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41
241화>
달갑지 않은 대기록 (4)
재규어즈와 펠리컨즈의 3연전의 첫 경기.
오늘 재규어즈의 선발 투수는 정민우였다.
└15연패로 가자!!! 민우야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거니까 확실하게 기록 세우고 끝내자니까. 18연패를 넘어서 20연패까지!!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에서 끊어가야지. 재규어즈 팬들한테도 야유받는 거 보니까 애잔하던데.
└오늘 상대가 펠리컨즈라서 기대해볼 만하다. 거기다가 상대 투수도 신인급이잖아. 이 정도면 충분히 가능할 거 같긴 한데.
└펠리컨즈 입장에서는 오늘 선발 투수가 정민우라서 할 만해 ㅋㅋ 마이클 스콧한테는 지더라도 이 정도는 이기고 가야지.
└솔직히 말해서 오늘 같은 매치업에도 패전이면 정민우는 그냥 은퇴하는 게 맞는 거 같다.
└펠리컨즈가 아무리 약팀이어도 이런 거에서 제물이 되지는 말자. 펠리컨즈 파이팅!
재규어즈 라인업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도널드 왓슨이 5번 타자 중견수, 서성민이 6번 타자 2루수였다.
그리고 오늘의 선발 포수는 7번 타자에 이름을 올린 한교진이 맡았다.
마이클 스콧 경기가 아님에도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를 상대하는 펠리컨즈의 소영준은 변함없이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요즘 재규어즈의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3위를 넘어서 2위와 1위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원동력을 뭐라고 봐야 할까요?
-당연히 정말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는 재규어즈 타선을 꼽아야겠죠. 그 중심에는 도널드 왓슨 선수와 한교진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도널드 왓슨 선수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예상을 했습니다만, 한교진 선수의 활약은 재규어즈 팬분들도 정말 예상하지 못하셨을 것 같아요.
-마이클 스콧 선수하고 호흡이 잘 맞는 것만으로도 놀라웠는데요. 타격 능력이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활약을 펼쳐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요즘 보여주는 페이스로 봐서는 당장 4번 타자로 타순을 끌어올려도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요즘 타격 페이스만 봐서는 충분히 그럴 만합니다. 하지만 포수라는 포지션이 워낙 수비 부담도 크고 체력 소모가 많아서 부담을 줄여주려는 것 같은데요.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경기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4번 타자로 올려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재규어즈가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에 아쉬움이 느껴지는 점도 있죠?
-그렇죠. 지금 재규어즈에서 아쉬운 점을 딱 하나 말하라면 정민우 선수를 꼽게 될 것 같아요. 최근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14연패에 빠져 있습니다.
-재규어즈가 더 높은 순위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정민우 투수의 활약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과연 오늘 경기에서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깨트릴 수 있을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1회 초, 재규어즈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정민우는 가볍게 몸을 풀며 1회 말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대 투수가 신인급 선수인지라 재규어즈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스윙을 했다.
첫 타자와 두 번째 타자가 출루에 성공하며 공격의 물꼬를 트는가 했는데,
이어지는 타자의 땅볼로 더블 플레이가 나오며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마지막 타자로 나선 4번 타자가 뜬공으로 아웃되며 이닝이 마무리됐다.
그리고 1회 말 재규어즈의 수비 이닝으로 이어졌다.
“후우-”
정민우가 깊은 심호흡을 내쉬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는 순간, 포수 장비를 갖춰 입은 한교진이 다가왔다.
“선배, 우리 완벽하게 준비했잖아요. 혹시 기억 안 나셔도 에이전시에서 설명 들었던 내용들은 제 머릿속에 다 있으니까요. 걱정하지 마시고 저만 믿고 던지세요.”
한교진이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교진이 너만 믿고 던질게.”
정민우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오늘 경기 보고 있는 사람들한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죠.”
한교진은 미소를 지으며 정민우에게 글러브를 내밀었다.
정민우와 한교진은 글러브를 한 번 부딪치고는 다른 재규어즈의 수비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걸어나갔다.
“우우우우-”
오늘 경기에서도 정민우를 향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오늘도 질 거냐? 지겹다, 지겨워. 기술 배워서 다른 일 알아봐라.”
“티켓값 아까운데 오늘밖에 시간이 없어서 왔다. 야, 감독! 정민우 빨리 내려보내고 다른 투수 올려!”
“잘 던질 자신 없으면 부상이라도 당하라고! 힘을 제대로 안 쓰니까 튼튼한 거 아니야!”
몇몇 재규어즈 팬들은 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정민우는 애써 들려오는 소리를 못 들은 척 외면하며 투구 준비를 시작했다.
홈 베이스에는 이미 한교진이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후우-”
심호흡을 고르고 연습 피칭을 시작했다.
펑!
펑!
몸 상태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우우우우-”
하지만 상대팀인 펠리컨즈는 물론이고 재규어즈까지.
관중석에서 정민우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가진 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를 응원해 주는 사람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힘을 북돋아 주는 한교진이 유일했다.
이제 첫 번째 타자가 타석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상대할지 충분히 전략을 세우고 나왔는데,
‘어떻게 하기로 했지?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긴장한 탓인지 정민우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한교진이 사인을 보내주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한교진이 보내는 사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맞다, 높은 코스 패스트볼.’
정민우는 패스트볼 그립으로 바꿔 잡고 공을 힘껏 던졌다.
타자가 주저하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틱!
