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32
232화>
변화의 시작 (2)
투수가 2루 주자 도널드 왓슨을 한 번 견제하고는 공을 힘껏 던졌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한교진은 자신 있게 배트를 돌렸다.
공이 날아올 코스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은 물론이고, 배트에 맞는 위치도 이상적이었다.
딱!
하지만 공이 배트에 맞은 타이밍이 조금 빨랐다.
결국 타구는 빠른 속도로 왼쪽 파울 라인을 넘어갔다.
“오! 아아-”
날카롭게 뻗어가는 타구에 기대했던 재규어즈 팬들이 아쉬움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스윙을 마친 한교진의 표정에서도 아쉬움이 가득 느껴졌다.
-한교진 선수가 상당히 적극적이네요.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을 했어요. 타구가 뻗어가는 게 심상치 않은데요?
-아마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고 싶을 거예요.
-만약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재규어즈에서도 한교진 선수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겠죠?
-물론입니다.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기에서는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팀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2군에서 보여줬던 정도만 해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교진은 깊은숨을 크게 내쉬며 다시 타격 준비를 했다.
방금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기 때문에 울프스 배터리는 처음보다 더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했다.
펑!
“볼!”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꺾여 나가는 공에 한교진의 배트는 꿈쩍하지 않았다.
펑!
“스트라이크!”
세 번째 공은 스트라이크 존 구석에 정확하게 날아왔다.
1 볼 2 스트라이크.
“후우-”
투 스트라이크로 몰리자 한교진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졌다.
투수로서는 볼 카운트에 여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면 승부보다는 유인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상대 투수가 자신 있어 할 만한 공은 커브와 체인지업.
커브라면 버리고 체인지업이라면 노려볼 만했다.
드디어 네 번째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났다.
투구 폼이 패스트볼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패스트볼이 아닌 체인지업일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판단을 마친 한교진은 체인지업 타이밍에 맞춰 배트를 힘껏 돌렸다.
딱!
공이 배트에 맞는 소리를 듣자마자 안타라는 것을 예감한 도널드 왓슨과 서성민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다음 베이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타구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며 안타가 됐다.
“와아아아-”
“왓슨 달려! 달려! 달려!”
3루 베이스를 밟은 왓슨은 쉬지 않고 홈 베이스를 향해 속도를 높였다.
동시에 공을 잡은 좌익수가 포수를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왓슨은 홈 베이스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포수를 피해 슬라이딩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좌익수의 송구가 홈 베이스에서 살짝 벗어나며 도착했다.
“세이프!”
주심은 두 팔을 양쪽으로 벌리며 크게 외쳤다.
-세이프! 세이프! 왓슨 선수가 짧은 안타에도 빠른 발을 이용해서 득점에 성공합니다!
-첫 스윙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첫 선발 타석에서 깔끔한 안타를 뽑아내네요!
-이번 타점이 한교진 선수의 1군 데뷔 첫 타점입니다.
-투 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도 자기 스윙을 다 하네요. 확실히 타격에서는 재능이 있는 선수입니다.
1루에 선 한교진은 코치와 주먹을 부딪치며 안타를 자축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왓슨이 한교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축하를 건넸다.
울프스 포수 또한 한교진의 1군 첫 타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재규어즈 더그아웃으로 공을 던져줬다.
전광판에 스코어가 1:0으로 바뀌며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어지는 타석에서는 안타가 터지지 않으며 추가 득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됐다.
이어지는 2회 말 수비 이닝.
한교진은 다시 포수 장비를 갖춰 입고 홈 베이스에 자리를 잡았다.
1회와 비교해서 긴장이 많이 풀린 덕분인지 스콧과의 호흡은 더욱 매끄러워졌다.
스콧의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는 커브, 타자를 속이기에 충분한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효과적으로 섞어 승부를 이어갔다.
펑!
펑!
펑!
“스트라이크 아웃!”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올리는 과정에서 군더더기가 없었다.
이닝의 세 번째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투 스트라이크까지 몰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1 볼 2 스트라이크.
한교진은 마지막 결정구로 스플리터 사인을 보냈다.
고개를 끄덕인 스콧이 그립을 바꿔 잡고는 힘껏 공을 던졌다.
공은 스콧과 한교진이 의도했던 대로 스트라이크처럼 날아오다가 마지막에 뚝 떨어졌다.
타자의 배트는 허공을 가를 수밖에 없었다.
후웅-
주심이 스트라이크 아웃 콜을 외치려던 순간,
“헉!”
한교진의 미트 속에 있어야 할 공이 보이지 않았다.
공은 뒤로 빠져 경기장 뒤편까지 굴러가고 있었다.
“달려! 달려! 달려!”
울프스 코치와 더그아웃에서는 타자에게 1루로 달리라고 외쳤다.
그 덕분에 공이 빠졌다는 것을 인지한 타자가 1루로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스콧은 볼을 찾지 못해 헤매는 한교진에게 손짓으로 볼의 위치를 전달했다.
뒤늦게 위치를 확인한 한교진이 빠트린 공을 잡고 1루를 바라봤지만,
이미 타자가 1루 베이스를 밟고 지나간 후였다.
“와아아아-”
기대하지 않았던 출루에 성공하자 울프스 팬들이 함성을 질러댔다.
