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61
261화>
드림에이전시 트라이아웃 (5)
트라이아웃이 완료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에이전시 SNS에 트라이아웃 과정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와, 선수들 진짜 많다. 몇 명이나 지원한 거지?
└지원해 주는 조건도 진짜 좋고, 드림 에이전시에서 하는 거기도 하니까. 아마 웬만한 지망생들은 다 지원했을 거 같은데.
└동네에서 하는 동호회 참여하려고 해도 야구는 돈 많이 들던데. 프로 선수 되려고 준비하는 거면 더 많이 필요하겠지?
└거기다가 레슨까지 받으려면 후덜덜하지. 그거까지 생각해 보면 진짜 드림에이전시 합격하는 순간 몇백만 원짜리 프로그램 받는 거나 다름없을 듯.
└프로 선수들 훈련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레슨받으면 진짜 성적 좋아지는지도 궁금하다.
└오석훈이 타격 알려주면 진짜 대박일 듯.
└저기 가면 진짜 소영준이랑 경기할 수 있으려나?
└말이 그렇다는 거겠지 ㅋㅋ 설마 프로 선수가 진짜 저기 가서 경기하겠냐.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재미도 없을 텐데.
그리고 이제 2차 테스트를 통과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날이었다.
시간을 나누어서 선수들이 에이전시 숙소를 찾을 예정이었다.
그전에, 합격자가 아니었음에도 에이전시를 찾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현승이었다.
그는 이곳에 직접 와봤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따뜻한 차를 가져와 김현승에게 건넸다.
“현승 씨, 한 잔 드세요.”
“오오, 감사합니다. 대표님이 주시는 거라 더 맛있을 거 같아요.”
김현승은 해맑은 미소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오늘 소영준 선수도 만나게 해주고 싶었는데, 지금 원정 경기 중이라서 나가있거든요.”
“아쉽긴 한데,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제가 경기장으로 가면 볼 수 있잖아요.”
김현승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가득했다.
이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할 차례였다.
“현승 씨, 이제 졸업하고 나서 취업할 거라고 했죠?”
“네, 그래야죠.”
“그럼 우리 드림 에이전시에 취업하는 건 어때요?”
“네, 네……? 드림 에이전시요?”
김현승이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뜨는 것도 모자라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우리 에이전시가 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사람이 더 필요한데, 현승 씨 같은 인재가 필요하거든요. 현승 씨만 괜찮으면 영입 제안하고 싶은데, 혹시 괜찮겠어요?”
김현승이 잠시 동안 입을 떡 벌리고만 있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당연히 해야죠! 당장 오늘부터 해도 되나요?”
“그래주면 정말 좋죠.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
나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김현승과 악수를 나누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이제 본격적으로 선수들의 면접을 진행했다.
야구에 대한 기본기는 이미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만남에서는 경기력 외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야구를 통해서 스스로 이루고 싶은 건 뭐예요?”
“본인이 야구 선수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야구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할 계획이에요?”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명확했다.
우리 에이전시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더라도 프로 무대를 밟고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혹시 야구 선수 혹은 야구로 성공하지 못해도 실패하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게 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야구에 대한 태도와 팀플레이에 관한 물음도 던졌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깊이 있게 알아가려다 보니 면접을 진행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선수를 받아주고 싶었지만, 그 선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거기에 모든 선수와 훈련을 했을 때 생길 당장의 물리적인 한계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며칠에 걸친 면접을 마치고 우리 에이전시에서 함께 훈련을 하게 될 선수들을 결정했다.
2차 테스트를 통과했던 50명의 선수 중에서 면접을 거쳐 최종적으로 30명을 선발했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고 난 이후에 에이전시에서는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훈련할 경기장을 정비하는 것에서부터 유니폼에 훈련 장비까지.
정인규과 이주혁 그리고 새로 합류한 김현승이 꼼꼼하게 준비해 준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 * *
드디어 오늘이 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첫날이었다.
묵직한 가방을 멘 30명의 선수들이 하나둘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표정에서는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느껴졌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선수들이 모두 모였다.
나는 선수들을 앞에 서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늘부터 이곳에 온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하게 될 텐데요. 이제 팀 동료들이니까 친하게 지내봅시다.”
선수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훈련을 진행할지 그리고 함께 생활하면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전달했다.
선수들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내 말에 집중했다.
곧이어 미리 제작해두었던 드림 에이전시 유니폼을 나누어주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우리 에이전시 직원들도 함께 유니폼을 입었다.
모두가 하나의 유니폼을 입고 서 있으니 한 팀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협찬으로 제공받은 야구 용품을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지급해 주었다.
타자들은 훈련 중에 배트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지급해 주기 위해 다양한 무게의 배트를 구비해두었다.
선수들은 지급받은 글러브를 만지작거리며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장비를 보며 즐거워하는 선수들을 보니 자연스럽게 내 입에도 미소가 걸렸다.
우리의 훈련은 첫날부터 예외 없이 시작됐다.
정인규가 만든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그 시작을 알렸다.
이제까지는 각자가 나름 알게 된 지식으로 훈련을 해왔겠지만, 지금부터 하게 되는 훈련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프로 선수들이 하는 수준과 다름없는 훈련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아악!”