타자의 배트가 공의 아랫부분을 때리며 높게 떠올랐다.
한교진이 포수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공이 떨어질 지점으로 다가갔다.
“아웃!”
공 하나로 첫 타자를 돌려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지는 승부에서도 펠리컨즈의 전략은 다르지 않았다.
후웅-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펑!
“볼!”
크게 벗어나는 공에는 헛스윙을 하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 존으로 비슷하게라도 들어가면 역시나 배트가 돌았다.
틱!
이번에 빗맞은 공은 2루수 서성민을 향해 굴러갔다.
“아웃!”
힘없이 굴러가는 타구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아웃 카운트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3번 타자.
딱!
타자의 스윙에 맞은 공은 외야로 뻗어나갔다.
하지만 곧바로 낙구 지점을 판단한 왓슨의 수비 범위 안이었다.
“아웃!”
완벽하지는 않아도 한 명의 주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1회를 마무리했다.
2회 초.
5번 타자 도널드 왓슨을 시작으로 재규어즈의 공격이 시작됐다.
펑!
“볼!”
펑!
“볼!”
상대 투수의 유인구를 손쉽게 골라내고는,
딱!
원하는 코스로 날아오는 공은 놓치지 않고 배트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타구가 날카롭게 뻗어나가는 듯했는데,
-소영준 선수가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냈습니다!
-공이 맞자마자 어디로 향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 소영준 선수 방향으로 가는 타구는 거의 아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공을 잡은 소영준은 1루수를 향해 힘껏 던졌다.
“아웃!”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판정을 받지 못하자 왓슨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지는 서성민과 한교진의 타석에서 선취점을 뽑아내서 정민우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를 기대했지만,
딱!
딱!
잘 맞은 타구를 날려 보냈음에도 타구는 공교롭게도 모두 소영준을 향해 날아갔다.
“아웃!”
“아웃!”
소영준은 어려운 바운드도 쉽게 잡아 아웃 카운트로 연결했다.
“와아아아-”
“소영준! 소영준! 소영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던 소영준은 환호를 보내주는 펠리컨즈 팬들을 향해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세리머니를 하며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2회 말.
이번 이닝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상대는 4번 타자 소영준이었다.
-최근 소영준 선수는 펠리컨즈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게다가 수비에서 좋은 모습도 보여줬거든요. 좋은 수비 뒤에 좋은 타격이 나온다는 말이 있기도 하니까요. 더욱 조심스럽게 승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재규어즈로서는 소영준 선수를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만났다는 게 정말 다행일 거예요.
타석에 들어온 소영준은 포수로 마주한 한교진과 눈을 마주치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승부를 준비했다.
한교진은 이번에도 패스트볼 사인을 냈다.
하지만,
펑!
“볼!”
상대가 소영준이었기 때문에 코너로 던지려고 했는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펑!
“볼!”
두 번째 공도 다르지 않았다.
2 볼 0 스트라이크.
어느새 정민우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 느껴졌다.
한교진은 이번에도 패스트볼 사인을 내고 글러브를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에 두었다.
하지만,
펑!
“볼!”
펑!
“볼!”
한교진의 리드와는 달리, 이어지는 정민우의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결국 소영준은 볼넷으로 출루하는 데 성공했다.
계획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자 정민우의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0 아웃, 주자는 1루.
정민우는 공을 던지기 전에 등 뒤에 있는 소영준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펑!
“볼!”
신경이 분산된 탓인지 공은 한교진이 잡기 어려울 정도로 먼 코스로 날아갔다.
펑!
“볼!”
이어지는 피칭에서도 정민우는 안정을 찾지 못했다.
“잠깐만 올라갔다 올게요.”
결국 한교진이 주심에게 타임아웃을 요청하고 마운드로 올라갔다.
한교진이 다가오는 동안 정민우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하늘을 바라봤다.
마운드에 도착한 한교진이 미소를 지으며 정민우에게 공을 건네주며 대화를 시작했다.
“선배, 오늘 공 좋아요.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집중해 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
“어차피 요즘 영준 선배 컨디션이 좋으니까 거르고 갔다고 생각하고요. 다음 타자부터는 해볼 만하니까 적극적으로 승부 들어가도 괜찮으실 거예요.”
“후우- 알겠어.”
정민우가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번 타자한테는 한가운데 패스트볼로 들어갈게요.”
“한가운데로?”
깜짝 놀란 정민우가 애써 표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물었다.
“오늘 선배 컨디션이면 충분히 승부해볼 만해요. 특히나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타자가 기다릴 가능성이 더 높기도 하고요.”
“알겠어. 시도해 볼게.”
정민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한교진은 포수 마스크를 쓰며 홈 베이스로 돌아갔다.
“플레이 볼!”
한교진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에 글러브를 대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해보자.’
펑!
“스트라이크!”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공인데도 타자는 조금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공도 마찬가지였다.
펑!
“스트라이크!”
두 개 연속으로 한가운데로 던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는지, 타자가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2 볼 2 스트라이크.
이번에 한교진의 사인은 타자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였다.
정민우는 1루 주자 소영준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그립을 바꿔 잡았다.
그리고 한교진의 미트만을 바라보며 힘껏 공을 던졌다.
공은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휘어나가고 있었는데, 마음이 급해진 타자의 배트는 이미 돌고 있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정민우가 삼진 아웃을 잡아낸 짜릿함을 드러내기도 전에,
공을 잡은 한교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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