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04
204화>
야구를 잘하는 방법 (3)
헉. 헉. 헉.
나는 숨을 헐떡이며 출발하려는 차를 멈춰 세웠다.
“잠시만요!”
“어? 강현우 대표님?”
세 사람이 놀란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잠깐 저랑 얘기 좀 하실 수 있을까요?”
“저희랑요……?”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겠지.
“네, 제가 몇 가지 여쭤봐야 할 게 있어서요.”
“그, 그렇게 하시죠.”
“근처에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서 이야기 나누실까요?”
“네.”
그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세 사람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잠시 후, 나는 그 세 사람과 한 카페에 마주 보고 앉았다.
나는 주문한 음료를 가져와 각자 앞에 놓아두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가 궁금한지 여섯 개의 눈동자가 내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지금 자녀분들이 야구하고 계시나요?”
“네, 그럼요!”
세 사람의 표정이 동시에 밝아졌다.
왜 그러지?
그럴만한 일이 아닌데?
“저희 아이가 경기하는 게 괜찮았나요?”
왼쪽 엄마가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
“경기…… 아!”
아, 내가 에이전시로 영입하겠다는 제안을 하려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괜한 기대를 준 것 같아서 미안하네.
지금 그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아무 대답도 없이 넘어가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사실 어떤 선수의 어머니인지도 모르긴 하지만 긍정적인 얘기를 해줘야지.
“그럼요. 앞으로도 제대로 된 방법으로 훈련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오호.”
별거 아닌 한마디였는데도 표정이 조금 편해진 것 같았다.
나는 다시 묻고 싶었던 이야기로 넘어갔다.
“근데 아이들이 야구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예를 들면 무슨 학원에 다니거나, 또 다른 훈련 방식이 있다거나 하는 거요.”
“요즘에 학원 안 다니는 애들이 있나요?”
가운데 있던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학원에서는 어떤 걸 가르쳐주나요?”
“네?”
그런 건 왜 묻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요즘에는 학생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가 궁금해서요. 하하하.”
나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써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아……. 훈련 자체는 학교에서 하는 거랑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대신에 전문적인 장비들 활용해서 디테일하게 분석해 주는 게 크죠. 그리고 학교에서보다 개인적으로 1:1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있네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서 전혀 특별할 것이 없었다.
-!@x$의 성장 효과에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x$의 비용을 너무 과하게 요구한 것 같아서 부담이 크다.
-!@x$를 맞는 게 옳은 일인지 찜찜해서 고민스럽다.
먼저 보이는 두 가지, 성장 효과를 기대한다는 내용이나 비용을 과하게 요구했다는 내용은 어쩌면 특별한 내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 특수문자가 1:1로 지도를 받는 것이라면 당연히 납득이 되는 내용이었으니까.
하지만 마지막으로 보이는 ‘이게 옳은 일인지 찜찜하다’는 내용이 있다는 게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1:1 지도를 받는 것이 옳은 일인지 찜찜해서 고민할 일은 없을 테니까.
조금 더 파고들어 볼 필요가 있었다.
“학교 밖에서 개인 교육을 받는 게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들죠?”
“그렇죠. 이것저것 드는 게 많으니까요. 아마 따지고 보면 가장 비쌀 거예요.”
오른쪽에 있던 부모가 한숨을 푹 내쉬며 답했다.
“제가 중고등학교 때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는데, 요즘에는 어떤 부분에서 가장 많이 드나요?”
“학교에서 필요한 것도 많지만, 학원에서도 이것저것 들어가는 돈이 많으니까요. 그게 하나씩 쌓이다 보면 만만치 않거든요.”
“그럼 그중에서도 제일 비싼 건 1:1 교육 비용일까요?”
“그렇죠.”
음…….
정말 1:1 교육 때문에 고민하는 걸까?
뭔가 다른 게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된 거…… 대표님께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
오른쪽에 있던 엄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물론이죠.”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주사가 있다면서 맞으라고 하던데, 그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주사?
이게 무슨 말이지?
“어떤 주사를 말씀하시는 거죠?”
“경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주사를 맞으라고 해서요.”
“어떤 식으로 경기력을 높여준다는 걸까요?”
“그 주사를 맞으면 구속이랑 파워가 좋아질 거라고 하던데요?”
“세상에 그런 주사가 있을까요? 그런 게 있으면 도핑에 걸리겠죠.”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새로 만든 약인데 절대 도핑에 안 걸린다던데요.”
이건 무슨 소리지?
아, 설마?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대화가 떠올랐다.
-대표님, 코치님. 근데요, 한두 달 만에 구속이 10km/h 이상 오를 수도 있어요?
-그렇게까지 갑자기 좋아지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 약물을 한 게 아니고서야 그럴 수가 있을까?
최우진이 예전에 말했던 그 이야기가 진짜 벌어지고 있는 일일까?
당연히 터무니없는 소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런 게 정말 있을까요?”
“당연하죠. 여기 아카데미가 생긴 지 얼마 안 됐는데, 그걸로 유명해진 거거든요. 지금은 아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하고 있고요.”
오른쪽에 있는 엄마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그럼…… 그 아카데미에서 세 분께도 같은 제안을 했다는 거죠?”
“네, 우리 아들의 경기력이 좋아지기만 한다면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긴 한데요…….”
잠시 말꼬리를 흐리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말해서 비용이 너무 부담되긴 하네요.”
