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48
248화>
뜨거운 감자 (3)
“제가 제출한 자료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한교진 선수가 1군 무대를 처음 경험한 게 언제쯤이죠?”
“군 복무를 하기 직전 시즌에…….”
반대편에 앉은 위원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었다.
“아니요. 선발 출전을 하게 된 것부터요.”
“선발 출전은 이번 시즌부터 하게 됐죠.”
나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그의 물음에 답했다.
“이번 시즌이라……. 남은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다고 해도 1군 경험이 50경기 남짓 될 것 같은데, 포수로서 그 정도 경험을 한 것으로 국제 대회에 나가도 괜찮을까요?”
“하지만 지금 포수로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부족할 것 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교진 선수가 어떤 부분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시죠?”
마이클 스콧과 정민우의 전담 포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두 선수 이후에 등판하는 불펜 투수들과의 호흡까지 잘 맞추며 경기를 잘 이끌어가고 있었다.
“포수는 경기 전체를 읽어내고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포지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험을 쌓는 게 필수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한교진 선수가 이제 막 데뷔한 선수가 아닙니다. 퓨처스리그에서 경험은 충분히 쌓았습니다. 2군에서 경기를 소화하는 동안에도 성적이 나쁘지 않았고요.”
“1군과 2군이 같을 수 있나요. 아무리 같은 야구를 하고 있다고 해도 선수들의 수준 차이라는 게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하지만 요즘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시면 충분히 생각이 달라지시지 않나요? 거의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텐데요.”
“글쎄요……. 그걸로 충분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투수들이 한교진 선수와 호흡을 맞출 때의 평균자책점만 봐도 경기 운영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특히 도루 저지에서는 비교할 선수가 없을 정도로 확실한 강점이 있지 않습니까? 실전 경기에서 충분히 증명했다고 생각하는데요.”
“포수에게 도루 저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잖습니까.”
“위원님, 이 데이터도 아니고 저 데이터도 아니면 도대체 어떤 걸로 선수를 평가해야 하는 건가요?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지표가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내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 담겨있었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거죠. 1군 경험도 부족하고 국제 대회 경험은 아예 없으니 그런 문제점을 제기하는 겁니다.”
상대 위원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 말은 선수 이름값으로 선발하겠다는 거랑 뭐가 다른가요? 그렇다면 오늘 회의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강 위원님, 말씀 조심하세요.”
분위기가 과열되는 듯하자 이번에도 기술위원장이 끼어들었다.
“자자,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은 예비 엔트리 선발이니까요. 한교진 선수를 예비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것에도 이견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술위원장의 말대로 한교진이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게 분명했다.
하지만 한교진은 분명히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한교진이 해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또 하나 있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이 말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었다.
“넘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국가대표팀에 한교진 선수가 필요한 또 중요한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
반대편 위원을 포함해서 다른 위원들도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한교진 선수는 지금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 마이클 스콧 선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 부분도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겁니다.”
“그거랑 국가대표팀에 선발하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죠? 당장 마이클 스콧이 한국으로 귀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요.”
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 물음에 답했다.
“지금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스콧이 미국 국가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으니 한국전에 맞춰서 등판할 가능성도 있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었는지 회의장에 잠시 적막이 흘렀다.
나는 그들을 향해 마지막 한마디를 더 던졌다.
“미국을 상대하면서 마이클 스콧 선수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한교진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스콧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유일한 선수니까요. 투수로서는 함께 호흡을 맞추던 포수를 상대해야 하는 것만큼 위협적인 일은 없을 겁니다.”
나의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한교진에 대한 이야기는 마무리됐다.
이어지는 회의에서 다른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발 가능성은 낮더라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이 포함됐다.
회의는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포함해서 4시간 정도 더 진행됐다.
160명의 예비 엔트리의 선수들을 확정하고 난 후에 기술위원회 회의가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김상문 감독과 기술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당연히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드디어 엔트리가 나오기 시작하는구나. 벌써부터 기대되네.
└지난번에 그렇게 못하는 거 보고도 기대가 되나? 개인적으로 큰 기대 없다. 그냥 창피하지만 않게 예선 탈락만 안 해주길 바란다.
└그래도 각 팀에서 에이스 선수들 뽑아가면 충분히 경쟁력 있을 거 같은데?
└엔트리에 들어있는 선수들 보고도 그런 얘기 나오나 봐라. 진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업을 정도로 허접하다.
└지금은 최종이 아니고 말 그대로 예비잖아. 160명을 뽑으려고 하니까 그런 거지. 이 중에서 28명으로 추리다 보면 날아갈 애들은 날아가겠지.
