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03
203화>
야구를 잘하는 방법 (2)
-!@x$의 성장 효과에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x$의 비용을 너무 과하게 요구한 것 같아서 부담이 크다.
-!@x$를 맞는 게 옳은 일인지 찜찜해서 고민스럽다.
갑자기 나타난 특수문자!
세 사람에게서 각각 다르면서도 비슷해 보이는 내용이었다.
이건 무슨 말이지?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느라 잠시 멍해졌다.
“감사합니다.”
내가 정보창의 내용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과는 관계없이, 그들은 밝은 표정으로 나에게서 사인볼을 받고는 자리를 떠났다.
곧장 그들을 불러세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그 뒤로도 몇몇 사람들이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나는 그들에게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사인과 사진 촬영을 했다.
기다리던 사람들과 모두 인사를 마치고 황급히 고개를 두리번거려봤지만, 아까 그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급하게 화장실만 다녀와서 일단 자리로 돌아왔다.
마침 4회 말 수천고의 공격이 마무리되고 5회 초가 시작되는 상황이었다.
최우진이 4이닝 동안 던진 투구 수는 65개.
이닝당 투구 수가 16개 정도 되는 셈이니 프로 선수와 비교하더라도 훌륭한 편이었다.
5회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변화구 구사 비율이 확연하게 높아졌다.
최우진이 당장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커브였다.
커브는 사실상 가끔 보여주며 타이밍을 뺏기 위한 구종이었고, 승부를 위한 변화구는 슬라이더가 유일했다.
최우진의 5회 피칭이 시작됐다.
타석에는 왼손 타자가 들어왔다.
펑!
“스트라이크!”
펑!
“스트라이크!”
자신 있게 패스트볼로 초반 승부를 가져가고는,
턱!
“볼!”
원하는 대로 제구가 되지는 않았지만,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헷갈리게 만든 다음에.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최우진 선수가 좌타자를 상대로는 정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네요.
-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할 때 유리한 점이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만 모든 선수가 그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최우진이 선발로 던졌을 때의 데이터가 많은 건 아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0.180으로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물론 우타자를 상대로도 0.23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펑!
펑!
이어서도 좌타자들이 들어선 덕분에 이후로도 자신 있는 피칭이 이어졌다.
코너를 찌르는 패스트볼과 변화구가 섞여 들어오자 타자들의 배트는 끊임없이 허공을 돌 수밖에 없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최우진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는지,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나서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일단 최우진이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투구 수가 아직 80개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6회에도 등판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제 5회 말로 넘어가며 수천고의 공격이 진행됐다.
그라운드를 보다가 문득 아까 봤던 정보창이 떠올랐다.
고개를 돌려 관중석을 바라봤다.
아까 그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따닥따닥 붙어 앉아 있던 탓에 정보창이 겹쳐 보여서 아까 그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과연 무슨 내용이었을까?
성장 효과와 과한 비용 그리고 이게 옳은 일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아마 세 사람 모두 야구 선수를 둔 어머니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뭔가 야구 선수 학생들과 관련된 내용일 것 같은데.
내용은 물론이고 특수문자가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 아닐 거라는 건 분명해 보였다.
나 혼자 바쁘게 추리를 하는 사이에 5회 말 수천고의 공격이 득점 없이 마무리되었다.
짧은 클리닝 타임도 끝나고 6회가 시작됐다.
6회 초에도 수천고의 마운드는 최우진이 지키고 있었다.
일단 경기에 집중하자.
최우진의 개인 커리어에서 한 경기에서 6이닝째 피칭을 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 역사적인 순간을 놓칠 수는 없지.
여전히 스코어는 1:3.
수천고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했어도 결코 안심하기는 어려운 점수 차였다.
이닝의 첫 타자부터 오른손 거포 선수가 들어섰다.
언제든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다 보니 최우진은 포수와 신중하게 사인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고른 최우진이 힘차게 공을 던졌다.
초구부터 슬라이더를 던지려고 했던 것 같은데,
생각만큼 날카롭게 꺾이지 않으며 한참 바깥쪽으로 날아갔다.
펑!
“볼!”
그리고 던진 두 번째 공.
펑!
“볼!”
너무 코너로 던지려고 의식했는지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2 볼 0 스트라이크
투수에게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게 됐다.
긴장됐을 법도 한데 하지만 최우진의 얼굴에는 여유가 느껴졌다.
그는 또 한 번 힘껏 공을 던졌다.
반드시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는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힘을 주고 던졌는지 구속도 141km/h가 찍혔다.
