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50
250화>
최고의 승부 (2)
-고지훈 선수가 이번 이닝에서 만날 선수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들을 연달아 만나야 하는데요.
-재규어즈가 이번 시즌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특히나 요즘 컨디션도 좋거든요. 이 세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는지가 오늘 경기의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세 타자와 고지훈 선수의 상대 전적이 어떻게 될까요?
-한교진 선수는 아직 고지훈 선수와 상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록이 없고요. 고지훈 선수를 상대로 왓슨 선수는 약했던 반면에 서성민 선수는 강했습니다. 왓슨 선수에게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던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라는 게 작용한 것 같고요. 반대로 서성민 선수에게는 왼손 타석에 설 수 있다는 이점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고지훈 선수와 한교진 선수가 서로를 상대해 본 적이 없다는 게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은데요.
-경기 전에 서로에 대해서 이미 전력 분석을 충분히 하기는 했겠지만요. 실전에서 맞붙는 건 또 다르니까요.
-과연 두 선수의 대결은 어떤 결과를 맞을까요? 4번 타자 한교진 선수와의 승부를 지켜보시죠.
한교진이 타석에 서자 고지훈과 버팔로즈 포수는 사인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인 고지훈은 잠시 호흡을 고르고 첫 번째 공을 던졌다.
한교진은 처음부터 지켜보려는 생각이었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펑!
공은 한교진의 몸쪽 높은 코스로 날아왔다.
“스트라이크!”
배트를 휘둘렀다고 해도 빗맞은 타구를 피하기 어려울 만큼 훌륭한 공이었다.
공이 지나간 궤적을 확인한 한교진은 놀라움을 숨기느라 애쓰는 듯했다.
0 볼 1 스트라이크.
곧이어 두 번째 공이 날아왔다.
초구와는 완전히 반대로 낮은 코스였다.
이를 예상했는지 한교진의 배트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교진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슬라이더였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에 멈춰 보려고 했지만,
틱!
배트 끝에 공이 힘없이 맞았다.
공이 파울 라인을 벗어났다는 게 한교진에게는 오히려 다행이었다.
-고지훈 선수가 빠르게 투 스트라이크를 만들었습니다. 한교진 선수 입장에서는 승부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겠는데요?
-노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고지훈 선수를 상대로 좋은 승부를 펼치기는 정말 어려울 겁니다. 반대로 고지훈 선수는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고 하겠죠.
-분명히 한 번쯤은 변화구 승부가 들어올 타이밍인데요. 과연 한교진 선수가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지켜보시죠.
머릿속이 복잡해 보이는 한교진이 생각을 정리한 후에 다시 타석으로 돌아왔다.
반면 확실하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둔 고지훈에게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잠시 후, 고지훈의 손을 떠난 공은 높은 코스로 날아왔다.
한교진은 배트를 살짝 움직이기는 했지만 스윙까지 이어가지는 않았다.
펑!
“볼!”
1 볼 2 스트라이크.
힘겹게 볼 하나를 골라내는 데는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진 네 번째 공.
이번에도 공은 몰리지 않고 바깥쪽 코너로 향하고 있었다.
동시에 한교진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볼일 거 같기도 하고 스트라이크일 거 같기도 한데.’
만약 볼 카운트가 2 스트라이크만 아니었다면 당연히 기다렸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허무하게 루킹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했다.
한교진은 일단 공을 맞히겠다는 생각으로 배트를 돌렸다.
틱!
목표했던 대로 공을 맞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은 힘없이 1루수를 향해 굴러가고 있었다.
결국 빠르게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1루수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한교진이 빠르게 달려가 보지만, 1루수보다 먼저 1루 베이스를 밟는 건 무리였다.
“아웃!”
심판의 판정을 확인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한교진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느껴졌다.
-결국 첫 타석에서는 고지훈 선수가 승리를 가져가네요.
-오늘 고지훈 선수의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서요. 아마 재규어즈 타자들이 공략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 같아요.
이어지는 타자는 5번 타자 도널드 왓슨.
볼 카운트가 밀리지 않은 상황에서 승부하기를 원했던 왓슨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고지훈이 왓슨을 상대로는 철저하게 변화구로만 승부를 가져갔다.
후웅-
왓슨에게서 멀어지는 공은 도저히 배트에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휘어져 나갔고.
후웅-
완벽하게 패스트볼과 똑같이 날아오다가 속도가 줄어드는 체인지업은 타이밍을 뺏기에 충분했다.
틱!
힘겹게 하나의 공에 배트를 맞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후웅-
자주 던지지 않기 때문에 더욱 적응하기 어려운 아래에서 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고지훈의 커브에는 도저히 공을 맞히기 어려웠다.
“스트라이크 아웃!”
헛스윙을 한 스콧의 표정에는 완벽하게 당했다는 허탈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진 6번 타자 서성민.
서성민은 고지훈을 상대로 평소와 다름없이 왼손 타석에 섰다.
고지훈의 초구는 서성민의 몸쪽을 파고들었다.