“후. 후. 후.”
“허억. 허억. 허억.”
잠시 휴식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바닥에 널브러지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매의 눈으로 이를 지켜보던 정인규가 선수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그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기까지 했다.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는 훈련이 힘들기는 해도 선수들의 만족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하지만 선수들이 정말 뜨겁게 환호하는 건 따로 있었다.
“어? 진짜 왔어!”
“와! 소영준이야!”
“미쳤다! 와서 같이 경기한다고 했던 게 진짜인가?”
“우리랑 같이 경기한다고? 말도 안 돼.”
휴식 일을 맞아 훈련장을 찾은 소영준의 등장이었다.
선수들의 환호성을 들은 소영준이 오히려 들뜬 마음을 더 숨기지 못했다.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두 손을 하늘로 뻗으며 소리를 질렀다.
“모두 소리 질러!”
“와아아!”
방금까지 거친 숨소리로 가득했던 훈련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변하는 순간이었다.
소영준이 보내는 손짓 하나 말 하나에 모든 선수들이 열광적인 호응을 보냈다.
음악만 없을 뿐이지 클럽에 온 것 같았다.
모집 영상에서 약속했던 대로 소영준은 선수들의 미니 게임에도 참여했다.
대신에 타격은 부상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제외하고 수비만 참여했다.
잡기 어려울 거라고 봤던 깊은 타구를 잡아내는 건 물론이고, 정확한 송구로 아웃 카운트까지 연결했다.
“우와!”
“진짜 프로는 뭔가 다르긴 하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서 2루수, 3루수에 중견수까지 소화했다.
딱!
“아웃!”
잘 맞은 타구도 소영준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면 여지없이 아웃 카운트로 연결됐다.
당연히 안타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타자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호우, 나이스!”
소영준은 주먹을 불끈 쥐어올리며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어느새 소영준의 유니폼에는 흙이 가득 묻어있었다.
“진짜 포지션마다 잘하네. 어떻게 해야 저 정도까지 할 수 있는 거지?”
소영준이 보여주는 플레이 하나하나마다 선수들의 탄성은 멈추지 않았다.
훈련하는 선수들에게는 프로 선수의 플레이를 직접 눈앞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될 수밖에 없었다.
3이닝 동안 수비를 소화하고 난 후에는 소영준의 경기 출전이 마무리됐다.
“대표님, 나 조금 더 뛰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이제 너도 쉬어야지. 내일 경기도 해야 하는 데 무리하면 안 되잖아.”
바로 다음 날 정규 시즌 경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체력 소모를 하는 건 막아야 했다.
소영준이 너무 들떠있어서, 잘못하다가는 부상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이유도 있었다.
“아쉽다. 우리 선수들하고 경기하니까 진짜 재밌네. 다음에 또 와서 같이 훈련하는 건 괜찮지?”
“그거야 얼마든지 환영이지.”
하지만 소영준은 경기에서 교체되고 난 이후에 더 바빠졌다.
다가와서 질문을 던져오는 선수들에게 원 포인트 교육까지 해주기도 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상황에 맞게 설정하려면 상대 투수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지금 볼 카운트나 주자가 어떤지도 따져봐야 해.”
선수들의 질문 세례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150km/h 넘는 공은 직접 보면 무섭지 않아요? 어떻게 하길래 마이클 스콧한테 그렇게 강한 거예요?”
“자세한 건 영업 비밀이긴 한데. 투수랑 친해지다 보면 보이는 게 많아.”
소영준의 코칭은 훈련이 끝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오늘 진행했던 미니 게임도 촬영해서 영상으로 업로드됐다.
소영준이 등장한 덕분인지 구독자들의 반응도 훨씬 더 뜨거웠다.
└아마추어 선수들하고 같이 있으니까 소영준 진짜 넘사벽이네 ㅋㅋㅋ
└요즘에는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데 아마추어들하고는 말할 필요가 없지.
└역시 야잘잘이네. 내야에 외야까지 커버하는 데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구만.
└나중에 유격수 자리에서 경쟁력 없어져도 포지션 변경할 걱정은 없을 거 같다.
└투수로도 해보면 안 되나?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궁금한데. 구속이 140km/h 넘어가면 그냥 투수랑 타자 다 하면 안 되나.
└아직 시즌 중이라 그건 조심해야지. 아마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도 강현우가 뜯어말릴 거 같은데 ㅋㅋㅋ
└어차피 펠리컨즈는 포스트시즌 탈락인데 괜찮지 않나? 나머지 경기 다 이겨도 자력으로 진출하는 건 불가능할 텐데. 순위 싸움 부담도 없으니 얼마나 좋아.
└우씨. 펠리컨즈 너무 무시하네. 소영준 없으면 남은 경기할 때 답이 없어. 포스트시즌은 못 가더라도 고춧가루 부대 역할은 톡톡하게 해야지.
└포스트시즌 아니더라도 괜히 공 던지다가 부상당하면 연봉 깎이잖아.
└그리고 조만간 국가대표팀도 가야 하니까. 우리나라를 위해서라도 몸 관리해주기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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