문제는 너무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날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최우진 개인적으로는 빠른 스피드의 공이었지만, 고교 야구 선수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만한 구속은 아니었다.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상대 타자의 배트가 힘껏 돌고 있었다.
따악!
공이 배트에 맞자마자 울려 퍼진 경쾌한 소리 덕분에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타자는 확신에 찼는지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1루 베이스를 향해 달렸다.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요? 쭉쭉 뻗어갑니다!
-과연 넘어갈 수 있을까요?
하늘 높이 날아가던 타구는 결국 담장을 넘어갔다.
“홈런!”
-오늘 경기에서 최우진 선수의 거의 유일한 실투였는데요. 이게 홈런으로 연결되네요.
-볼넷을 내주지 않으려는 부담 때문이었을까요, 볼이 너무 가운데로 몰렸어요.
공이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최우진은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광판 스코어는 2:3으로 바뀌었다.
홈런을 맞은 데다 점수가 타이트해지면서 흔들릴 법도 했는데,
틱!
“아웃!”
펑!
“스트라이트 아웃!”
다음 타자를 상대로는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결국 6회까지 스스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닝이 끝나자 수천고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최우진 선수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고 내려갑니다. 중간중간 위기는 있었지만 좋은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단순 지표뿐만 아니라 경기 과정도 정말 좋았어요.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국내 프로구단에서도 주목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게다가 아직 고등학교 2학년 선수니까요. 성장 가능성이 정말 무궁무진하잖아요. 다음 등판에서는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네요.
어느덧 100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기 때문에 7회에 등판할 가능성은 없었다.
예상했던 대로 6회 말 수천고의 공격이 끝나고 7회 초가 되자 새로운 수천고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오늘 최우진의 성적은 6이닝 2실점 5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지난번 경기와 비교해서 월등하게 좋아졌다.
이후 이닝에서 수천고가 추가점을 내는 데 성공하며,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수천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그라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로 승리를 자축했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축하를 보냈다.
“아, 맞다!”
다시 자리에 앉아서 짐 정리를 하는데, 아까 봤던 정보창의 내용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경기장을 떠나기 전에 그들과 만나지 않으면, 앞으로 다시 마주칠 가능성은 희박했다.
나는 서둘러 짐을 챙기고는 아까 만났던 그 사람들을 찾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 * *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마자 다른 관중들도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아마도 차를 타고 왔을 테니 주차장으로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혹시 나보다 먼저 나갔을 수도 있으니 서둘러야 했다.
“헉. 헉. 헉.”
전력 질주를 했더니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동안 꾸준하게 운동을 해두었던 게 이런 점에서 좋을 줄이야.
이곳 경기장을 여러 번 와봤던 덕분에 길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헤매지 않고 주차장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나보다 먼저 나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 사람들의 정보창에 특수문자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나는 가만히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정보창을 유심히 살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걸어 나오고 있었다.
동시에 나의 고개도 정신없이 돌아갔다.
나와 인사를 나눴던 사람들이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줬지만, 이번만큼은 일일이 친절하게 답해줄 여유가 없었다.
미안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들을 찾는 게 가장 중요했으니까.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는데도 그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세 명의 학부모가 일행이라면 나갈 때도 같이 움직이고 있을 것 같은데…….
정보창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그들의 얼굴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정보창의 내용을 보면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나와 인사를 나눈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보이는 정보창이 한둘이 아니었다.
아무리 정신이 없었다고 해도, 입은 옷 색깔만이라도 기억해 둘걸…….
여러 사람이 동시에 나와서 정보창이 겹쳐 보일 때는 가까이 다가가 각자의 내용을 확인했다.
하지만 누구에게서도 특수문자를 볼 수 없었다.
이미 거의 다 나간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나간 건가?’
일단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어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어?”
이제 더 이상 나오는 사람이 없었다.
설마, 진짜 못 만난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서 급하게 경기장으로 들어가 봤다.
관중석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나갔나 보다…….
그냥 아까 그들을 찾았어야 하는 거였을까?
나의 작은 선택이 나중에 큰일로 번지게 되지는 않겠지?
별일이 아니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데,
멀리서 몇몇 사람들이 트렁크에 무언가 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설마?
아까 본 사람들인 거 같은데?
일단 급하게 달려갔다.
다가갈수록 정보창의 내용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
특수문자가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내가 찾는 그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x$의 성장 효과에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x$의 비용을 너무 과하게 요구한 것 같아서 부담이 크다.
-!@x$를 맞는 게 옳은 일인지 찜찜해서 고민스럽다.
아까 봤던 특수문자가 포함된 정보창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어느새 그들이 탄 차가 출발하려는 상황이었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저기요,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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