“비용은 어느 정도인데요?”
나는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마른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맞는 데 300만 원 정도 하더라고요.”
“네? 300만 원이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그것도 한 번으로 끝나면 모르겠는데, 주기적으로 맞아줘야 한다고 하니까 비용이 만만치 않네요.”
“주기적으로요?”
-!@x$를 맞는 게 옳은 일인지 찜찜해서 고민스럽다.
아!
특수문자가 주사를 얘기하는 거구나.
나머지 특수문자도 주사라고 생각하면 드디어 퍼즐이 맞춰졌다.
“혹시 거기가 어디에 있는 곳인가요?”
나는 그들에게서 아카데미 이름과 주소를 들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더 묻고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 * *
나는 세 학부모와 이야기를 마치자마자 곧장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컴퓨터를 켜서 그들에게서 들었던 곳을 검색했다.
빅토리 베이스볼 아카데미.
경기도 외곽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찬찬히 검색 결과를 살펴보니 영업을 시작한 지 아주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아무리 야구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름이 알려진 곳이 아니라면 국내에 있는 야구 사설 업체까지 모두 알고 있기는 어려운 노릇이었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은 이한승.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걸 보니 프로선수 출신은 아닌 것 같은데.
야구 아카데미를 꼭 프로 선수 출신이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 온 사람들이 더 새롭고 좋은 방식을 접목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홈페이지의 소개만으로는 기존의 야구 아카데미와 특별하게 다를 것은 없어 보였다.
덜컥.
정인규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침 잘 왔네.
“어, 인규야. 잠깐만 이거 좀 봐봐.”
“뭔데?”
정인규가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혹시 여기 야구 아카데미에 대해서 아는 것 좀 있어?”
“야구 아카데미?”
다가온 정인규가 화면을 내려가며 설명을 읽어갔다.
그러더니 대표 이름을 보고는 멈칫했다.
“어, 이한승? 왜 익숙한 거 같지?”
정인규가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짚으며 기억을 떠올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혹시 아는 사람이야?”
“누구였더라. 들어본 것 같은데.”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며 머리를 굴리더니,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아, 그렇지! 이연석!”
“이연석? 이연석은 예전에 프로 선수 중에 있지 않았나?”
이연석은 프로 선수이기도 했던 선배였는데 1군에서의 활약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다.
나와 나이 차이도 꽤 나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겹친 시기도 아주 짧았고, 소속 팀도 달랐기 때문에 마주친 적도 몇 번 없었다.
“맞아. 그 선배.”
“근데 연석 선배는 왜 나와?”
“내가 기억하기로는 개명했다고 들었거든?”
“아, 정말?”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선수 시절에 불미스러운 일로 조용히 은퇴를 선언했다.
애초에 유명한 선수도 아니었던 데다, 지금처럼 SNS가 활성화돼있지도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조용히 끝날 수 있었다.
“은퇴하고 나서 야구 아카데미 운영하는 거 같은데.”
“혹시 요즘 학교에서 주사도 맞고 그러나?”
“주사? 진통제 말하는 거야?”
“아니, 경기력을 높여주는 주사가 있다는 말이 있던데.”
“야!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정인규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경기력을 높이는 주사라는 건 도핑에 걸리는 것밖에 없겠지?”
“당연하지. 만약에 도핑에 안 걸리면서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게 있으면 무조건 맞아야지. 안 맞으면 바보 아냐? 근데 그런 게 있었으면 이미 운동하는 사람들한테 전부 알려지지 않았을까?”
“그렇지?”
갑자기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 누가 그런 약 개발이라도 할 거래?”
“아니, 여기 아카데미에서 그런 주사가 있다고 맞으라고 했다길래.”
“뭐? 여기서 그런 걸 맞으라고 했다고?”
“응.”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정인규가 잠시 모든 행동을 멈췄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설마 선수들 육성하는 아카데미에서 문제가 될만한 약을 맞으라고 할까?”
정인규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렇긴 한데. 지난번에 우진이가 했던 말이 떠올라서.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교롭지 않아?”
“아, 그렇네. 맞다. 얼마 전에 그런 얘기 했었지.”
정인규도 얼마 전 대화가 떠올랐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인규야, 같이 가볼래? 여기 아카데미.”
“나랑 같이 가자고……?”
“지금 특별히 바쁜 거 없잖아. 같이 가자.”
이곳은 왠지 혼자 가면 안 될 것만 같았다.
“그, 그럴까.”
정인규가 머뭇거리며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짐 챙겨. 지금 바로 나가자.”
나는 차 키를 챙겨 정인규의 손을 이끌고 숙소를 나섰다.
* * *
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리니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인규와 함께 차에서 내려보니 야구 아카데미로 보이는 곳이 눈앞에 있었다.
빅토리 베이스볼 아카데미.
분명히 우리가 찾으려고 했던 곳이 맞았다.
“근데 인규야, 너 그 선배 얼굴 기억하지?”
솔직히 사진들이 다 오래된 사진이라 나는 봐도 알아볼 자신이 없었다.
“하도 오래돼서 긴가민가하긴 한데, 잘하면 알 거 같긴 해.”
정인규와 함께 있으니 마음이 조금 놓이는 듯했다.
“후우- 이제 들어가자.”
나와 정인규는 조심스럽게 아카데미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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