서성민은 배트를 움직이려고 하다가 움직임을 멈췄다.
펑!
“스트라이크!”
정말 아슬아슬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걸치고 들어오는 공이었다.
곧바로 이어지는 고지훈의 피칭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고지훈의 손을 떠난 체인지업은 급격하게 속도가 줄어들다가 서성민에게서 먼 쪽으로 떨어졌다.
틱!
힘겹게 배트에 맞추더라도 파울이 될 수밖에 없는 공이었다.
0 볼 2 스트라이크.
고지훈은 또다시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펑!
“볼!”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보여준 다음,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서성민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체인지업을 낮게 던지며 타이밍을 뺏는 데 성공했다.
“와아아아-”
“고지훈! 고지훈! 고지훈!”
고지훈은 버팔로즈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반대편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몇몇 재규어즈 팬들 중에서도 고지훈의 좋은 피칭에 손뼉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지훈 선수가 재규어즈의 4, 5, 6번 타자를 상대로 삼자범퇴에 성공합니다!
-요즘 분위기가 좋은 타자 세 명을 상대로 과감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공 하나하나가 말 그대로 완벽했습니다.
-오늘 남은 경기가 많이 기대됩니다. 어느 팀이 승리해서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느냐뿐만 아니라 두 선발 투수가 어떤 피칭을 보여줄지도 궁금하네요.
2회 말.
마운드에 선 마이클 스콧을 상대하기 위해 타석으로 다가오고 있는 타자는 4번 타자 박성주였다.
-이제 타석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홈런 타자 박성주 선수가 섰습니다. 3년 연속 30홈런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아마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이죠?
-벌써 22개의 홈런을 때려냈으니까요. 아직 60경기가 남았으니 30홈런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랜만에 40홈런 타자를 만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버팔로즈로서는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그 홈런이 터져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에이스 투수를 만났을 때는 연속 안타를 때려서 점수를 낸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홈런 타자들이 한 방 해주는 게 팀으로서는 정말 필요하죠.
박성주가 타석에 서자 한교진은 스콧을 향해 사인을 보냈다.
이를 확인한 스콧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초구부터 공략할 생각이었는지 박성주는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스콧의 손을 떠난 공은 살짝 떠오르더니 급격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박성주가 도저히 공을 맞힐 수 없는 궤적이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오호. 스콧 선수가 초구부터 커브를 선택했습니다.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지는 코스였어요.
-초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을 거 같아요. 이번 공은 재규어즈의 배터리의 수 싸움이 좋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곧이어 날아온 두 번째 공.
이번에도 공은 스콧의 손을 떠나는 순간 살짝 떠올랐다.
커브라고 판단한 박성주는 지나가는 공을 지켜보기만 했다.
펑!
108km/h.
“스트라이크!”
하지만 이번 커브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0 볼 2 스트라이크.
박성주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표정 변화 없이 타격 준비를 했다.
최고의 홈런 타자를 상대하고 있는 스콧과 한교진은 완벽하게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 두었음에도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했다.
이번에는 156km/h의 빠른 공이 높은 코스로 날아가고 있었다.
볼 카운트가 불리해진 박성주로서는 스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개 연속으로 낮은 코스의 커브를 보고 난 이후에 높은 코스로 날아오는 공을 맞힌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스콧 선수가 박성주 선수를 완벽하게 제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냥 삼진 아웃을 잡아낸 것도 아니고 딱 공 세 개로 완성했어요. 정말 대단합니다.
이어진 버팔로즈의 5, 6번 타자 역시 스콧의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연발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 * *
3회까지 고지훈과 마이클 스콧의 피칭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펑!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고지훈은 꿈틀거리는 변화구와 구속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완급조절로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펑!
펑!
“스트라이크 아웃!”
마이클 스콧은 150km/h가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로 찍어 눌렀다.
과감한 승부로 타자들의 헛스윙과 루킹 삼진을 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종종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며 투구 수까지 조절했다.
두 투수 모두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안타는 물론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랬던 덕분에 4회 초가 되어서야 양 팀의 1번 타자가 다시 타석에 설 수 있었다.
이어지는 4회와 5회는 물론이고 6회에도 한 명의 주자도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경기장에 있는 팬들은 두 투수의 피칭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다.
상대 팀 투수에게도 손뼉을 치며 보기 드문 명품 투수전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 전광판에는 모든 숫자가 0에서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6이닝을 소화한 상황에서 두 선수의 투구 수도 75개와 68개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데요. 두 투수가 동시에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서로에게 좋은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의 승부는 과연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7회 초.
재규어즈 1번 타자가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버팔로즈의 마운드는 여전히 고지훈이 지키고 있었다.
투구 수가 80개를 향해 가는 고지훈의 피칭에는 여전히 자신감이 느껴졌다.
평!
“스트라이크!”
틱!
틱!
타자가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가 보려고 했지만,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결정구로 날아온 각이 큰 변화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7회 말 스콧 또한 마찬가지였다.
재규어즈와 버팔로즈는 7회 공격에서도 출루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어느새 경기는 8회로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