어즈가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버팔로즈 입장에서는 투구를 낮게 낮게 하면서 타구를 멀리 보내지 못하게 해야 할 겁니다.
버팔로즈 내야수들은 모두 전진 수비를 하며 압박했다.
땅볼이 나왔을 때는 확실하게 점수를 내주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펑!
“볼!”
펑!
“스트라이크!”
-두 개의 공 모두 낮은 코스로 잘 들어갔습니다.
-버팔로즈 내야 수비가 탄탄하다는 걸 생각해 보면, 땅볼을 유도한다면 실점하지 않고 아웃 카운트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펑!
“볼!”
서성민은 어떻게 해서든 공을 외야로 띄워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틱!
틱!
아슬아슬하게 스트라이크로 날아오는 공을 커트해 내며 투수가 실투를 던지기를 기다렸다.
결국,
틱!
배트가 공의 윗부분을 때리며 타구가 바닥에 튀며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굴러갔다.
“아…….”
서성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1루를 향해 달렸다.
버팔로즈 유격수가 자신이 잡겠다는 콜을 외치며 재빠르게 다가가고 있었다.
-아, 땅볼이 됐습니다. 외야로 보냈어야 하는데요. 그런데 어어?
-왓슨 선수가 홈으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왓슨은 홈 베이스만을 바라보며 맹렬하게 돌격하고 있었다.
깜짝 놀란 유격수는 공을 잡자마자 포수를 향해 힘껏 던졌다.
그보다 먼저 홈 베이스에 거의 도착한 왓슨은 또 한 번 슬라이딩을 하며 몸을 날렸다.
왓슨은 포수의 글러브를 피하기 위해 살짝 몸을 틀어 홈 베이스를 찍는 데 성공했다.
“세이프!”
주심은 두 손을 뻗으며 콜을 외쳤다.
“와아아아-”
벌떡 일어난 왓슨은 아까보다 더욱 큰 액션으로 재규어즈 팬들의 응원을 이끌어냈다.
1루 베이스에 도착한 서성민도 손뼉을 치며 기쁨을 드러냈다.
-세이프! 왓슨 선수가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점수를 뽑아냅니다.
-이번 득점은 왓슨 선수의 주루 플레이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루타를 터뜨릴 때도 그렇고, 적극적인 홈 대시까지. 정말 완벽했습니다.
전광판에는 드디어 첫 번째 점수가 올라갔다.
재규어즈 더그아웃은 축제 분위기였다.
기다리던 선취점이 터지자 마이클 스콧은 펄쩍펄쩍 뛰며 즐거워했다.
반면, 버팔로즈 선수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느껴졌다.
왓슨의 적극적인 플레이로 뜨거워진 재규어즈의 분위기를 더욱 불타오르게 만든 선수는 마이클 스콧이었다.
펑!
“스트라이크 아웃!”
펑!
“스트라이크 아웃!”
펑!
“스트라이크 아웃!”
왓슨의 득점 지원이 스콧에게 큰 힘이 되었는지 위력적인 투구로 삼진 퍼레이드를 벌이며 버팔로즈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까지 버팔로즈 타자들은 스콧을 상대로 출루는 물론 안타 하나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과연 버팔로즈 선수들이 스콧 선수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오늘 스콧 선수는 흠잡을 곳 없는 구위에 제구는 물론이고 야수들의 도움까지 받으며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피칭을 펼치고 있습니다.
1:0의 스코어는 5회까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6회 재규어즈의 공격 이닝이 돌아왔다.
또다시 5번 타자 도널드 왓슨의 타석.
왓슨이 타석으로 다가가려고 하자 버팔로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고는 투수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마이클 스콧 선수를 상대하다 보니 가려지기는 했습니다만, 오늘 경기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왓슨 선수를 상대하면서 벌써 두 개의 장타를 내줬거든요. 1:0으로 타이트한 상황이다 보니 버팔로즈에서 조금 이른 타이밍에 승부수를 던진 것 같습니다.
왓슨은 마운드에 오르는 새로운 투수를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뒤에서 기다리던 서성민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물었다.
왓슨은 서성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투수의 연습 피칭이 마무리되자 왓슨도 타석으로 들어갔다.
“플레이 볼!”
심판의 콜이 울리자 새로운 투수는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자신 있게 첫 번째 공을 던지는데,
왓슨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힘껏 배트를 돌렸다.
따악!
-오오! 초구부터 시원하게 돌렸습니다!
-쭉쭉 뻗어가는데요! 넘어가나요?
왓슨은 결과를 이미 예상했다는 듯 천천히 1루 베이스를 향해 달려갔다.
쭉쭉 뻗어가던 타구는 결국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결국 도널드 왓슨 선수의 홈런까지 터졌습니다!
-2루타에 3루타 그리고 이번에는 홈런까지. 도널드 왓슨 선수, 정말 오늘 미친 거 아닌가요?
-벌써 3안타를 때려내기도 했지만, 이제 사이클링 히트를 1루타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가장 어려운 3루타에 홈런까지 이미 만들었으니까요. 사이클링히트까지 완성할 수 있을 확률이 높아 보이는데요?
-오늘 경기에서 또 하나의 대기록을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모든 베이스를 밟고 홈으로 돌아온 왓슨은 타석으로 다가온 서성민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왓슨은 팬들의 엄청난 함성을 들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서는 동료들의 거친 환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스코어는 2:0.
왓슨의 원맨쇼에 가까운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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