└그나저나 아무리 그래도 한교진은 너무 나간 거 아닌가? 요즘 반짝 잘하고 있다고 해서 뽑는다는 게 말이 되나? 국제 대회에서는 충분히 검증된 선수로 뽑아야지.
└그렇게 하면 어린 선수들은 언제 경험 쌓냐? 주전으로 출전하지는 않더라도 가능성 있는 애들한테는 기회 줘야지.
└맞어. 그리고 포수로 경기 안 뛰어도 지명타자로 출전해서 타격만 해줘도 충분히 가치 있을 거 같은데? 타격 잠재력은 분명히 있는 거 같은데.
└국가대표는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경험은 프로무대에서 하고 국제 대회에서는 이미 증명한 선수를 데려가야지. 국제 대회에서 테스트하다가 또 지난번처럼 개박살 나면 야구 인기도 뚝뚝 떨어질 거라는 거 뻔하다.
└그리고 엔트리가 그렇게 여유 있냐. 지명타자로 뛸 선수를 뽑아가게? 기본적으로 수비에서 활용도가 있어야 데려갈 가치가 있는 거지.
└요즘 한교진 수비 능력 좋아졌어. 마이클 스콧 등판하는 경기 직접 봐봐. 평균 자책점만 봐도 작년이랑 완전히 다른데.
└그건 그냥 마이클 스콧이 잘하는 거 아닌가? 작년보다 올해 더 적응을 해서 그런 거 같은데.
└정민우가 각성한 것 보면 아예 역할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잖아. 당장 한교진 역할이 눈에 띄지는 않아도, 도루 저지부터 타격에서 해주는 게 크니까 투수로서도 도움이 될 수 있지.
└한교진은 그나마 양반이야. 서성민은 어떻게 봐야 하냐 ㅋㅋㅋ 강현우가 기술위원으로 들어갔으니까 그냥 드림에이전시 선수들 끼워 넣어줬다고밖에 안 보이는데.
└국제 대회일수록 멀티 포지션이 중요한 건 사실이잖아. 단기전이라 대타, 대주자 기용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수비할 선수가 없으면 중요할 때 대타 기용을 어떻게 하라고.
└멀티 포지션이 필요하긴 한데, 일단 하나라도 잘해야지. 원톱이라고 할 만한 건 있어야 하지 않겠냐. 어느 거 하나라도 국가대표급이라고 할 만한 건 안 보이는데.
└한교진이나 서성민이나 최종 엔트리 때까지 확실하게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 못하면 당연히 떨어지겠지.
* * *
정규 시즌이 80경기를 넘어가면서 전반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유는 바로 1위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덕분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울프스가 조금은 여유 있게 선두를 달렸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1위를 두고 버팔로즈와 재규어즈가 치열하게 맞붙고 있었다.
두 팀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데는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버팔로즈의 오석훈은 0.368의 높은 타율은 물론이고 장타율이 0.575를 기록하며 타격과 관련된 여러 지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게다가 벌써 15개의 홈런을 때렸으니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달성할 수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그리고 박성주는 22홈런과 0.558의 장타율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4번 타자는 자신의 자리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홈런을 끊임없이 날리고 있었다.
경기장을 넘어가는 초대형 장외 홈런도 심심치 않게 보여줬다.
고지훈은 평균자책점 2.98에 10승을 기록하며 굳건한 버팔로즈의 1선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재규어즈의 마이클 스콧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평균자책점을 낮춰가며 어느새 2.20까지 내려갔고, 11승을 기록했다.
시즌이 마무리될 때쯤에는 20승을 달성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도널드 왓슨은 타율 0.305, 16홈런, 70타점으로 타격은 물론이고 중견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해 주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팬들 사이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서성민은 0.280, 12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6번 타자로서 보여줘야 하는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2루수와 1루수를 넘나들며 깔끔한 수비를 펼쳐주고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었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버팔로즈와 재규어즈는 시원시원하게 승수를 쌓아가고 있었다.
1위 버팔로즈와 2위 재규어즈의 승차는 고작 1.5경기.
정규 시즌이 아직 60경기 정도 남았다는 걸 생각하면 여전히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많은 팬들은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찾아온 버팔로즈와 재규어즈의 맞대결.
게다가 재규어즈의 마이클 스콧과 버팔로즈의 고지훈의 매치업이 다시 한번 만들어졌다.
리그 우승을 향해 가는 중요한 길목이자, 마이클 스콧과 고지훈의 다승왕 경쟁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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