-아, 여기서 한교진 선수가 포구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스콧 선수의 스플리터가 상대 타자를 완벽하게 속였는데요. 여기서 포구 실책이 나오네요.
-한교진 선수의 포구에 문제만 없었더라면 무난하게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아쉽습니다.
한교진은 스콧에게 미안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전광판에는 재규어즈의 실책 하나가 기록됐다.
방금 승부에서 스트라이크 아웃이 선언된 것과는 별개로 주자를 1루에 출루시킨 후에 경기가 이어졌다.
펑!
“볼!”
펑!
“볼!”
2 볼 0 스트라이크.
연속으로 제구가 되지 않으며 볼 카운트가 몰리게 됐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공이 스콧의 손을 떠나는 데,
“2루! 2루! 2루!”
1루에 있던 주자가 2루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타자가 배트를 돌려봤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이라 맞추지 못했다.
볼을 잡은 한교진은 곧바로 2루수 서성민을 향해 던졌다.
공은 2루 주자에게 자동으로 태그가 될 정도로 정확한 코스로 날아가고 있었다.
서성민이 공을 잡자마자 글러브를 들어 올리며 확신에 찬 표정으로 2루심을 바라봤다.
심판의 판정을 보지 않더라도 결과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웃!”
역시나 심판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와아아아-”
“한교진! 한교진! 한교진!”
마운드에 있던 스콧은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며 짜릿한 순간을 제대로 즐겼다.
한교진과도 격하게 글러브를 부딪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야! 여기서 한교진 선수의 엄청난 송구가 나왔습니다!
-한교진 선수가 예전부터 송구 능력만큼은 정말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거든요. 발이 빠른 타자에다 스타트도 나쁘지 않았는데 여유 있게 아웃을 시켰어요.
-본인의 실수로 만든 위기를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한교진 선수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는 상대 팀에서 도루 시도하기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이어지는 이닝에서 한교진과 스콧의 호흡은 점점 더 끈끈해졌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어느덧 7회 말.
재규어즈의 타선에서 추가점을 뽑아내며 스코어가 2:0이 되어있었다.
재규어즈의 불펜 문을 열고 나온 투수는 여전히 마이클 스콧이었다.
“스콧! 스콧! 스콧!”
-마이클 스콧 선수가 7회까지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시즌 첫 경기이기 때문에 6이닝 정도로 끊어줄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지금까지 스콧의 투구 수가 75개로 아직 여유가 있고 컨디션이 좋은 상황이라서 쭉 밀고 가는 것 같네요. 선수 본인의 의지도 있었을 것 같고요.
펑!
“스트라이크!”
151km/h!
펑!
“볼!”
153km/h!
스콧의 피칭에는 여전히 자신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딱!
타자의 배트에 빗맞은 타구는 외야로 멀리 날아갔다.
스콧은 홈런을 예감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타구는 담장을 넘어갈 기세로 쭉쭉 뻗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펜스 끝까지 달려간 왓슨이 손을 쭉 뻗어 타구를 힘겹게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아웃!”
2루심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와아아아-”
“왓슨! 왓슨! 왓슨!”
마운드에서 이 모습을 보던 스콧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머쓱하게 웃었다.
-여기서 도널드 왓슨 선수의 슈퍼 캐치가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거의 홈런이나 다름없는 타구였어요.
-아무래도 교체를 해주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확실히 힘이 빠진 것 같아요.
예상했던 대로 재규어즈 투수 코치가 더그아웃을 나와 주심에게 새로운 공을 받아들었다.
이 모습을 확인한 한교진이 먼저 마운드로 향했다.
교체를 예감한 스콧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한교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마운드로 다가온 한교진과 글러브를 부딪치며 완벽했던 오늘 경기를 자축했다.
재규어즈 팬들이 환호성으로 두 선수를 응원했다.
“스콧! 스콧! 스콧!”
“한교진! 한교진! 한교진!”
-오늘이 한교진 선수의 첫 번째 포수 선발 출장 경기였는데요. 마이클 스콧 선수와 함께 6.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단순히 무실점이라는 기록뿐만 아니라 과정도 정말 좋았습니다. 이 정도 호흡을 보여준다면 이번 시즌에 충분히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한교진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스콧은 재규어즈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제 새로운 투수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투수가 바뀌었음에도 한교진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소화했다.
6이닝이 넘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덕분에 재규어즈 벤치에서도 신뢰를 보내줬다.
틈틈이 공부했던 불펜 투수들에 대한 데이터와 함께 배터리 코치의 사인을 받아 경기를 이어갔다.
긴장이 이미 충분히 풀린 것은 물론이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는 자신감까지 더해지자 후반으로 갈수록 그의 플레이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9회 말 2 아웃,
틱!
빗맞은 타구가 뻗어가지 못하고 홈 베이스 근처에서 높게 떠올랐다.
파울 존 끝까지 쫓아간 한교진이 공을 잡아내며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오늘 경기의 27번째 아웃 카운트가 올라가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개막전에서 재규어즈가 울프스를 기분 좋게 꺾으며 이번 시즌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한교진 선수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포수로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생겼을 거예요.
-이 정도라면 다음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네요.
한교진은 왓슨과 서성민을 포함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마지막으로는 스콧과 포옹을 하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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