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49
249화>
최고의 승부 (1)
재규어즈와 버팔로즈의 맞대결.
재규어즈가 1.5경기 차이로 뒤쫓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서 1위 팀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었다.
반대로 버팔로즈가 2승 1패 이상을 거두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여유 있게 재규어즈를 밀어낼 수 있기도 했다.
게다가 작년에 이어 다승왕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마이클 스콧과 고지훈의 맞대결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 포인트였다.
11승을 거둔 마이클 스콧과 10승을 거둔 고지훈.
치열하게 다승왕 경쟁을 하고 있는 두 투수가 맞대결을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1위를 두고 맞붙는 경기답게 오늘 경기는 예매가 시작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모든 좌석이 팔려나갔다.
-이번 시즌 우승은 과연 어느 팀이 차지하게 될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요. 팬분들의 뜨거운 관심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두 팀의 승부인 데다,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마이클 스콧 선수와 고지훈 선수의 맞대결이잖아요. 오늘 같은 경기를 놓치시면 아마 크게 후회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아무래도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 투수가 최근에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요. 쉽게 점수를 뽑아내기는 어려울 거예요. 반대로 말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팀이 승리를 가져갈 확률이 높을 겁니다.
-그렇다면 타자들이 얼마나 활약해주는가도 중요하겠군요.
-물론입니다. 특히나 오늘같이 상대팀 에이스 투수와 만나는 상황에서는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소한 하나의 차이로 많은 게 결정될 수 있으니까요.
두 팀의 라인업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버팔로즈 오석훈과 박성주는 3번과 4번 타자에, 재규어즈의 한교진과 도널드 왓슨 그리고 서성민은 4번, 5번, 6번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중심 타선을 맡은 우리 선수들의 맞대결도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재규어즈! 재규어즈! 재규어즈!”
“버팔로즈! 버팔로즈! 버팔로즈!”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부터 경기장은 양 팀 팬들의 응원가와 함성이 가득 울려 퍼졌다.
선발 출전을 앞둔 선수들과 마이클 스콧과 고지훈이 몸을 풀기 위해 잠시 그라운드에 나오자 그 함성은 더욱 뜨거워졌다.
“스콧! 스콧! 스콧!”
“고지훈! 고지훈! 고지훈!”
잠시 후, 원정팀인 재규어즈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고지훈이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버팔로즈의 선발 투수 고지훈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죠?
-고지훈 선수가 버팔로즈로 이적한 지난 시즌부터 이닝이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투수가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플레이 볼!”
심판의 콜과 함께 고지훈의 피칭이 시작됐다.
펑!
“스트라이크!”
고지훈의 초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건 특별할 것 없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이어지는 두 개의 변화구로 가볍게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오늘 경기도 역시 고지훈 선수의 피칭에는 안정감이 느껴지네요.
-저렇게 꿈틀거리는 공을 제대로 때려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게다가 포수가 미트를 대고 기다리는 코스에 공을 정확하게 던져주고 있어요.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두었다는 게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고지훈의 피칭에 흔들림은 없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틱!
“아웃!”
빗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며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와아아아-”
“고지훈! 고지훈! 고지훈!”
깔끔하게 1이닝을 마무리하고 버팔로즈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등장한 투수는 마이클 스콧.
“스콧! 스콧! 스콧!”
이번에는 재규어즈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마운드에 오른 스콧은 포수 마스크를 쓴 한교진이 자리를 잡자 연습 투구를 시작했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 1위, 탈삼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재규어즈의 마이클 스콧 선수를 만날 시간입니다.
-전반기에만 무려 11승을 기록했죠. 이런 페이스라면 이번 시즌에 20승을 기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승리 투수가 되는 데는 팀의 도움도 필요한데 재규어즈의 페이스도 충분히 좋으니까요.
-게다가 스콧 선수가 유독 버팔로즈를 상대로 강하다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할 것 같은데요.
-상대에 따른 상성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을 상대로 가장 잘 던지고 있다는 건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과연 오늘 경기에서도 스콧 선수가 버팔로즈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시죠.
펑!
152km/h!
펑!
153km/h!
스콧은 조금씩 구속을 끌어올리며 연습 투구를 마무리했다.
버팔로즈 1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심판이 콜을 외쳤다.
“플레이 볼!”
한교진과 스콧이 사인을 교환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스콧 스스로도 컨디션이 좋다는 것을 느꼈는지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던지는 과감함을 보여줬다.
펑!
150km/h!
“스트라이크!”
이어지는 공도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 존을 향했다.
타자가 배트를 돌려 봤지만 더 빨라진 공을 정확한 타이밍으로 맞추기는 어려웠다.
후웅-
153km/h!
“스트라이크!”
0 볼 2 스트라이크.
한교진의 사인을 확인한 스콧은 이번에도 고민 없이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마지막 공은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를 향했다.
후웅-
156km/h!
“스트라이크 아웃!”
-스콧 선수가 깔끔하게 딱 공 세 개로 첫 타자를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무엇보다 스콧 선수의 피칭을 보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150km/h가 넘는 패스트볼을 시원시원하게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져주는 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죠.
-고지훈 선수와 스콧 선수의 맞대결을 보는 재미라고 할 수 있죠. 최고의 기교파 투수와 강속구 투수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경기입니다.
2번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스콧의 과감함은 인상적이었다.
펑!
펑!
타자는 위력적인 패스트볼에 눌려 배트조차 휘두르지 못했다.
틱!
힘겹게 배트에 맞추기는 했지만 힘에 눌려 페어 존으로 날려 보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후웅-
155km/h!
“스트라이크 아웃!”
스콧이 전력을 다해 결정구로 던진 패스트볼에는 타이밍조차 맞추지 못했다.
1, 2번 타자를 상대로 변화구 하나 던지지 않고 패스트볼로 승부했음에도 승리를 거두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3번 타자 오석훈이 타석으로 다가왔다.
“와아아아-”
“오석훈! 오석훈! 오석훈!”
버팔로즈 관중들은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함성을 보냈다.
-현재까지 압도적인 타격 1위 오석훈 선수의 타석입니다. 지난 경기까지 타율 0.368에 무려 0.575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스스로 자제하고 있는 도루를 제외하고는 모든 수치가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죠. 이번 시즌에 타격에만 집중한다고 선언을 하더니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그 최고 투수와 최고 타자의 대결의 결과는 어떨까요?
최근 오석훈이 보여주고 있는 장타력에다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고 있는 홈런왕 박성주까지.
위협적인 타자들과의 승부였기 때문에, 주자가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스콧의 표정은 진지했다.
한교진과의 신중하게 사인을 주고받고 투구를 준비했다.
그리고 스콧의 와인드업이 시작되자 오석훈도 배트를 움켜쥐었다.
스콧의 손을 떠난 공은 오석훈이 서 있는 곳에서 먼 코스로 향했다.
이를 확인한 오석훈은 배트를 돌렸다.
딱!
오석훈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빠른 속도로 뻗어갔다.
하지만 스콧의 구위가 좋았던 탓에 안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아아.”
버팔로즈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오석훈 선수가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습니다. 스콧 선수의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해서일까요, 볼 카운트에서 밀리기 전에 승부를 하려는 것 같아요.
-현명한 선택입니다. 아무리 오석훈 선수의 타격 컨디션이 좋다고 해도요. 볼 카운트가 밀린 상황에서는 안타를 때려낼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0 볼 1 스트라이크.
스콧은 한교진과 함께 신중하게 다음 공을 준비했다.
사인 교환을 마치고는 깊은숨을 내쉬고 힘차게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스콧의 공은 높은 코스로 향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배트를 돌리려던 오석훈은 힘겹게 배트를 멈춰 세웠다.
펑!
오석훈의 배트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멈춰 섰다.
“볼!”
주심의 콜을 들은 한교진이 3루심에게 스윙 여부를 판정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3루심은 스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냈다.
1 볼 1 스트라이크.
-스콧 선수도 지고 싶지 않나 봅니다.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타자인 오석훈 선수를 상대로도 계속 패스트볼로 승부하고 있어요.
-오석훈 선수가 초구에 좋은 스윙을 보여줬기 때문에 완전히 타이밍을 뺏을 변화구 하나 정도 보여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네요. 그냥 힘과 힘의 정면 승부예요.
-한교진 선수도 만만치 않네요. 계속 패스트볼 사인을 보내고 있어요.
-오늘 경기에서도 스콧 선수가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는 걸 보면 두 선수가 환상의 조합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스콧과 한교진은 세 번째 사인을 교환했다.
한교진의 사인을 확인한 스콧은 이번에도 한 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의 선택은 이번에도 패스트볼이었다.
게다가 이를 상대하는 오석훈도 밀리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주저하지 않고 배트를 돌렸다.
딱!
오석훈의 배트에 맞은 공은 외야를 향해 쭉쭉 날아갔다.
“와아아아-”
기대에 찬 버팔로즈 팬들이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터뜨렸다.
하지만 빠르게 공이 떨어질 지점을 판단하고 재빠르게 발걸음을 옮긴 왓슨의 글러브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아웃!”
공이 왓슨의 글러브에 들어간 것을 확인하자 스콧은 주먹을 불끈 쥐며 즐거움을 숨기지 않았다.
“왓슨! 왓슨! 왓슨!”
“스콧! 스콧! 스콧!”
재규어즈 팬들 역시 벌떡 일어나 시원시원한 피칭을 보여준 스콧과 안정적인 수비를 한 왓슨을 향해 환호를 보냈다.
고지훈과 마이클 스콧 모두 단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채로 1회를 마무리했다.
경기는 2회 초로 이어졌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고지훈이 이번 이닝에서 첫 번째로 만날 타자는 4번 타자 한교진이었다.
뒤이어 재규어즈 공격의 핵심으로 불리는 5번 도널드 왓슨, 6번 서성민을 만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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